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애리조나 주 솔트리버에는
300마리 정도의 야생마들이 살고 있음
오래 전, 가축 말들이 탈출하거나 유기된 후
수백 년 동안 야생에서 뿌리내렸음
보호단체가 말들한테 이름도 지어주고
모니터링하며 보호하고 있음

#출처
2024년 11월에 태어난
암컷 망아지 레이니(Lainey)
저번에도 한 번 소개한 적 있었음
레이니와 몇몇 망아지들의 이야기를 통해
야생 망아지들의 운명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함
야생에서 망아지는 보통
4~9월 사이, 날씨가 따뜻할 때 태어남
겨울을 앞둔 늦가을이나
초겨울에는 거의 태어나지 않음
왜냐하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추운 겨울을 버티기 어려워서
결국 생존할 확률이 낮기 때문임

레이니는 뜻밖에도 늦가을에 온 망아지라
많은 사람들의 주목과 사랑을 받았음
표정도 풍부하고 너무 귀여워서
사진 작가들의 인기를 거의 독차지했고
덕분에 짤도 많이 생겼음

왕년에 껌 좀 씹은 레이니

범상치 않은 눈빛

나무도 갉아먹을 기세

혈압 오르는 레이니

하품이었음 ㅋㅋㅋ

작고 소중한 이빨


#출처
하품 한번 하고 힘 빠짐

새침한 레이니

뭔가 사연 있는 눈빛

활짝 웃는 레이니 (하품임)

#출처
노곤노곤 잠이 오는 레이니

#출처
러블리한 아기미소
#출처
나뭇가지랑 밀당 중
#출처
달리기 실력 자랑하기

#출처
레이니는 부모의 사랑도 듬뿍 받았음
앞에서부터
엄마 니치(Nichi)와 아빠 루나(Luna)

딸이 사랑스러운 엄마 니치

#출처
엄마 앞에서 애교 부리기
#출처
엄마한테 뛰어가는 레이니


교감하는 모녀

엄마 입에 쪽

우리딸 귀 한입에 쏙

#출처
으익(?) ㅋㅋㅋ

아빠도 질 수 없지
레이니한테 치대는 아빠 루나

아빠 왜 이래
정색하는 레이니

머쓱한 루나 ㅋㅋㅋ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외면) ㅋㅋㅋ

아빠 절루가

#출처
유치한 상황극입니다

#출처
아빠 삐지지 마

여보 줄 서
남편 갈구는 니치

줄 서라고오

오늘도 평화로운 레이니 가족

#출처
낮잠 자는 레이니 지켜주는 든든한 엄빠

이모의 사랑도 받아주렴
#출처
#출처
레이니 곁을 지키며
함께 걷는 루나와 니치 부부
말들도 모성애나 부성애가 개체마다 다름
대체로 암말은 수유 때문에
새끼 곁을 떠나지 않지만
종마가 옆에서 돌보는 경우는 흔치 않음
그런데 루나는 여느 종마들과 달리
레이니에게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았음
자신의 무리를 친구 실란트로에게 잠시 맡긴 채
레이니를 온전히 돌보는 데 집중하기도 했음
그래서 종종
루나, 니치, 레이니 세 가족만
따로 있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곤 했음

레이니가 자는 동안 돌봐주는 실란트로 #출처
잠자는 레이니 곁을 지켜주는
루나의 친구 실란트로(Cilantro)
루나는 절친인 실란트로에게 잠시 무리를 맡기고
레이니와 니치를 돌보는 데 집중했음
실란트로도 삼촌처럼 다정하게
레이니를 챙기며 돌봐주었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레이니가 모유를 조금씩 끊고
독립심이 생기기 시작하자
슬슬 부모나 무리에서
떨어져 있는 모습도 가끔 포착되곤 했음
조금 컸다고 밥도 혼자 찾아먹는 레이니
https://img.theqoo.net/qQTqGo
#출처
낮잠에서 깨어난 후
부모도 무리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레이니
영상을 보면 울부짖고 있음
그때 왼쪽에서
회색 종마 티아고와
밤색 암말 아카시아가 다가왔는데
티아고는 레이니가
자기 암말 아카시아 쪽으로 다가오자
재빨리 쫓아내고
레이니는 깜짝 놀라 후다닥 도망침
조금 뒤
레이니는 엄마랑 무사히 합류했음
티아고 커플은 여전히 말들 사이를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음
말들 사이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티아고와 아카시아 커플

티아고와 아카시아 #출처
참고로
종마 티아고(Tiago)와 암말 아카시아(Acacia)는
솔트리버에서도 소문난 젊은 인기 커플임
몇 달째 신혼부부처럼 둘만 꼭 붙어 다님
티아고는 유일한 암말인 아카시아를
다른 종마에게 뺏길까 봐 많이 예민한 상태임
나쁜 녀석 아닙니다 ㅠㅠ

#출처
잠에서 깨어난 레이니는
부모와 무리가 주변에 없다는 걸 꺠달았어요.
그때 마침 회색 종마 티아고와
암말 아카시아가 근처를 지나갔어요.
티아고는 아카시아를 매우 강하게 보호해요.
그가 데리고 있는 유일한 암말이자
다른 종마에게 뺏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죠.
그래서 레이니가 아카시아에게 다가가자
티아고는 즉각 반응해 레이니를 쫓아냈고
결국 주변에서 큰 소동이 일어났어요.
티아고는 그의 암말을 훔치려고 하는
종마들을 물리치느라 바쁘게 움직였어요.
그가 아카시아 바로 뒤를 따라다니며
보호하는 걸 볼 수 있어요.
레이니의 귀여운 목소리도 들어보세요.
이처럼 레이니는 점점 자라면서
모유도 조금씩 떼고, 독립심도 생겨서
무리 및 부모와 떨어져 있곤 했음
항상 레이니 곁에 누군가가 있었지만
혼자서 주변을 돌아다니는 일이 많아졌음
그래서 사람들은 조금씩 걱정하기 시작했음
그리고 결국
우려하던 일이 터지고 말았음
현지 시간 2월 23일, 토요일 아침
레이니가 무리에서 사라졌음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루나와 니치 등
무리와 함께 있는 모습이 목격됐었는데
다음 날 아침
아무리 찾아도 레이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음

아빠 루나와 레이니 #출처

엄마 니치와 레이니 #출처
21일 금요일에 찍힌 레이니의 모습
이때 사람들이 뿌려준 긴급 사료를 먹고 있었음
(먹이가 부족한 겨울에는 보충사료를 뿌려줌)

마지막으로 목격된 레이니 #출처
금요일 오후 5시 30분
레이니는 마지막으로 목격됐음
평소처럼 건강하고 활기차 보였음
하지만 그날 밤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함

#출처
예상치 못한 슬픈 소식이 있습니다.
솔트리버 야생마 아기 레이니가 실종됐습니다.
그녀는 금요일 오후 늦게
무리와 함께 마지막으로 목격되었습니다.
어제 아침 무리가 처음 목격됐을 때
그녀는 더 이상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습니다.
엄마 니치가
그녀를 미친 듯이 부르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오늘은 무리가 자리를 잡고
강에서 물을 마시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그녀를 찾고 있지만
지금까지 그녀의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망아지는 엄마 젖을 먹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음
시간이 더 지체되기 전에 꼭 찾아야 했기 때문에
바로 수색팀이 꾸려졌음

#출처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지금 가장 소중한 레이니를 찾고 있습니다.
막내는 부모인 니치와 루나와 함께 있지 않습니다.
어제 오후 2시경에 마지막으로 목격됐고
그때는 괜찮았습니다.
25명 이상의 자원봉사자와 사진작가가
함께 수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색을 도와주고 싶은 분은 누구나 환영합니다.
카약커를 찾고 있으며
필요하면 이동 수단도 제공합니다.
이 게시물을 카약커, 패들보드
승마자 커뮤니티에 퍼뜨려 주세요.
그녀를 찾을 때까지 수색을 멈출 수 없습니다.
그녀가 아직 살아 있기를 기도해 주세요.
길을 조금 잃었거나
틈새에 갇혔거나
강을 따라 떠내려갔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일 것입니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항상 퓨마입니다.
자원봉사자들이 토요일 하루 종일 수색에 나섰지만
레이니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음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기됐음
1. 사람에 의해 무언가가 벌어졌을 가능성

#출처
퓨마가 출몰하는 구역에 먹이를 줘서
이 사단이 났다고 주장하며
수색팀한테 손가락 욕을 하는 사람이 있거나
수색 도중에 수색팀이 묶어놓은
패들보드 2개와 카약 1개가 도난당하는 등
수상한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사람이 개입한 사고가 아니냐는 의심도 커졌음
2. 레이니가 아팠을 가능성
실제로 몇 주 전
레이니가 심한 콧물을 흘리는 모습이
목격되어 사람들이 걱정했었음
하지만 이후로는 다시 건강해 보였고
평소와 다름없이 활기차 보였음
3. 길을 잃었을 가능성

#출처
작년 8월
원더(Wonder)라는 수컷 망아지가 실종됐다가
하루 만에 무사히 발견되어 구출된 일이 있었음
원더는 지금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음
원더처럼 레이니도
길을 잃고 어딘가에서 헤맬 가능성도 있었음
하지만 여러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가장 걱정되는 최악의 상황은...

역시 퓨마(mountain lion)였음
퓨마는 솔트리버에 서식하는 최상위 포식자로
거의 매년 퓨마에 의한 사고가 한두 건씩 있었음
사람들은 무리의 행동 속에서 단서를 찾기 위해
수색하는 동안 무리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했음
#출처
무리를 벗어나 어디론가 가려는 니치를
재빠르게 막으러 달려오는 루나
영상 속에서 말들이 울부짖고 있음
#출처
루나와 니치는 계속 가까이 붙어 다녔음
니치는 뭔가를 찾는 듯
불안한 기색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음
무리의 분위기도 평소와 달랐다고 함
이들은 레이니의 부모입니다.
둘은 무리의 나머지와 조금 떨어져서
서로 애도하며 가까이 붙어 있습니다.
그들의 모습에서 고통이 느껴지고
희망을 품고 있지만 끔찍한 기분이 느껴집니다.
우리는 그녀를 찾고 싶을 뿐입니다.
아는 것이 모르는 것보다 항상 낫기 때문입니다.



루나 무리를 7시간 동안 관찰했던
어떤 분에 따르면
특별히 이상한 일은 없었지만
루나와 니치는 꼭 붙어 다녔고
가끔씩 슬픔이 느껴지는 듯했다고 함

#출처
오늘은 프린세스 레이니의
엄마 아빠 무리와 함께 약 7시간을 보냈어요.
사진 속에는 엄마 니치와 아빠 루나가 있고
마지막 사진에는 레이니의 이모 중 하나도 함께 있어요.
특별히 이상한 일은 없었지만
가끔씩 슬픔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서로의 곁을 떠나지 않았어요.
여러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꼭 당신의 아기를 찾을 거예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품고
레이니가 무사히 돌아오길 바랐지만
수색이 시작된 지 이틀 만에
안타깝게도 레이니의 유해가 발견되고 말았음
https://www.instagram.com/p/DGedMZ5SVZV/
정말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었지만
수색은 끝났고, 희망은 사라졌습니다.
모래 더미에서 튀어나온 이 작은 발굽을 보세요.
이보다 더 안타깝고
이보다 더 슬플 수는 없습니다.
그녀의 순수하고 반짝이던 행복한 삶이
자연에 의해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레이니를 찾는 건 매우 어려웠지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결론 내리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레이니는 퓨마 발자국과 말 발굽 자국이
남아 있는 모래 더미에 묻혀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수백만 개의 마음이 찢어지고
수조 개의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자연은 항상 잔인한 것만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너무도 가혹합니다.
사진 속 루나와 니치가 보여준 놀라운 사랑처럼
레이니의 부모가 자연스럽게 서로를 다독이듯이
우리도 서로를 위로하며 다독여줍시다.
(중략)
Run Forever Free
모든 사람의 가장 소중한 소녀 레이니.
레이니는 나뭇가지, 흙, 모래 등으로 덮여 있었고
주변에는 퓨마와 말의 발자국이 남아 있었음
퓨마는 잡은 먹이를
땅에 묻어 저장하는 습성이 있어서
더 발견하기가 어렵다고 함
말 발굽 자국은
당시 퓨마와 말들이 사투를 벌인 흔적이거나
레이니가 죽은 후 애도하러 찾아온
말들의 발자국으로 추정되고 있음
#링크
2월 25일 캠에서는
레이니를 데려간 퓨마 두 마리가
짝을 지어 다니는 모습이 포착됐음
두 마리가 함께 행동하면
성체 말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함
퓨마는 늑대보다 더 위험한 포식자임
사람도 퓨마와 마주치면 위험한데
레이니를 찾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한밤중에도 수색에 나섰다고 함
야생마의 천적은 주로 늑대, 퓨마, 곰인데
포식자들은 가장 약한 개체를 노리기 때문에
망아지는 늘 사냥의 타깃이 됨
레이니처럼
야생 망아지가 퓨마한테 죽임당한 사건은
과거에도 몇 번 있었음

#출처
2022년에 태어난 암컷 망아지 미라벨(Mirabelle)

#출처
미라벨의 엄마는 암말 미니(Minnie)고

#출처
미라벨의 아빠는 종마 세르타(Serta)임

아빠 세르타 무리 속에 있는 미라벨

#출처
언니 메켄지(Makenzie)
엄마 미니와 함께 있는 미라벨
#출처
무리 사이를 씩씩하게 달렸던 건강한 미라벨
미라벨은 2022년에 태어나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건강하게 자라던 망아지였음

#출처
하지만 2023년 2월 2일
미라벨은 무리에서 실종됐고
며칠간의 수색 끝에
퓨마한테 공격당한 상태로 발견됐음

종마 서퍼듀드와 원니 #출처
이때 미라벨을 지키려다
부상을 입은 종마 두 마리가 있었음
미라벨 아빠 세르타의 충성스러운 부관이었던
서퍼듀드(Sufer Dude)와 원니(One Knee)
부관이란 우두머리 종마를 보좌하는
서열 2위 종마를 뜻함
퓨마의 공격을 받았을 때
서퍼듀드는 엉덩이에
발톱으로 할퀸 자국이 심하게 남았고
원니는 미라벨을 구하려다 오른쪽 눈을 잃었음
지금은 둘 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음

#출처
그리고
2023년에 태어난 수컷 망아지 코리앤더(Coriander)

#출처
코리앤더의 아빠는
루나의 절친인 실란트로(Cilantro)임
루나가 레이니를 돌보느라 바빴을 때
루나 무리를 대신 챙기고
레이니를 삼촌처럼 보살펴주던 그 종마임

현재 티아고와 아카시아 #출처
코리앤더의 엄마 아카시아(Acacia)는
지금은 티아고의 짝으로 젊은 커플로 유명하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실란트로의 암말이었음

코리앤더도 정말 귀여운 망아지였음

유독 큰 눈이 인상적이었음

쿨쿨 잠에 빠진 코리앤더

#출처
아들 귀 냠냠하는 아카시아

#출처
엄마 아카시아, 아빠 실란트로, 코리앤더
#출처
2023년 10월에 촬영된
실란트로 & 루나 무리
잘 보면 여기에 아기 코리앤더도 함께 있음
실란트로와 루나는 워낙 친해서
서로의 무리를 종종 합치곤 함
이렇게 무리가 합쳐지면
마치 하나의 거대한 군단처럼 보임
이렇게 가족의 보호를 받으며
건강하게 자라던 코리앤더였지만...

#출처
2023년 11월
코리앤더는 무리에서 사라졌고
며칠 간의 수색 끝에
퓨마한테 희생된 채 발견됐음
미라벨과 레이니처럼
생후 3~4개월에 사고를 당했음
야생 망아지처럼 어리고 약한 동물은
항상 포식자의 첫 번째 표적이 됨
게다가 모유를 뗄 때까지는
스스로 먹이를 찾아먹을 수 없어서
성체가 되기 전까지 수많은 생존 관문을 넘어야 함
그래서 1살을 채우기도 전에
목숨을 잃는 야생 망아지가 많음
야생 망아지의 생존율은
서식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짐
예를 들어
캐나다 앨버타 로키산맥에 사는
야생 망아지의 경우
성체까지 살아남는 비율은
고작 8~10%에 불과하다고 함
곰, 퓨마, 늑대 같은 천적이 많기 때문임
반면
미국 솔트리버의 야생 망아지들은
약 70%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음
포식자가 퓨마 하나 뿐이고
야생이라도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보호단체의 기조 때문인 것으로 보임
- 끝 -
1. 실종됐지만 살아서 발견된 망아지 사례
2. 퓨마한테 사냥당한 성체 말의 사례
3. 가까운 말이 죽으면 말도 상실감을 느낄까?
1.
실종됐지만 살아서 발견된 망아지
https://www.instagram.com/p/DGlZo1vvmYT/
미라벨, 코리앤더, 레이니의 사례에서 보듯이
망아지가 혼자 무리에서 사라졌을 때는
거의 100% 끔찍한 결말로 이어짐
하지만 아주 가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기도 함
레이니 사건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게 된
따끈한 사연이 있어서 덧붙여 봤음

2017년에 태어난 수컷 망아지 아반티(Avanti)

#출처
2017년
생후 6주였던 아반티는
무리에서 갑자기 사라졌음
사람들은 당연히 그 어린 망아지가
죽었을 거라고 생각하며 수색에 나섰음

#출처
하지만 수색 3일차
이제는 포기해야 하나 싶던 그때
기적처럼 아반티가 발견됐음
아반티는 무리에서 약 1.6km 떨어진 곳에서
혼자 방황하고 있었음
다행히 상태는 나쁘지 않았고
생명에 지장은 없었음

아반티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음
혼자 물가에 머물며 수분을 충분히 섭취했고
포식자와 사람 모두에게 들키지 않게 잘 숨었고
결정적으로
울음소리를 내서 수색팀이
그 소리를 듣고 찾아낼 수 있었음 ㅋㅋㅋ
정말 기적 같은 케이스였음

#출처
사람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아반티를 무리와 자연스럽게 재회시켰음
한 팀은 아반티를 조심스럽게 유도했고
다른 팀은 무리를 이끌어
서로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게 했음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결국 아반티는 무사히 가족과 재회했음
무려 3일이나 떨어져 있었지만
무리는 아반티를 알아보고 받아줬다고 함
시간이 오래 지나면
새끼를 거부할 수도 있는데 정말 다행이었음

총각말이 된 아반티 #출처
아반티는 현재 8살이 된 독신 총각말임
루나 무리에 소속된 건 아니지만
6마리의 총각말들과 함께
루나의 중위 종마로 활약하고 있어서
레이니랑도 꽤 깊은 인연이 있음
그래서 루나와 니치 주변에서 종종 발견됨

아반티 망아지 시절과 현재 모습
게다가 아반티는
레이니의 엄마 니치의 친오빠이기도 함
그래서인지 얼굴도 많이 닮았고
어린 시절 모습은 레이니랑 꽤 닮았음
만약 레이니가 무사히 성장했다면
아반티를 닮은 모습이 되지 않았을까
2.
성체 말이 퓨마한테 희생당한 사례
퓨마는 주로 잡기 쉬운 어린 망아지를 노리지만
상황에 따라 건강한 성체 말도 당할 수 있음
실제로 퓨마 때문에 목숨을 잃은
성체 종마 두 마리가 있었음

#출처
7살 독신 총각말이었던 나헬레(Nahele)
한쪽 눈이 없는 외눈박이 종마로
야생마들 사이에서 서열이 꽤 낮은 말이었음
암말을 가져본 적도
무리를 이루어본 적도 없었고
언제나 언덕 위에 홀로 있는 소심한 말이었음


하지만 파피(Poppy)라는 회색 종마가 종종 찾아와
함께 어울리며 놀아주는 친구가 되어주었음

나헬레 아빠 이로쿼이 #출처
나헬레는 때로는 자신이 태어난
이로쿼이 무리 근처에서도 목격되곤 했는데
무리의 우두머리인 이로쿼이(Iriquois)는
바로 나헬레의 아빠임

나헬레의 엄마 리버(River)

나헬레 친형 수스케 #출처
나헬레의 친형 수스케(Suske)는
큰 무리를 이끄는 성공한 우두머리 종마임
나헬레와는 사뭇 다른 삶을 살고 있음
하지만 우두머리 종마가 되는 데
혈통은 큰 의미가 없음
한쪽 눈이 없는 것도 결정적인 약점은 아님
외눈 종마임에도
우두머리나 부관이 된 사례들이 있음

이로쿼이의 중위 종마 가렛 #출처
나헬레는 아빠 이로쿼이를 보좌하는
중위 종마 가렛(Garret)이랑도 어울려 놀았음

나헬레는 비록 서열은 낮았지만
파피, 가렛 같은 친구들과 어울리며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음
2023년 7월 17일까지도
건강한 모습으로 목격됐었음

하지만 2023년 8월 어느 날...
나헬레는 현장을 찾은 한 사람에 의해
우연히 죽은 채로 발견되고 말았음

#출처
매우 슬픈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사막 깊은 곳에서 한 후원자가 말의 시체를 발견했고
즉시 저희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저희는 곧바로 현장에 도착해서
시체를 확인하고 조사를 진행했는데
그 말은 7살 된 반맹인 종마 나헬레였습니다.
나헬레는 마지막으로 7월 17일에 목격됐을 때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발견 당시
그의 시체는 이미 거의 다 먹힌 상태였고
머리와 목 아래에서는 외상 흔적과 피가 발견됐습니다.
이는 그가 폭력적인 사건으로 희생됐음을 암시합니다.
현장에서 총상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정황상 퓨마에 의한 공격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영원히 알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나헬레는 야생마 사회에서
서열이 그리 높지 않은 소심한 종마였습니다.
하지만 친구인 파피와 어울리기를 좋아했고
가끔은 자신이 태어난 이로쿼이 무리 근처에서
목격되곤 했습니다.
그의 부모인 리버와 이로쿼이,
그리고 외할머니인 카유가는 아직 살아 있습니다.
나헬레의 친형 수스케는 현재
매우 큰 무리를 이끄는 성공한 우두머리 종마입니다.
하지만 우두머리 종마가 되는 것은
혈통이나 신체 조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듯합니다.
실제로 시력을 잃은 반맹 종마 중에서도
우두머리나 부관으로 활약한 사례가 있습니다.
정황상 나헬레는
퓨마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임

현장에 있었던 이로쿼이 무리와 가렛, 파피
나헬레의 유해가 발견된 현장에는
아빠 이로쿼이의 무리와
친구였던 파피, 가렛이 함께 모여
죽은 나헬레를 애도하고 있었음
야생마들은 무리의 일원이 죽으면
가족과 동료 말들이 죽은 말 주위로 모여서
애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함
이런 장면이 종종 목격됨
관련글 ☞ 야생에서 목격된 야생마들의 장례식

#출처
그를 발견한 날 아침
그가 태어난 무리가 그와 함께 있었고
소중한 친구 파피와 가렛도 함께 있었어요.
연대감의 느낌...
리버와 이로쿼이의 눈에서
슬픔이 엿보였어요.
편히 잠들어, 나헬레
독수리처럼 날아올라
영원히 자유롭게 달리기를.
나헬레 외에도
퓨마한테 희생당한 또 다른 종마가 있음

#출처
건강한 9살 독신 총각말 써니(Sunny)

써니는 2020년
철조망에 걸려 왼쪽 앞다리에
심각한 발목 부상을 입은 적 있었음
이를 두고
안락사시켜야 하느냐 마느냐 하면서
한동안 논란의 주인공이기도 했음

#출처
써니는 사랑 받는 독신 총각말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몇 주 전 발목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조사 결과
오래된 철조망에 갇혔다가
가까스로 빠져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써니가 발견되자마자 문제의 철조망은
해당 지역에서 즉시 제거했습니다.
써니는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현재 그를 안락사시킬 계획은 없습니다.
우리 자원봉사자들은 이미 몇 주째
써니의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생명을 좌우하는 결정을
결코 가볍게 내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야생마들 사이에서
기적 같은 회복을 여러 번 목격해왔기 때문입니다.
끔찍한 부상이나 골절을 입고도
다시 건강을 되찾은 말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후략)
사람들은 써니를 바로 구조하지 않고
스스로 회복될 수 있는지를
신중하게 모니터링하며 지켜봤음

종마 제플린 #출처
써니는 다리 부상을 입은 후
제플린(Zeppelin)이라는 종마의 보살핌을 받았음

입술을 크게 다쳤던 종마 프린스
제플린은 입술이 크게 찢어졌던 종마
프린스(Prince)의 아들임
사진은 프린스의 2월 7일 모습인데
여전히 잘 회복되고 있음
관련글 ☞ 야생에서 부상당한 야생마가 치유되는 과정

잠자는 나헬레 곁에 있는 써니
하지만 제플린도 다리 부상을 입은 뒤
제플린과 써니 사이는 점점 틀어지기 시작했음
그 이후로 써니는 가끔
나헬레를 찾아가 같이 어울리기도 했음
#출처
2023년 7월
써니는 혼자 도로변을 걷다가
구출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4년 동안 완벽하게 건강을 회복했음
하지만...

2024년 2월 11일
써니는 마지막으로 목격되었고
몇 주 뒤, 현장에서 주검으로 발견됐음
주변 정황을 고려할 때
약 3주 전에 퓨마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됨

#출처
우리는 최근 현장 모니터링 중
사망한 말을 발견했습니다.
자세히 조사한 결과
2015년생으로 건강했던
9살 종마 써니의 유해임이 밝혀졌습니다.
그는 2024년 2월 11일
마지막으로 양호한 상태로 목격었됐습니다.
유해가 발견된 시점은 약 3주가 지난 후라
정확한 진상 파악은 어려웠지만
목과 주변에 마른 피 흔적이 있었고
시신을 숨기려는 흔적이 있었는데
이는 퓨마의 소행임을 시사합니다.
퓨마에게 잡히기 전
써니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 사나운 포식자들이 건강한 성체 말을
어떻게 쓰러뜨렸는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많은 분들이 2020년에 일어났던
심각한 발목 부상 사건으로 써니를 기억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의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며
그에게 깊은 애정을 쏟았습니다.
우리는 써니를 구출하지 않고
그가 스스로 회복하기를 기다렸고
결과적으로 그는 완전히 회복되어
지난 4년 동안 완벽히 건강했기 때문에
그 결정이 옳았음이 증명되었습니다.

잠자는 나헬레를 지켜주는 써니
나헬레가 떠난 지 약 반 년 만에
써니도 같은 사고로
친구 나헬레 곁으로 떠나고 말았음

#출처
시간을 거슬러 2020년으로 돌아가 보면...
써니는 사랑하는 친구 나헬레 곁에 있었고
몸이 좋지 않아서 쉬는 동안 지켜봐줬어요.
나헬레는 항상 언덕에 혼자 있었고
시력에 문제가 있었지만
파피가 찾아왔을 때는 무척 기뻐했어요.
써니는 끔찍한 다리 부상을 입었고
종마 제플린이 보살펴 주었지만
제플린도 다리 부상을 입은 뒤
어째서인지 둘 사이가 틀어졌고
그때부터 써니는 나헬레 곁에 있었어요.
그 이후로 써니는 예전 같지 않았어요.
이제 나헬레와 함께
영원히 거칠고 자유롭게 달리고 있을 써니.
둘을 축복하며
더 이상 슬픔도, 외로움도, 고통도 없기를 바래요.
써니는 짧은 생애 동안
수많은 고초를 겪은 비운의 종마였음

#출처
써니와 같은 무리에서 태어난 형제 카이(Kai)는
2016년 솔트리버 총격 사건의 희생자 중 하나였음

엄마 스테프와 아기 써니
2018년에는
엄마 스테프(Steph)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음
그해 솔트리버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야생마 5마리 중 3마리가
바로 써니 아빠인 카요(Kayo) 무리의 일원이었음
엄마를 잃은 후
써니는 남동생 리(Lee)를 보살폈지만
리마저도 어느 날 실종되어 사라졌음

결국 써니는 스테프의 유일한 자식이 됐고
그 후 발목 부상 등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음
하지만 2024년
비극은 또다시 찾아왔음
써니마저 세상을 떠나며
엄마 스테프의 마지막 혈통도 막을 내리고 말았음

https://saltriverwildhorsemanagementgroup.org/wild-scene-on-bush-hwy-resolved/
써니의 아빠 카요와
몇몇 숙모, 삼촌들은 아직 건강하게 살아있음
카요 무리는 2018년에 교통사고로
가족 3마리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 8월 27일에는
도로에 난입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음
2018년 말부터 사고를 막기 위해 울타리를 설치했지만
카요 무리는 열린 문으로 탈출해 도로에 나타났던 거임

다행히도 신속한 제보 덕분에
큰 사고 없이 상황은 잘 마무리됐음
카요 무리는 10분 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강가에 가서 태연하게 물을 마셨다고 함
카요는 현재 우두머리 종마에서 은퇴한 상태임
나헬레와 써니의 경우처럼
성체 말이라고 해도 사냥당하는 경우가 있음
하지만 다소 흔치 않은 케이스임
전문가들에 따르면, 말은 쉽지 않은 사냥감임
성체 말한테 당해서
망가진 퓨마나 늑대의 시체도 종종 발견된다고 함
성체 말은 쉬운 먹잇감이 아니어서
포식자들이 쉽게 노리지 않는데
나헬레와 써니의 경우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였을 수도 있음
3.
가까운 말이 죽으면 말은 상실을 느낄까?
2016년 당시
써니의 동생 카이가 총격으로 사망했을 때
읽어볼 만한 이야기가 있어서 가져와 봤음

#출처
카이의 가족은 이제 괜찮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말은 상실감을 느낄까요?
그들은 우리에게 말을 할 순 없지만
가족 무리가 구성원을 잃을 때마다
우리는 반복적으로 비슷한 행동을 목격해왔습니다.
무리는 보통 24시간, 때로는 48시간 이상
사라진 말이 마지막으로 있던 지역에 머뭅니다.
그 시간이 지나면
우두머리 종마가 무리를 독려해 자리를 떠나게 하고
나중에는 강제로 떠나게 합니다.
그 모습이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우두머리는 무리 전체의 생존을 책임지는 존재입니다.
한 번은 무리가 사산된 망아지를
하루 종일 툭툭 건드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망아지가 숨을 쉬지 않더라도
그들은 그것이 '상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야생마는 매우 사회적이고 감정이 풍부한 동물이며
동시에 극도로 강한 회복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야생마 사회의 무리 역학과 위계 구조는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고
계속해서 그들을 지켜보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그들 사이에서 오가는 사랑과 배려를
우리는 너무 쉽게 목격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매일 야생마로부터 많은 것을 배웁니다.
참고글 ☞ 솔트리버에서 목격된 야생마들의 장례식

#출처
레이니를 잃고 한동안 혼란스러워 보였던 니치
하지만 어제 니치의 얼굴엔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음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된 듯한 모습이었음
어쩌면 이런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위로를 받는 걸지도 모르겠음

#출처

#출처
짧은 생을 살다 간 아기 레이니
비록 머문 시간은 짧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야생마 덕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은 아이돌 같은 존재였기에
곳곳에서 레이니를 향한 추모가 쏟아지고 있음
한 사진작가 분이 남긴 추모사가
울림도 남기고 반응이 좋아서 옮겨봤음
나를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머무르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어요.
나는 바람의 속삭임으로 이 세상에 왔어요.
잠시 스쳐 지나가는 아름다움이자
시간을 초월한 무언가를 상기시키기 위해
태어난 생명의 불꽃이었어요.
내 날은 짧았지만 목적으로 가득했어요.
나는 솔트 강 하늘 아래서 거칠게 달렸고
태양의 따스함을 느꼈고
진심으로 사랑받았어요.
이보다 무엇을 더 바랄 수 있을까요?
당신은 내가 강을 건너는 모습을 지켜보았죠.
그 순간들 속에서
나는 단지 망아지가 아니었어요.
나는 희망이었고
야생의 심장박동이었고
자유의 영혼이었고
회복력의 상징이었어요.
비록 내 몸은 땅으로 돌아갔지만
내 영혼은 여전히 바람 속, 강물 속을 달리고 있어요.
이 톤토 국립 삼림지대를 가로질러
메아리치는 모든 질주 리듬 속에 살아 있어요.
내 운명을 퓨마 탓으로 돌리지 마세요.
해를 품은 바위들과
야생을 가로지르는 오솔길
그 어떤 것도 나를 앗아가지 않았어요.
이 삶은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았으며
아름다움과 위험으로 가득 차 있어요.
당신과 인간 친구들은 이해하기 힘들 거예요.
당신들의 세계에서 사랑은 보호를 의미하지만
내 세계에서 사랑은 자유를 의미해요.
그러니 퓨마를 저주하지 마세요.
그는 자신이 태어난 대로 살아갔을 뿐이에요.
그의 굶주림은 나의 굶주림과 다르지 않고
그의 존재 목적 역시 신성한 것이에요.
그의 식사가 되는 건 내 여정의 일부였어요.
자유롭게 달리는 것이 내 기쁨의 일부였던 것처럼.
이것이 야생의 균형이에요.
가혹하지만 그 나름대로 완벽해요.
그리고 나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이들에게
내 이름이 증오로 불리지 않게 해주세요.
나는 솔트 강에서 태어난 첫 번째 말이 아니에요.
그리고 마지막도 아닐 거예요.
항상 그랬듯 더 많은 이들이 내 뒤를 따를 거예요.
어떤 이들은 강하게 자라고
어떤 이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이 야생의 방식이에요.
나를 깊이 사랑해 준 당신이
진심으로 사랑으로 나를 기억하길 원한다면
나에 대한 기억으로 마음을 하나로 모으세요.
그리고 그 하나됨을 통해 세상은 조금씩 바뀔 거예요.
내 무리만을 위해서가 아닌 모든 야생마들을 위해서.
우리를 위해 계속 서 있어주세요.
우리의 보금자리를 보호하고 내 가족을 지지해주세요.
당신의 아이들과 그 뒤를 이을 아이들이
내 종족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도록.
그들도 솔트 강 옆에 서서
내 형제자매들이 탁 트인 하늘 아래서
자유롭게 달리는 것을 지켜볼 수 있도록.
그러니 내 죽음을 애도하지 말고
내가 이 세상에 가져온 사랑을 이어가세요.
그리고 상기시켜주세요.
인생은 나날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나눈 마음으로 측정된다는 걸.
내 목적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단결하도록 영감을 주는 것이었고
모든 순간이 선물이라는 걸 상기시키는 것이었어요.
그러니 숲 사이로 바람의 속삭임을 들을 때
야생의 말들이 힘차고 자유롭게 달리는 것을 볼 때
내가 거기에 있다는 걸 알아주세요.
사라진 것이 아니라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단지 앞서 달리고 있는 것임을.
참고로 현재 솔트리버에는
2024년에 태어난 망아지 3마리가 남아 있음

암컷 망아지 아이리스(Iris)
종마 네뷸라(Nebula)와 암말 비너스(Vinus)의 딸

암컷 망아지 스트라이더(Strider)
종마 믹(Mick)과 암말 사카자웨아(Sacajawea)의 딸

수컷 망아지 원더(Wonder)
종마 린도르(Lindor)와 암말 스프링(Spring)의 아들
원더는 이전에 짧게 소개한 적 있음
관련글 ☞ 야생에서 포착된 야생마들의 장례식

#출처
레이니와 원더가 조우했던 날 찍힌 사진임
뭔가 동화속의 한 장면 같기도 함 ㅋㅋ
레이니가 잘 자랐다면
원더랑 같은 무리를 꾸렸을지도 ㅠㅠ
곧 다가올 봄이면
또 다른 생명들이 태어날 거임
공교롭게도
최근에 글 쪘던 야생마들 중에
유독 안타까운 일들이 많았음

미리 메모장에 글 쓰던 중에
실종 소식이 전해졌던 망아지 노바(Nova)
노바는 아직까지도 발견되지 않았고
관계자분은 늑대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심
관련글 ☞ 엄마를 잃고 두 종마한테 키워진 야생 망아지

선댄스 가족 이야기를 옮기려던 중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종마 스카웃(Scout)
선댄스 가족 이야기도 너무 안타까운데
스카웃의 죽음까지 더해져서 어질어질했음 ㅠㅠ
관련글 ☞ 어느 야생마 가족의 잇따른 실종 사건

그리고 불과 두 달 전
귀엽다고 신나게 이야기 옮겼던
아기 주인공 레이니의 죽음까지...
관련글 ☞ 야생에서 보기 드문 11월에 태어난 야생 망아지
정 들었고 얘기하고 싶었던 야생마들이
며칠 사이 연달아 세상을 떠나버렸음 ㅠㅠㅠ
원래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지는 않음
부디 모두 천국에서
고통 없이 자유롭게 달리기를 바람 🙏🐎

#출처
레이니: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https://youtu.be/Ju010jIlibc
https://youtu.be/-szGvwfcRao
레이니 생전에 촬영됐던 루나 무리
https://youtu.be/unXYrL0LN4M
레이니 추모 영상
[출처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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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말 #야생마 #머스탱 #브럼비 #wildhor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