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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33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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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2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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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선재가 비명을 지르며 몸을 버둥거린다


"일어나봐 정신차려"

"솔아 나 많이 아파 너는 괜찮어?"


응? 자기가 아픈데 왜 내 걱정을?

이불을 걷고 자신의 다리와 내 다리를 번갈아 이리저리 돌려 보며 살펴본다

이유를 물어보지만 아무말 하지 않는다

표정이 심각한 것이 보통일은 아닌 것 같다

하나 두울 세엣 네엣 다서엇...여얼

숫자를 열까지 셌는대도 말을 안한다고?

류선재가? 내게? 10초이상 말을 안건다고? 혼자만 알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고?

충격이다

24시간 잠드는 순간까지 아니 자는 나에게도 계속 말 걸고 하도 쫑알거려서 물에 빠지면 입만 동동 뜰거라했더니 물고기랑도 내 자랑 해야해서 떠오를 시간 없다고 말할 정도로 미주알 고주알 다 늘어 놓는 선재가

장장 10분동안 말을 안한다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 것이 할 말이 있는건 확실하다

이불을 뒤집어 쓰더니 그안에서 악악거리며 소리친다 



"말을 해봐 뭔 일인데"


도리도리도리 고개를 좌우로 가열차게 흔들며 안된다고 팔을 엑스자로 만들고 있다

말하기 싫으면 하지마라  나도 안 궁금하다....궁금하다 겁나 궁금하다 

조금만 더 같이 있으면 말할 것 같은데 현주와 약속때문에 나가야한다

진짜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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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와 함께 장난 삼아 들른 곳

유독 실력 좋다고 유명한 곳이라지만 좀 뭔가 으스스한 느낌이 무섭다

어두컴컴한 조명, 매캐한 향내, 어디선가 들리는 것 같은 방울소리, 오방색으로 치장된 벽

모든 것이 사람의 기를 누르기 딱 좋을 듯 하다 

결혼 전에 형식적으로라도 사주를 맞춰봐야한다는 현주 어머니 성화로 어쩔 수 없이 왔다

울 엄마는 사주 아무리 나빠도 둘 사이가 너무 좋아서 다 이겨낼꺼라며, 그동안 봐온 세월동안 현주의 됨됨이만으로도 최고라며 안 봐도 된다고 하셨지만

현주 어머니 입장은 그게 아닌가보다.  혹시라도 지난번 실패가 이번에도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시겠지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사람 소원 들어주자싶어서 용기내서 갔다



"둘이 전생에 부부일뻔 했어. 그런데 이쪽이 먼저 세상 떠서 환생해서 친구로라도 붙어있고 싶어서 이렇게 태어났네. 그런데 어쩌냐 이번 생도 네 차지는 아니네. 더한 놈이 있어 강한 놈이...."



자리에 앉기도 전 술술술 이야기를 펼쳐 놓는 것에 우리 둘은 몸이 굳어버렸다

서로 눈빛만 교환하면서 그래도 정말  다 알겠냐싶어 천천히 자리를 잡았다

사주 적은 종이를 내밀었지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무언가를 계속 중얼거렸다



"눈 큰 처자. 이번 생에 남자 복 그나마 두 번째는 좋아 바람은 안 피워. 철이 없긴 해 그래도 잘 살거야. 네가 남자같은 사주라 지금 남자 잘 달래며 살아"


듣고 싶었던 이야기..

현주가 부모복, 직업복, 돈복 다 넘치나 남자복만 없다고 했는데 그대로 이뤄지는 것 같아서 많이 속상했다

그 남자복에 우리 임금이 조금 좋은 쪽으로 더해진다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애 하나 더 키운다 생각하자 미안하다 현주야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미간을 잔뜩 찌푸린다 뭔가 심각한 표정.

우리도 같은 표정으로 몸이 앞으로 쏠려갔다



"강한 놈이 붙었어 물론 좋은 쪽으로.  신장(神將) 또는 신중(神衆)이라고 불러 삶을 관장하는 신이야 네게 그 사람이 신장이야 ........

잠깐 처자도 신장이야?  신장 둘이 한 집에? 처자넨 안 봐도 되겠다.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신중(神衆)이라니 이것도 신기하네. 

눈 큰 처자 저 집에 자주 가서 기운 받아  나에게 와서 헛돈 쓰지 말고 "



곧바로 신제자라는 분이 들어오시고 쫓겨나듯 밖으로 밀려나왔다

내 기운과 선재의 기운이 자신보다 세다며 무섭다고 오지말라며.

무속, 민간 신앙을 완전히 믿는 것도 그렇다고 부정하는 것도 아니지만

우리 둘의 기운이 좋은 쪽으로 세다니 그것 하나는 기분이 좋았다



"처자가 그 신장의 기운을 잘 잡아줘야 해.  그 사람은 세상 사람을 살리는 기운이야 처자는 그 사람을 살리는 기운이고,  

그 사람.... 반짝이네.....더 반짝이게 해줘 그게 처자의 일이야"



머릿속에 맴도는 말

선재의 노래로 많은 이들이 살아가는 힘을 얻는 건 사실이니까

나 역시 그랬으니까

내가 선재를 살리는 사람이라는 말

항상 선재가 내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

살려줘서 고맙다고, 살고 싶게 해줘서 고맙다고  

살려준 사람과 살고 싶게 한 사람이 서로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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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는 운명인가보다. 계속 들은 이야기잖아"

"언제 또 그런 적 있나?"

"기억 안나? 대학 때 신촌역 앞 타로 천막에서. 그때 우리 팔자 세다고, 나중에 나는 소랑 죽어라 일하고, 넌 말이랑 신나게 세상 돌아다닐거라고. 

같은 말이라도 짝꿍 덕에 다른 인생 살거라고"

"그랬나?"

"맞네 맞네 금오빠 소띠,  선재 말띠,  선재 유명해서 해외도 자주 나가면서 너 데리고 다닐거고. 딱이네"



운명이라는 것이 있을까? 

믿고 싶지는 않지만 좋은 이야기는 또 믿고 싶어진다.



집에 들어와 대학때 다이어리를 찾아보았다

타로점 보면서 기록해 주신 종이에 휘갈겨 쓴 글자

정자가 아니라서 정확히 해석은 안되지만  대강은 이러하다



<5월에 태어난 말은 음력 3월 말부터 일 복 터짐

논 밭 갈고 사방에서  일이 넘쳐서 고단할 팔자

10월에 태어난 말은  음력 9월 놀고 먹을 팔자

수확도 다 끝마쳤으니  고생했다며 잘 먹이고 재우면서 살 팔자 

중양절 9가 두번 겹치는 날이 있는 달 

복 많고 벽사(辟邪 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침), 벽사진경(辟邪進慶  사귀(邪鬼)를 쫓고 경사로운 일을 맞이함.)의 기운이 강해서 

주변에서 아무리 해하려는 세력이 있어도 다 이겨버리는 강한 힘을 가진 사람 

그 둘이 만나서 10월생 말이 5월생 말을 업고 하늘을 날것임>



그때는 10월생 말이 누군지도 몰랐고

평범하지 않은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있겠나 싶었다

다들 돈 받아 먹으려는 헛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아닐지도



예전 무당, 점쟁이의 역할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역할일지도 모른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신의 기운을 가진 사람은 가진 사람대로

아닌 사람은 아닌 사람대로

각자의 방법으로 도움을 주는 마음 길잡이 역할을 한다더니

이런 경우였을지도 






"솔아 오늘 신기한 일 있었어"


돌아오는 길에 주차장에서 동석이와 차를 타려는데 어떤 할머니 한 분이 오시더니 집에 귀한 분 모시고 사는 거 복인줄 알라고 하셨다며 

꽃이 뿌리는 없지만 꽃잎이 정말 크고 아름다워서 사람들이 탐 낼 거라고, 벌과 나비들이 주변에 많아서 맘 고생 좀 하겠지만, 

그보다도 가끔 꽃을 꺾으러 오는 것들이 있으니 온 힘 다해서 꼭 지켜내라고


"오늘따라 좋은 얘기 많이 듣네"

"현주랑 형님 잘 산다지? 안봐도 둘 찰떡궁합이야 애기는 수술해서 낳을 거면 시 받아오기도 한다는데 혹시 물어봤어?"

"그게 정말 웃기더라"

"왜?"

"너한테 물어보래 네가 다 알거라고 ㅋㅋ 재미있지? 예전에 애기들에게  문 열고 나왔냐 닫고 나왔냐 물어보면 알려준다는건 들었지만 왜 네게 물어보라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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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선재를 보는데 선재의 얼굴이 살짝 굳는다


"왜? 무슨 일인데?"

"...꿈 꿨는데..."


한참 머뭇거리며 고민을 하던 선재가 입을 열었다


"며칠 전에 돼지가, 예쁜 뽀얀 돼지 두 마리가 내게 폭 안기는거야 진짜 말랑하고 보드라웠어"

"돼지?"

"어젠 용 두마리가 내 다리를 앙 물어서 매달려있어서 내가 하늘을 날았어"

"아침에 다리 살펴본 이유가 그거야? 그런데 왜 내 다리까지 본 건데?"

"두 마리가 우릴 각각 물고 날아갔거든"


돼지도 용도 두 마리?

왜 두 마리?

현주네 쌍둥이?

전화를 해서 물었으나 아니란다 한명이지만 아주 건강해서 두명분의 노력이 필요할거라고 했다고 말한다


"돼지나 용 등이 나오는게 태몽이래"

"그렇다더라, 그럼 누구네 태몽일까?"


선재와 내 지인들 모두를 떠올려보지만 딱히 그럴만한 사람이 없다 

태몽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무척 좋은 꿈이라 아깝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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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아 오늘 뭐 좀 먹었어?"

"아니 생각없어. "

"체한건가? 오래가네"


선재도 별 생각없이 말을 했다가 멈칫 했다

.....에이 설마.....

며칠전부터 좀 속이 좋지 않았다



10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진 적이 없다

화장실 밖에서는 계속 왔다갔다 움직이는 선재의 발소리가 커다랗게 들린다


"확인했어?"

"아직"

"아직?"


......한 줄......

다행이다 

그런데 이 감정은 뭐지?



"솔아 아직 멀었어?"

  

선재가 기대와 초조함이 가득한 목소리로 묻는다

서운해할텐데 어떻게 말하지?

화장실 문은 빼꼼히 여는데 1센티도 안되는 틈으로 선재가 붙어있는 것이 보인다



"한 줄"

"그게 뭔데?"

"아니야"

"아니야? 다행이다 휴...."


 다행?

그래 다행이지.... 다행이지만 ...왠지 서운한데....

선재가 실망할 것 같아서 마음 쓰였던 건 어느새 사라져버리고 

섭섭한 마음이 들려고 한다

해맑고 해맑은 미소로 박수까지 치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점점 화까지도 날 것 같은 순간





https://img.theqoo.net/UbvuTy

"난 너 뺏기는 줄 알고 심장 떨어질뻔 했어 아가 태어나면 네가 나 안봐줄거잖아 솔이는 내껀데 아가랑 나누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단말야 아가랑 싸울 수는 없고 네 품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안겨있는 건 절대 용납 못해"


너무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에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 닮은 아이인데도 질투가 나? 분신이잖아"

"응 내가 아니잖아 아이와 난 별개의 개체야 분신이란 말이 뭐야 나눠진 몸이잖아 내가 아니라는 것이 확실하다는 말이지 다시 말하지만 난 널 절대 뺏기지 않을거야"



꽉 끌어안고 부비부비 하는 선재

일부러 그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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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가 속상해 할까봐 일부러 그러는거야?"

"아니!!!! 절대!!! 거짓말 아냐 진짜 애기 질투하는 거 쪼잔해보일텐데 진짜 질투 날 것 같단말아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  말하지마 상상되잖아 만약 정말 만약 아가가 우리에게 와도 넌 절대 안으면 안돼 넌 나만 안아야해!"




https://img.theqoo.net/PffnNZ


두 주먹 불끈 쥐고 벌떡 일어나서 단호하게 외친다



" 안 뺏길거야!!!!!"
























https://theqoo.net/dyb/328854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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