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부러진 야생마 2탄
스압 주의

야생마 감바토르타 #출처
다리 골절은 야생마에게 사실상 사형선고임
감바토르타처럼 스스로 극복한
기적같은 케이스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그렇지 않음
치료받을 수 없기에
묵묵히 버티며 살아가지만
겉만 멀쩡할 뿐 천천히 죽어감
다리 부러진 야생마의 다양한 케이스를 모아봤음

#출처
볼트(Bolt)
볼트는 캐나다 유콘 아이벡스 밸리에 살던 야생마임

볼트의 가족이었던 선댄스 무리 #출처
볼트는 단란한 야생마 가족의 1살짜리 새끼였음

볼트의 가족 #출처
하지만 2023년 11월
볼트의 아빠와 엄마가 총에 맞아 죽었고
사이 좋았던 이복형제 코멧도 실종됐음
같은 무리에 있던 암말 미스터리는
겨우 살았지만 어디론가 사라졌음
고아가 된 볼트와 피핀
볼트도 앞다리에 총을 맞아 다리가 부러졌고
어린 동생 피핀이랑 단둘이 남겨져 고아가 됐음

가족이 된 스카웃·미스터리·피핀·볼트
며칠 뒤
다리를 절뚝거리던 볼트는
암말 미스터리와 종마 스카웃(Scout)을 만나
동생 피핀과 함께 입양됐지만
부러진 다리 때문에 무리를 따라잡을 수 없었음

결국 무리에서 낙오되어 혼자가 됐음
어린 새끼 피핀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볼트를 포기한 거임

볼트가 고통스럽게 걷고 있다는 목격담이 줄을 잇자
사람들은 볼트를 구조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음
https://img.theqoo.net/KtKdHY
#출처
하지만 볼트는 겁에 질린 채
빠르게 도망쳐서 사라졌음
부러진 다리로도 기를 쓰고 숨어버렸음
부상당한 야생동물은 자신의 약점을 숨기기 위해
평소보다 훨씬 더 경계하고 은둔하려는 습성이 있음

#출처
사람들은 볼트를 찾으려고 애를 썼지만
끝내 찾을 수 없었음
춥고 혹독한 겨울날
볼트는 넓은 평원 어딘가에서
고통스럽게 잠들었음...
볼트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 ☞ 어느 야생마 가족 실종 사건

아이벡스 밸리에 사는 야생마들
볼트가 살았던 아이벡스 밸리 일대에는
20여 마리의 소규모 야생마들이 살고 있지만

캐나다에서 야생마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앨버타 서부에 있는 로키 산맥 동쪽 경사면 일대임
그래서 캐나다의 야생마 보호 활동은
앨버타 야생마를 중심으로 활성화되어 있음
앨버타 야생마 보호 협회는
'야생은 야생답게'라는 철칙을 고수하고 있음
다 죽어가는 야생마는 안락사시켜주고
무리에서 낙오된 망아지를 구조해주지만
부상당한 야생마를 치료해주지는 않음
그냥 자연에 맡겨버림
그래서 앨버타 야생마들은
진짜 야생에 살고 있는 거임

#출처
종마 보(Beau)
그걸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 중 하나임
보는 앨버타 산맥에 사는 야생 종마로
2022년 8월에 처음 포착됐음
발견했을 때부터
이미 왼쪽 뒷다리가 부러져 있었음
다른 종마와의 싸움 중 부상당한 것으로 보임

고통스러운지 항상 다친 다리를 들고 있음
딱 봐도 심한 고통 속에 있지만
이미 2개월 넘게 이 상태로 지내왔음
부러진 다리를 땅에 딛지도 못함

왼쪽 뒷다리만 퉁퉁 부었음

하지만 보는 여전히 움직일 수 있음
걸을 수 있고, 누울 수 있고
함께 다니는 친구들도 있음
때로는 혼자였다가
때로는 총각 친구들과 함께 나타났음
부러진 다리뼈는 붙지 않고 매달려 있음
만약 감바토르타처럼 구부러진 채
굳기라도 했다면 차라리 나았을까
쉬려고 주저앉는 보
누울 수 있는지 걱정했지만 누울 수도 있음

옆에는 종마 친구 둘이 보를 지켜주고 있음
몸을 뒹굴며 흙목욕도 함
말들이 좋아하는 행동 다 하고 있음
떠날 때가 되자 일어남

보 앞에는 쓰러진 나무 장애물들이 있음
저걸 넘을 수 있을까?
조심스럽게 잘 넘음

보는 이렇게 카메라에 한번 찍히고 나면
2주 뒤엔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함
그런데 보의 영상이 게시되자
많은 사람들이 보의 고통을 덜어주자며
안락사시켜달라고 애원했음
하지만 협회 측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음

자 여러분, 이 말은 보예요.
보는 뒷다리가 부러진 앨버타의 야생 종마로
다른 종마와의 싸움 중에 부상을 입은 것 같아요.
두 달 전
팀원들이 말을 타고 산책하던 중 보를 처음 발견했고
지금까지 트레일 카메라를 통해서만 2번 봤어요.
실제로는 보를 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어요.
그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떠났는지도 몰라요.
다만 많은 분들이
보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하시기에
이번에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공유하려고 해요.
하지만 이런 영상을 올릴 땐 늘 망설이게 돼요.
왜냐하면 많은 분들이
우리가 뭔가 조치를 취하길 원하시거든요.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여러분도 아셔야 해요.
이 말들은 야생 종마에요.
엘크, 사슴, 무스처럼 야생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존재예요.
어디로 갈지도 모르고
우리가 마음만 먹는다고 해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번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예요.
보의 운명은 대자연이 결정할 몫이에요.
저도 알아요.
보는 지금 고통받고 있다는 걸.
하지만 이미 2개월 이상 그 상태로 버텨왔어요.
우리가 설치한 카메라가 아니었다면
보가 이런 상황인 아무도 몰랐을 거예요.
어떤 분은 이렇게 말씀하세요.
"이제 상황을 알게 됐으니
우리가 뭔가 해야 하는 거 아냐?"
아뇨, 그렇지 않아요.
야생에선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말들 사이에서도요.
물론 보가 우리 마당에 사는 말이었다면
분명 안락사를 택했을 거예요.
만약 보가 이 겨울을 넘긴다면?
그는 정말로 강인한 말인 겁니다.
보는 여전히 움직일 수 있어요.
걸을 수 있고, 누울 수 있고, 무리와 함께 다녀요.
그래서 저는 보를 찾아도 총으로 쏠 생각은 없어요.
보는 앨버타의 야생 종마이고
야생마답게 살아가야만 해요.
로키산맥 동쪽 전역에 사는 모든 야생마들처럼
부상과 함께 살아가야 해요.
만약 대자연이 그에게
회복의 기회를 준다면 살아남을 수 있겠죠.
그 모습이 예쁘지 않다 해도
걸을 수 있고, 먹을 수 있고, 물가로 갈 수 있으니
그를 안락사시켜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그리고 말입니다.
547,000에이커. (서울의 3.6배 넓이)
그게 바로 선드레 구역의 넓이에요.
보가 어디 있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카메라에 한 번 찍히고 나면
2주 뒤엔 완전히 사라지죠.
이번 영상에서도 보셨듯
보는 몸을 뉘었고, 다리에 힘을 빼고, 뒹굴었어요.
그 옆엔 다른 종마 두 마리가 그를 지켜주고 있죠.
무리가 떠날 때가 되자 그는 일어납니다.
저는 보 앞의 나무들을 보고 생각했어요.
'저걸 어떻게 넘을까?'
하지만 여러분
이게 바로 앨버타의 야생 종마가 하는 일이에요.
버티고, 살아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도 그럴것이
다리가 부러져도 스스로 회복돼서
살아가는 앨버타 야생마들이 있긴 했음

#출처
예전에도 다리가 부러진
김피(Gimpy)라는 종마가 있었음
김피의 다리는 45도 각도로 뼈가 굳어버렸지만
15년 동안 그 상태로 그렇게 살았고
여전히 암말들과 번식을 하고 있음
그리고 2021년에는 이런 망아지도 있었음

다리가 부러진 망아지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보니
망아지가 힘들어하고 있었음
소총을 들고 경찰한테 안락사 허락을 받으려고 했음
하지만 30분간 망아지를 지켜보니
망아지는 부러진 다리로
겨우 엄마한테 가서 젖을 빨거나 하며
살려고 악착같이 버티고 있었음
기적처럼 회복하는 사례도 많았기에
총을 거두고 자연에 맞설 기회를 주기로 했음
그때 왜 고통을 끝내주지 않았냐고
오만가지 욕설을 들으셨다고 함
그런데 며칠 뒤에 다시 가보니
망아지는 놀라울 정도로 잘 지내고 있었음
절뚝거리지도 않고
형제랑 장난도 치고
이때 망아지에게
트라이포드(Tripod)라는 이름을 붙여줬음

무슨 일 있어?
라고 물어보는 듯한 트라이포드
이 경우는 체중이 가벼운 망아지라서
회복할 수 있었을 거임


트라이포드는 몇 주 뒤에도 여전히 잘 지냈고

2022년에는 제법 듬직해졌음

#출처
2022년에도 가족과 함께 있는 트라이포드
안타깝게도 지난 여름에 같이 있었던
망아지 2마리는 보이지 않았지만
트라이포드는 여전히 건재했다고 함
김피랑 트라이포드를 보듯이
상태가 심각해서 안락사 직전까지 갔다가
스스로 극복하는 야생마들이 몇 있었음
그래서 섣불리 안락사를 선택할 수 없었다고 함
#출처
보도 묵묵히 하루하루를 견뎌냈음
2022년 10월에 찍힌 보
친구들은 없고 혼자 있지만
다리를 절뚝거리며 꽤 잘 지내고 있음
근처에 시냇물도 있고, 풀도 있고
보가 좋아하는 소금 블럭도 있고...
그저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살아가고 있음

#출처
2022년 12월 28일에 찍힌 보
기특하게도 영하 40~50도의
추위를 잘 이겨내고 있음

해가 바뀌고 2023년 2월에 찍힌 보
이 상태로 지낸 지 벌써 7개월이 지났음
#출처
이날은 우연히 발견해서 드론으로 촬영했다고 함

#출처
보는 샘슨(Sampson)이라는 친구랑 같이 있었음
저 뒤에 서 있는 녀석이 샘슨임

총각말 샘슨 #출처
샘슨도 총각말이고 계속 혼자였는데
이 날 웬일로 보랑 같이 있음
보의 다리는 여전히 심각하지만
풀도 먹고 있고, 물도 마시고 있음
기특하게도 지난 겨울 동안
포식자들을 피해 잘 살아남았음
저 뒤에 든든하게 서 있는 샘슨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에도
말 3마리의 무리가 있어서 보는 혼자가 아님

샘슨과 한 컷

보는 며칠 째 이 언덕 위에 머물고 있음

하지만 다리가 너무 많이 부어 있어서
어디가 다친 건지조차 알 수 없음
여전히 붙지 않고 바닥에 접히는 다리...
다리뼈는 완전히 떨어져 나간 상태임
더 이상 굳거나 붙지는 않을 거라고 함
실제로 발굽 기둥 같은 부분으로
무게를 지탱하면서 겨우 걷고 있음
가끔 그 다리의 무게를 덜어내기 위해
자세를 바꾸기도 하지만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함

보는 이날 하루도 열심히 살아냈음
샘슨은 곧 암말을 쫓아다니기 시작할지도 모르지만
보에게 그런 기회는 이제 없음...
#출처
멀어지는 드론을 쳐다보는 보와
먼 산을 바라보는 샘슨
안타깝게도 보는
이 영상을 끝으로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음 ㅠㅠ
2023년 2월 이후에 실종된 후
2024년 내내 나타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아직 희망을 잃지 않고
보가 나타났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지만

보가 죽었는지 아닌지 어떻게 추정되고 있어?
다친 발목으로 그렇게
오랫동안 버티는 영상을 잊을 수가 없어😣
그가 자꾸 떠올라.
└ 이쯤되면 보는 우리 곁을 떠났다고 보고 있어.
ㅠㅠ
떠났다고 기정사실화됐음
감바토르타는 정말 손꼽히는 기적편이고
보가 야생마가 야생에서 겪는 일반적인 케이스임
보 외에도 다리 부상 당한
앨버타 야생마는 종종 목격됨

#출처
2021년 7월에 포착된 어떤 야생마
1년 넘게 지켜봐 온 말인데
저 왼쪽 앞다리 부분이 부러졌고
그대로 석화회되어 볼록하게 혹이 생겼음
원래는 더 심하게 절뚝거렸었는데
지금도 조금 절뚝거리긴 하지만 잘 지내고 있음
달릴 수도 있고, 먹고 마실 수도 있음

말이 고통보다 살아갈 의지가 더 크면
나름대로 적응해서 살아갈 수도 있는 거 같음
물론 죽어가는 야생마가 훨씬 많지만...
#출처
2022년 10월
길가에서 포착된 어떤 야생마
보인 줄 알았는데
비슷한 부상을 입은 다른 말이라고 함
** 심한 부상 사진 주의 **

2023년 11월 9일
한 어린 암말이 다리가 부러진 채 목격됐음
그날 황금빛 햇살이 그녀만을 비추는 듯해서
선샤인(Sunshine)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고 함

전날 누군가에 의해 발견되었고
제보받은 후 드론으로 수색했지만 실패했음
그리고 이튿날 오프로드 차량으로 수색해서
이날 다시 발견한 거임

#출처
선샤인은 부러진 다리 때문에
멀리도, 빨리도 움직일 수 없었음
최근이 아닌 생긴 지 좀 된 부상이었고
상태가 계속 나빠지고 있었음

(사진 크기 일부러 줄였음)
상처는 매우 심각했음
무언가에 졸린 흔적이 있는 걸로 보아
다리가 낀 상태에서 강하게 몸을 빼내려다가
뼈가 부러진 것으로 추측됨
소 울타리에 끼였을 수도 있고
통나무 사이나 바위 틈에 끼였을 수도 있음
부러진 뼈가 붙어서 다시 걷게 되는 야생마도 있지만
이런 심한 노출 골절은 자연 회복을 기대할 수도 없음
아픈지 상처를 오랫동안 핥고 있었고
몸도 이미 꽤 쇠약해진 상태였음

그래서 이 경우는 고통을 끝내줄 수밖에 없었다고...

#출처
선샤인은 정말 어린 암말이었어요.
떠나기 전, 선샤인이 마지막까지 서서
살아보려 했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둡니다.
이제는 고통에서 벗어났고
자연으로 돌아가게 됐어요.
곧 포식자들이 와서 그녀의 몸은
생명의 일부로 다시 순환될 겁니다.
슬픈 날이지만
여러분도 선샤인을 기억해 주세요.
지금의 모습으로 말이에요.
이름을 처음 부여받은 날 떠난 선샤인...
그리고 공교롭게도
최근에 유명한 야생마 2마리가
다리 골절로 인해 안락사돼서 화제였음

앨버타 야생 종마 배드 위스키(Bad Whiskey)

배드 위스키에게는
아마야(Amaya)라는 1살짜리 딸이 있었음

2021년 5월
아마야는 혼자
병들어 죽어가고 있는 상태로 발견됐었음
아마야는 즉시 구조됐고

보호소에서 보살핌을 받아 건강한 말로 자랐음
지금은 미국 몬태나 주에 사는 한 시민에게
입양되어 잘 지내고 있음

#출처
그런데 2024년에도
배드 위스키의 또 다른 딸 엔젤(Angel)이
다리 부러진 채로 발견됐음
구조해서 치료했지만
안타깝게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안락사됐음
그리고 바로 얼마 전...
2025년 3월 31일
다리 부러진 종마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팀

이번에는 배드 위스키였음...

#출처
배드 위스키는 부러진 다리를 질질 끌고 있었음
앞다리가 부러지면
풀을 뜯기 힘들고 눈을 파내기 불가능해서
뒷다리가 부러진 것보다 더 치명적임

#출처
배드 위스키는 아마야의 아빠예요.
아마야는 2021년 5월에
우리가 구조한 1살짜리 암컷 망아지예요.
아마야는 매우 아팠지만
보살핌을 받으며 회복해
아름다운 암컷 망아지로 자랐어요.
그 후 몬태나 주에 사는
한 젊은 여성에게 입양되었어요.
같은 해에 갈색 암말 어텀(Autumn)도 구조했어요.
그리고 작년 2024년
앞다리가 부러진
1살짜리 암컷 망아지가 있다는
전화를 받고 출동했어요.
안타깝게도 그 망아지는 안락사시켜야 했어요.
그녀 역시 배드 위스키의 딸이었죠.
그리고 오늘, 2025년 3월 31일
우리는 트레일 카메라를 교체한 후
집으로 돌아가던 중 전화를 받았아요.
다리가 부러진 종마가 있다는 신고였어요.
우리는 그 전화를 받고 출동했고
매우 슬프게도 이번에는
배드 위스키를 안락사시켜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어요.
이것은 우리가 하는 일 중에서
가장 힘들고 끔찍한 부분이에요.
우리는 이 사건을
왕립 캐나다 기마경찰에 보고했어요.

4살의 배드 위스키 #출처
배드 위스키는 2013년 4살 때 처음 포착됐음
그때는 아빠 재스퍼(Jasper) 무리에 있었음
하지만 5살이 되자
6마리를 데리고 독립해서 자기 가족을 꾸렸음

#출처
배드 위스키는 젊었을 땐 거친 성질머리로 유명했음
임신한 암컷들을 훔쳐서 데려온 뒤
새끼가 태어나면
자기 새끼가 아니라서 죽이곤 했거든
종마 중엔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고픈 본능으로
다른 종마의 망아지를 죽이는 녀석들이 있는데
배드 위스키가 그랬던 거임

#출처
하지만 배드 위스키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 성숙해지고 차분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음
남의 새끼도 품어주면서 '슈퍼대디'라고도 불렸음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함

#출처
어느 날
배드 위스키가 다른 종마랑 싸우러 가던 중
새끼 아달린(Adalyn)이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걸 봤음
그러자 배드 위스키는 가던 길을 멈추고
아달린한테 다가가서 무리로 돌아가라고 타일렀음
아달린은 친자식이 아닌데도
보호하려고 했던 거임
그런데 아달린은 겁도 없이
두 번이나 설득당하고도 계속 따라왔음
결국 그때 엄마 베일리(Bailey)까지 나서게 됐고
셋 다 나무 숲 속으로 들어갔는데
안에서 종마들 싸우는 소리가 막 나니까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엄청 긴장했다고 함
그런데 잠시 후
배드 위스키가 가족들을 이끌고
숲 밖으로 무사히 나왔고
조용한 다른 곳으로 피신시켰음
아달린이 자기 자식이 아님에도
배드 위스키가 성숙하게 대처했다는 이야기임

#출처
2020년에 찍힌 배드 위스키 무리
배드 위스키는 한때 가족을 13마리까지 늘렸는데
그 지역에서 꽤 큰 규모였음

#출처
올해 2월 13일
도망치느라 일부만 찍힌 배드 위스키 무리

성장하는 모습으로 사람들을 감동시켰던
미워할 수 없는 종마 배드 위스키는
먼저 떠났던 딸 엔젤처럼 다리 골절로 생을 마감했음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고 있음

#출처
안녕, 배드 위스키...
한때는 우리 모두가 미워했지만
훗날 무리를 잘 이끄는
좋은 리더가 되어 사랑하게 된 친구.
우리가 그를 처음 만난 건 2013년.
아직 4살밖에 안 된 어린 말이었고
그땐 재스퍼와 함께였어요.
2014년에는 재스퍼 무리에서
6마리를 데리고 독립했어요.
젊은 종마였던 배드 위스키는
이미 임신한 암컷들을 훔쳐서 데려간 뒤
그들의 망아지를 죽이곤 했어요.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그 당시의 그는 좋아하는 말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몇 년이 지나면서
성숙해지고 차분해지기 시작했어요.
그의 무리는 점점 커졌어요.
한때는 무리 수가 13마리에 달하기도 했는데
그 지역에선 꽤 큰 숫자였어요.
그를 관찰해 온 시간 동안
그가 낳은 망아지는 총 25마리였어요.
모든 새끼가 살아남지는 못했지만
그의 혈통은 남은 자손들을 통해 계속 이어질 거예요.
오랜 시간 동안 지켜보고 기록해 온
야생마를 잃는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네요.
편히 쉬렴, 위대한 친구♥

#출처
배드 위스키가 떠난 후
무리는 리프(Ripp)라는 종마가 이어받았음
사진 속 망아지 4마리 모두
배드 위스키의 자식들인데
리프가 잘 돌봐주고 있다고 함
배드 위스키를 기리기 위해
모든 새끼들의 이름에 '위스키'가 들어가 있음
위스키 리버(Whiskey River)
: 배드 위스키X오기마(Ogimma)의 새끼
위스키 러럴바이(Whiskey Lullaby)
: 배드 위스키X베일리(Bailey)의 새끼
아이리쉬 위스키(Irish Whiskey)
: 배드 위스키X제이(Jay)의 새끼
테네시 위스키(Tennessee Whiskey)
: 배드 위스키X프라나(Prana)의 새끼
그리고 배드 위스키가 떠난 지 일주일 후
이번에는 유명한 야생마 로키(Rocky)도
다리 골절로 안락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음

로키는 미국 유타 주
오나키(Onaqui) 산맥에 살던 야생마임
또 다른 이름은 돈 후안(Don Juan)
북부대공에 스타크 가문이 있다면
북부야생마엔 로키가 있음

물웅덩이에서 목욕을 즐기는 로키
로키는 야생마 애호가들에게
인기 많은 종마 중 하나였음
비록 덩치는 작았지만
현명하고 온화하고 용감하다고 소문났음

가족을 보호하는 로키
가족들한텐 한없이 헌식적인 가장이었고
새끼들한텐 한없이 다정한 아빠였고
어린 총각말들에겐 자상한 멘토였음

친구 타이탄과 로키 #출처
근데 말자강이야
대부분의 종마들이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고
로키를 보기만 해도 도망쳤다고 함
이런 따도남 같은 모습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았음
실제로 암말도 지배적인 성격의 종마보다
부드러운 종마를 더 선호한다고 함
게다가 로키는 사연도 있는 종마임

2021년 7월
로키는 야생마 제거 대상에 포함되어 포획됐다가
운 좋게 다시 풀려났었음

오나키에는 사실상 포식자가 없어서
개체수 조절을 위해 주기적으로 포획함
포획한 개체들을 보호소에서 관리하다가
적당한 떄에 일부를 다시 야생으로 풀어줌
나름 신중하게 포획하고 있다곤 하는데
헬리콥터로 몰아서 공포를 유발한다는 점 때문에 비판받음
말들이 도망치는 과정에서 부상 입거나
심지어 죽는 경우도 있음

로키는 다행히 풀려나는 대상에 속해서
2021년 8월에 다시 야생으로 풀려났음

암말 페이스와 로키
구경하려고 모인 사람들 앞에서
로키는 사랑하는 암말 페이스(Faith)한테 곧장 달려갔음
심지어 로맨티스트이기까지 함

앞: 종마 로키 · 종마 셰이크(Shaikh) / 뒤: 암말 스머지 · 플럼 · 페이스
그 후
플럼(Plum) · 그레이스(Grace) · 크리켓(Cricket) · 스머지(Smudge) 등
새로운 암말들이 로키한테 합류하면서
로키의 무리는 빠르게 성장했음

페이스와 발키리
올해 3월에는
암말 페이스와의 사이에서
딸 발키리(Valkyrie)가 태어났음

#출처
3월에 찍힌 로키 · 페이스 · 발키리

해질녘 가족을 데리고 물가로 가는 로키
하지만 발키리가 태어난 지 얼마 뒤...
로키는 가족을 보호하려고 싸우다가
왼쪽 앞다리가 부러지고 말았음

안타깝게도 손 쓸 수 있는 부상이 아니었고
로키는 결국 인도적으로 안락사됐음

#출처
오나키에서 전해진 가슴 아픈 소식입니다.
돈 후안으로도 알려진 종마 로키가
어젯밤 다리가 심하게 부러진 채 발견되어 안락사됐습니다.
로키는 항상 인기 많은 말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가족 무리를 이끌던 그는 정말 강인한 존재였고
크기와 기개 모두 인상적인 종마였죠.
강인함 속에 부드럽고 따뜻한 면도 있었어요.
그의 유산은 초원 위에서 자라고 있는
그의 새끼들을 통해 이어질 것입니다.
그를 알고 지켜볼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출처
용감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로키
고향 오나키 산맥에 영원히 잠들었고
영원한 아이콘으로 남았음
출처: 로키를 기억하며
로키 추모하는 글이 있어서 2개 가져와봤음

오나키 산맥의 야생 종마 로키에게 바치는 헌사
오나키 산맥의 위대한 종마
로키의 죽음을 듣고 정말 가슴이 아팠다.
그는 크고 대담했으며
한창 전성기에 있던 말이었다.
얼굴의 넓은 흰무늬
세 개의 흰 양말
근육질의 몸과 굵은 목
그는 다른 종마들 사이에서도 단연 눈에 띄었다.
편히 쉬렴, 로키.
이제는 자유롭게 영원히 달려.

#출처
로키의 불굴의 정신
이번 주 사막에서는 로키가 이끌던 자리를
어린 종마 무스가 이어받았습니다.
무스는 그의 가족을 지키려 애쓰고 있지만
로키 없는 모습을 보는 건 여전히 가슴이 아픕니다.
로키는 4월 4일
왼쪽 앞다리 위쪽 골절로 인해 안락사됐습니다.
저에게 로키는 오나키의 상징이었습니다.
크고 강인한 존재감으로
대부분의 종마들이 감히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 타이탄(Titan)과 종종 다퉜지만
주변 말들은 그를 보기만 해도 피했습니다.
그는 전형적인 야생 블랙 종마로
강렬한 카리스마와 결의를 지녔습니다.
로키를 잃은 건
단순히 한 마리의 죽음이 아닌
목초지의 위대한 정신을 잃은 것입니다.
다행히 그의 유산은 남아 있습니다.
벨라트릭스(Bellatrix) · 큐리오시티(Curiosity)
카스피안(Caspian) · 포(Poe) · 발키리 등
그의 자손들이 여전히 야생에서 살아가고 있고
입양된 자손들도 각지에서 사랑받고 있습니다.
로키를 기억하시는 분들께는
따뜻한 추억으로 남기를 바라며
처음 알게 된 분들께는
야생의 위대한 삶을 느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종마 무스 #출처
로키의 가족은
무스(Moose)라는 어린 총각말이 인수했음
보 · 볼트 · 선샤인 · 배드 위스키 · 로키 등...
모두 하늘 초원에서 자유롭게 달리기를 바람
이상 다리 부러진 야생마 절망편이었음 ㅠㅠ
희망편은 여기 ☞ 부러진 다리를 극복한 야생마 감바토르타 이야기
- 끝 -
+
보가 사라지기 직전에 같이 지냈던 친구 샘슨

#출처
샘슨은 보가 사라진 후 3월 내내 혼자 떠돌았음

4월에도 혼자였다가

4월 중순부터
메이저(Major)와 도그본(Dogbone)이라는
두 총각말이랑 같이 다녔음
도그본은 얼굴 무늬가 개뼈 같아서
붙여진 이름임 (오른쪽)

5월에는 체스터(Chester)라는 총각말이랑 지내더니

7월에는 드디어 암말들을 만나
가족을 꾸리는 데 성공했음
2023년임


#출처
암말들 데리고 종적을 감췄다가
몇 주만에 다시 나타나기도 했음
하지만 가족생활은 오래 가지 않았음

#출처
2024년 4월까지
옆에 있어줬던 암말 데스티니(Destiny)가
스틸(Steel)이라는 종마한테 가면서
샘슨은 다시 혼자가 됐음
중간이 데스티니임
그때부터 지금까지 샘슨은
다시 외로운 방랑자 모드로 들어갔음
#출처
2025년 4월 2일에 찍힌 샘슨

#출처
5월 9일에 찍힌 샘슨
조회수랑 댓글 터지고 인생샷 남겼음 ㅋㅋ
희끄무레한 갈색털에
숱 많고 덥수룩한 갈기가 특징임
몸에는 종마 다툼으로 생긴 생채기들로 가득함
몸이 안 좋아서 마른 상태였다가도 금새 살찌곤 함
다행히 최근까지 생존 신고하고 있음
모두 건강하게 오래 살아라...
다리 부상당한 야생마 이야기는 더 있음
나중에 샘슨 얘기도 정리해 볼게 ㅋㅋ

보: 긴 글인데도 우리 이야기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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