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주의

후스타이 국립공원(Hustai National Park)
완만한 능선과 넓은 초원이 어우러진
몽골의 대표적인 자연보호구역

13세기
칭기즈 칸은 말을 타고 아시아 대부분을 정복했지만
그조차도 길들일 수 없었던 말이 하나 있음

그것은 바로 몽골야생말
몽골인들은 타키(Takhi)라고 부르는
단 한 번도 길들여진 적 없는 진정한 야생마임
지구상에 존재했던 야생마들은
오래 전에 모두 멸종됐지만
타키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았음

타키는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이라
가족 단위의 작은 무리를 이루어 살아감
한 마리의 우두머리 종마가
여러 마리의 암말과 새끼들을 거느림
그래서 하렘이라고 부르기도 함

후스타이 국립공원에 살고 있는 한 무리
훌가르(Khulgar)라는 종마가 이끄는 하렘임

봄철이라 무리에
갓 태어난 망아지가 두어 마리 있음

봄은 망아지들이 태어나는 대축제 시즌임

무리에 또래 망아지가 있으면 외롭지 않음
서로 장난치고 놀면서 친하게 지냄

야생마들은 그루밍도 자주 해줌

서로 같은 부위를 동시에 긁어주는데
한쪽이 멈추면 상대도 자연스럽게 멈춤
그루밍은 가족 간 유대감과 친밀감을 강화시켜 줌
유대감은 야생마의 생존 기반이기도 함

평화로운 한낮을 보내는 훌가르 가족

하지만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변함


슬슬 말들의 모습에서 긴장감이 느껴짐
왜...?

"그들"의 시간이 돌아왔기 때문

밤이 되면
늑대들이 나타나 이 야생 땅을 배회함
어둠이 깔린 밤
늑대는 이곳에서 우위를 점함

타키들이 고요히 물을 마시고 있을 때...

훌가르 무리 근처로
거침없이 다가오는 늑대 한 마리

당당하게 걸어오지만
아무도 기척을 느끼지 못함

그러다 문득
촉이 좋은 한 마리가
고개를 들고 주위를 살핌

외로운 늑대 한 마리가 조용히 서 있음

이거 촉이 영...
아직 눈치채지 못한 듯함

늑대가 슬금슬금 움직이기 시작함

늑대가 노리는 건 바로 망아지
제일 약체라 늘 늑대의 타겟이 됨
하지만 대부분의 망아지 곁에는
언제나 엄마가 함께하고 있음
그래서 늑대는 반드시 기습해야 됨

타깃을 정한 늑대는 천천히 걸음을 옮김

아무것도 모르는 망아지는 풀썩 주저앉음

늑대는 조심스럽게
무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감

몇몇 말들이 낌새를 느낀 것 같지만
크게 동요하지는 않음

망아지야 일어나...

늑대는 몸을 바짝 낮추고
기습을 위한 마지막 접근을 시작함
그리고 거의 다 왔을 때

순식간에 달려들어서 망아지를 낚아챔 ㄷㄷㄷ

망아지는 늑대한테 끌려가며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름
그런데 그때

옆에 있던 어미가 새끼의 절규를 듣고
굵직하게 포효하며
늑대를 향해 거침없이 돌진함
뒤에 도망치는 동물은 말이 아닌데 ㅋㅋㅋ

왼쪽에서도 말 2마리가 도와주러 달려옴
그러자 늑대는 망아지를 놓고

냅다 튐

다행히 새끼를 무사히 지켜냈음
기습이 안 통하면
외로운 늑대 한 마리로는
사냥을 성공시키기 어려움
그런데...

아우우우우~
포기한 줄 알았던 늑대가
하울링을 하며 지원군을 부름

그러자 진짜로 지원군이 오기 시작함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4마리가 더 왔음

이제 훌가르 무리를 노리는 늑대는
무려 5마리

늑대 떼가 접근하자
타키들은 흠칫하며 도망치기 시작함
아까 한 마리였을 때와는 분위기가 완전 다름
이제 진짜 생존을 건 사투임

늑대들은 먹이를 얻기 위해 절박하게 추격하고

타키들은 먹히지 않기 위해 절박하게 도망침

양쪽 다 목숨을 건 상황
하지만 이 싸움은 불공평함
늑대는 오늘 굶어도 내일을 기약할 수 있지만
타키는 단 한 번의 실수가 곧 죽음이기에

늑대는 특히 어린 망아지를
집요하게 노리며 쫓아가고 있음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지금까지 관망하던
우두머리 종마 훌가르가
고개를 딱 들더니

그대로 반격하기 시작함

그러자 늑대는 주춤하고 도망치기 시작함

쫓기는 늑대
쫓아가는 종마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됐음

전광석화처럼
늑대들 사이를 태연히 뚫고 지나가는 훌가르 ㄷㄷ

쫓기던 늑대는 저쪽으로 사라졌고

남은 늑대들은
다른 말들한테 잔당 처리돼서
허겁지겁 퇴장하느라 바쁨
믿었던 너네들마저 ㅋㅋㅋ

사냥에 실패하고 떠나는 초라한 뒷모습

훌가르 가족은 망아지를 지켜냈음
오른쪽엔 암말들이 망아지를 끼고 있고
왼쪽에 있는 건 훌가르 같음

늑대들 ㅂㅂ
오늘 굶어라

다음날 아침

훌가르 하렘은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음

망아지도 무사함
이처럼
야생마들은 서로 뭉쳐 있기 때문에
수많은 위협에 맞설 수 있음
무리가 클수록
망아지의 생존 확률도 높아짐
하지만 아무리 무리가 커도
매복이나 기습 공격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되기도 함

아시아의 메마른 심장
몽골 초원에서 살아가려면
그 누구보다 강인한 생존력이 필요함
이 거친 땅에서 살아가는 타키는
숱한 위기들을 견디고 이겨낸
최후의 진정한 야생마이자 위대한 생존자임
https://www.instagram.com/p/DDT43Y8vNbl/
The Arid Heart
아시아의 건조한 심장
BBC에서 촬영한 다큐멘터리
2024년 12월 30일에 공개됐음
아시아의 중심부에는
거대한 건조 지대가 펼쳐져 있다.
이 사막과 건조한 초원은
생명을 극한으로 몰아붙일 만큼 가혹하다.
이곳에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희귀한 동물 중 하나인 고비곰이
간절히 물을 찾아 헤매고
기이하게 생긴 가진 긴귀점박이사막쥐는
독특한 신체 구조를 이용해 먹잇감을 사냥한다.
아시아사자는 먹이를 찾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해야 하고
가마우지 새끼는 살아남기 위해
심지어 동족까지 잡아먹는다.
메마른 초원 위에서는
팔라스고양이가 기발한 방법으로 사냥을 하고
몽골가젤은 혹독한 겨울과
인간이 만든 장벽에 맞서 싸워야 한다.
그리고 타키(몽골야생말)는
밤마다 몽골늑대의 위협에 시달린다.
아시아 중심의 건조지대에서 살아가려면
엄청난 생존력을 갖춰야 한다.
이곳에 사는 이들은
대륙 최고의 생존자들이라 할 수 있다.
타키는 맨 마지막 에피소드에 나오는데
유튜브에 아직 안 올려줬음 ㅠㅠ
몰라 6분짜리라 슬쩍 동영상 추가해봄 ㅋㅋㅋ

#출처
다큐에서는 이름이 안 나왔지만
한 기사에서 종마 이름이
훌가르(Khulgar)라고 특정해줬음
아쉽게도 스터드북에서는 못 찾았음
국제 스터드북에 등록된 이름과
현지에서 불리는 로컬 네임이 다른 경우가 있는데
훌가르도 몽골식 이름이거나 할 거임
암튼 훌가르와 암말들에게 박수를 짝짝짝(사심)

#출처
다큐의 배경인 후스타이 국립공원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몽골야생말이 살고 있는 곳임
현재 약 400여 마리가 살고 있다고 함

또한 수도 울란바토르와 가까워서
가장 유명한 몽골야생말 관광지이기도 함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으로도 선정돼서
보존 활동이나 연구 활동도 활발함
그리고 무엇보다 후스타이 국립공원은
몽골야생말에게 특별한 곳임

#출처
1990년대 초
야생에서 완전히 사라졌던 몽골야생말이
100년 만에 다시 첫 발을 내딛은 땅
그게 바로 후스타이 국립공원이었음

#출처
1878년
러시아 탐험가 니콜라이 프셰발스키는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말의 두개골을 입수했고
이 말은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진정한 야생마
몽골야생말로 밝혀졌음

하지만 탐욕스러운 유럽인들이
저항하는 성체 말들을 죽이고
망아지 53마리를 죄다 포획해서
서양 동물원으로 보내버렸음
☞ 관련글: 잔인했던 몽골야생말 포획 과정
결국 1969년
야생에서 완전히 멸종되어버렸음

다행히 동물원에 13마리가 남아있었고
이 말들을 열심히 번식시켜서
간신히 멸종을 피할 수 있었음
☞ 관련글: 몽골야생말을 멸종에서 구한 번식 이야기
하지만 멸종을 피하면 뭐해
몽골야생말은 정작 동물원에 갇혀 있었고
거의 100년 동안 고향 몽골을 떠나 있었음
.
.
.
바로 그때
한 부부가 빛과 소금처럼 나타났음

#출처
얀 보우만 · 잉게 보우만 부부
네덜란드 사람임

1972년
평범한 일반인이었던 보우만 부부는
얀 보우만이 아내 잉게를 설득해서
프라하 동물원을 방문하게 됨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자학하는 몽골야생말을 보고
부부는 큰 충격을 받았음
그날 이후 두 사람은 마음을 굳혔음
이 말들을 반드시 고향으로 돌려보내야겠다고
아무도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시기였음

무모하기 짝이 없는 도전이었지만
바로 그 평범한 부부가 시작한
몽골야생말 최초의 재도입 프로젝트는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 기적처럼 성공하게 됨
훗날 부인 잉게 보우만은
첫 재도입 준비 과정을 이렇게 회상했음
.
.
.

되돌아보면 우리가 정말 거의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 프로젝트가 우리 삶을
이렇게까지 지배할 줄은 그땐 몰랐다.

1972년 초
얀과 나는 철창 뒤 작은 우리에 갇힌
몽골야생말의 안타까운 모습을 봤다.
그 말들은 오래 전부터
자유롭게 광활한 초원을 누비던 야생마였는데...

우리는 안전한 거리에서 그들을 바라보며
우리가 지구의 주인이라 생각하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그리고 자연과 동물을 통제하려는
우리의 태도를 반성하게 됐다.
자유란 아름다운 이상이지만
우리는 야생동물의 운명에 대해 많은 토론을 했고
지금도 계속 하고 있다.

누군가를 탓하는 건 참 쉽다.
다른 문화나 정치 체제
혹은 인간 전체를 비난하기도 한다.
편안한 쇼파에 앉아
단순히 비판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무언가를 해야 할 때가 오고
그저 어디선가 시작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1959년
에르나 모어 박사가
프셰발스키말 혈통서를 완성했다.
그 후 우리는 더 진전시켰고
많은 준비 끝에 얀과 단 네트가 밝혀냈다.

카를 하겐베크가 포획한 말들은
당시 13마리에서 시작된 번식이 성공해서
385마리가 되어 있었고
18개국 75개 기관에 흩어져 있었다.
하지만 개체 간 교류는 거의 없었고
근친교배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첫 몽골야생말 망아지는
1960년에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망아지의 아버지는 포획된 후
2차 세계대전에서 살아남은 종마였다.
그 후로도 3마리의 종마가 더 태어났고
이들은 모두 지금까지 살아 있는
모든 몽골야생말들한테 큰 영향을 끼쳤다.


올리카 Ⅲ
마지막에 잡힌 암말이자 혈통의 어머니

그녀는 1973년에
2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그리고 그때 문득 깨달았다.
이렇게 조금씩 눈치채지 못하게
야생에서 한 종이 사라져 가는구나...라고.

러시아-몽골 연합 탐사대가 여러 번 조직됐지만
야생에서 단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케이, 폴리아코프 같은 생태학자들은
몽골야생말이 야생에서 멸종했다고 결론내렸다.
그때 우리는 뒤로 물러설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잠시 고민도 했지만
우리 모두 풀타임 직장이 있었는데도
이 계획을 밀고 나갔다.
이 아름다운 말들이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믿음 하나로.
1977년
재도입을 위해
보우만 부부+그로네펠트 세 분이 주도해서
프셰발스키말 보존 및 보호 재단(FPPPH)을 설립했음
하지만 모두가 이들의 계획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함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1970년대 말이었던 그 시기에는
준비가 하나도 안되어 있었다.
동물원들은 각자
작은 자치 왕국처럼 운영되고 있었다.
그런데 생물학자도 아닌
사람들이 갑자기 나타나서는
"국제적으로 협력합시다.
모든 몽골야생말을 하나의 큰 집단으로 봐야 합니다"
이렇게 말했으니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
자체적인 번식 프로그램을 만들고
후원금을 모으고, 지지를 받고...
이럴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스터드북 시스템은 잘 작동했다.
그 덕분에 우리가 어떤 말을 사야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결국 WWF 네덜란드와
로테르담 동물원의 협력 덕분에
재단은 여러 동물원에서
몽골야생말 몇 마리를 각각 구입할 수 있었음

그렇게 우리는 3년 안에
세계 곳곳에서 말들을 사 모아서
첫 번째 방사 무리를 구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네덜란드 산림청에서 우리를 위해 토지를 제공했다.

이후 네덜란드 정부의 지원으로
네덜란드와 독일에 준보호구역이 마련됐음
레일리스타트 자연공원(Natuurpark Lelystad)
노르더헤이데(Noorderheide)
오이폴더(Ooijpolder)
하우트플라트(Goudplaat)
보우만 부부는 전 세계 동물원에서
직접 몽골야생말들을 사 모아
그곳에 풀어놓고 야생 적응 훈련을 시켰음
그 결과는 놀라웠음
동물원보다 번식률이 더 높아졌고
무리도 점점 더 건강하고
야생에 가까운 모습으로 쑥쑥 자랐음

지금 들으면 이 모든 게 아주 순조로워 보이지만
정말 많은 긴장과 갈등이 있었다.
겉보기에 아무 일 없는 듯한 자연이
그 복잡한 균형을 어떻게든 유지하고 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자연이 쉽게 해내는 일을
우리는 유전적 다양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퍼즐을 맞추듯 애써야 했다.
근친교배 비율을 낮춰야 했으니까.


그들이 자연스러운 행동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렇게 오랫동안 포획 상태로 살아왔는데
야생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다행히 우리 말들은 아주 잘 적응해줬고
몽골 초원의 진정한 자유라는 꿈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러시아의 한 과학자를 통해
몽골 과학자 샤린 데르크와 연락했다.
그는 우리 망아지들이 준 자연 상태에서
깡충거리며 노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
그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그는 빠르게 회의적인 시선을 거두고
자기 나라에서 적절한
방사 지역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아직도 기억난다.
그루닝겐에서 그가 우리한테
밤새도록 들려주던 이야기들.

그때는 1990년대 초였고
그의 조국인 몽골은 드디어
수십 년간 몽골의 문화를 억눌러 왔던
오랜 공산 정권의 강압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
.
.
수많은 난관을 딛고 마침내 모든 준비를 마친 뒤
몽골로 돌아가는 여정이 시작됐음
처음엔 오픈 트럭에 말 상자를 싣고
룩셈부르크까지 이동한 다음
거기서 다시 러시아 화물기를 타고
10시간을 더 날아갔음
가는 동안 말들에게 건초와 사과를 먹였고
사람들은 접이식 나무 의자나 짚더미 위에서
겨우 눈을 붙이며 길고 험한 여정을 함께했음

그렇게 해서
비행기가 울란바토르 공항 활주로에 도착했음



현지 몽골인들이 이미
환영해주려고 바글바글 모여 있음

말들을 태우고 갈 트럭도 대기 중임

말들이 먹을 건초 더미도 내리고

수송 상자도 조심스럽게 내림
16마리라 상자도 많음

몽골야생말은 수송 상자 안에서
열심히 건초 받아먹고 있음
수송 중에 스트레스로 죽는 말도 있어서
무사히 도착하는 것도 일임

말들을 다시 트럭에 태우고

후스타이 국립공원까지 달려감
한 대당 말 상자 2~3개씩 실었고
트럭 행렬이 끝도 없음
술잔 드리고
머플러 감아드림 ㅋㅋ
현지인들의 환대를 받고
함박웃음 짓는 잉게 보우만

그 사이 세팅 완료

엄마미소 ㅋㅋㅋ
동시에 문 오픈하니까
제일 용감한 한 녀석만 튀어나감
나머지 두 마리는 간 보다가
두 번째로 튀어나가고
마지막 녀석은 어설프게 뛰어나감
가족친구들 상봉

두 번째 라인 세팅하고 문 열어주니까
한 녀석이 고개만 내밀고 멀뚱하게 보고 있음
그 사이 눈치 빠른 다른 녀석이
먼저 잽싸게 튀어나감
뭐야 뭔데요
너도 얼른 나와서 나처럼 달려봐!
꿀꺽
주춤거리며 나왔음
모두 나와서 무사히 만났음
1992년 7월
이렇게 첫 번째 무리 16마리가
후스타이 국립공원에 도착했음
총 36시간이 걸렸음
너네 뭐하니 ㅋㅋ
포획되어 서양을 떠돌다가
약 100년 만에 돌아온 고향...
수송 자체로만 보면 고비 B가 먼저지만
야생 방사는 후스타이 국립공원이 먼저라
후스타이가 최초의 재도입 지역으로 간주됨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당시
몽골은 외부 세계로부터 완전히 단절되어 있었다고 함
러시아인을 제외하고 이곳에 발을 들인
사실상 최초의 서양인들이었다고...
트베데와 데르크가
우리를 처음 이 지역에 데려왔을 때
우리는 단번에 마음을 빼앗겼다.
카자흐스탄의 초원과 비교하면
이곳은 손대지 않은 채 텅 비어 있었다.
이곳이야말로 프셰발스키말에게
새로운 고향이 되어야 했다.

이런 식으로 약 15마리의 몽골야생말을
2년에 한 번씩 실어날랐음
1992년 - 16마리
1994년 - 16마리
1996년 - 16마리
1998년 - 20마리
2000년 - 16마리
1992~2000년까지 총 84마리가
후스타이 국립공원에 재도입되었음

얀 보우만 · 잉게 보우만 부부
(오른쪽에서 두 번쨰 빨간 외투)
그로네펠트 부인
(맨 오른쪽 빨간 외투)
첫 재도입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보우만 부부와 그로네벨트 부인은
네덜란드 베아트릭스 여왕(왼쪽)과
베른하르트 왕자(왼쪽에서 두번째)로부터
은색 카네이션 상을 수상하셨음
도착한 말들은
초기 2년 동안 울타리 안에서 적응하다가
1994년부터 야생으로 풀려났음
하지만 초원에 풀어줬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난 건 아니었음
많은 재도입 지역이 그랬듯이
후스타이도 수많은 문제에 봉착했음

스터드북에서 찾아서 정리해 본
1992년에 최초로 재도입된 13마리 (3마리는 못 찾았음)
이 중 상당수가 오래 못 살았음 ㅠㅠ
그 뒤에 재도입된 말들도 마찬가지...
참고로 최초로 재도입 된 멤버 중
알탄(Altan)이라는 암말은
후스타이에서 가장 오래 산 말로 기록됐음
![]()
#출처
한 기사에 언급되기도 했음
재도입된 많은 몽골야생말들이
수송 트라우마
가축 말과의 싸움
출산 합병증
추위로 인한 동상 등
여러 이유로 죽어나갔음
수송된 말들의 22%가
도착한 첫 해에 세상을 떠났다고 함
특히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 있었으니

바로 몽골야생말의 유일한 천적인 늑대
야생에 처음 풀려났을 때만 해도
몇 년 동안 늑대의 공격이 거의 없었음
그러다 1997년에 처음으로 피해가 발생했고
그 이후로 늑대의 공격은 점점 잦아졌음
시간이 지나면서
늑대들은 몽골야생말 망아지를
사냥하는 방법을 터득했음
심지어 성체 말이 당한 경우도 있었다고 함
늑대는 보통 이른 아침이나 해질녘에 공격함
혼자서는 약체지만
떼로 덤비기 때문에 위험한 포식자임
특히 생후 첫 주가 가장 위험한 시기인데
몇 년 동안 갓 태어난 망아지의
20~25%가 늑대한테 잡아먹혔음
대부분의 망아지는 5~6월에 태어나는데
이때쯤 늑대들이 활개치기 시작함
늑대가 유목민들이 키우는 가축도 잡아먹으니까
유목민들이 늑대를 사냥하기도 했음

후스타이 국립공원은 특히
산악과 숲이 어우러져서
늑대한테 이상적인 서식지임
숲과 덤불이 있는 곳은
몽골야생말이 기피하던 서식지인데
개체수가 점차 증가하면서
어쩔 수 없이 이런 데까지 영역이 확장됐음
그러면서 늑대와의 접점도 늘어났음

늑대가 선호하는 메뉴는
큰 마멋과 몽골노루인데
특히 몽골노루가 자주 출몰하는
숲과 덤불 근처에 머무는 하렘은
늑대의 공격을 받을 위험이 더 높다고 함
시야가 확 트인 초원은 말한테 유리한데
숲이 우거진 지역은 늑대한테 유리함
늑대는 숨어서 은둔할 수 있고
몽골야생말은 늑대를 감지하기 어렵거든

특히 갓 새끼를 낳은 암말은
하렘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새끼를 돌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 하렘과 거리가 너무 벌어지면
늑대한테 쉬운 먹잇감이 되는 거임
그래도 훌가르 무리처럼
하렘이 크고 탄탄하면 방어를 잘함
보통 늑대가 나타나면
종마와 암말들이 새끼 주위를
원형으로 단단히 둘러싸며 고리를 형성하고
우두머리 종마는
그 주변을 돌면서 늑대를 공격함
일반적으로 새끼 옆에 있는
암말이 먼저 늑대한테 대응하고
그 다음에 종마가 나선다고 함

늑대가 새끼를 낳는 시기에는
레인저들이 야간 순찰을 돌기도 하는데
실제로 이 방법을 쓴 후에
망아지 사망률이 줄어들어서 효과가 크다고 함
그리고 늑대 외에도
몽골야생말의 생존을 위협하는 또 하나가 있음
어찌보면 늑대보다 더 심각함

바로 가축 말
몽골야생말은 가축 말과 교미하면 절대 안 됨
왜냐하면

몽골야생말의 염색체는 66개
가축 말의 염색체는 64개
이 둘이 짝짓기하면
염색체가 65개인 잡종이 태어남

그런데 이 잡종이 다시 가축 말과 교미하면
염색체가 64개인 자식이 태어나서
사실상 가축 말이 되어버림
즉. 두 세대만 지나면
그 말은 더 이상 몽골야생말이 아니라
그냥 가축 말이 되는 거임
어렵게 보존해 왔는데
몽골 유목민들이 기르는 가축 말과
몽골야생말이 만나서 교미라도 하게 되면
그동안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몽골야생말은 다시 멸종되고 말 거임
그래서 서로 만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는데

문제는...
몽골의 말들은 전부 자유 방목이라는 거
방목된 가축 말들이 가끔씩
후스타이 국립공원에 슬쩍 들어와서
몽골야생말이랑 만나기도 함
어느 유목민이 기르는 가축 말 알간(Algan)
수 km나 떨어진 몽골야생말 친구를 만나러
3번이나 집을 나갔다고 함
그럴 때마다 유목민은
알간을 찾으러 3번이나 쫓아갔고

알간은 항상
몽골야생말 친구가 이끄는 하렘에서 발견됐음
몽골야생말 친구가
알간을 자기 하렘에 받아주기까지 했음 ㅋㅋ
이런 둘을 어떻게 갈라놓아요...
알간도 몽골야생말도 너무 행복해 보임
그래서 주인은 알간을 거세시켰음
마음놓고 실컷 만나라고...
알간은 생식력을 잃었지만 친구와 행복을 얻었음
얘네처럼 우정이면 차라리 괜찮지
사랑이라도 나누면 큰일나는 거임;;
그래서 쓰는 최후의 수단이 있음
오토바이 타고 가축 말들 쫓아내기
매일 이렇게 하는 게 레인저들의 일상임
너무 힘들고 1차원적이지만
실질적으로 이 방법밖에 없다고 함
모든 재도입 지역은
그 무엇보다 가축 말과의 교잡을 막기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투자하고 있음
+
후스타이 국립공원 출신 몇 마리 소개

#출처
1992년 후스타이로 처음 수송된 후
1994년에 울타리 밖으로
가장 먼저 풀려난 종마 칸(Khaan) 하렘

종마 칸 스터드북 프로필
칸은 원래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말이었음
사람들이 다가가서 쓰다듬어도
순하고 친절해서 사람들이 많이 좋아했음
칸은 겁이 없는 성격이었고
칸의 무리도 차분하고 안정적이었음
방문객들은 칸 하렘 근처까지 가서
함께 사진을 찍곤 했음
그런데 이 조용했던 종마가
하루아침에 성격이 뒤바뀐 일이 일어났으니...

종마 바얀 스터드북 프로필
근처 울타리 안에는
총각말 4마리가 임시로 감금되어 있었는데
그 중 바얀(Bajan)이라는 총각말이
울타리 틈새로 빠져나와 도망쳐버렸음
사육사가 바얀을 울타리 안으로
몇 번이고 돌려보내려고 했지만 실패했음
도망친 바얀은 칸 하렘 근처까지 와버렸음
그 순했던 칸이 바얀을 보자마자 눈이 뒤집어졌고...
결국 두 종마 사이에 피터지는 싸움이 벌어졌음

#출처
칸 vs 바얀의 치열했던 싸움
당시 싸움을 묘사한 글도 있음
동물들이 이렇게까지 잔혹하게
서로를 대한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둘은 뒷다리로 일어서서 앞다리로
서로를 후려치며 목을 조르려 애썼다.
눈은 마치 피가 솟구치는 황소처럼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집에서 기르는 종마들도 가끔 다투긴 하지만
이렇게 잔혹하게 싸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는 둘 중 하나가 크게 다칠까 봐
억지로 싸움을 말리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칸은 "너희는 저쪽으로 가 있어"라고 하듯이
자신의 무리를 저쪽으로 몰아낸 후
다시 돌아와서 싸움을 계속했다.
바얀이 갑자기 싸움을 건 이유가 있었음
울타리 안 종마들을 돌보던 사육사에게는
늘 타고 다니던 가축 말이 있었음
바얀은 그 말이 매일 자기 눈앞에 있고
사육사랑 항상 같이 다니니까
자기 말이라고 생각하게 됐던 거 같음
그런데 문제의 그날
사육사가 그 가축 말을 타고
칸 하렘 무리 근처에서 돌아다니니까
그걸 본 바얀이
자기 말이 저기 있다고 생각되니까
갑자기 흥분해서 싸움을 걸어버린 거임
그 말을 두고 그렇게 싸운 거라고 ㅋㅋ
결국 사육사는 타고 있던 말을 풀어줬고
그 말을 따라 바얀도 울타리 안으로 돌아가면서
싸움은 겨우 끝났다고 함...
칸은 무리로 돌아갔지만
계속 언덕 위에서 바얀이 돌아오는지 확인하듯
그쪽을 바라보며 경계하고 있었다.
원래 조용한 성격이었던 칸도
이런 면이 있었구나 싶었다.
종마들이 만날 때마다
항상 이렇게 잔인하게 싸우는 건 아님
보통은 서로 냄새를 맡고
힘을 재보듯 어깨나 목을 밀치고
앞발을 들어 싸우는 시늉만 하다가
평화롭게 흩어지는 경우가 많음
하지만 무리를 지키려고 할 때는
정말로 목숨 걸고 싸움
싸움에서 가장 무서운 스킬은
'깨무는 것'이라고 함
제대로 물면 살점을 뜯어낼 정도인데
실제로 싸움으로 귀나 꼬리를 잃거나
이마의 피부가 벗겨지거나
다리를 다친 종마들도 많음

#출처
종마 날스타이(Narstai)
하렘을 얻으려고 싸우다가
귀와 꼬리가 잘렸음
하지만 꿋꿋하게 열심히 살았다고 함

날스타이는 1995년 5월 3일에 태어났고
사망 날짜는 업뎃이 안되어 있음

그런데 날스타이의 자식 목록을 보면
2007년 6월에 마지막 새끼가 태어났음
그럼 최소 2006~2007년까지는
살았을 거라고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음

종마 우브(Uv)
후스타이 국립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종마
기사에도 언급된 적 있고
프랑스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적도 있음

#출처
후스타이의 종마들 중 가장 끔찍한 싸움은
우브(Uv)라는 종마와 관련이 있습니다.

우브는 1997년 7월 27일에 태어났고
1997년에 후스타이로 수송되었음

종마 타미르 스터드북 프로필
2002년
우브는 두 친구와 함께
종마 타미르(Tamir)의 하렘을 차지하며
하렘의 우두머리 종마가 됐음

종마 투쉬그 스터드북 프로필
하지만 2006년
투쉬그(Tushig)라는 젊은 종마와 싸우다가
발굽에 얼굴을 제대로 맞아서 중상을 입었음
그때 우브의 나이 9살이었음

왼쪽 사진을 보면
당시 부상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 수 있음
오른쪽 사진처럼 피부 상처는 아물었지만
얼굴 뼈는 그대로 함몰되어 있었음
처음에는 단순한 피부 상처라고 생각했다는데
사후에 두개골을 확인해보니
경구개(코 안쪽 천장 뼈)가 골절되어 있었다고 함
그래서 코고는 소리를 거의 못 냈을 거라고...

#출처
무리를 빼앗기고 얼굴뼈가 함몰된 우브의 모습(왼쪽)
옆에는 오른쪽 귀가 사라진 마르가드(Margad)라는 종마임

우브 옆에 있는 종마 마르가드의 프로필
우브는 하렘도 뺏기고 얼굴도 흉측해졌지만
암말을 갖는 걸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음
힘들게 힘들게 겨우 암말 한 마리를 얻었는데

문제는 그 암말이
옆 하렘 종마한테 관심이 있어보임

하렘 종마가 우브를 견제하러 다가오고
암말은 그쪽으로 슬슬 걸어가려고 함
그러자 우브는 다급하게 똥을 싸서
자기 영역이라는 표시를 한 다음
애타게 암말의 마음을 붙잡으려고 쫓아감
하지만 암말은 뒷발로 우브를 툭 치며 거부하고
둘은 언덕 너머로 사라졌음...
종마 인생 참 쉽지 않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았던 우브는
2015년 1월 18일
17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음
위 다큐에 등장한 시기는
13살 무렵이었을 거라고 추측됨

우브와 날스타이는
후스타이 국립공원 내 박물관에도 소개되어 있음

종마 카랑가(Kharanga)
금빛털을 가진 카랑가는 당당한 우두머리 종마임

여기 카랑가가 이끄는 무리가
평화롭게 들판을 거닐고 있음
근데 저 멀리서 한 외톨이 총각말이
슬쩍 하렘을 훔쳐보고 있었음
눈빛만 봐도 딱 보임
“아 나도 하렘 갖고 싶다..."
당연히 카랑가가 그걸 못 본 척할 리 없음
바로 참교육하러 돌진 ㅋㅋㅋ

총각말은 갑자기 소심해져서 뒷걸음질침
"에이 그냥 지나가던 길이었다구..."
그런데 의외로 총각말한테 다가간 카랑가는
다짜고짜 들이받는 대신
느긋하게 말로 타이르기 시작함
총각말은 살짝 쫄면서도 신중하게 듣더니
결국 체념한 듯 자리를 떠났음
그런 뒤 카랑가는
자기 영역에 침범하지 말라고 똥을 쌌음
종마의 임무를 완수한 뒤
고개를 흔들며 뿌듯한 표정을 지음
머리를 자신감 있게 흔드는 건
스스로 일을 잘했다는 표시라고 함
마지막엔 여유롭게 하품까지 함
폭력 안 쓰고 현명하게 가족을 지켜낸 종마 카랑가
레인저들도 이런 종마를 보면 좋아한다고 함 ㅋㅋ

하지만 안타깝게도...
카랑가는 이로부터 2~3년 뒤
2013년 10월 16일
13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함 ㅠㅠ
스터드북에는 사망 날짜 업뎃 안되어 있는데
예전에 문의했을 때 확인해주셨음

실제로 자식 목록도
2013년에 끊긴 걸 알 수 있음
가축 말 알간 · 우브 · 카랑가 얘기는
여기서 더 볼 수 있음 (거의 이게 다이긴 함)
관련글 ☞ 몽골야생말을 이베리아 고원으로 보내는 사연

#출처
기사에 언급된 종마 볼로르(Bolor)
크리스탈(Crystal)이라는 이름이 따로 있는 듯함
11년 동안 무리를 이끌었지만
2019년에 어린 종마한테 무리를 잃으면서
혼자 지내기 시작했다고 함

2023년 1월에 홀로 찍힌 볼로르

#출처
내가 처음 만난 말은 볼로르였어요.
볼로르는 11년 동안 무리를 이끌었지만
2019년에 어린 종마에게 무리를 잃고
혼자서 헤쳐나가야 했어요.
야생동물에게는 오직 하나의 법칙이 있죠.
강자가 약자를 이긴다는 것.
시간이 흘러 늙고 힘이 약해지면
몇 년 동안 무리를 이끌었더라도
결국에는 무리를 잃게 될 거예요.
하지만 무리의 주인은
쉽게 포기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싸우죠.
무리를 사수하기 위한 경쟁으로 인해
치명적인 부상을 입는 경우도 있어요.
보통 7~8살의 젊은 종마가
17~18살의 늙은 종마 무리를 장악해요.

#출처
후스타이에서 가장 큰 무리를 보유했다는 종마 갈(Gal)

2021년 5월에 갈 하렘이 찍혔음
맨 왼쪽에 혼자 떨어져 있는 게 갈임

기사에 따르면 17마리가 있다고 함 (망아지는 5마리)

#출처
2021년 5월 6일에는
갈 하렘에서 그해 첫 망아지가 태어났음
아빠는 갈(Gal)
엄마는 더르수(Dersu)
더르수는 2006년 5월 18일생인데
15살에 새끼를 낳은 거임
#출처
2021년 10월 23일
후스타이의 초원을 활보하는
어느 몽골야생말 종마
이렇게 혼자 돌아다니는 야생마는
거의 99% 종마인데
하렘을 못 가진 젊은 총각말이나
하렘을 빼앗긴 늙은 종마임

#출처
2022년 3월 26일
빈디라는 종마의 하렘에서
2022년의 첫 번째 망아지가 태어났음
아빠는 종마 빈디(Vindi, Svetlaya)
엄마는 암말 우르슬레흐(Urslekh, Soyoloh)

우르슬레흐는 2021년에도 새끼를 낳았고
이어 2022년의 첫 번째 새끼를 낳았음
두 부부한테서 태어난 세 번째 망아지임

빈디 무리에는 총 7마리가 있다고 함
종마 1마리
암말 5마리
2살짜리 수컷 1마리
그리고 새로 태어난 수컷 망아지 1마리

2022년 10월에 포착된 어느 종마들의 싸움
이름은 잭(Jack)과 제우스(Zeus)라고 함

#출처
잭 vs 제우스
전투에서 더 강한 쪽이 승리할 것이다...

#출처
2022년 9월 4일에 찍힌
데널(Denall)이라는 종마

#출처
데널도 기사에 언급된 말 중 하나임
일부는 현지 이름이라 찾아보기 힘듦

데널은 왼쪽 귀가 구부러졌는데
치열한 하렘 전투가 남긴 흔적임
종마들은 싸움 도중에 많은 부상을 입는데
귀가 잘리거나 구부러지는 건 매우 흔함

#출처
2023년 4월 23일
콜룸바 하렘에서 태어난 첫 망아지
엄마는 암말 프루넬(Prunell)
아빠는 종마 콜룸바(Columba)
둘째 망아지로 수컷이라고 함

콜룸바의 하렘

얘가 콜룸바임

젬반디 무리
2025년 봄
젬반디 하렘에서 태어난 첫 망아지
아빠는 종마 젬반디(Jembandi)
엄마는 암말 오드(Od)
수컷 망아지임

브리가드 무리 #출처
같은 날 브리가드 하렘에서도
첫 망아지가 태어났음
엄마는 푸리아(Furia)
아빠는 브리가드(Brigad)
얘는 암컷 망아지임

#출처
2022년 2월 겨울
후스타이 능선에서 발견된 어느 두 하렘
보통 맨 뒤에 약간 떨어져 있는 게 종마임
![]()
스터드북 구경하다 본 한국이름 은서(Eun Seo)
후스타이 국립공원에서 태어났음

꽤 오래 전에 등록된 이름인데
가장 최근 업뎃 날짜가 2019년인데도
사망 업뎃이 안 되어 있음
지금도 잘 살고 있을까 궁금함

후스타이를 상징하는
후스타이(Hustai)라는 종마 얘기도 하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져서 다음에 해볼까 함 ㅋㅋㅋ
마지막으로
이 말들이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몽골야생말의 구원자가 되어 준
잉게 보우만의 멘트로 마무리하겠음

모든 것은
사람과 동물, 동물과 사람이
공간을 서로 내어주는 이야기입니다.

1996년 말
얀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을 때
모두가 잠시 침통해했습니다.
셰어런과 데렉이 위로해 주기 위해
우리를 이 산으로 데려왔습니다.

그들은 말했습니다.
여기, 이 외로운 산 꼭대기에서
삶과 죽음
즉 현재와 영원의 경계가 보인다고.
이곳은 매년 돌아오는
소중한 성찰의 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미래를 위해 잔을 들었습니다.
말들의 미래
이 아름다운 땅의 미래
그리고 젊은 세대의 미래를 위해.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살아남은 유일한 프셰발스키말은
자신의 땅으로 돌아왔습니다.


가끔 시간이 멈춘 듯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이 아름답고 거친 자연 속에서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훌가르 가족: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https://youtu.be/PYxMd0f3nAI
1992년 후스타이 국립공원 첫 재도입과
잉게 보우만의 회상
https://youtu.be/9XGjDXRiExU
마지막 야생마: 프셰발스키말
Les DERNIERS chevaux sauvages : le cheval de Przewalski
가축 말 알간 · 우브 · 카랑가 얘기가 있는
프랑스 다큐멘터리
[참고한 자료]
• 후스타이 국립공원에 타키 재도입: 방사 전후 활동(PDF)
[관련글 모음 - 스압]
• 몽골야생말 이야기
― 01. 두꺼운 겨울털을 입은 몽골야생말 움짤
― 02. 몽골야생말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
― 03. 동물원 덕분(?)에 멸종을 피한 몽골야생말
― 04. 20세기 초 상당히 잔인했던 몽골야생말 포획 과정
― 05. 몽골야생말을 멸종에서 구한 두 암말
― 06. 쓸모없는 잉여 종마였지만 훗날 재평가된 몽골야생말
― 07. 우리나라 서울대공원에 홀로 남은 몽골야생말 '용보'
― 08. 며칠 전 무지개다리를 건넌 서울대공원의 몽골야생말 '용보'
― 09. 아쉽게 끝난 우리나라의 몽골야생말 번식
― 10. 하렘을 갖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몽골야생말
― 11. 야생에서 다리 부러졌는데 살아남은 몽골야생말
― 12. 야생으로 처음 방사된 몽골야생말의 수난
― 13. 야생에 첫 방사됐다가 혹한에 실종된 몽골야생말 찾기
― 14. 야생성 잃어버린 몽골야생말을 야생에 처음 풀어주다
― 15. 의외로 체르노빌에 살고 있는 몽골야생말
― 16. 몽골야생말을 이베리아 고원으로 보내는 사연
― 17. 하렘을 둘러싼 전쟁: 몽골야생말의 왕위쟁탈전 (1)
― 18. 하렘을 둘러싼 전쟁: 몽골야생말의 왕위쟁탈전 (2)
― 19. 하렘을 둘러싼 전쟁: 몽골야생말의 왕위쟁탈전 (외전)
― 20. 야생에서 다리를 다치고 하렘을 뺏긴 몽골야생말
― 21. 체르노빌에 살던 몽골야생말이 최근에 사망한 이유
― 22. 2024년 카자흐스탄에 재도입된 몽골야생말
― 23. 유럽의 사바나에 사는 몽골야생말 망아지의 성장기
― 24. 미국에서 도축 직전의 몽골야생말을 구조한 사건
― 25. 도축 직전에 구조됐던 몽골야생말의 안타까운 근황
― 26. 몽골야생말을 거의 초토화시켰던 몽골의 자연재해
― 27. 생후 3개월에 고아가 된 몽골야생말의 치열한 삶
― 28. 늑대 무리한테서 망아지 보호하는 몽골야생말
― 29. 2025년 카자흐스탄에 재도입된 몽골야생말
― 30. 엄마한테 버림받은 갓 태어난 몽골야생말 망아지
• 야생마 이야기
― 01. 야생에서 목격된 야생마들의 장례식
― 02. 트레일캠에 포착된 곰을 피해 도망치는 야생마들
― 03. 야생에서 보기 드문 11월에 태어난 야생 망아지
― 04. 야생에서 부상당한 야생마가 자연 치유되는 과정
― 05. 엄마를 잃고 두 종마한테 양육된 야생 망아지
― 06. 캐나다의 어느 야생에서 일어난 야생마 실종 사건
― 07. 야생 망아지의 생존 확률이 낮은 이유
― 08. 말이 다리가 부러지면 안락사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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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다리가 부러진 야생마의 삶: 보 편
― 11. 다리를 절뚝거리는 야생마의 삶: 레벨 편
― 12. 다리가 부러진 야생마의 삶: 윈드 편
― 13. 새끼를 버리고 떠나야만 하는 야생마
― 14. 나이가 찼는데 독립 안하는 캥거루족 야생마
#몽고야생말 #타키 #프르제발스키말 #야생말 #야생마 #Przewalski's hor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