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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45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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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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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린다

연예계 생활 15년 중 예능 출연이 몇 번 되지 않아서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평소같으면 인혁이가 리더답게 잘 이끌어 나갔는데 오늘따라 인후염에 걸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 나머지 우리 셋이 모든 인터뷰를 해야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재치하면 백인혁인데 , 답답하면 스케치북에 쓰겠다고까지 하면서 철저히 준비했다

제작진에서도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인혁의 스케치북만 믿겠다고, 마가 뜨는 건 편집으로 잘 조절하겠다며 촬영에 들어갔다



"오늘 게임은 끝말잇기 입니다 명사만 가능하고 글자 수는 제한 없습니다. 사잇소리 두음법칙 모두 인정하고요 그러나 재치있게 말이 되면 상의 후 인정해드리겠습니다 순서는 인혁- 현수-제이-선재 순입니다 준비되셨죠? 시작." 


"우산"

"산책"

"책임"

"임솔"


..............촬영장이 고요해진다

왜지? 왜 다들 나만 보는거지"



"아.... 선재씨.....사람 이름도 명사긴 하지만......"

<아 이 자식아 임솔 이름에 ㅇ자 말하지 말라며!!!>


인혁의 스케치북을 보고서야 내가 실수한 것을 알았다


"하하하하 사랑이 넘쳐서 선재씨가 아내 이름을 말씀하셨네요"

"죄송합니다"

"다시 할테니 이번엔 긴장 하시고 이번엔 현수씨부터 제이 인혁 선재 순으로 시작할게요"


절대 절대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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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 물탱크 - 크림  - 임솔!"



인혁, 현수, 제이가 달려들어 마구 때리는 시늉을 한다

이번에도 어리둥절해 하다가 뒤늦게 또 알아챘다

다들 마지막 기회라며 이번에도 실패하면 벌금 물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벌금이 문제가 아니라 솔이가 문제다

나는 자랑하고 싶은 데 동네방네 소문내고 싶은데 솔이가 못하게 하니까..... 여기서라도 그 한을 풀려는 걸까? 



"이번엔 제이- 현수- 선재-인혁 순으로 바꿔서 합니다 제발 성공해주세요"

"통치 - 칫솔 - 솔아 - ......"

"써 붙이고 다니지 그래!! 미친 자식 그동안 어떻게 참고 살았냐!"



쉰 목소리로 고래고래 소리치는 인혁의 욕 한바가지를 먹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촬영장은 부럽다는 우~~와 벌써 잡혀 사냐는 야유의 우~~가 합쳐서  술렁거림으로 가득 찼다 

머리를 긁적이며 웃어보지만 또 한 번 깨닫는다 

내 머릿속엔 단 한 사람밖에 없다는 걸





장소를 옮겨 이번 게임은 음식이 걸려있었다

아까 실패해서 욕 먹은 것 때문이라도 이번엔 정신 바짝 차리고 게임을 이겨야 한다

맛집이라고 줄 서서 먹는 족발집이라고 하는데

처음 들어서는 순간..... 속이 메스꺼웠다 

먹는 것을 절대 가리지 않는 먹성 좋은 나지만 요즘은 쉽지 않다

예전엔 맛있게만 먹었던 음식들에서 묘한 냄새와 맛이 느껴져서 입 안으로 넣기가 쉽지 않다

앉아 있는 내내 미식미식 올라오는 구역질을 겨우 참으며 게임을 했다

그나마 내가 입덧을 해서 다행이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힘듦을 솔이가 다 겪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올라오던 입덧이 쑥 내려가는 것 같다

그래도 힘든 건 힘든거다


"드디어 게임에서 이겨서 선재씨가 감동하셨나봐요 눈물을 흘리시면서 기뻐하시네요"

"아...네....게임 힘드네요 예능 어려워요 하하하하"



빨리 이 곳을 떠나고 싶은 생각뿐이다

어찌저찌 게임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들어섰다

솔이에게 투정 부리며 안아달라고 떼를 쓰는데



"족발 냄새다!! 먹고 싶다"



나를 반기는 것이 아니라 내 양 손을 이리저리 살핀다

하루종일 고생했다고 격려해주고 안아주길 바랐는데 난 안중에도 없다니...서럽다



우리 솔은 먹덧이 터졌다

아침에 눈뜨고 저녁에 눈감는 순간까지 계속 무언가를 입에 달고 있어야 한다

솔이도 속이 메스꺼운데 음식이 들어가면 쑥 가라앉는다며 계속 입맛을 다시며 온 집안을 돌아다니고 먹방을 찾아 보고 있다

기껏 사줘도 딱  한 두 입으로 끝나면서도 계속 뭔가 먹고 싶다고 하는데 매번 속상하기만 하다

사주면 잘 먹기라도 하면 좋은데 그것도 아니여서 점점 피골이 상접해 가고 있다 

어른들은 잘 먹는 것이 축복이라며 주변에서는 다 들어주라고 성화신데 뭔가 결과가 보여야 더 신나서 하지.....빼짝 말라기기만 하니 속상해서 원.....

 


그런데 오늘은 좀 다르다

하루 종일 긴장 속에 있었지, 솔 이름만 외쳤다고 혼났지, 막판엔 입덧까지...

그런데 그 음식이 먹고  싶다고하니 딱 죽겠다 싶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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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야 맛난거 먹고 시푼데 사주면 안~~돼~~?"

"먹고 싶어?"

"웅웅? 미르미르가 먹고싶다는데 미르미르 아빠야 사주믄 안~ 돼~? "

"솔아...나중에 먹으면 안 될...우욱..."



화장실로 달려가는 나를 따라 와서 등을 두드려주며 풀 죽은 목소리로 괜찮다고 말한다 

그런데 등을 두드리는 강도가 점점 세지는 걸까?

이거 뭔가 불만 표출인 듯



겨우 소파로 기어나와 누워있고 솔은 찬물 마시라며 건네주는데 여기서도 불만이 보인다


"앗 차가워 솔아 물 흘렸어"

"미안! 내가 손에 힘이 없어서"

"왜? 운동 안 해서 근력 떨어진거지? 운동 꾸준히 해주라고 했잖아"

"여기서 운동 얘기가 왜 나오냐?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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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하니 뒤돌아 가는 솔을 보면서 머리를 굴려보지만 왜 화가 났는지 모르겠다

이럴땐 인혁 찬스!!!

인혁에게 미주알 고주알 솔과 있었던 일을 다 얘기했다

하루종일 일하고 온 사람에게 위로는 못해줄망정 타박이나 하고,  자기 위해서 운동하랬지 누가 나 좋자고 운동하랬냐고 투덜투덜

그런데 답이 없다

이 자식 또 솔에게 꼰지르는 건가?

종종 우리가 다투면 고대로 톡 복사를 해서 솔에게 보내서 매번 나를 혼나게 했다

언젠가부턴 솔이 인혁이의 든든한 백이 된 것 같아서 호가호위 호랑이의 귄세를 등에 업고 여우가 권세를 즐기는 인혁이 꼴보기 싫다

아까부터 계속 답이 없는 것이 꼭 그런 것 같아서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띠링.

소파 한 구석에서 소리가 난다

솔의 핸드폰.

재빠르게 화면을 열어 봤다.


<울 아가 먹고 싶은거 아부지가 다 해줄게 말만해>


울 아부지 톡만 와있다

혹시나 살펴보는데 인혁이 톡은 없다

이게 더 불안한데.......



톡 소리를 들었는지 작업실 밖으로 나온 솔이 내 얼굴은 보지도 않고 핸드폰만 받아서 읽고 돌아간다



삑삑삑삑삑삑


비밀 번호 바꾼 줄 알았는데 안 바꿨나?

안 봐도 뻔한 백인혁이겠지

저 자식 기억을 확 지워버리고 싶다

신혼집을 아직도 숙소인 양 드나드는 저 버릇 고쳐야지



"솔아, 제수씨, 친구야!!!"

"까악!!!!!!!"



좀 전까지 찬바람 쌩쌩 불던 솔이 번개보다 더 빠르게 달려가서 인혁을 반긴다

저 놈과 이 분이 언제 저리도 친해진거지?

질투에 눈이 확 돌아버리는 순간



"백인혁!!!! 진짜 내가 너 아낀다!!! 

"역시 사랑 받는 사람은 다 이유가 있어! 그렇지? 솔아?!!"



인혁의 양 손에 들린 비닐 봉투 한가득

묶여있는 비닐의 리본을 풀기도 전에 북북 뜯어버리는 솔의 모습에서 야생 육식 동물의 눈빛이 보였다

저정도로 맑은 광인의 눈빛을 보일줄이야

봉투가 열리자 쏟아지는 냄새에 나는 또 기절



쩝쩝 거리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아까 마지막 맛집의 족발, 수육, 막국수, 동치미 등등이 가득 테이블 위에 펼쳐져 있고

아까보다 더 전투적으로 달려들어 먹고 있는 솔과 흐뭇하게 바라보는 인혁

특대로 사왔다고 자랑을 한다

내 톡을 읽자마자 그길로 달려가서 사온거라는 말은 쏙 뺀 채  모든 공은 자신에게 돌리는 얌체



"솔아 내가 아까 촬영하고 집에 가다 생각해보니 단백질이 산모에게 그렇게 좋다잖아 그 집이 맛집이라 냄새도 없고 맛도 좋아서 네 생각 나서 사왔어 

임산부랑 조카들 먹일 거라고 특별히 더 좋은 곳으로 달라고 했더니 이것저것 더 챙겨주시잖아 임신 했을 때 못 먹으면 한 된다고 어머니들이 다들 더 못 줘서 안달들이셨어"

"잘했다 잘했어 내가 친구 복, 시동생 복은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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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릿 나를 째리는 둘 사이에서 안절부절 ..아직 안 깬 척 눈 감았지만 눈치 없는 내 친구는 입방정을 떤다



"솔아 앞으로 이 오빠를 믿어라 뭐든 말만 해 다 사다 줄게. 선재가 말로만 네 생각한다고 하지 실질적으로 해주는 게 하나도 없어.

 오늘 촬영도 말이지 선재가 다 말아먹었다 오늘 끝말 잇기를 하는데 결론은 다 임솔이다. 책임도 임솔, 칫솔도 솔아 머릿속에 네 이름뿐인가보다. 

그러면서 그 귀한 색시가 원하는 음식 하나도 안 사다 주고 입만 살았어 입만"



의기양양 가슴을 탕탕 치며 으쓱대는 꼴을 보니 한대 팍 쥐어박고 싶다

인혁의 으쓱댐을 말똥말똥한 눈으로 보면서 방긋 웃어주는 솔을 보니 부아가 치민다. 그 미소는 내꺼라고! 나만 볼 수 있다고!



실컷 먹었다고 배 두드리는 솔

잽싸게 치우는 인혁. 항상 먹기만 하고 치우는 꼴을 못봤는데 솔 앞에서는 뭐든 재빠르게 잘 하는 것도 오늘은 얄밉다



" 아이고 솔아 더 먹었어야지 겨우 서너 점 먹고 다 먹었다니...다른건 먹고 싶은 건 없어?"

"지금은 없어 배불러서 딱 기분 좋아"

"혹시나하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 사왔는데~~"

"백인혁 내 머릿속에서 나왔니? 어쩜어쩜 내 맘을 잘알어? 누구보다 훨 낫다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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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브를 하며 맞잡은 손을 보니 부아가 치민다


"둘 다 떨어져"


빨딱 일어나서 둘 사이를 갈라 놓으려 했으나 잽싸게 손을 놔버려서 나 혼자 허공에서 허우적대다 널부러졌다



삐쳤다

완전 삐쳤다

내가 잘한 것도 없지만 못한 것도 없지 않은가

입덧이 심해서 기운도 없는데 솔은 내 맘도 몰라주고

갑자기 울컥해졌다 

쾅쾅 발소리도 크게 내면서 방으로 들어왔는데도 

솔은 꿈쩍도 않고 하하호호 웃음소리만 집안 가득 채운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너네는 내가 화난 것도 안보여? 화 풀어 줄려고 생각도 안하고 희희낙락이냐!"


성질을 뽜악 내면서 거실로 뛰어나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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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아직 안 돼!!"

"너 들어가"



인혁이와 솔이 일부러?

거실 테이블에 케이크와 아직 덜 켜진 촛불이 그마저도 당황한 솔 콧김에 훅 꺼져버렸다



"선재 축하해주려고 했는데....."

"축하? 무슨?"

"우리 둘 다 부모 됐는데 다들 나에게만 축하하니까 미안하고 고마워서 인혁이에게 부탁했지~"


가열차게 고개 끄덕이며 모두 솔 작품이라며 자긴 심부름만 했다고 모든 공을 솔에게 돌린다 자아식 멋지다 


케이크 초 끄고 소원도 빌어야 한다고 신신당부하며 초에 불을 붙인다

하나 하나 붙일 때마다 빌어야 할 소원이 너무너무 많아서 어떤 것을 얘기해야할지 모르겠다

감동받아 넋놓고 초를 멍하니 보고 있었다


"빨리 빌어 어서"

"잠깐만..."


둘의 눈이 나에게 집중되어있다

근사한 소원? 장대한 소원?

뭘 빌어야 잘 빌었다고 칭찬 들을까?



"류선재 빌었냐?"

"응 빌었어"

"비밀이라고 말 안해줄거지?"

"비밀이 왜 비밀이겠어 말 안해"

"말 안해도 알아낼 수 있어"



의미심장한 미소로 찡긋 웃는 솔

매번 느끼지만 솔은 내 머리 위에서 날아다녀서 도통 이길 수 없다

그건 그거고 

솔의 축하를 받고나니 찡하게 감동이.....

  


"우냐? 류선재 울보 다 됐네"

"호르몬 변화가 심해서 그래"



인혁의 놀림에도 계속 울고있으니 당황한다

그러나 솔은 끄떡도 않는다

도닥도닥 내 등만 어루만질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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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미르 아빠 축하해. 그리고 인혁아 그동안 선재 옆에서 지켜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우리 선재 잘 부탁해"

"나도 잘 부탁해"

"백인혁 넌 빠져 눈치없이 다 껴"



케이크를 인혁 얼굴에 묻히고 한바탕 웃었다

그런데 조금 뒤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소파 뒤를 넘어 보니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서 울고 있는 동석

폭죽 터트리려고 숨어있다가 타이밍을 놓쳐 나오지는 못하고 

감동 받아서 울고 있었다



"형님 축하 끄윽 해요 끅끅"

"야! 여기 합숙소냐? 신혼집이라고! 다 가버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힘들 때도 기쁠 때도 함께 있어줘서 고마운 사람들

앞으로 우리 미르미르들 돌볼 때도 삼촌노릇도 부탁한다



행복하다

내 인생에서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 못했다

꿈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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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보며 환하게 웃는 솔 보며 또 한번 느낀다

어떻게 널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니

차마 널 사랑하지 않을 방법은 없다

부디 날 사랑하는 네 맘이 변하지 않길


예쁘게 애교가득 담아 촉촉촉촉

진하게 흑심 가득 담아 쪼~~~옥


"류선재 우리 여기 있다"

"형님 형님 정신차려요 솔로 염장 지르지 마요"



너넨 떠들어라

짝꿍 있는 나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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