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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28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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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6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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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병원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미치도록 서러웠다

살아도 살아있지 않은

살고 싶지 않아도 살아야만 하는 

식물같은 삶이 싫었다



"다 나가!!!나가라구! 죽게 내버려두라구!!!"


복도가 쩌렁쩌렁 울리게 쏟아내는 절규

오늘도 누군가의 절망이 분수처럼 솟구쳐오르고 있다

15년전 내 모습과 닮았다

그땐 몰랐다

내 옆에 있던 엄마 할머니

복도에 서 있던 선재

그들의 눈물을.

내 눈물만 내 아픔만 보였다

나만 아픈 줄, 나만 힘든 줄 알았던 이기적인 아이



정기 검사 받으러 왔다

MRI 찍기 위해 조영제 투여하고 대기하고 있는 중에 우연히 듣게 된 절규

방사선실 복도가 무너질것 같다 

지금 저 사람의 세상도 무너지고 있겠지

수많은 검사들이 무슨 소용 있냐며 온몸에 꽂힌 주사를 뽑고 도망가고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더 절망적인 기분

잊고 싶었지만 잊히지 않는, 씁쓸하지만 삼켜 넘겨야하는 감정이 전해진다

떠올리고 싶지 않았는데......



내 순서가 되어 촬영을 시작했다


"조영제 때문에 답답하고 어지럽지는 않으시죠?  큰 소음이 나니 귀마개 잘 하시구요 절대 눈 뜨지 마시구요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소리 치세요 총시간은 10분 이내구요 생각보다 금방 끝나니까 긴장하지 마시구요기계 안에 들어가면 그때부턴 움직이시면 안되요 "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말투가 기계처럼 무미건조하다

불친절이 아니다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아픈 사람들을 보며 같이 아파하지 않기위한 방어기제같은 건조함이다



기계속으로 들어가면서 속으로 숫자를 하나 둘 세기 시작했다

점점 가슴이 뜨거워지고 답답해진다 숨이 가빠지며 깊은 숨이 쉬여지지 않는다

참으려해도 나도 모르게 몸이 바르르 떨리기 시작한다

눈 뜨면 안되는데

숨이 너무 차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해버렸다

눈을.. 떴다...

통 안에 또 작은 통이 내 코앞에서 돌고 있다

내 코에서 5센티도 떨어져있지 않은 것 같은 너무도 가까운 거리감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눈을 다시 떠보니 

이번엔 선재의 얼굴이 5센티 안에 들어와있다



"깼어? 나 보여? 누구야? 내가 누군지 말해 봐 아니 알겠으면 고개 끄덕거려 아니 눈 깜박여 봐 손에 힘 줘 봐"

"얼굴 너무 가깝다 뽀뽀하는 줄"

"미안.....하도 깨어나질 않으니까 숨 쉬나하고 숨소리 들어보려고 ...."

"숨소리를 귀로 듣지 입으로 듣니? "



울먹이는 선재에게 괜히 퉁명스럽게 말했다

내가 잘못해놓고 또 내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는 못된 버릇

병원만 오면 날이 곤두서버리는 핑계 아닌 핑계로 또 가시를 곧추세운다



".....알콜 냄새가 싫어...."


미안하다는 한마디면 될 것을 또 뱅뱅 돌려말한다

알콜 냄새가 싫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알아 듣겠어

내가 남들과 다르다는 걸 다시 인식하는 순간이라 피하고 싶다는 말

아무렇지도 않게 잘 살아가는 사람이 한순간 환자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 뭣같은 기분이라는 말이란걸.....

 


"아주 잠깐만 참을 수 있을까? 남들하고 똑같은 모습으로 살려고 온거니까,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려고 온 거니까 내 얼굴 봐서 조금만 참아주라 부탁할게"



내 속을 꿰뚫고 있는 선재

이길 방법이 없다


"선재야..."

"나 사랑한다구? 나도 솔이 사랑해"

"미안해"


모기소리만하게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미안하다고 말했다

안들린다며 귀를 가져다 대는 선재에게 더 조그만 소리로 '미안'을 건냈다



"예전에 선수때 바다 한가운데 빠져도 헤어나올 수 있다고 자신있었는데 첫사랑에 빠져서는 헤어나오지 못하고 허우적대고 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헤어나오지 못한게 아니라 내가 나올 생각을 안한거더라

아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 같아"


당연하다는 듯

이게 자신의 운명이라는 듯

눈을 찡긋 감고 웃으며 고개 끄덕이는 선재를 보며 나도 웃었다




TRdKEl




어느정도 진정도 됐고 검사도 얼추 다 끝났다

입원하자는 선재를 말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병원 입구에서 동석을 기다리며 올려다 본 하늘이 참 예쁘다



"선재야 하늘 봐봐 진짜 높고 푸르고 구름도 예쁘다"

"그래도  너 보단 안예뻐"

"팔불출 그만.  하늘 사진 좀 찍어줘 내 폰으로"



선재에게 폰을 넘겨 구도 각도 잔소리 해가면서 하늘 사진을 많이 찍었다

차 안에서 폰 사진첩을 구경하던 선재가 물었다



"하늘 사진이 왜 이리 많아? "

"예쁘잖아 "

"그렇다기엔 너무 많아 네 사진보다 더 많은 걸?"



하늘을 좋아한 이유?

하나는 슬프다

또 하나는 아름답다

어떤 말을 해야 좋을지 머리를 굴려본다 



"둘러댈 생각 말고 솔직하게 모두 얘기해 줘 내가 모르는 널 알고싶어

현재와 미래도 하나하나 물어보며 함께 만들어가겠지만 과거는 그럴 수 없잖아 솔이 알려줄래? "



다정하게 물어보는 선재에게 

또 한발짝 다가가려한다

보이기 싫은 부분도 




AeljZF


집에 들어와서  

내 방 책장에 놓인 사진 액자 하나를 들고 나왔다

소파에 앉아서 눈으로 계속 뒤만 따르던 선재의 기다림에 답하기위해



"이 사진 어때?"

"이것도 하늘 사진이네 시계탑이 찍힌게 신기할 정도로 하늘말고 피사체가 찍힌건 처음같은데?"

"내가 다시 살고 싶어진 그때 찍은 사진이야"



선재의 얼굴이 굳어버린다  

아뿔싸 건들지 말아야 하는 상처를 건드리고 

투정부리며 아픔을 후벼팠다는 것이 미안하다는 감정이 그대로 투영되어있었다



"네 전화, 날 좋으니 날이 나쁘니 살아보라 했던 말 듣고 다다음날일거야 비 온 뒤라 하늘이 너무 맑은거야 구름도 포실포실하구 꼭 올라탈 수 있을 것 같더라 이렇게 예쁜 하늘을 못본다면 억울할 것 같아서 그래서 죽지않기로 살아보기로 맘먹었어 

그날의 하늘을 계속 보면서, 네 말 떠올리면서, 네 노래 들으면서 힘들때마다 견뎠어 그때부터 하늘 사진을 찍기 시작했나봐"



말없이 안아주는 선재 품이 꼭 구름같다

그날 포실포실하게 느꼈던 하늘이

낮디 낮은 땅의 나에게 내려와 감싸준다

잘 견뎠다고 





숨을 쉴 수 없다는 것이 이런걸까?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 심장 소리가 들릴까봐 

선재가 정장을 입을 때마다 해 보고 싶었던 유치하지만 한번은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다

넥타이 매주기

드라마 속 주인공이 애인 넥타이 매무새를 다듬어줄 때 그렇게 설레더라~~ 

한번도 못했는데 지금은 선재가 있으니 해보고 싶은데

얘가 얘가 못하는 게 없네

모델 뺨 후려갈기듯 멋져서 패션쇼도 서고 드라마 영화 특히 김상무의 101가지 그림자에서 정장을 얼마나 기깔나게 입었는지 

분노의 넥타이 풀기 따악 하며 머리와 손을 흔들 때

팔뚝 핏줄이 뽝 서는 것이  ...꿀꺽 ....



지나가는 말로 로망이라 했더니 

무표정한 모습으로 내 앞에 서 있다

한 손엔 넥타이를 들고...,.,

 


"뭐해? 안 매줄거야?"


옥망 아니 한번 해보고싶다는거지 할 수 있다는건 아니였다구 ㅠㅠ


"넥타이 매주고 싶다며?"

"....아직 해 본 적 없어서 넥타이 매는 방법 몰라"

"한번도? 지금까지? "



입꼬리가 마구 움찔거리고 목소리는 하이 소프라노보다 높아지며 코에선 아흐흥하며 바람 새는 소리가 들린다 안봐도 신났다 신났어



"처음이라 이거지? 오빠가 알려줄게 쉬워  따라해봐"



차근차근 보여주는데도 잘 안된다

겨우 된듯하면 매듭이 쪼잔하게 뭉쳐있고

이번엔 성공이다 싶으면 얇은 쪽 길이가 더 쭉 늘어져서 똠방해지고

젖은 키친 타올  마냥 힘없이 축 쳐져 꼬기작꼬기작 해졌다



"안 할래"

"머리도 좋은 애기가 왜 이걸 못하지? 오빠 하는거 봐봐"

"싫어 넌 알아서 잘하니까 네가 하고 가"



손재주 없는 내 손을 내려다 보며 한 대 딱 때렸다

얄미운 내 손



"왜 내꺼 때리냐!! 내꺼 아파 ~~ 네 손 아니야 내 손이야 귀하게 대해줘"



찌릿 내가 째려보든 말든 들은 척도 안하고 내 손등을 살살 손가락으로 어루만져주면서 웃는다

그리 싫지는 않지만 닭살은 좀 돋는다


"잘 봐봐 넥타이는 이렇게 잡고 이쪽으로 돌려서 크게 고리를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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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설명하던 선재가 나를 빤히 쳐다본다

눈을 껌뻑이기를 수차례

내 목에 넥타이를 건다

이리 저리 넥타이를 잡고 돌리며 매듭을 짓는다



"미안 내가 매던 것이 습관이 되서 상대방이 매줄 땐 방법이 다를 거라 생각 못했어 잠깐만 그대로 있어봐"



선재의 머리카락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매일 맡던 샴푸향이 아찔하다

아랫 입술을 꽉 물고 잘근잘근 씹었다

애국가를 4절까지 불러야하나하는 그순간



"또 한번 류선재에게 반했나봐~~ 난 솔친자 할테니 넌 선또반 해 선재에게 또 반했다"



치~~~들켰다 

기왕 들킨거 뽀뽀나 실컷하자 

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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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늘 사진 안 찍게 해줄게 평생 내가 네 하늘이 되줄게 넌 이대로만 내곁에 있어주면 돼 사랑해"



오늘도 솔친자를 이길 수 없지만

선또반으로 살아온 인생 앞으로도 쭉 영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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