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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52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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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7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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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혁이 차였다

공개적으로 전세계로 생중계 되었다


"행복해야해 부디 ... 그래도 나 잊지 마...언제든 돌아와  난 항상 여기에서 널 기다려!!!"

 

매번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온다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저런 말을 할 수 있다니

태생적으로 사랑이 많은 아이긴 하지만 ..,.

 

"솔아 ...나 어쩌냐 ? 맘 아파..."

"아이고 우리 인혁이 인누와 인루왕~ 카펠라가 토닥여줄게 여기 봐봐 sns에서 다 네게 사랑한다잖아 떠난 사람 잊고 우리랑 같이 행복해지자"

"그럴까?"



콘서트 코너 중 하고픈 말 적어 주면 읽어주기로 했었다

다들 우리가 행복하길 바란다 사랑한다는 말들만 가득했다

힘든 상황에 우리보며 이겨냈다는 고마운 말들도 많았다

그중 눈에 띄는 쪽지


<1년째 짝사랑 중 이클립스 좋아한다고해서 콘서트 티켓 힘들게 예매해서 함께 갑니다 고백해도 될까요?>


공개구혼은 호불호가 너무 크지만 한번 도와주기로하고 인혁이 주인공을 찾았다 

좌석번호를 알지만 일부러 말하지 않고 해당 구역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조금뒤 당황하는 인혁의 표정

귓속말로 내게 하는 말에 나도 놀랐다


'여자분이 전혀 눈치를 못채고 있어 누군지 두리번 거리며 찾고있어 자긴줄 몰라'


이미 말은 해 놨고 헤프닝이라고 덮기엔 늦었다


"음 ...저기....B구역 15열 인데 ...."

 

그제서야 알아챈 여자분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그래도 재치하면 백인혁인데 분위기 잘 이끌어가겠지


"옆에 남자분이 고백하면 받아주실 의향은?"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고


"현남친과 정리가 안되서~"


술렁거림으로 공연장이 가득 차오르는 그 때


"인혁아 나 갔다 와도 돼? 현남친 백인혁 헤어지자!!!"


모두 긴장감 가득하고 숨 죽이던 순간 터져나오는 웃음에 한바탕 난리가 났다

인혁은 우는 시늉을 하며 언제든 돌아오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뒷풀이 겸해서 우리 집에서 모여 노는데 다들 놀리고 인혁이는 팬카페에 실연 당했으니 자기 위로해 달라며 장난치고 있다


"백인혁이니까 잘 넘겼지 나였으면 얼어서 말 한마디도 못했을거야

남자 얼굴 봤어? 현남친 정리 안됐다고 할 때? 심장쫄려 뒷수습 진짜 잘해"

 "류선재 넌 입 다물어 너도 만만치 않아"


한심한 듯 나를 째려본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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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재 장장 10년동안 솔이 집터에 술만 마시면 가서 솔이름 목놓아 불렀잖아 얘 주사가 그거라 사라지면 솔이 집터에서 목격담 많이 떴다 내가 뒷수습 많이 했지"

"그게 그거였구나 연어 선재? 일년에 한번 여름이면 꼭 나타났다던?"


카펠라라면 다 아는 소나기의 주인공이자 첫사랑 이야기

평소엔 잘 참다가도 해바라기가 피는 계절이 되면 노란 우산 속 해사하던 솔이 떠올라서 꽃 한다발 사들고 갔었다

솔 집 앞 가득 피어있던 해바라기가 사라진 공터에 덩그러니 나만 서있고싶지 않아서


"좋아하는 꽃마저도 다 임솔이네 혹시 박하사탕도? 엄마야 진짜 솔친놈이네"


맴버들이 모두 놀라 입을 틀어 막을 때 마주친 시선

솔마저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나는 당당하게 내 모든 것은 임솔로 시작해서 임솔로 끝난다 했다

인혁은 내 폰을 가져가 이리저리 두드리더니 눈이 왕방울만큼 커진다


"류선재 은행 비번 임솔생일이다 계좌이체 하자"


인혁은 이체 한다고 난리, 현수형은 이메일 비번 열어보고 난리, 제이는 sns계정 비번 눌러보고 소리치고 있다

모든 비번이 다 임솔이였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숫자였다

좋아하는 것도 모두 임솔과 관련있었고 모든 시작은 다 임솔로부터였다


"설마 첫키스도..."

"형 얘 솔이한테 말도 못붙여봤어 첫키스는 무슨~~"


눈치 없는 인혁이 손을 내저으며 아니라고 말한다

솔 역시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지만


맞는데 ...

왁자지껄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나만 혼자 추억 속으로 걸어간다








여름이 영원할 것 같았다

조금 전까지만해도 화창했던 날씨가 스산하게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창밖은 아직도 쨍하지만 집안은 한 겨울 바람이 매섭게 몰아칠 것 같은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솔아 .... 나 왔어...."

".....왔어요?...."

 


존댓말

솔이 존대말을 쓸 때

첫째 내가 잘못 했을 때

둘째 내가 잘 못 했을 때

셋째 내가 잘 못 할 일을 벌이려할때

넷째 솔이 부탁할 때

분위기와 연결해 볼 땐 네번째는 아니다



"솔아....우리 솔이 오늘 일 많았어요?"


모든 신경을 모아 솔의 심리 상태를 살펴보지만 오늘도 감이 안잡힌다

어제 뒷풀이때 실수한 것이 있는지 기억 되감기 해봐도 도통 모르겠고



"치과 다녀왔어 본 뜨고 왔는데 느낌 별로야"

"치아 본 뜰 때 쓰는 그 고무같은 거?"

"응 느낌도 맛도 다 별로야 가끔 피곤하면 내 입안에 지점토가 가득 차올라서 빵빵해지고 숨 쉬기 힘들어지는 느낌이 너무 선명해져서 싫어"


휴 다행이다 

내가 잘못한 줄 알고 긴장했네 


"그래서 기분이 가라앉아있었어? 그런데 치아 본 떠본 경험이 있었어? 가끔 느껴진다는 게?"

"일곱살인가 치열 고르지 않다고 교정해야하나 살펴본다고 여러번 본 떴던게 스트레스였는 지 인상깊게 남았나봐 그런식으로 이유는 정확하지 않은데 문득 느껴지는 감각들이 있어  "

"또 어떤 감각이?"



솔의 모든 것이 궁금하지만 이번은 정말, 진짜, 그냥 물었다

별 생각 없이, 의례적인 , 일상적 대화를 위한 질문이였다

솔은 입을 꾸욱 닫고 입술을 안으로 말아 물며 그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하는 표정이 보였다

건드리지 말자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도 지켜야하는 거리가 있으니



"선재야 너 첫키스 언제야?"


이게 뭘까? 어떤 함정일까?

대형 폭탄이 내 손에 쥐어졌다 

폭탄 돌리기도 여러명이 있어야 할 수 있지 나 혼자뿐인데 어찌 대처해야할 지 모르겠다 

생각의 흐름 기법이라는  문학적 표현 기법이 있다지만 

진짜 뜬금없는 이 흐름에 어찌 대응해야하나?

어제 현수형 질문이 떠올랐다 밤새 궁금했던 걸까? 인혁의 설레발에 의문이 더 커진걸까?



"그건.. 왜? ..."

"이번 작품에 첫사랑와 키스 장면 있었잖아 지난번 네가 갑자기 와서 했던 거"

"그랬지...그런데?"

"왜긴 대본에 없었던 장면이기도 했고 네가 너무 자~알 이끌어가서 엉겁결에 찍긴 했는데 진짜 첫키스는 어떤지 궁금해서..."

  


내 첫키스...

아프다...

첫키스라고 말 할 수 없는 상처



"왜? 너무 오래되서 기억 안 나?"

"....응....첫 영화때일걸? 짝사랑 볼에 뽀뽀하고 도망갔던 장면같아"

"그거 말고 청년 류선재는 언제냐고?"



애니메이션 장화신은 고양이의 애절한 눈빛을 보이며 나를 올려다본다

평소같으면 술술술 피리 불듯 나왔겠지만 오늘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영화 촬영 말고는 없어서 ....."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어보지만 어색한 미소가 겉돌며 가면처럼 굳어 얼굴을 가려버린다


"그러는 너는? 너는 언젠데?"

"뭘 그런 걸 물어?"


말꼬리를 흐리며 도망가는 솔의 뺨부터 올려 묶은머리로 드러난 뒷 목까지 붉게 타오르고 있다

혹시? 

아주 작지만 정말 적은 확률이겠지만 혹시나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달려가 솔 앞을 막아섰다


"나야?"

"....뭐가..,."

"나냐구? 네 첫키스?"


끄덕이는데 양 볼에 바람이 빵빵하게 들어가있다

부끄러움과 억울함이 동시에 떠오르는 모습



"왜? 네겐 류선재가 첫키스 대상인데 내겐 누굴까 궁금해?왜 억울해? 네가 처음이 아닐까봐?"

"첫사랑인건 맞지만 처음이 아닌 것도 맞으니까 ..."

"누가 그래? 내 첫키스가 네가 아니라고?"

"정황상..."

"지레짐작으로 오해만들지 않기로 약속한 것 잊었어?"



나이가 많은 건 아니지만 더 일찍 행복해질 수 있었던 시간을 용기없는 나때문에 놓친 것 같아서 오해로 상처받고  마음 아파하는 일로 시간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모두 이야기하고 이해해가는 과정이 우리에겐 더 필요했으니까

이제는 어떤 이야기도 다 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솔 한정이지만 


"솔아 널 만나면서 어떤 상처도 받아들일 수 있고 다 이겨낼 수 있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됐어 

예전 같으면 생각조차 하기 싫었겠지만 지금은 뭐든 다 말할 수 있어"

"....."


굳게 닫힌 솔 입술에 시선이 머물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약간의 침묵 후 우리의 대화는 다른 주제로 훌쩍 뛰어넘어 갔고 둘 다 새 주제로 신나게 떠들어댔다



나도 솔도 서로에겐 하고픈 말이 많아서 서로가 말하겠다고 다툴정도로 하루종일 떠들고 있다

잠이 드는 순간부터 눈을 뜨는 순간까지만 빼고

어쩔땐 솔이 잠든 모습을 보면서도 주문외 듯 사랑한다 말하고 얼굴 보고 있을 때 부끄러워서 차마 못한 말도 모두 풀어놓기도 하지만 그건 나만이 아는 비밀스러운 시간이라.....

  




솔의 미간이 찌푸러들며 몸을 뒤척인다

그날의 악몽을 꾸는지 그때처럼 모든 것을 잊어버린 듯 무표정으로 바뀐다


"솔아 솔아 일어나 나 여기 있어 내가 널 구하러왔어"


잠든 솔을 끌어안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나도 악몽을 꿀 때면 물 속에 잠겨 눌려있던 느낌이 확 짓눌러 버둥거리다 깨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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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솔도 그때의 감각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 같다

앙다문 두 입술에 힘이 들어가며 파래진다

꼭 물 속에 있어서 숨을 쉬지 못하는 것 같은 모습


입술을 맞대었다

인공호흡하듯 솔의 입 안으로 공기를 밀어 넣고 또 밀어 넣었다


푸핫

숨이 터지는 소리가 솔 입에서 나오고 콜록거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솔아 괜찮아? "

"또 꿈이네 오늘은 더 생생했어.... "

"뭐가 생생해?"


한참 머뭇거리며 고민을 하던 솔


"저수지에 빠진 꿈 꾸면 꼭 누군가가 내 입을 세게 눌러  ... 그때 들리는 울먹이며 내 이름 부르는 게 너란걸 이제는 아니까 그 소리에 대해선 궁금증이 풀렸는데 ..... "



헙....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내 목소리가 점점 선명해진다며 알아챘을때도

기억을 되살려가는 과정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감각이란 것까지 되살아 날 거라곤 ....

 


류선재의 첫키스

그날 솔이 물먹어 숨 쉬지 않아 했던 인공호흡

무슨 정신으로 어떻게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던 ...

그날의 감각도 솔의 기억 한켠에 남아있었단 말인가?



"거짓말... 정신도 없었으면서 입술이 맞닿은 느낌을 기억해?"

"....난 입을 눌렀다고 했지 입술이 닿았다고는 말 안했는데?"

"그게 그거지..."

"그것도 선재 너였구나"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떠오르는 미소가 마치 안심이라는 것 같았다


"이래저래 임솔 첫키스는 다 류선재였네 "

"내가 처음이라고? 어째서?"

"어째서긴,  이 다리로 누구랑 연애를 해봤겠니? "

"왜?...솔이 예쁜데?"

"아무리 예뻐도 휠체어는 커다란 벽이더라구"


솔처럼 예쁜 사람이 연애 한번 못해봤다는 게 믿기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론 좋았다

나만 솔이 알아봐서 

재투성이 드레스에 감춰진 아름다움을 요정의 마법으로 알게 된것처럼

휠체어에 가려진 선녀의 눈부심을 나만 알고 있다

고장난 휠체어가 우리에겐 유리구두였다



aRtLeg

"솔아 그래도 전남친과 정리는 해야겠지?"

"남친 자체가 없었다구~~"

"나 류선재! 전남친 그리고 현남편"



어이없어하며 웃는 솔을 터질듯 안아들었다

내 무릎 위에 올려놓고 한 품 가득 담아 어루만졌다



"내 첫사랑 임솔 잘 가. 떠올릴 때마다 아팠지만 사랑할 수 있어서 고마웠다 . 앞으로는 행복하기만 할 것 같아서 네 생각 안 날 것 같다

이제 내 끝사랑 임솔에게 갈게 안녕"



울먹이는 솔을 도닥이며 함께 밤을 새웠다

아프고 서툰 첫사랑 

항상 너만 꿈꾸며 살아온 나

앞으론  함께 할테니 






아득히 멀어진 기억들
여러 번의 계절을 지나
난 미래에 왔어
다시 만날 거란 믿음
너라는 나침반에 기대어
숨차게 달렸어
어제가 오늘이던 시간 속
너와 나 우린
어리기에 눈물 어린 걸까
내일이 오늘이 된 시간 속
커버린 우린
아직 같은 꿈을 꾸는 걸까

저 사라지는 유성처럼 빛나던
아름다운 네 모습을 그려봐
그 언젠가 우리 약속했던 날에
이미 나는 도착해 기다려
널 기다리다 지쳐 가는 밤이면
또다시 너를 위해 노래 부르네
내 목소리 시간 속을 돌고 돌아
너의 맘에 울려 퍼지기를

사랑해 사랑해 

이 말이 참 늦었어

시간을 넘어서 

외치고 싶어




남우현 '미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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