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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54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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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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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재 당신을 김영수 살인미수로 체포합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럴 순 없어....!"



눈을 뜰 수 없다

바깥 세상의 빛이란 것이 생각보다 강하구나

그러나 나는 하늘을 볼 자격조차 없는 놈이라

해의 축복을 받을 수 없는 놈이라

고개만 숙인 채 걸었다

교도소 두꺼운 철문이 닫히고 나는 세상에 내던져졌다 


지난 10년의 시간동안  나는 죽었다

아니 이미 10년 전 나는 죽었다


꽃을 좋아하던 네가  한껏 우거진 꽃들 사이에서 웃고 있다

돈 없는 가난한 내가 맘껏 네가 사주지 못했던 꽃인데, 네게 내가 줄 수 있는 마지막 꽃이 하얀 국화일 줄.....

눈물조차 흘릴 수 없다 널 지키지 못한 나에게 주는 벌. 온전히 너를 슬퍼하지도 못하게.




SFBnqU

오랜만이야 넌 여전히 아름답구나 반짝이는 미소도 그대로구

그녀가 환하게 웃는 사진만 하염없이 보았다

그 옆에는 철없는 나도 있었다

우리의 시간은 그렇게 멈춰있었다

넌 그 안에서 웃으며 날 향해 웃어주지만

우리를 가로 막은 얇은 유리에 비친 내 얼굴은 아무런 감정도 담겨있지않다

난 네 앞에서 울 자격도 없으니....



"기왕이면 제대로 죽이지 왜 멈춰서 .... "

"......"

"면회도 거부하고 ...십 년만인가?"


씁쓸한 미소로 내 어깨를 다독이는 그녀의 오빠와 친구

지난 십년동안 옥바라지하며 나를 잊지않고 계속 찾아왔으나 면목이 없어서 면회 거부를 했다

오늘도 내가 사라져버릴까봐 미리 선수쳐서 교도소 앞을 지켜 나를 잡았다

그리고 지금 네 앞에 서 있다

네가 가장 보고싶어할 것을 알기에 



"솔이가 선재씨 오면 전해주라는 물건이 있었어요 이제야 주인 찾아가네요"


솔의 태엽시계.......


<선재야 너의 시간이 영원히 흐르길......기억나? 태엽시계처럼 시간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하고픈 일이 있다던 네 말 기억나? 그래서 나도 생각해봤어 만약 나에게 그런 힘이 생긴다면 네가 나에게 고백했던 날로 돌아갈거야 그래서 내가 먼저 고백할거야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다른 소원을 빌기로 했어 내 생애 네 생애 마지막 고백은 내가 꼭 먼저 할꺼야 사랑해 선재야>



지난 10년 동안 단 한 번도 흘린 적 없던 눈물이 쏟아져내렸다

납골당을 가득 메우는 내 울음소리는 흡사 짐승의 울부짖음과도 같았다

얼마나 울었을까 

눈물에 범벅이 된 얼굴을 닦으려 손을 올리다 쥐고 있던 시계를 놓쳤다

내게 마지막으로 남은 네 흔적마저 이렇게 놓칠 수 없다

재빠르게 주워 든 시계.......태엽이 떨어져버렸다

이것 하나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는 놈이 널 놓친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바르르 떨리는 손으로 태엽을 다시 꽂는 순간..........




https://img.theqoo.net/pOMAoZ

"류선재? 너 뭐해? 안 내려?"


솔이다!

솔이 웃으면서 내게 손을 내민다

천천히 내 손을 잡아 당기는 작고 따스한 온길

꿈인 줄 알지만 꼭 잡아본다 



"넌 내가 그렇게 좋아? 버스에서 졸면서 계속 내이름 부르면서 울어서 사람들이 다 쳐다봤잖아 창피하게"

"너무 보고 싶었어....."

"계속 같이 있었는데 잠깐 꿈 속에서도 보고 싶었어?"

"응 무척....."

"영화 시간 늦겠다 빨리가자"



극장 앞 영화 포스터.........10년 전 영화가 걸려있다

핸드폰으로 본 시계는 정확히 10년 전 그날이었다

솔의 태엽시계가 나를 다시 되돌렸다

너를 되찾으라고 

그놈을 제대로 죽이라고.........


.......

esIudZ

기억을 더듬어 김영수를 찾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솔이 대신 솔인척하고 내가 던진 미끼를 그놈이 물었다 

죽을 힘을 다해, 

내 목숨은 이미 10년 전 사라진 것이니 두렵지 않았다

내 앞에 그놈이 있다

널 앗아간 악마를 찾아 

이 순간부터 난 파괴의 신 수라가 되어 갈기갈기 찢어 죽을 것이다

전쟁이 끝없이 이어지는 지옥의 아수라장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


........


"류선재씨를 김영수 살인혐의로 체포합니다.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분명히 죽었죠? 이번엔 죽은 거 맞죠?"

"뻔뻔한건지 멍청한건지 류선재씨의 지금 이 말이 자백인건 아시죠?"


수갑을 찬 내 팔을 붙잡고 울면서 안된다고 내가 그랬을리 없다며 매달리는 솔을 뒤로 한 채 경찰차에 올랐다

네가 살아 있으면 괜찮아. 너만 숨 쉬고 웃고 살아 있으면 돼 .......사랑해......






..........


"요즘 타임슬립이 유행이야? 지난 번 '기억을 걷는 시간'처럼 또 시계로 타임 슬립하네? 이번엔 여주가 죽어서 남주가 복수하러 가는거네 딱 네 작품 반대로 쓴거네 이렇게 창의력이 없어서야"

"떽!!. 네가 작가의 고통을 몰라서 하는 말이야 소재 하나 하나가 얼마나 귀한건데, 우연히 겹쳤을 수도 있고 또 내 작품 보고 영감 얻어서 반대 시선으로 써 본 것도 괜찮은데? 네가 주인공해도 재미있겠다 "

"나였으면 실패 안했지 그리고 들키지도 않지 완전범죄로 악인을 처단하는 히어로 캬~멋지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대본 중  '기억을 걷는 시간'의 반대 상황을 다룬 작품이 있었다

만약 내가 대본을 썼다면 딱 이 작품처럼  

내가 돌아가서 사고를 막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가끔 했다

그날 교통사고가 고의인지 실수인지도 밝혀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다들 재수 없는 뺑소니 사고라고만, 잊으라고만 했지만

아직도 불현듯 기억 한자락 그림자가 바람처럼 스치고 지나갈때면 온 몸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감각이 곤두선다

축 늘어져 서서히 식어가던 네 체온이 , 멈춰가던 네 숨소리가 다시 들리는 것 같아서.........

만약 단순한 사고가 아니였다면?

끝까지 쫓아가서 죽였을지도 모른다

내 인생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을거다

한편으론 이해가 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부럽기도했다

타임슬립으로 바꿀 수 있다면 솔의 다리를 되찾고 싶다

간절히 바라지만 이룰 수 없기에 

문득 앙상한 다리를 보며 가슴 한구석이 찡해온다



"넌 최선을 다 했어. 날 살렸잖아 내가 너무 어려서 날 살려준 고마움도 모르고 다리 잃은 나만 생각했어. 네게 온갖 원망 다 쏟아 놓으면 속 시원해질 것도 아니면서....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내 속을 다 읽은 듯 

눈물 가득 맺힌 눈으로 나에게 고맙다는 널 품에 안고 다독였다

네가 나를, 내가 너를. 우린 서로를 그날처럼...



https://img.theqoo.net/OiVIwN


"이제서야 하나 하나 곱씹어 보게 여유가 생겼나봐 그래서 말이지 선재야 나 궁금한 거 또 있어 네가 라디오에서 전화 했던 거 말야"


혹시......눈치 챘나?........ 이미 다 알아버렸는데 숨길 필요 없지

숨긴다고 숨겨질 것도 아니고 

네가 날 빤히 바라보면서 씽긋 웃으면 마법에 걸린 듯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까지 주절거리며 늘어놓게 만드니



"내 번호.... 혹시 정말 혹시나해서 물어보는건데.... 알고 전화 한거야?"

"무작위로 하는 코너였어"

"그렇긴 한데....그렇지? 우연히 누른거지? 우연이라도 고마워. 하늘이 우리를 맺어 주려고 네게 번호를 주셨나보네"

"무작위라고는 하지만....내 머릿속에 돌아다니는 번호는 딱 두 개뿐이여서..."

"두 개?"

"네 생일, 네 전화번호"



개인 정보가 유출되서 매번 전화번호를 바꾸고 바꾸자마자 '오빠 번호 바꾸셨네요?'라는 문자를 받으면서도 

내가 없애지 못한 과거의 핸드폰......뒷 번호.....솔이 뒷 번호..... 그리고

단축 번호 1번은 솔의 번호였다 언젠가는 누를 수 있을 때가 있겠지 기대하면서

단축 번호가 아니여도 번호는 항상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지만.

그날도 습관처럼 누르던 번호...

그러나 돌아 온 답은 원망가득한 절규였다. 가시 돋힌 말이 가슴에 박혔다

폰을 매번 바꾸고 주소록을 옮길때마다 항상 비워져 있었다

단축 번호에 입력 하는 것조차 네게 미안해서.....

그러면서도 미련은 지울 수 없었다.

언젠가는 솔의 번호를 입력할 날이 오기를 바라며.......



다시 만나 네 번호를 저장하는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몰래, 들킬까, 이상한 변태로 볼까 걱정하면서 저장하며 걱정했던 그때와 달리

당당하게 자신있게 내 연락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내게 꼭 연락하라며 몇번이고 확인 또 확답 받으며 자랑스럽게 ....

네 앞에서 혹시나 꿈일까봐 거짓일까봐 통화 버튼을 누르던 손에, 

땀조차 말라 버튼에 손이 헛돌면서도 

온 힘을 다해 꾸욱 누르고 들려온 네 컬러링 '소나기'

곧바로 울린 벨소리  '런런'


가사처럼 나는 네게 달려가 너를 안고 하늘을 날아 오를 수 있게 되었다

새롭게 꿈을 꾸며 언제나 너를 향해 달려가던 내가

이젠 네 손을 잡고 함께 달려가고 있다



"솔아 나도 질문! 널 살려준 사람에 대해 궁금하지 않았어?"

"최근에서야.  널 다시 만나던 그때서야 살려준 사람이 궁금했어"

"한번도?"

"엄마도 누군지 말 안해줬구 나도 나이 먹고나서야 다른 사람 배려하게 된거니까 그전까진 생각조차 못했지 나이만 먹었지 사회경험이 별로 없어선지 생각이 아직도 어린 것 같아 그땐 그냥 미웠으니까 "



미웠겠지 미웠을꺼야

내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살아가는데 더 나았을거야

기억의 창고 밑바닥에 쳐박아 두는편이 나았을거야



"또 울어? 우리 선재 울보네"

"웅 얼마나 참았었는데.... 너 보고 싶었을때 우는 것조차 미안해서.....하늘이 대신 울어주는 날...... 비오는 날 눈오는 날이면 더 좋았어 그날만은 네 생각을 온종일 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

"사랑해 선재야"



솔도 언젠가부터 나에게 말한다 사랑한다고

모든 질문에 답은 '솔아 사랑해'라고 했더니 언젠가부터 나를 따라 '선재야 사랑해'를 노래한다

나의 고백의 답

솔의 고백의 답

단 하나 뿐인 답 



https://img.theqoo.net/EuNGTZ

"난 또....네가 하늘의 점지를 받은 줄 알았지"

"만약 점지 받은거면?"

"로또 번호도 하나 내려주십사 기도하려고"

"류선재가 로또 아냐? 지금까지 벌어 놓은 것도 많고 앞으로도 벌 돈도 많은데?"

"로또보단 화수분이 최고지. 내 화수분 류선재"

"돈 나오는 화수분? 서운한데"

"아니 사랑이 마구마구 쏟아지는 화수분말야~!!"

"그렇다면 임솔 화수분할래"



wMaTlc

이마 눈 코 천천히 입을 맞춰 내려간다

작고 촉촉한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매번 반복되는 일이지만 항상 새롭고 떨린다

상상조차 못한 이 순간이 내게 펼쳐지는 천국을 천천히 찾아 들어선다

따스한 말캉함이 내 안에 가득...................




"저기요....똑똑......우리 있어요.....여기 사람 있어요.......형님"

"조용히 하고 나가 쟤네 하루 이틀 저러냐? 우린 사람도 아냐 투명인간 취급도 못받어"



어제도 술 잔뜩 먹고 우리집에 와 널부러진 인혁과 동석이 천국을 방해한다

이젠 그러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쿠션을 들어서, 보지도 않고 확 던졌고 명중하여 퍽하는 소리와 함께 인혁과 동석이 나뒹굴어가는 소리가 들리지만....

솔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 목을 감싸안고 진하게 입을 맞춰온다.

아수라의 지옥에서

천국으로 승격한 수라의 삶......

하늘의 선물





https://theqoo.net/dyb/328854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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