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쳇바퀴 돌듯'
결말도 없이 매번 반복되는 일들을 나타낼 때 하는 말
무의미한 일들의 연속,
벗어날 수 없는 굴레에 묶여 있었던 나를 말하는 관용어
여행 프로그램에서 영국 런던 아이가 나왔다
세상에서 가장 큰 관람차
런던에서 포인트로 꼭 사진 찍어봐야 하는 상징물
"선재야 런던 아이 실제로 보면 어떨까?"
"조명이 화려해서 예쁘고 크니까 멋지지"
"아니 안에서 보는 밖 풍경말야"
생각 해 본 적 없는 말
생각해보니 타봤다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밖에서 돌아가는 모습만 보고 아름답다고 말한다
"전망대에서 보는 거랑 차이가 있을까?"
"전망대는 고정이지만 관람차는 위치도 방향도 모두 바뀌잖아
위 아래로도 가고 죄우도 변하고 그걸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지 않아?"
이 대답마저도 전혀 예상 못했었다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 있다는 것
단순한 놀이기구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만이 아닌 것 같다
"솔아 관람차 타고 싶어? 재미없잖아 스릴 있지도 않구 빠르지도 않잖아 단순하잖아"
"에너지 운동으로 보면 참 허무하지 열심히 돌고 움직었는데 제자리니까. 하지만 그래서 매력 있어보여 모두 다 똑같다는 거. 다시 돌아올 수 있어서"
다시 돌아오는 것은 허무하다고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것이 무슨 소용있겠는가
내 인생 자체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쳇바퀴 돌 듯 제자리 걸음뿐인데..
감추기 위해서 나약해 보이기 싫어서
앞만 보며 누구보다 빠르게 올라서 지켜야한다고만 목표를 세웠을 뿐.
나혼자 외로이
영혼조차 죽어버린 껍데기만 담긴 채
다시 돌아 올 수 있어서 좋다?
너와 내가 오랜 시간 각기 다른 칸에서 돌고 돌았다
그러다 우연히 고장난 네 휠체어가
앞만 보며 달리던
생각없이 쭉 뻗은 어둠의 도로 끝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빨려들어가던 내 앞을 막았다
무한한 업의 굴레에서
마구 내굴려지던 나를 멈추게 했다
제자리로 가는 것일 뿐인데 추락하는 거라고 죽기위해 가는 것이라 생각하던 속박에서
뛰어내리게 했다
내 차에 널 태울 수 있었던 그날
널 태운 것이 아니였다
네가 네 운명의 관람차에 날 올라타게 문을 열어준 것이다
아래로만 추락하던 나에게
위도 아래도 왼쪽도 오른쪽도 항상 아름다울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내 마음 한자락 잘라가버린 네가
다시 채워주러 나타났다
안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재미있었다
개미떼처럼 움직이는 사람들과 자동차의 움직임을 보며
별거 아닌 일에 전전긍긍하던 지난날의 발버둥침이 모두 별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의미 없음이 아니라
연연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생각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잘보이려 발악했던 것에
마음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안에서 내가 뭔 짓을 해도 모른다
미친 짓을 해도 울어도 화내도 모른다
그동안은 들킬까봐 두려웠다
그러나 솔이를 만나고 깨달았다
사람들은 남들에게 관심 없다는 것
호기심일뿐 심심풀이일뿐 너는 너고 나는 나일뿐
돌고 돌아 난 다시 너에게 안길게
새로운 세상을 살게 해준 너에게
넓은 세상을 보게 해주고 싶다
"솔아 말 나온김에 못 간 신혼여행가자"
"안 간거지 못 간게 아니지"
"결혼은 아직 못해서 못 간 거니까 이번에 미리 가자"
말이 나오기 무섭게 번개불에 콩볶듯
비행기에 올라있다
대한민국 여권으로 못 갈 곳은 없으니
돈많은 남편 둔 덕을 이렇게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내셔널 갤러리에 가서 솔이 좋아하는 인상주의학파의 그림을 보았다
두 대가 모두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의 작품이 가장 유명하다
눈이 나빠져서 사물을 흐릿하게 보이는 모습이 모네의 파스텔 톤으로
정신 분열로 온전한 형태를 인지하지 못하는 정물이 고흐의 파랑과 노랑의 조화로.
완벽한 것만이 아름답지 않다
불완전한 것도 아름다울 수 있다
모든 존재 그 자체로 볼 수만 있다면
두시간 째 '수련이 핀 연못' 앞에서 나올 줄 모른다
솔의 소원 박물관 미술관 투어
하루종일 있고 싶다고 했다
유명한 작품이 아니여도 그림 속에 빠져들어 멍하니 보는 시간이 가장행복하다고 했다
옆에 털썩 주저앉아서 나도 솔과 같은 높이로 올려다보았다
내 키로 서서 볼 때와 다른 느낌
수련 잎 하나에 수십개의 색이 그리고 꽃 색으로 생각 할 수 없는 색들이 뒤섞여서 우리가 아는 꽃의 색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게되었다
"새롭다 네 시선에서 보는 세상.
항상 넌 날 다른 사람이 되게 해 고마워 사랑해"
솔에게 또 고백한다
내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지만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이 보인다
우린 평범하게
남들처럼 특별하지 않게
매일을 살아가려한다
아니 살아가고 있다
솔아 네 덕에 내 삶이 다시 돌아가
살아서 생기있게
멈춰있던 시간이 흐르고 있어
우리에게 우아한 표정의 할머니 한 분이 말을 건다
"참 아름다운 빛을 가졌네요 성모마리아의 푸른 빛이 어려있어요 조금만 기다려요 "
성모마리아의 성스러운 푸른 빛이 우리에게 머물러있다?
아기 예수를 품에 안고 온화한 미소를 내보이는 그림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설레발인건 알지만
혹시나하는 기대가 .....
드드드
문자 진동
동석의 문자
뭔가 급한 듯 문자를 읽기도 전에 전화가 밀려온다
동시에 솔에게도 쏟아지는 문자
고요한 전시관의 침묵을 깨뜨린다
전시관 건물 밖 계단에 걸터앉아 동시에 전화를 받았다
용이... 왔다
오긴 왔다
원하던 용이 아니여서 서운하지만.
<백룡영화제 남우주연상 후보-기억을 걷는 시간 류선재>
<백룡영화제 극본상 후보 -기억을 걷는 시간 임솔>
말은 안해도 솔이 표정도 미묘하게 굳어있다
우리 미르들을 기다렸나보다
그때 머릿 속을 스친 이미지
첫번째 꿈은 평범한 하얀 색의 용들
두번째 꿈은 신비한 푸른 색의 용들
첫번째는 상으로 온 것이라면
두번째는 ...... 진짜 일지도 .....
안되면 ......
되게하라!!!!!!
허니문 가자!!!!!!! 아자!!!!!!
낯선 곳에서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여유롭게 걷는 매력적인 경험
예쁜 소품들 구경도 편하게 할 수 있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돌아다녀도 흘려도 신경안써도 된다
발길 닿는대로 돌아다니는 매력
이런거구나
내 발을, 눈을 사로잡는 작은 신발 가게
홀린듯 빨려들어간다는 말이 뭔지 알 것 같다
눈 떠보니 이미 안에 들어와있고
양손에 한가득 신발을 들고있다
솔이가 보기전에 빨리 계산하고 숨겨야겠다는 생각에 허둥대다가 떨어뜨렸다
"땅에 떨어진거니까 사야겠네 ~ 새것도 하나 더 사."
어느새 옆에 와서 한마디 건든다 약간 쫄았지만
"그래도 돼?"
"말린다고 말려지니 ~~ 선재 네가 번 돈으로 사겠다는데 ~ 맘대로 해
기왕이면 네 사이즈도 하나 더 사. 내 대신 네가 뛰어다녀야 하니까
셋이 같은 운동화 신고 뛰어다니면 예쁘긴 하겠다"
"나도 로망이야 애들이랑 같은 신발이랑 옷입고 다니는거"
"그래도 나도 가족인데 내 것도 사줘 엄마가 걷지는 못해도 함께 한다는 일체감 느끼고싶어"
"엄마껏도 고르....응? 지금...뭐라했어?"
호텔 돌아오는 차안에서 정적만 흐른다
사이드 미러 보는 척 솔의 얼굴을 보는데 평소와 다를바 없다
더 평정을 가진 것 같다
도저히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어 길가에 차를 세우고 물었다
"신발..... 애기들 것도 사도 된다는 말이 무슨 뜻이야?"
솔이 웃는다
볼이 발그레해지면서
"푸른 색의 미르가 찾아왔나봐 아직 몇명인지는 모르지만"
"어떻게 된거야?"
"나도 네 얘기 듣고나선지 어제 꿈에 청룡이 나오더라 혹시나하고 아침에 확인했어"
"흐허엉 솔아 엉엉 고마워 내가 .,..내가...잘할게 엉엉"
웃으면서 환호성을 외치며 반기고 싶었는데
눈물이 펑펑 쏟아진다
미안하고 고맙고 걱정도 되고 행복하고 즐겁고 좋은 감정이 뒤섞였다
일곱가지 감정(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사랑, 미움, 욕심)이
극에 달하면 눈물이 나는 것이 정상이라는 정약용의 말이 완벽하게 이해되는 순간이였다
아주 잠깐......
스물스물 피어나는 새로운 감정
질투.......
이미 난 경고 했다
어쩔 수 없다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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