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4월 25~26일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최악의 원전사고
이 사고로 우크라이나 북부의 2200km² + 벨라루스 남부의 2600km² 를 합쳐
도합 4800km²에 달하는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CEZ)이 생겼음
체르노빌과 인근에 살던 35만명의 사람들이 대피하고
원자로 근처의 나무와 식물들이 죽고
살던 동물들도 죽거나 병들거나 기형이 되고
먹이사슬이 파괴되어 많은 종들이 감소해 아무도 살지 않는 데드존이 되어버렸음
그런데 몇 년이 지나자 체르노빌의 자연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하면서
작고 기동성이 있는 새와 곤충부터 시작해 점점 더 많은 동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음
스라소니, 늑대, 엘크, 멧돼지, 흰꼬리수리, 곰, 붉은사슴, 노루, 멧돼지, 엘크 등 입주완료
그리고 몽골야생말처럼 한번 멸종됐다가 번식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개체수가 늘어난 유럽들소도 입소
인간은 모두 떠났지만 온갖 야생동물들이 터를 잡으면서 본의 아니게 유럽에서 3번째로 큰 자연보호구역으로 등극
과학자들은 생각했음
몽골야생말도 살만할 거 같은데?
과학자들 : 생물의 다양성을 위해 체르노빌 제외구역에 몽골야생말을 풀어놓자!
이곳은 원래 몽골야생말이 살던 곳은 아니었지만
인간에게 버려진 땅의 생물다양성을 꾀한다는 취지로 몽골야생말을 풀어놓기로 함
(아래 내용과 관련없지만 체르노빌에 살고 있는 몽골야생말의 모습)
1998년에 첫 31마리가 체르노빌로 운송됐음
우크라이나 남부에 있는 아스카니아 노바 자연보호구역에서 수컷 10마리, 암컷 18마리
그리고 지역 동물원에 있는 수컷 3마리
이 31마리는 도착 후 8개월가량 적응 울타리에서 지내다가 본격 방사될 예정이었는데
(아래 내용과 관련없지만 체르노빌에 살고 있는 몽골야생말의 모습)
그런데 이쪽도 풀어놓는 초기 과정에서 상당히 애를 먹었음
운송 도중 부상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8마리가 사망
어떤 종마는 적응 울타리를 떠나고 싶지 않아 하다가 연못의 얼음을 깨고 18개월 뒤 사망
종마 그리츠(Gritz)의 혈통서 프로필
종마 튜먼(Tuman)의 혈통서 프로필
종마 그랜트(Grant)의 혈통서 프로필
2004년 1월에는 우크라이나 키예프 동물원에서 종마 3마리를 새로 데려왔음
종마들의 이름은 그리츠(Gritz), 튜먼(Tuman), 그랜트(Grant)
그랜트는 혈통서에는 암말로 나와있지만 종마라고 함
이 3마리는 아무런 적응 기간 없이 바로 풀려났는데
그리츠랑 튜먼은 이마에 특이한 흰색 무늬가 있다는 이유로 거세당했고
그랜트는 가축 암말을 빼앗으려 했다는 이유로 거세당해 3마리 모두 느닷없이 거세 크리를 맞았음
심지어 그리츠는 거세당한 직후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
아마 잡종으로 오해받았거나 잡종이 유입될까봐 거세한 거 같지만
이마에 흰색 무늬가 있는 몽골야생말도 있는데 대체 왜죠
몽골 호민 탈에 사는 종마 볼레로(Bolero) : 이마에 흰 땜빵 있는 1인 여기 있어여
무묭의 체르노빌 몽골야생말 1 : 나도 껴주셈
무묭의 체르노빌 몽골야생말 2 : 야 너네 다 비켜
(아래 내용과 관련없지만 체르노빌에 살고 있는 몽골야생말의 모습)
아무튼 3마리의 종마 중 그리츠가 죽고 튜먼과 그랜트는 1년 동안 살긴 살았는데
체르노빌 마을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고 쓰레기통에서 음식을 뒤지거나 빵을 구하기 위해 인근 마을을 배회하기도 했다고 함
하지만 어느 날 튜먼이 도로에서 차에 치여 2005년 1월에 사망
마지막으로 남은 그랜트는 제엽염으로 추정되는 다리 질병 때문에 점점 마르고 쇠약해지다가 2005년 3월에 사망
3마리의 운명이 너무 기구하다...
(아래 내용과 관련없지만 체르노빌에 살고 있는 몽골야생말의 모습)
2004년 9월에는 우크라이나 오데사 동물원에서 10마리를 새로 데려왔음
역시 아무런 적응 기간 없이 바로 방사했는데
동물원에서 사람의 보살핌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신체 발달이 좋지 않았고
결국 야생 환경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해서 이쪽도 상당히 수난이었음
(아래 내용과 관련없지만 체르노빌에 살고 있는 몽골야생말의 모습)
10마리 중 7마리는 도착하자마자 사망
남은 2000년생 수컷 2마리와 암컷 1마리는 2004년 12월까지 보여서 잘 사나 싶었지만
기존에 왔던 말들이 얘네들을 위협하고 공격하는 바람에 곧 사라져버렸다고 함
애초에 너무 무책임하게 풀어준 거 아니냐
아무튼 이런 초기 방사 리스크를 겪은 후
풀어주니까 알아서 번성한 몽골야생말은 2004년에 개체수가 65마리까지 쭉쭉 늘어났음
그런데 65마리까지 잘 늘어나던 말들이 2004~2005년 사이에 갑자기 50마리로 확 줄어든 거임
과학자들 : 늑대의 소행인가? 그러기엔 늑대 수가 적은데?
조사 결과 원인은 사람들의 불법 밀렵이었음
BBC 보도에 따르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빈곤에 시달려서 몽골야생말을 먹거나 팔기 위해 불법으로 사냥했다고 함
불법 사냥당하고 버려진 몽골야생말 사체를 치우는 모습
체르노빌 제외구역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던 몽골야생말들도
지역 주민들의 총에 맞아 금방 죽었다고 함
당시 제외구역에 인접한 벨라루스 영토에서도 망아지를 포함한 8마리 하렘이 목격되기도 했지만(사진)
이 중 3마리는 2008년 보호구역을 떠나 북쪽 국경을 넘다가 총에 맞아 숨졌음
1999년부터 2006년 사이 체르노빌 제외구역에 사는 몽골야생말의 사망 원인
사망 원인은 질병, 분만 합병증, 부상, 원인불명 등 다양하지만 밀렵 지분 23.7%
유엔 통계에 따르면 2007년에만 17마리가 불법 총살당했다고 함
체르노빌 금지구역 내 몽골야생말의 연간 개체수 추이
2004년에 65마리까지 늘어났지만 2004~2006년 사이 극심한 밀렵으로 인해
2006, 2007년에는 51~52마리로 확 줄어든 게 보임
몽골야생말 개체수 감소의 결정적인 원인이 질병, 포식자, 방사능도 아니었고
인간의 불법 사냥이었다는 결론이 나오자
연구팀은 심각한 밀렵 실태를 우크라이나 정부, 과학 협회, 대중 매체에 알려 공론화했고
이 문제는 대중의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음
이후 강력한 보호 조치를 때려박자
2008년부터 망아지 비율이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했음
보호 조치가 시작된 지 20년만에 개체수가 5배로 늘어났고
2018년에 실시된 인구조사 결과 약 150마리가 살고 있는 걸로 파악되었음
이 150여마리에는 하렘 무리 13개, 총각 무리 6개, 솔플하는 외로운 총각말 등등이 있음
2018년에는 최소 22마리의 망아지가 태어났다고 함
몽골야생말 일부는 더 북쪽으로 이동해 벨라루스에 정착해서
체르노빌 제외구역에 약 150마리, 벨라루스 국경 너머에 약 60마리가 살고 있다고 함
이렇게 체르노빌 제외구역은 몽골야생말의 안정적인(?) 서식지로 굳어졌음
인간이 버리고 간 폐건물을 야무지게 쓰고 있는 몽골야생말들
주로 휴식을 취하거나 비를 피하거나 벌레를 피할 때 쓴다고 함
꽤나 즐겁게 쓰고 있고 5시간이나 머물기도 한다고
하지만 2018년 11월에 문이 열리지 않아 2마리가 건물에 갇혀서 죽은 채로 발견된 경우도 있었음
다른 동물들도 세 들어 살아요
https://twitter.com/euronewsgreen/status/1391352127742783489?t=E8LfgAuJVgSjeuqah3bDsA&s=19
https://twitter.com/alfonslopeztena/status/1385575551151247363?t=JaZDMZd5RuIMqn_SEhF8DA&s=19
https://twitter.com/BoixRichter/status/1316275902804828160?t=npkylU_amjheeO3PEYxRBg&s=19
https://twitter.com/BoixRichter/status/1385835447167983617?t=ysPbEabOspp3bIxBL_iyfg&s=19
https://twitter.com/bordoni_russia/status/1375904507557740545?t=h43m5VAsdJyzhmXUcE2oNA&s=19
https://twitter.com/DarmonRichter/status/1281653080618962944?t=eh1M2lxrHNyFkEjf4ySoqw&s=19
https://twitter.com/ChernobylX_tour/status/1413890819766034437?t=czRhNCBLj3Sw6-3r_LUqwA&s=19
https://twitter.com/LynnChateau/status/1490922225297653762?t=eDvarblonbu1EOjBDTR91g&s=19
https://twitter.com/radioecology/status/1323990675092885506?t=NNyl9_pqGM-0usaXkHrNLQ&s=19
https://twitter.com/olliewearn/status/1755942087051141465?t=qhSL4gDxu8T0GOVg5U-cXw&s=19
https://twitter.com/wildpolesia/status/1395741173327802370?t=hAaHGAosRLXquQBZS8fY5Q&s=19
https://x.com/GOrizaola/status/1402995855297187851?s=20
다양하게 포착된 체르노빌의 몽골야생말들
나 건물주야(위풍당당)
정체 모를 창고도 우리꺼
도로도 우리꺼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에 있는 "붉은 숲"
가장 심각한 낙진 피해로 치명적인 방사선량을 직빵으로 맞아 소나무들이 붉은색으로 변한 지구상에서 방사능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
붉은 숲도 우리가 접수한다
몽골야생말들이 이 숲을 자주 이용하는 모습이 관찰된다고 함
그리고 체르노빌의 특이점 하나
몽골야생말의 천적은 자나깨나 늑대임
몽골야생말이 서식하는 대초원지대나 반사막지대의 최고의 킬러가 늑대거든
그런데 특이하게도 체르노빌 늑대들은 몽골야생말한테 힘을 못쓰고 있다는 거임
2009년 논문에 따르면 늑대들은 몽골야생말을 건들지도 않는다고 함
원래 야생동물들은 늙고 약해지거나 다치면 그대로 천적의 밥이 돼서 자연사하는 경우가 드문데
여기 늑대들은 늙거나 병든 몽골야생말을 발견해도 건들지 않아서 말들이 자연사했다고 함
늑대 : 아싸 몽골야생말이다
늑대 : 벌써 존맛탱~
늑대 : 여기가 미슐랭 맛집이구나
내 밥으로 만들어주마
"체르노빌 제외구역에는 60~80마리의 안정적인 늑대 개체수가 있다.
하지만 몽골야생말이 늑대로부터 자신을 성공적으로 방어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몽골야생말은 너무 크고 위험한 먹이이기 때문에
늑대는 붉은사슴, 노루, 멧돼지, 엘크 같은 유제류를 더 선호한다.
늑대는 아프고 약한 말조차 죽이지 않았다.
암말 소니아(Sonja), 종마 그랜트(Grant), 신원 미상의 말 한 마리는 지속적인 질병으로 인해 매우 쇠약해졌다.
그들은 무리를 따라갈 수 없었고 가을과 겨울 몇 달을 혼자 보냈다.
늑대와 그들의 발자국은 아픈 말들이 사는 지역에서 자주 발견되었다.
하지만 포식자들은 말을 죽이지 않았고 이들은 모두 각각 2003년, 2005년, 2006년에 자연사했다."
그랜트(Grant) : 초반에 언급한 키예프에서 데려왔다가 거세당했던 종마 3마리 중 하나
암말 소니아(Sonja)의 혈통서 프로필
늑대 : 흠칫
"체르노빌 제외구역에서 몽골야생말의 방어 행동에 대한 목격자의 증언이 있었다.
1999년 겨울, 아스카니아 노바에서 데려온 6마리의 종마로 구성된 총각 무리가 두 마리의 늑대를 쫓았다.
말들 중 2마리는 3.5살, 나머지는 6.5살~7.5살이었다.
늑대 중 한 마리는 도망쳤고, 다른 한 마리는 죽었다.
어린 종마들은 늑대를 건드리지 않았지만
나이 있는 종마들은 늑대를 물어뜯고, 던지고, 흩어진 늑대의 잔해만 남을 때까지 계속 앞발굽으로 공격했다."
늑대 : 구...구라지?
"2002년 12월, 우리는 12마리의 늑대 무리가 외로운 몽골야생말 종마를 사냥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종마는 늑대를 먼저 알아차리고 머리를 높이 들고 귀를 쫑긋 세운 채 빠른 속도로 그들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3마리의 늑대가 말 뒤에서 재빨리 달렸고 다른 늑대들은 언덕에 숨어 있었다.
종마가 언덕에 가까이 왔을 때 모든 늑대가 그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종마는 그대로 질주했고 늑대는 오랫동안 그를 쫓지 않았다.
NAS 우크라이나 동물학 연구소의 M. Shkvyrya는 그것이 종마의 추격 훈련이었을 거라고 추측했다.
2003년 여름에는 화재 감시탑의 한 관찰자가
몽골야생말 떼가 늑대를 죽이려는 분명한 의도를 갖고 공격적으로 쫓는 것을 목격했다."
늑대 : 뜨헉
몽골야생말 : 꼽냐?
늑대 : 앗 아닙니다 수고요
급 조신해진 늑대
한편 중국 신장 칼라마일리에서는 이상한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음
늑대가 아르갈리양을 잡아서 먹고 있을 때
몽골야생말 한마리가 다가와서 거의 30분 동안 같이 먹었다고 함
다 먹고 몽골야생말이 떠나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는 거임
야생에서라도 몽골야생말이 고기를 먹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놀랍다는 반응이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늑대는 무리생활을 하는 서열이 뚜렷한 동물로
음식을 먹을 때 서열 1위 늑대가 항상 가장 좋은 부위를 먼저 차지하기 때문임
다른 육식동물들도 먹이를 놓고 감히 늑대와 경쟁하지 않는다고 함
이런 늑대와 다이다이 뜰 수 있고 늑대의 먹이를 훔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동물은 곰인데
아무리 강한 곰이라도 늑대 무리를 상대할 때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함
그런데 감히 몽골야생말이 늑대와 겸상을 했다?
무묭의 덬 A : 양을 다 먹은 다음 몽골야생말을 잡아먹으려고 아껴둔 거 아님?
무묭의 덬 B : 혹시 둘이 친한 거 아님?
전문가들에 의하면 4가지 가설이 있음
1. 초식동물의 조상은 원래 고기를 먹었지만 오랜 진화를 거쳐 점차 초식동물이 된 거다
2. 부상이나 출산으로 인해 영양보충이 필요한데, 비타민A, 비타민D, 단백질 등의 영양소를 고기에서 얻기가 더 쉽다
3. 겨울에는 폭설 때문에 풀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극도로 배가 고프면 동물의 시체를 먹기도 한다
4. 야생동물도 호기심이 많아서 눈에 보이는 건 다 맛보고 싶어한다
동물의 뼈를 씹고 있는 사슴
죽은 토끼를 먹고 있는 소
죽은 얼룩말의 사체를 뜯어먹는 기린
죽은 동물의 사체를 뜯어먹는 사슴과 판다(판다는 초식을 하는 육식동물이긴 함)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는 토끼
실제로 야생에서 초식동물이 고기를 먹는 경우가 은근히 있으며
호주에서는 배고픈 야생마 3마리가 같은 종의 사체를 먹고 있는 게 발견되기도 했다고 함
하지만 죽은 동물을 먹는다는 점에서 육식동물과 차이가 있음
늑대랑 겸상한 저 몽골야생말도 혼자 돌아다니는 말이었다고 함
먹이를 찾기 힘들고 너무 배고파서 먹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림
갑상선가젤
아시아당나귀 쿨란
사실 몽골야생말은 몽골이나 중국에서도 늑대의 1순위 먹이는 아니고
가젤이나 아시아당나귀 쿨란 다음 3, 4순위 먹이 정도임
게다가 건강한 성체 말은 아무리 늑대라도 사냥하기 부담스럽고 역으로 당할 수 있어서
주로 어린 망아지, 혼자 있는 암말, 병들고 약한 말을 노림
방어가 되는 성체 말에 비해 망아지들의 피해는 매년 꾸준하게 발생해서 골칫거리임
무묭의 덬 : 근데 체르노빌 동물들은 방사능에 피폭 안되나?
당연히 동물들한테도 방사능은 해로움
코로나 이전에 체르노빌에 사는 야생쥐를 조사했더니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은 들쥐보다 40배 높은 방사선 비율이 나타났다고 함
또 초기 고선량 방사선을 맞은 동물의 후손들에게서 많은 염색체 이상이 관찰되기도 함
하지만 개인차가 크고 건강과 방사선량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는 딱히 없었다네
그렇다고 함 ㅇㅇ
그런데 여기에 또다른 변수가 꼈다는 게 문제임
바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국제 원자력기구는 체르노빌 방사능 수치가 낮고 대중에게 위험을 주지 않는다고 했지만
전투 중에 방사능이 새어나와 피해를 줄 위험이 있어서 우려된다고 함
이미 전쟁 중 방사능 수치가 급증했다는 보고도 있었음
좋은 시간 보내는 몽골야생말 뒤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
전쟁 중 러시아의 군사활동 때문에 우주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큰 화재가 나기도 했고 대형 산불도 자주 발생함
https://www.facebook.com/gaschak/posts/pfbid0CZ7btyHEw4ZsgTrYzqBojSCcU3STNA8fVJA5ENcPTpk5QEdR94USM8MbbBePinbYl
번역기 돌려보면 이곳은 체르노빌 제외구역 내에 있는 Razyezhee 라는 마을인데
2015년에 화재가 발생해서 이곳을 애용하던 몽골야생말 무리가 화재 이후 사라져버렸대
근처에 화재의 영향을 받지 않은 구역이 있어서 아마 그쪽으로 피했을 거라는 듯
하지만 모두가 이 지역을 탈출한 건 아니고 불에 타지 않은 나머지 지역에서 시간을 보냈다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으니 말들이 잦은 화재에 대처하는 방식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함
여기는 숲 가장자리에 있는 오두막집인데 늙은 종마 한 마리가 살고 있었대
귀가 찢어지고 목에 상처가 있고 발굽을 거의 움직일 수 없는 병약한 종마였는데
초원과 숲으로 연결된 이 한적한 오두막에서 혼자살았다고 함
가끔 딸이 새끼를 데리고 이 할아버지 종마를 찾아오기도 했다는 듯
그런데 여기는 Buryakovka 이라고 불리는 농장의 서쪽으로 방사능 흔적이 남은 곳이고
2020년 4월 22일 서쪽에서 불이 나서 이 오두막을 다 태워버리고 사진처럼 잿더미만 남았다고 함
다행히 연구자는 26일에 불에 타지 않은 남쪽과 동쪽의 초원에서 이 종마를 다시 만났다고 함
체르노빌의 몽골야생말들은 잦은 화재에 대처하는 방식도 배워하는구먼
체르노빌 야생동물을 모니터링하거나 연구하던 사람들도 피해를 입고 있는데
전쟁 때문에 업무가 지연되고 있어서 이래저래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임
과학자들은 몽골야생말을 비롯한 동물들이 피해를 입었을 수도 있다고 걱정함
그래서 전쟁이 끝나면 개체수 조사가 다시 이뤄질 수도 있다고 함
참고로 체르노빌 늑대의 인구밀도는 인근에 있는 다른 보호구역보다 7배나 더 많아서
의문을 품은 과학자들이 있었음
과학자들 : 체르노빌 늑대들은 왜 다른 지역 늑대들보다 더 번성하고 있는 거임?
방사능 쩌는데 그 반대여야 하지 않음?
과학자들은 조사에 착수했고
10년 동안 연구한 결과가 얼마전에 발표됐음
체르노빌 제외구역에 사는 늑대한테서 암 저항성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함
체르노빌 늑대는 평생 동안 매일 11.28밀리렘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는데
이는 인간에 대한 법적 안전 한도의 6배가 넘는 수치라고 함
그런데도 암에 잘 안 걸리는 이유는
체르노빌 제외구역 밖에 사는 늑대들과 다른 돌연변이 면역체계를 갖고 있다는 거임
이는 방사선 치료를 받는 암 환자들에게서 발견되는 변화랑 비슷하다고 함
말하자면 방사능에 의한 암에 저항할 수 있는 더 강한 면역체계를 장착한 슈퍼늑대로 진화한 거
그런데 여기에는 또다른 요인이 있다는데
연구자 중 하나인 생물학자 캠벨 스태튼(Campbell-Staton) :
"체르노빌 제외지역에 사는 늑대는 방사능 피폭과 암에 대항해야 하지만 인간의 사냥은 신경 안 써도 됨.
방사능보다 인간들의 사냥 압력으로부터의 해방이 동물들의 삶의 질에 훨씬 더 큰 영향을 줬을 수도 있음."
즉 인간 스트레스에 비하면 방사능 스트레스 따위 별 거 아니라는 거
가이아 이론의 창시자인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 :
"아마조니아 열대 우림을 방사능 오염 토양으로 매장하면 인간으로부터 대자연을 보호할 수 있을 듯."
역시 그런 것인가.....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 들판에서 찍힌 어느 몽골야생말 하렘
누구 하렘인지 몰라도 규모가 꽤 커보인다
또다른 단란한 하렘의 모습
지나가다가 한마리가 카메라 의식하고 멈추니까 다같이 동기화돼서 멈춤
몽골야생말은 서로 잘 따라하고 행동동기화가 잘됨
카메라 트랩에 포착된 여러 무리들
하렘 무리도 있고 외톨이도 있다
털 뽀송뽀송하네
길을 건너다 말고 카메라와 아이컨택 중인 어느 하렘
어느 하렘 드론샷 1
평화롭고 따수워 보인다
얘는 외톨이인가 했더니
아담한 하렘이었음 ㅋㅋㅋ
얘네는 아담한 하렘인가 했더니
갑자기 우르르 쏟아져나옴 ㅋㅋㅋ
이렇게 하렘의 규모가 크면 우두머리 종마가 능력자라고 보면 됨
하렘을 가지고 끝이 아니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받고 싸워야 하는 게 우두머리 종마의 말생
시간차를 두고 눈 위를 어슬렁어슬렁 누비는 무리들과 외톨이 종마들
외톨이도 껴주라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밤길을 누비는 모습
몽골야생말은 밤에도 활동적인 동물임
한 마리가 지나가면 뒤에서 누군가 또 눈을 빛내며 다가오고
시간차를 두고 각기 다른 무리나 외톨이들이 카메라 앞을 자꾸만 지나가고 있다
한곳에서 시간차를 두고 찍힌 다양한 무리의 몽골야생말들
1시간 영상에 팀플도 보이고 솔플도 보이고 말들이 자주 오가는 핫스팟인듯
바로 옆에 물이 있어서 물장구도 치고 털이 젖어있는 애들도 있움
너네 뭐하니 ㅋㅋㅋㅋ
한겨울 푹 쌓인 눈 위를 걷는 외톨이 종마
이렇게 무리 없이 혼자 돌아다니는 애들은 보통 하렘에서 쫓겨난 총각말이거나
하렘을 빼앗기고 외톨이로 살고 있는 늙은 종마임
얼른 친구 생겨라
깊게 쌓인 눈을 푹푹 밟으며 힘겹게 나아가는 말들
털빛이 거의 은색이네
어느 하렘 드론샷 2
시력과 후각이 좋아 낯선 무언가가 있으면 잘 의식함
눈이랑 잘 어울리고 곱다 고와
어느 하렘 드론샷 3
대략 14마리의 대형 하렘
이동하다가 자꾸 드론을 의식하는 말들
가려다가 또 드론을 의식하고 멈칫
에라 모르겠다 가자 ㅋㅋ
시야에서 사라지는 말들
비엔나 소시ㅈ....
말들이 지나간 자리에 덜렁 남은 발자국들
2018년 낙농장 근처에서 발견된 어느 몽골야생말 혼종 A 하렘
원래 이 하렘에는 종마 한 마리(맨 왼쪽)와 암말 한 마리(오른쪽에서 두번째)만 있었는데
5월 7일~21일 사라졌던 암말이 5월 중순에 출산한 암컷 망아지(맨 오른쪽)를 데리고 돌아왔음
그런데 이 시기에 저 검은 가축 암말이 하렘에 들어온 거임
몽골야생말 암말 입장에서는 애 낳고 돌아왔더니 완전 날벼락 ㅋㅋ
우두머리 종마가 가축 암말이랑 교미하는 모습이 며칠동안 포착됐다고 함
5월 10일, 5월 11일, 5월 14일, 5월 15일, 5월 17일 <- 교미한 날짜(tmi)
처음에는 가축 암말이 몽골야생말 암말을 쫓아내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게 관대해졌다고 함
https://www.facebook.com/gaschak/posts/pfbid02F1rKkdpWswt3nR2WLzAje2BPR16qnpa9uJN6DkD1jM7YenqA3vufjTF5hKSEDyJGl
가축 암말이 꼽사리 낀 A 하렘을 발견한 연구자는 '이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함
당연함... 멸종위기동물인 몽골야생말이 가축말과 섞이면 혈통 보존이 어려워지거든
몽골야생말을 야생으로 재도입한 몽골이나 중국의 경우도
유목민이 키우는 가축말과 섞이지 않도록 아주 철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음
체르노빌에도 모니터링 연구자들이 있고 이런 현상을 분명히 우려하고 있지만
'이 하렘은 어쩔 수 없다' 정도로 받아들인 듯
"카메라 트랩 중 하나가 보낸 사진을 살펴보니 최근 가축 말이 나타난 것을 발견했다.
당연히 나는 그것이 또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그 지역에 몇 번 가봤지만 흔적과 흙길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말은 의도적으로 밤에만 왔다.
마침내 어제 나는 운이 좋게도 그들을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보았다.
종마, 아주 작은 새끼를 낳은 새로운 어미, 갈기가 가늘고 종마보다 머리가 절반은 더 큰 가축 말.
'이러면 좋을 게 없다' 라는 생각이 쇄도하는 가운데 그들은 아름다워 보였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국제결혼이 잘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보다시피 아름답다."
참고로 체르노빌 제외구역에는 가축말이 거의 없다고 함
잡종의 징후가 있는 몽골야생말이 관찰됐지만 아마 '과거 체르노빌' 잡종의 후손일 거라고 하는 듯
그런데 이 가축 암말이 9월에 이웃마을에 있는 B 하렘으로 갈아탄 거임
연구자에 따르면 7월 말에 A 종마가 B 하렘이 있는 곳을 찾아가서 B 종마와 약간 싸웠다고 함
그런 후에 가축 암말이 B 하렘으로 갈아탄 거라고 한다
가축 암말 능력자네
2019년 갈아탄 B 하렘에서 잡종 망아지(가운데) 탄생
잡종 망아지의 아버지는 당연히 이전 A 하렘의 종마라고 한다...
잡종 망아지의 친아빠인 A 종마
하렘 갈아타기 전 오붓한 부부샷
잡종 망아지의 새아빠인 B 종마
새아빠도 친아빠처럼 늠름한 몽골야생말
갈아타기 전 A 하렘 시절 가족사진
갈아탄 B 하렘 가족사진 (2020년)
털색이 진한 잡종 망아지가 2마리, 가축 암말, 제일 오른쪽은 새아빠
단란한 가족임
언제 잡종을 2마리나 낳았지
부모의 외모가 골고루 믹스된 잡종 망아지들
몽골야생말보다 더 짙은 갈색이지만 가축말보다 연한 갈색임
주둥이는 엄마를 닮아서 몽골야생말보다 덜 뭉뚝하고 얄쌍하고 길지만
키는 아빠를 닮아서 땅딸막함
일반 말과 몽골야생말 주둥이 틈새 비교
일반 말의 주둥이는 얄쌍하고 길지만 몽골야생말의 주둥이는 카피바라처럼 뭉뚝하고 짧음
일반 말의 갈기는 길고 늘어져 있지만 몽골야생말의 갈기는 짧고 위로 솟아 있음
새아빠와 잡종 막내가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
망아지는 새아빠를 졸졸 따라다니고 엄마 품에서 지내고 있음
하지만 지금쯤 4살이 됐을 테니 하렘에서 쫓겨났을라나
잡종 망아지의 윙크빔 뿅
세간의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단 별일없이 잘 살고 있는 거 같다
다들 지금도 앞으로도 건강하게 잘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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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자료-
체르노빌 몽골야생말 https://anequestrianlife.com/2023/07/the-wild-horses-of-chernobyl/
체르노빌 몽골야생말의 미스테리 https://theconversation.com/the-mystery-of-chernobyls-wild-horses-137270
체르노빌의 몽골야생말은 고기를 위해 사냥당한다 https://rtfitchauthor.com/2011/08/03/chernobyls-przewalskis-horses-are-poached-for-meat/
체르노빌 근처에서 줄어들고 있는 몽골야생말 수 https://thehorse.com/119685/przewalski-horse-numbers-dwindling-near-chernobyl/
체르노빌 제외구역 내 몽골야생말 개체군의 10년(PDF)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32523892_Ten_years_of_development_of_the_Przewalski_horse_population_in_the_Chernobyl_Exclusive_Zone
도입 20년 후 체르노빌 제외구역에 있는 몽골야생말(PDF)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38115309_Przewalskis_horse_Equus_ferus_przewalskii_in_the_Chornobyl_Exclusion_Zone_after_20_years_of_introduction
체르노빌 정복을 위한 몽골야생말 https://www.monts-azur-rewilding-area.com/cheval-przewalski-tchernobyl/
폭발 35년 후 체르노빌에서 야생말이 번성한다 https://phys.org/news/2021-04-wild-horses-flourish-chernobyl-years.html
늑대와 함께 아르갈리양을 먹고 있는 몽골야생말 https://www.sohu.com/a/539128474_99945595
암 저항성을 가진 체르노빌 늑대 https://www.ans.org/news/article-5761/cancerresistant-genes-in-wolf-population-at-chernobyl/
전쟁과 체르노빌의 야생말 https://horsenetwork.com/2022/03/war-and-the-wild-horses-of-chernobyl/?amp=1
러시아는 체르노빌에 대한 미래 연구를 위협한다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russian-capture-of-ukraines-chernobyl-nuclear-plant-threatens-future-research1/
KBS 뉴스 영상-체르노빌 생물권 보전지역에 야생마 서식 https://news.kbs.co.kr/news/mobile/view/view.do?ncd=5173035
체르노빌에서 발견된 몽골야생말 혼종 하렘
https://youtu.be/jlnAPySOHjw?si=1MADIZFs6KALvM5T
체르노빌 제외구역에 설치한 카메라에 다양하게 찍힌 몽골야생말들
https://youtu.be/GkZxIAjv-HI?si=8BBJs0vguuAF6fzE
https://youtu.be/Kxe6QUJeOvc?si=xn864m6FA2moSaQC
https://youtu.be/Dbu9ySymLjE?si=oGp_YwgB9M7a-00_
https://youtu.be/M8vgoPldwYo?si=xsg_dYzdm6Sj1cap
https://youtu.be/D-2DRRSHPEE?si=aMbQOPqT41qodIOf
https://youtu.be/jgwBRAV7Urc?si=1h4PHUWxPNF80Up_
https://youtu.be/IHVWPrihX18?si=T0oYBqYyXFyBc4Yo
https://youtu.be/T33iaZKCcjg?si=qaeH3EzzM2z4m7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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