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주의
(파란색 글자는 원본 멘트 추가한 거임)
캐나다 앨버타 산에는 야생마들이 살고 있음
몇몇 장소에 말들이 좋아하는
소금블럭을 두고 카메라로 관찰하고 있음
골리앗 무리
몇 년 전부터 이 소금블럭 존에
골리앗(Goliath)이라는 종마 무리가 자주 찾아와서
'골리앗 스테이션'이라는 이름이 붙었음
하지만 골리앗 무리 외에도
여러 야생마들이 찾아오곤 함
#출처
종마 레벨(Rebel)
레벨도 몇 년째 이곳을 찾는 단골 야생마 중 하나임
레벨은 처음 봤을 때부터
뒷다리 관절이 항상 부어 있었음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종마랑 싸우다가 다리 부상을 입은 듯함
아픈 다리를 항상 들고 있어서
보랑 헷갈리는 사람도 많음
보(Beau)는 저번 글에서 얘기했던 주인공임
왼쪽 뒷다리가 부러져서 퉁퉁 부어 있었고
아픈 다리를 항상 들고 다녔음
보 이야기 ☞ 야생에서 다리가 부러진 야생마들 2
하지만 보와 달리 레벨에게는 가족이 있음
암말 헤일로(Halo)와 수컷 새끼 라우디(Rowdy)
세 가족으로 이루어진 작은 무리임
2023년 5월부터
레벨은 가족과 함께 나타나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음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라우디는
유독 아빠를 좋아했음
아빠한테 슬금슬금 다가가서
놀아달라고 치대는 라우디
거의 아빠 얼굴을 핥을 기세임
자세가 바뀌어도 여전함
그런데 보통 다른 종마들은
귀찮으니까 밀어내기도 하는데
레벨은 전혀 그렇지 않았음
찔러보고 장난치고 머리를 부딪쳐도
화내지도 않고 다 받아줌
오죽하면 해설하는 분이 이렇게 말씀하심
"Rebel is a very very super father"
레벨은 정말 최고의 아빠예요.
그는 이 망아지를 정말 사랑해요.
정말 부성애가 깊은 말이고
망아지에게 놀라운 인내심을 보여줘요.
이 작은 망아지, 정말 개성 넘치죠.
참을성 있고 부성애가 큰 아빠 레벨...
아빠한테 실컷 애교부리다가
엄마한테도 가서 애교부리는 아기 라우디
이와중에 하품하는 레벨
다리 때문에 피로감을 느끼는지 하품을 자주 함
또 격하게 하품하기
많이 아픈지 계속 왼쪽 뒷다리를 들고 있음
정말 절뚝거릴 정도로 아파하는 때도 있고
가끔씩 다리를 들어올려서 무게를 덜 실으려고 함
뒤에서 보면 퉁퉁 부은 관절이 잘 보임
몇 년째 낫지도 않고 이렇게 부어있음
잘 못 먹는지 배도 말랐고
갈비뼈도 살짝 보이고 치골도 드러나 있음
그래도 하루하루 잘 버팀
하품쟁이 레벨
라우디는 몸을 벅벅 긁다가
#출처
또 아빠한테 옴 ㅋㅋ
레벨도 육아는 힘들어
하아 이 녀석이 또
아빠 살려
이 가족은 풀밭에서 쉬고 있었고
우리가 나타났을 때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어요.
이 작은 망아지는 아빠를 정말 좋아해요.
레벨은 아마 제가 본 종마들 중
가장 인내심 많은 말인 것 같아요.
레벨, 넌 정말 최고의 아빠야.
그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
#출처
헤일로 주위를 뛰어다니는 라우디
엄마 정신 사납다
#출처
레벨이 뒹구는 순간 문제의 뒷발이 보임
다리 부상 때문에 한쪽 발을 쓰지 않아서
발굽이 닳지 않고 발굽벽만 무성하게 자랐음
오늘도 평화로운 세 가족
또 다른 날
레벨이 주저앉아 쉬고 있는데
또 라우디가 슬금슬금 접근함
#출처
아빠 넘 좋아
정말 보기 좋은 가족임
.
.
.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게 라우디의 마지막 모습이었음 ㅠㅠ
2023년 6월 2일 ~ 6일 사이에
라우디가 사고를 당한 걸로 보임
근처에서 망아지 2마리의 시체를 발견했다고 함
#출처
2023년 6월 6일
오늘은 꽤 슬픈 날로 시작됐어요.
레벨과 헤일로는 더 이상 라우디를 키우지 않아요.
근처를 지나다가 망아지 2마리의 사체를 발견했는데
그중 하나는 갓 태어난 새끼였어요.
갓 태어난 새끼는 스틸(Steel)의 어미
세레나(Serena)의 새끼 같아요.
앨버타 산에 사는 야생 망아지의
첫 해 생존율은 고작 8%임
앨버타 산에는 망아지를 노리는
곰, 늑대, 퓨마 등 포식자가 즐비함
몇 번 크게 데이고 난 후에는
망아지가 클 때까지 이름을 잘 안 지어준다고 함
#출처
며칠 뒤
직접 그 장소에 가서 카메라를 교체하는데
우연히 근처에 서 있는 레벨과 헤일로를 발견했음
레벨과 헤일로는 여전히 함께였음
하지만 부부는 이날 이후로 한동안 보이지 않았음
.
.
.
그리고 2024년 3월
봄이 막 시작되던 때
레벨이 다시 돌아왔음
여전히 헤일로와 함께였음
#출처
2024년 3월 20일
카메라 카드를 살펴보다 보면
가끔 좋은 소식을 전해야 할 때가 있어요.
레벨이 몇 달간 산책을 하다가 돌아왔어요.
암말과 여전히 함께 있어요.
레벨이 돌아온 걸 보니 정말 기뻐요.
작년 초여름에는 어린 수말 라우디를 잃었어요.
태어난 지 몇 주밖에 안 된 어린 말이었죠.
2023년 6월에 종적을 감춘 뒤
9개월 만에 다시 돌아온 거임
레벨과 헤일로는 푹 쌓인 눈을 만끽하고 있음
폭설에도 아랑곳하지 않음
다음날에도 포착된 사이 좋은 레벨과 헤일로
배를 보니 헤일로가 임신 중인 것 같았는데
아니나다를까
4월 말에 새로운 새끼가 태어났음
#출처
4월 말
오랜 뒷다리 관절 부상이 있는 레벨에게
새 망아지가 태어났어요.
아, 다리가 부러졌던 종마 보는 아니에요.
보는 1년 넘게 보이지 않았고
더 이상 우리 곁에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보는 아니라고 ㅠㅠㅠ
아직 눈이 녹지 않은 4월에 태어난 아기
저 뒤로 헤일로와 새끼가 보임
라우디를 잃은 뒤 다시 세 가족이 됐음
똥강아지처럼 뛰어다니는 망아지는
라우디 못지 않게 아주 활발한 성격임
저 뒤에선 레벨이 뒹굴고 있고
망아지는 지치지도 않고 뛰어다니고 있음
엄마를 미치게 할 정도라고 ㅋㅋ
5월 3일 영상에서도
레벨과 암말, 그리고 망아지가 함께 있어요.
아직 이름도 미정이고 성별도 모르지만
활기차고 건강한 망아지라는 게 중요하죠.
엄마를 미치게 할 정도로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어요.
말 그대로 망아지답게 구는 거죠.
골리앗 스테이션을 휘젓고 다니고 있어요.
레벨이 새끼를 데리고 있어서 정말 기뻐요.
5월 8일에도 여전한 세 가족
뒹구는 레벨을 보면 관절은 여전히 심하게 부어있음
이렇게 오랫동안 낫지 않는 거면
골절이거나 골절에 준하는 부상인 것 같음
#출처
레벨이 하품하는 틈을 타 나이 추정해보기
말은 이빨을 통해 나이를 가늠할 수 있음
대충 7살~10대 초반 정도로 보인다고 함
며칠 뒤 5월 19일에도 레벨 가족이 포착됐음
그새 암말 한 마리가 더 늘었음
#출처
새로 합류한 암말은 수지큐(Susie Q)
수지큐는 1살에 무리에서 실종됐지만
기적적으로 다른 종마 무리에서 발견됐던 어린 암말임
그런데 이날
레벨이 다른 종마와 싸우는 게 목격됐음
꽤 격하게 싸우고 있음
그리고 약 보름 뒤인 5월 30일
레벨이 포착됐지만
새로 태어난 망아지는 보이질 않음
5월 19일 이후 포식자한테 잡아먹힌 것 같음
라우디에 이어 2024년의 새끼도 잃은 거임 ㅠㅠ
하지만 헤일로는 6월에도 여전히 레벨과 함께였음
둘이 몇 년째 같이 지내고 있음
7월 8일에도 같이 있는 레벨과 헤일로
둘은 이날 이후 한 달 가까이 보이지 않았음
.
.
.
그리고 2024년 8월 3일
레벨이 다시 골리앗 스테이션에 나타났음
카메라 바로 앞에서 파리를 쫓아내고 있음
이튿날
팀은 카메라 카드 교체를 위해 현장에 갔다가
레벨을 우연히 만났음
그런데 레벨은 혼자였음
새끼에 이어 헤일로마저 잃었음...
수지큐(왼쪽)와 종마 골든 #출처
tmi 1)
헤일로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지만
수지큐는 현재 종마 골든(Golden) 무리에 있음
게다가 레벨은 다리를 더 심하게 절고 있었음
아무래도 안 보였던 동안
다른 종마와 싸우다가 헤일로도 잃고 통증이 도진 듯함
나무 밑에 숨어 있다가
사람이 뒤에서 다가오자
놀라서 깊은 숲속으로 후다닥 사라지는 레벨
괜찮아, 레벨
#출처
이 녀석은 레벨이에요.
오늘 골리앗 스테이션에서 발견했는데
뒷꿈치가 전보다 두 배나 부었어요.
다른 종마와 다툰 것 같아요.
새끼를 일찍 잃었고, 이제 암말도 잃었어요.
그쪽 다리를 꽤 절뚝거리네요.
#출처
며칠 뒤에 레벨을 다시 보니 큰 문제는 없어보였음
다행히 그럭저럭 괜찮아 보임
지난번에 레벨을 보여드렸을 때
그 오래된 부상 때문에 뒷다리를 심하게 절었어요.
아마 암말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가
그 부상이 다시 재발한 것 같아요.
하지만 8월 7일과 8일에 찍은 걸 보니
레벨은 꽤 잘 걷고 있어요.
우리 동료들이 골리앗 스테이션을
지나가던 중 레벨을 만났어요.
레벨은 거기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개가 근처에 오자 조금 긴장하며 그 자리를 떠났어요.
그는 꽤 괜찮아 보여요.
그리고 3개월 뒤 2024년 10월 19일
#출처
골리앗 스테이션에 나타나 소금블럭으로 장난치는 레벨
레벨은 이제 진짜 혼자가 됐음
#출처
2024년 10월 30일에도 여전히 혼자임
7월에 암말을 잃었으니
거의 3개월째 독신 총각말 생활을 하고 있음
https://img.theqoo.net/fHAdFH
#출처
2024년 11월 12일
몸이 간지러워 보이지만 혼자라서 긁을 수가 없음
2024년 11월 14일
이날은 레벨이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나타났음
갑자기 달려나가는 말이 바로 레벨임
#출처
2024년 11월 21일
하지만 일주일 후
레벨은 다시 혼자서 포착됐음
이제 본격적이 겨울이 시작됐음
11월 30일
그런데 이 날은 조금 특별했음
레벨과 친구가 함께 이동하던 중
다른 무리와 잠깐 마주쳤음
바로 예전에 소개한 적 있는
리암 · 브랜도 · 노바 무리였음
이 셋이 재등장한 김에
잠깐 다시 짧게 소개해보겠음 ㅎㅎ
.
.
.
작년 6월
어린 암컷 망아지 노바는 엄마를 곰한테 잃었고
그 뒤로 아빠인 리암이 노바를 데리고 다녔음
7월 말부터는
총각말 브랜도도 합류해서
두 종마가 노바를 함께 돌보는
보기 드문 공동양육 형태의 무리가 형성됐음
두 종마와 고아 망아지로 단단히 뭉친 셋은
야생마 사회에서도 흔치 않은 사례로 주목받았음
.
.
.
다시 11월 30일로 돌아와서
이날 레벨과 친구는 이동 중에
이 리암 무리와 잠깐 영역이 겹쳤고
말 그대로 찰나의 조우가 일어났음
사진 속 구도를 보면 왼쪽부터
노바 - 리암 - 브랜도 - 레벨 친구 순으로 서 있고
카메라 가까이에 레벨이 위치했음
레벨 친구가 노바한테 다가가려다가
리암한테 쫓겨나고 있음
쫓겨나는 친구 돌아보는 레벨 ㅋㅋ
레벨: 쟤 뭐하냥
아련히 멀어지는 레벨 친구,,,
하지만 이 만남은 오래가지 않았고
각 무리는 다시 흩어졌음
레벨이 다시 자신만의 여정을 이어가던 중
리암 무리에 큰 변화가 생겨서
그 얘기까지 하고 레벨로 넘어가겠음
#출처
브랜도 · 리암 · 노바는 12월까지 목격됐지만
2025년 1월 6일
리암의 딸 노바가 갑자기 실종되었음
모두 노바가 무사히 돌아오길 바랐지만
노바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음 ㅠㅠ
#출처
노바가 실종된 뒤 며칠 뒤에는
배가 통통한 퓨마가 카메라에 포착됐음
범인이 이 녀석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왔음...
관련글 ☞ 엄마를 잃고 두 종마한테 양육된 어느 야생 망아지
또 안타까운 건
노바가 사라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 리암도 자취를 감췄다는 점임
혼자 배회하는 브랜도 #출처
무리는 사실상 와해됐고
그 뒤로 브랜도 혼자만이 카메라에 포착됐음
3월 18일
골리앗 가족이 소금블럭을 핥는 장면에
브랜도가 슬며시 출몰하기도 했음
골리앗 무리 뒤에서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서 있는 브랜도 ㅋㅋ
골리앗이 브랜도한테 시비 털었고
#출처
골리앗 가족은 브랜도를 피해 후다다닥 도망침
브랜도만 덩그러니 남았음,,,
다른 각도에서 다시 보기
왼쪽에서 총각말 브랜도가 접근하니까
꺼지라며 쫓아내는 하렘 종마 골리앗
그리고 브랜도를 피해 도망치는 골리앗 가족들
ㅋㅋㅋㅋ
이렇게까지 도망칠 필욘 없잖아
브랜도: 나 뭐 잘못했냐
가족 없는 것도 죄냐 ㅜㅠㅜ
#출처
지난 몇 주 동안
이 카메라 스테이션에서 브랜도를 두 번이나 봤는데
브랜도는 리암과 함께 있지 않았습니다.
노바가 사라진 이후
리암과 브랜도는 각자의 길을 걷게 된 듯함
여기까지가 최근 3월에 일어난 일임
오른쪽 앞에 서 있는 말이 골리앗
참고로 골리앗도 오래 전부터
다리가 불편하고 몸도 성치 않은 종마임
다들 아픈 데 한두 군데씩 달고 살아감
이제 다시 레벨 이야기로 돌아와서 ㅋㅋ
2024년 12월 15일
레벨은 다시 혼자서 나타났음
하품을 하며 아픈 다리를 여전히 들고 있음
이 상태로 겨울을 견뎌내느라 얼마나 고단할까
레벨은 우리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우리가 그를 알고 지낸 세월 동안
그는 계속 부상을 입어 왔어요.
작년에는 수말 라우디를 잃었고
올해는 암말을 잃었어요.
어제 21일에 그를 우연히 만났는데
바로 우리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넸어요.
몇 살인지는 모르지만 그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어요.
가끔씩 다리를 쉬게 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해가 바뀌어 2025년이 됐음
#출처
2월 14일에도 변함없이 출석체크하러 온 레벨
발굽에 눈덩이가 심하게 뭉쳐 있음
툭툭 쳐서 떨궈냄
뿌듯
#출처
3월 12일에도 레벨은 여전히 혼자 나타났음
요새 다리가 아픈지
한쪽 다리를 들고 쉬는 모습이 자주 보임
통증이 재발했다가
조금 나아졌다가를 반복하는 듯하지만
그래도 꿋꿋이 버티면서 생존신고하고 있음
하품을 빼면 레벨이 아니지
4월 1일
레벨은 어김없이 골리앗 스테이션에 나타났음
가끔 친구와 함께 지내기도 했지만
거의 대부분은 혼자였던 레벨
그런데 레벨이 다녀간 이틀 후
같은 장소에서 낯익은 말이 캠에 포착됐음
4월 2일 - 돌아온 리암
사라졌던 리암이 두 달 만에 다시 나타났음
그런데 혼자인 줄 알았더니
친구들을 잔뜩 데리고 나타났음 ㅋㅋㅋ
리암은 젊은 총각말 5마리와 함께
골리앗 스테이션을 접수하듯 등장했음
갑자기 우중충한 느낌은 기분 탓인가
젊은 친구들이랑 장난도 치고
어린 총각말들의 대장노릇도 하고 있음
너도 나도 뒹굴기
여기가 총각말 파티장인가요
뒹구는 건 리암도 못 참지
읏쌰 일어나자
그동안 어디 갔다 온 거야
반갑다 녀석아
이렇게 다시 레벨의 이야기 속에 리암이 등장했음
#출처
그런데 이 총각 무리에 레벨도 껴 있음
원래 어디에도 끼지 않았는데 웬일로 무리에 꼈음
누구게?
얘임 ㅋㅋㅋ
하품쟁이 어디 안 가죠
최근에 일어난 반가운 사건이니까
원본 멘트 그대로 가져와봤음
#출처
리암이 골리앗 스테이션에 나타나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우리는 리암이라는
아주아주 특별한 종마를 잘 알고 있어요.
그는 어미를 곰에게 잃은
작은 암컷 망아지 노바를 돌봐준 종마예요.
리암과 브랜도가 함께
그 망아지를 맡아서 보살펴줬어요.
이 장면은 작년 7월쯤인데
노바가 아빠인 리암을 따르고 있는 모습이에요.
이 이야기는 참 감동적이었고 한동안 계속됐어요.
우리 모두 노바가 잘 자라서
멋진 암말이 되길 바랐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되지는 못했어요.
무리에는 브랜도도 있었는데
우리는 그를 '삼촌'이라고 불렀어요.
그도 리암, 노바와 함께 줄곧 시간을 보냈어요.
이제 노바는 더 이상 우리 곁에 없지만요.
노바가 실종된 후
리암도 몇 달 동안 모습을 감췄고
많은 사람들이 그가 어디 갔을지 걱정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
리암이 카메라에 다시 포착됐어요.
지금은 총각 무리와 함께 지내고 있어요.
이 아이들 모두 총각 종마들이에요.
보시다시피 리암은 그들과 아주 잘 어울리고 있어요.
여기 있는 종마들 중 일부는 리암보다 훨씬 젊지만
무엇보다 그가 돌아왔고
건강해 보인다는 게 정말 기쁜 일이죠.
이맘때 말들이 흔히 하는 행동처럼
겨울 털을 떨구느라 뒹굴고 있어요.
리암은 정말 멋진 종마예요.
노바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퓨마한테 당했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어요.
지금 이 젊은 말은 리암과 장난을 치고 있는데
둘이 정말 잘 지내고 있어요.
적어도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게 참 보기 좋아요.
그리고 겨울 털을 떨궈내기 위해 또 몸을 뒹굴어요.
기르는 말에게는 직접 빗질해주지만
야생마들은 그럴 수 없잖아요.
또 몸을 구르네요.
다른 말들도 그 자리에 누워서 같은 행동을 해요.
이렇게 서로 냄새를 교환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아무튼 여러분께
리암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꼭 전하고 싶었어요.
그를 걱정하는 분들이 정말 많았으니까요.
그리고 화면 오른쪽을 보면
레벨도 함께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레벨은 원래 혼자 지내는 말인데
이번엔 함께 어울리고 있네요.
왼쪽 뒷다리에 아직 부상이 있어서
어떤 날은 괜찮고, 어떤 날은 안 좋아요.
마지막으로 리암에 대한 짧은 소식과 함께
브랜도 역시 같은 카메라에
포착됐다는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브랜도는 아쉽게도
리암 무리와 같이 있지는 않았지만
불과 며칠 전
같은 장소에서 혼자 배회하던 브랜도가
같은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음
너도 빨리 친구들 찾아서 합류하렴
겨울 내내 거의 혼자였던 레벨이
친구들 많이 데리고 나타나서 안심이 됨
하지만 이 순간도 잠시
#출처
4월 21일
눈 내리는 날
다시 혼자가 된 레벨이 포착됐음
하얀 눈 속에서도
레벨을 알아볼 수 있었다고 함
총각말 무리는 자유분방하고 유동적임
오늘은 함께 있다가도
내일은 흩어질 수 있고
또 언제든 다시 뭉칠 수도 있음
하렘 무리보다 결속력이 느슨함
감바토르타 / 보
이전에 소개했던 감바토르타나 보와 달리
레벨의 다리는 완전골절은 아닌 것 같음
그래서 그나마 나은 상황일지도 모름
감바토르타 이야기 ☞ 야생에서 다리가 부러진 야생마들 1
보 이야기 ☞ 야생에서 다리가 부러진 야생마들 2
#출처
하지만 보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고 있고
야생이라 어디가 어떻게 다친 건지 알 수도 없음
말은 작은 다리 부상도
생존을 위협할 만큼 금방 악화될 수 있음
그래서 사람들은
레벨이 언젠가 보처럼 사라져버릴까봐 걱정함
과거
레벨은 사랑하는 가족을 두 번이나 잃었고
아픈 다리는 낫지도 않고 큰 지장을 주고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벨은 묵묵하고 꿋꿋이 생존을 이어가며
오늘도 자신의 삶을 걸어가고 있음
부디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건강히 살아가기를!
- 레벨의 생존기 끝 -
+
챗지피티한테 노바의 실종이
무리 해체에 영향을 줬냐고 물어봤음
참고로 보기 ㅋㅋ
지피티도 마음이 깊어진다네,,,
맴찢 ㅠㅠ
확실히 노바의 실종으로 인해
무리를 지탱하던 강한 연결고리가 끊어진 듯함
그래서 리암이 영역을 떠나 종적을 감췄고
리암과 브랜도는 각자 갈 길을 가지 않았나 싶음
레벨
레벨도 새끼가 사라졌을 때마다
종적을 감췄다가 한참 뒤에 다시 나타났었음
이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행동일지도 모름
그리고 최근에 이와 비슷한 경우가 또 있었음
캐나다 유콘 아이벡스 밸리에 살던 스카웃(Scout) 무리
평화롭던 네 야생마 가족의 일상은
#출처
1월 중순 어느 날
우두머리 종마 스카웃이
총격으로 의심되는 사고로 떠나버린 후
무참히 깨져버렸음
하필 노바의 실종과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사건이었음
암말 미스터리는
새끼 피핀 · 페어윈드와 함께 남겨졌음
관련글 ☞ 스카웃과 미스터리 가족 이야기
#출처
스카웃이 떠난 후
한동안 방황하는 것 같았던 미스터리 무리는
3월 초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음
#출처
미스터리, 피핀, 페어윈드를 찾는 데 도와주세요.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은 몇 주 전이었습니다.
보통 타키니 다리와
스토니크릭의 아이벡스 밸리 표지판 사이
또는 쿠사와 호수로 가는 길 바로 직전에서 목격됩니다.
몇 차례 수색을 했지만 도움이 더 필요합니다.
수색에 시간을 내주시거나
드론을 사용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이 녀석들을 발견하시면 저희에게 알려주세요.
우리는 누구도 놀라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그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싶을 뿐입니다.
노바나 레이니처럼
망아지의 실종은 거의 100% 비극이지만
총각말이나 무리의 실종은
반드시 나쁜 일을 의미하진 않음
하지만 가족이 한꺼번에 변을 당한 경우도 있었고
멀쩡한 종마가 사고로 죽음을 당한 경우도 있어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지 않을 수 없음
그래서 리암도, 미스터리 가족도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히 수색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셋 다 발견됐음
https://www.instagram.com/p/DH1uLy5OW95/
좋은 소식입니다!
현장팀이 미스터리, 피핀, 페어윈드를 발견했어요!
3월 11일 이후로 보이지 않아서 걱정됐어요.
알고 보니 숲 속 깊이, 점점 더 깊이 들어간 것 같아요.
거의 20일만에 발견됐음
기존 영역을 냅두고 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갔다고 함
하필 리암과 비슷한 시기에 사라져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미스터리 가족을 찾았고
최근에 리암도 돌아왔음
야생마 가족은 자신의 영역을 쉽게 바꾸지 않는데
이쪽도 스카웃의 죽음이 영향을 준 거라고 짐작되고 있음
다음에 다리 부러진 야생마 시리즈(?) 마지막도 써볼게
레벨: 오늘도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관련글 모음 - 스압>
• 야생마 이야기
― 01. 야생에서 목격된 야생마들의 장례식
― 02. 트레일캠에 포착된 곰을 피해 도망치는 야생마들
― 03. 야생에서 보기 드문 11월에 태어난 야생 망아지
― 04. 야생에서 부상당한 야생마가 자연 치유되는 과정
― 05. 엄마를 잃고 두 종마한테 양육된 야생 망아지
― 06. 캐나다 아이벡스 밸리에서 일어난 야생마 실종 사건
― 07. 야생 망아지의 생존 확률이 낮은 이유
― 08. 말이 다리가 부러지면 안락사되는 이유
― 09. 다리를 다친 야생마의 삶 - 감바토르타 편
― 10. 다리를 다친 야생마의 삶 - 보 편
― 11. 다리를 다친 야생마의 삶 - 레벨 편
• 몽골야생말 이야기
― 01. 평화롭고 뚱쭝한 몽골야생말 움짤
― 02. 몽골야생말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
― 03. 동물원 덕분(?)에 멸종을 피한 몽골야생말
― 04. 19세기 말~20세기 초 꽤 잔인했던 몽골야생말 포획 과정
― 05. 몽골야생말을 멸종에서 구한 두 암말 '루카'와 '올리카'
― 06. 쓸모없는 잉여 종마였지만 훗날 재평가된 몽골야생말 '쿠포로비치'
― 07. 우리나라 서울대공원에 홀로 남은 몽골야생말 '용보'
― 08. 며칠 전 무지개다리를 건넌 서울대공원의 몽골야생말 '용보'
― 09. 아쉽게 끝난 우리나라의 몽골야생말 번식
― 10. 야생으로 처음 방사된 몽골야생말의 수난
― 11. 야생에 처음 방사됐다가 혹한에 실종된 몽골야생말 찾기
― 12. 야생성 잃어버린 몽골야생말을 중국 야생에 처음 풀어준 이야기
― 13. 의외로 체르노빌에 살고 있는 몽골야생말
― 14. 몽골야생말을 이베리아 고원으로 보내는 사연
― 15. 전쟁 사랑 우정 배신 막장극 펼치는 몽골야생말 이야기 (1)
― 16. 전쟁 사랑 우정 배신 막장극 펼치는 몽골야생말 이야기 (2)
― 17. 전쟁 사랑 우정 배신 막장극 펼치는 몽골야생말 이야기 (외전)
― 18. 몽골야생말이 사는 곳 중 유럽의 사바나라고 불리는 곳
― 19. 하렘을 갖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몽골야생말
― 20. 야생에서 다리 부러졌는데 살아남은 몽골야생말
― 21. 야생에서 다리를 다치고 하렘을 뺏긴 몽골야생말 '번개'
― 22. 체르노빌에 살던 몽골야생말이 최근에 사망한 이유
― 23. 2024년 카자흐스탄에 재도입된 몽골야생말
― 24. 2024년 미국에서 도축 직전의 몽골야생말을 구조한 사건
― 25. 미국 경매장에서 구조됐던 몽골야생말의 안타까운 근황
― 26. 몽골야생말을 거의 초토화시켰던 몽골의 자연재해
― 27. 생후 3개월에 고아가 된 몽골야생말 '츠우트'의 치열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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