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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53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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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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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난다는 것은 그 별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모든 힘을 모아 뿜어내며 아름다움에 자신을 불태워서 나오는 빛

별빛은 아프다

'나'를 지워야만 

그제서야 '나'의 존재가 드러난다

같은 하늘에 떠 있으면서도 햇빛에 가려서 별이 빛을 잃어가는 슬픔을

하늘에 뿌리며

자신의 마지막을 알린다

우린 별의 희생을,  마지막을 보며 즐거워한다 

철없이 ....




DUUqUg

현주의 부탁 블라인드 인터뷰

여러 분야의 팬들에게 인터뷰한 다큐를 만든다나 뭐라나

현주의 승진이 달린 문제라고 하니 최대한 도와주려고 맘은 먹었지만 걱정은 떨칠 수 없다

대본도 써주고 오랜만에 하는 영상작업이 더디지만 예전보다 여유롭게 넓어진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좋았다



<더쿠  마지막 질문입니다 본인에게 당신의 연예인은 어떤 존재인가요?

팬 1 별이요 누구나 말하는 별의 의미처럼 반짝이고 행복하게 바라 볼 수 있는 존재요

더쿠 만약 그 별을 일대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떨 것 같아요?

팬 2  행복하겠죠 숨이 멎어버릴지도 몰라요>



나는? 나는 어땠지? 떨려했을까? 뭐라 말 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혼자 병아리 삐약거리듯 쫑알쫑알 댔던 기억이 난다



"솔아 비상비상!!"


인터뷰하기로 했던 팬이 못하겠다고 거부해서 펑크났다고 

철저히 얼굴 가려주고 목소리 변조도 해준다고 했지만 믿을 수가 있어야말이지

편집때 절대 정체 드러나지 않게 잘 하면 되지 않겠냐고 내실력 칭찬하며 큰소리 땅땅 치지만 방송국놈들은 믿을 수 없어


<더쿠 질문은 이미 다 아실테니 질문에 그대로 멘트만 해주시면 되요 임솔씨꺼만 들어가면니까 붙여서 찍을게요


더쿠 만약 그 별을 일대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떨 것 같아요?

팬3 전 안만나요 만날 기회가 생긴다해도 도망갈거예요

더쿠 왜요? 보고싶어서 콘서트도 가고 팬싸인회도 참여하는거잖아요?

팬3 별이잖아요 별은 멀리서 봤을때 반짝이는 게 보여요

     그 별이 어떤 모습을 가졌는지 있는 그대로 보려면 멀리서 봐야죠

     가까이에서 봤는데 그 별에 공기가 없으면 숨 못쉬어 죽을테고 기압차로 터질지도 온도 차이로 타 죽을지도 모르잖아요 전 멀리서 볼래요>



인터뷰를 마치고 모두들 정리하는 소란스러운 속에 현주가 쓰윽 다가와서 툭 건드린다


"임솔 너 웃긴다 별은 멀리서 봐? 만날 생각이 없어? 그래서 같이 사냐? 결혼까지?"

"야 사람들 들어 내가 '그 여자'인줄 모른단말야"

"모르긴~다 안다 다 알아 모른척 해주는거지"

"그러긴해 휠체어 탄 사람이 흔하진 않지 목격담이 한두개여야 말이지"

"꼭 그것만은 아닐껄?"


현주가 가리키는 방향 끝에 서 있는 길쭉한 인영이 서서히 뚜렷해진다



xOUbxy

언제부터 지켜보고 있었는지 표정은 뚱한 것이 생각보다 일찍 와서 오래 기다렸나보다

그런데 평소와 좀 많이 다르다

사람들이 보든말든 달려와도 열번은 더 달려왔을 상황에 문 앞에 서서 쳐다보기만한다



"선재씨 오래 기다렸어요?"

"....가요"



집으로 가는 내내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앞만 보며 운전을 하는 선재의 눈치를 보면서 아침부터 테이프를 되감아 보지만 떠오르는 특별함이 없다

사람들 앞이라 존댓말 써서 맘 상했나?

선재가 반가워한만큼 반기지 않았나? 



"선재야 왜 기분이 별로야? 오기 전에 무슨 일 있었어?"

"......"



집안에서 우릴 기다리던 멤버들이 달라진 공기를 느끼고 선재 기분을 풀어주려고 농담을 던졌다


"솔이 보고 싶어서 눈병나겠다고 달려가더니 왜 뽈따구니가 빵빵해져 오냐? 솔아 반갑게 맞아주지 않은거야? 선재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면서~~ 솔이 잘못했네 잘못 했어"



https://img.theqoo.net/ncSOcb

굳게 닫혀있던 입이 봇물터지듯 쏟아져나온다


"솔이가 우리같은 줄 알어? 잘못은 절대 안하시는 분이야 

뭐? 만날 기회가 생기면 도망을 갈거야? 절대 안 만나?

그날도 내가 매달리긴 했지 내가 졸졸졸 쫓아다녀서 귀찮으셨을거야 매~~우"


영문을 몰라 눈만 또르르 굴리는 멤버들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

아마도 내 마지막 인터뷰를 들었나보다


"내 인터뷰때문에 화났어?"

"별과 거리감이 있어야 좋다면서요? 저랑 떨어져주세요 1미터안에 들어오지 마요 거리감이 있어선가 뭐라하는지 하나도 안들리고~말 걸지마요 거리감있는 사이에......간격 지킵시다"


멤버들에게 내 인터뷰 내용을 이야기했다

다들 별 일도 아닌 것에 골질하는 선재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도 편들어주는 한마디씩 던진다


"솔아 좀 서운하긴 하다 우리가 네 별인데 멀리서만 보려고 한다는게 ...우리 그런 사이인거야?"

"누나가 우리에게 선 긋고 사는 줄은 몰랐어요"

"선재가 속상할만하네 "


드디어 편이 생겨서 의기양양 해진 선재가 입을 더 삐죽거리며 투덜거린다

아휴 남자라 단순한 건 아닐테지만 꼭 찝어서 얘기를 해줘야 하나

약파는 약장수도 아닌데 박수를 치며 시선을 집중시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저씨들 진정하시고 제가 아저씨들 만날때 단 한번도 팬으로 대한 적이 있나요? 영상팬싸통화 전에도 후에도 이클립스로 대한 적이 있어요? 인혁인 아에 우리집에 눌러사는 하숙생이고 나머지도 모두 형제처럼 일상적인 얘기만 했잖아요 전 아저씨들을 내 짝꿍의 형제로 만나는거지 이클립스로 만난 적 없어요 맞죠? 아니면 말해봐요 전 항상 여러분을 '별'로 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 거리감을 둘 이유가 없고 여러분이 서운할 이유도 없어요"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는 듯 다들 고개를 격렬히 흔드는 자동차 인형들처럼 4명이 동시에 끄덕였다 


"임솔 말에 홀리지마 구미호야 사람 혼을 쏙 빼놔 맨날 내가 저 말빨에 넘어가서 당해 오늘은 안 넘어갈꺼야"


wdyoXc


내말을 듣지 않겠다며 땡깡 피우지만 어느새 내 말에 수긍하며 집중하는 표정의 선재가 마지막으로 내게 답을 요구했다


"네 말처럼 별은 멀리 두고 바라만 본다고 했잖아 그런데 난? 나두 멀리 두고 본거야? 나만 너를 가깝게 두려고 애쓰는거야?"

"선재는 지구야"

"지구? 알아듣게 말해"

"별은 정체를 알 수 없잖아 하지만 지구는 달라 

기압도 적당하고 온도는 계절따라 반복되니까 때맞춰서 옷입고 준비할 수 있고 물도 있고 예측이 가능해...  

가장 중요한 건 공기. 난 류선재 덕에 숨 쉬고 살거든 

난 지구 안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걸~~"

 


인혁은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떨며 차마 내게 뭐라 하진 못하고 대신 선재와 쿠션을 번갈아 때리며 울분을 터트렸다 

제이는 눈을 반짝이며 깨달음을 얻은 듯한 표정으로 내 손을 꼭 잡았다


"누나 전 현명한 사람이 이상형이에요 누나 저랑 사귈래요?"

"그럴까? 나중에 내 지구가 멸망하면 ~"

"선재 죽으란 얘기야?"


공포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두려움에 둘러싸인 표정들

입을 틀어막고 벌벌 떠는 선재를 더 놀리고 싶었지만 


"알지? 지구가 멸망하려면 10억년은 걸린다더라 난 사람이라 100년도 못살거구  

그리고 지구가 멸망할정도면 그 안에 사는 모든 생명체도 살아 남을 수 없겠지? 고로 류선재 없이는 못산다는 말이지~~~"

"솔아!!!"


둥기둥기 아기 다루듯 번쩍 들어올려 이리저리 흔들며 좋아라하는 선재에게 안겨 나도 선재 몸이 터져라 꽉 안았다



내 지구 선재

별은 슬프지만 지구는 아름답다

사라질 걱정 아파할 근심없이

난 지구의 품에서 숨쉬며 살면된다

지구가 없다면 나도 없을테니까

지구가 있는한 나는 영원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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