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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27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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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5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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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오랜만에 자감고등학교에 왔다

매일같이 새벽 동트는 것을 보고 들어가고 해 진 후에나 나올 수 있었던 수영장 가는 길을 대낮에 걸어올라간다

그것도 솔이와 함께

방학이여도 방과후 수업하는 애들이 있을텐데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길을 걷는다????

진짜 얼마만에 경험한 것인지 신기하다



"솔아 기분이 이상해 수영장 가는 길이 너무 익숙하면서도 낯설어"

"어떤 점이?"

"음....낮에 올라가는거랑 부담이 없어"

"부상 재활 때 많이 힘들었다고 했지? 표현도 잘 안하고 속으로만 쌓아둬서?"

"아니라곤 할 수 없지만, 0.01초를 줄이기위해 수천 수만시간을 물속에 젖어있어야했던 게 가장 힘들었어 물이 좋기도 싫기도 하고 좀 복잡했어"



수영장 건물이 점점 다가올수록

약간의 아쉬움과 힘들었던 그때가 떠오르면서 한숨이 살짝 나왔다

외부인 출입금지인건 알지만 한번쯤은 들어가보고 싶었다

19살에 봤던 수영장이 지금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입구 유리문을 살짝 밀어봤는데 쑥 열린다

솔과 눈빛을 교환하고 살며시 들어가려고 발을 내딛는  순간



"저기요 아저씨 외부인 출입금지입니다"



뒤에서 우리를 저지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민망함보다는 아쉬움이 컸다

이럴 때 연예인이라고 행세를 해볼까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내 속을 꿰뚫고 있는 솔이 만류했다

아쉽지만 돌아가야겠다 하는 그때 

나를 불러세웠던 목소리가 한껏 높아졌다



"어? 류선재? 맞지? 나야 최현구"

"오호 현구야"

"얼마만이냐? 연예인되고 처음이지?"

"그렇게 됐나? 반갑다"

"수영장 들어가 보고싶어? 들어가자"

"외부인 금지잖아"

"넌 선배잖아 그리고 나 수영부 코치야 내 권한 있어"



체교과 들어가서 착실히 공부하고 코치까지 하고 있는 현구를 보니 부럽기도 했고 어쩌면 저 자리에 내가 있었을 수도 있었다는 그림이 그려지니 재미있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간만에 한번 뛰어볼래?"


예상치 않았던 제안

갑자기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무언가가 밀려 올라오고 있었다

그만 둔 이후 수영장을 멀리 했다

화보 찍거나 영화 촬영 장면때도 딱 필요한 부분만 찍고 재빠르게 나왔었다

피하고 싶었던 수영장

그것도 자감고 수영장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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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야 보여줄 수 있어? 난 네가 경기하는 걸 한번도 못봐서 어떨지 궁금해 참 멋있었을 것 같아"


주저하는 내 맘을 읽은 솔이, 떠밀면 못이기는 척 할 거란걸 아는 솔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보여달라 조른다

이순간은 철없는 애기가 떼쓰듯 일부러 더 과장된 표정으로



출발대에 섰다

숨을 고르고 수경을 단단히 고정했다

고개를 숙여 자세를 잡고 앞으로 중심점을 이동시켰다



출발 신호음과 함께

물로 들어섰다

오랜만에 물과 대화하며 마음 속 짐을 하나씩 풀어내기 시작했다

어깨부상, 힘겨웠던 훈련과 재활로 흘린 분노, 그리고 솔을 놓친 눈물까지......



물 속에서도 또렷하게 솔의 응원 소리가 들려온다 

무대 위 나에게 보냈던 환호와는 전혀 다른

수영밖에 몰랐던

솔이를 좋아하는 마음조차 표현하지 못했던 순박한 류선재를 위한 따뜻함이 수영장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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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힘을 짜내서 터치패드를 힘껏 쳤다

그때처럼 습관적으로 기록 전광판을 올려다 봤다

아무 숫자도 나오진 않았지만 감이 달랐다

우승했었던 그때의 느낌이 남아 가쁜 숨과 함께 몸 구석구석 돌고 있었다



"역시 류선재네 실력 안 죽었어 2:01이다 네 기록이 1:50.47이였잖아

다시 선수해라 "

"류선재 멋지다!! 최고다!"


분리부표를 붙잡고 솔을 향해 물을 튀기며 소리를 외쳤다

현구와 솔의 칭찬에 나도 모르게 어깨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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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렇게 멋진 모습을 보게 되다니..... 류선재 양파니? 까도까도 끝이없이 매력이 터져서 눈물이 난다 앞으로도 나한테 자주 보여줄거지?"



멀리 떨어져있었지만 솔의 눈에 반짝이는 동그라미 하나가 똑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물을 사랑하면서도 미워하게 된 내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이

이젠 마음에서 내려놓고 예전처럼 물과 함께 해도 된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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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얼굴을 보내요 임솔씨 맞죠?"

"어...네...제 이름은 어떻게 아시죠?"

"수영부 다 알아요 솔이씨 명찰을 선재 가방 안에 달고 다녔어요 얼굴은 몰라도 이름은 다 알걸요? 드디어 성공했네요 류선재 첫사랑이랑 결혼이라니! 철없는 고딩들이 임솔씨에게 대쉬하겠다고 선재 평정심 긁어대다가 싸움도 했어요"

"싸움요?"

"선재 눈 뒤집어져서 싸우다가 어깨 부상 더 심해졌을걸요?"

"최현구 헛소리 그만하고"



다급하게 현구 입을 막아보지만 나불대는 주둥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목소리가 왜그리 또렷하게 나오는지 

괜찮은 척 웃지만 머릿속에 계속 솔이가 놀랐을 것에 대해 어찌 풀어야할지 



"나중에 수영부 모일 때 한번 모이자"

"오늘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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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구와 인사를 하고 돌아나오는데 솔이 할 말 많은 표정으로 쳐다본다

그러나 묻지 않는다

솔이 말문을 열길 기다리는데 딱 그이야기만 빼고 다른 주제들로만 쫑알거린다



"진짜 궁금한거 물어봐 엉뚱한 얘기말고"

"별로."

"안 궁금해?"

"하나도"

"어떻게 궁금하지 않을 수가 있어?"

"인혁이가 예전에 말했어 선재 네 별명"

"내 별명?"


풋하며 새어나오는 웃음을 꾹 참는 솔 

운전에 집중이 안된다 

뭔가 인혁이가 좋은 말을 한 것 같지는 않은 느낌


"선재 넌 딱 그 별명대로 살아왔네 한결같아서 좋다"

"별명 뭐라했는데?"

"비밀이라니까"



머리를 굴려본다 인혁이자식이 했을만한 말이 뭘까?도저히 모르겠다

생각이 꼬이는 그때

솔이 봐준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별명처럼 영원히 한결같이 살면서 사랑해주라 솔친놈! 욕한거 아니니까 오해말구"



볼에 쪽소리 나도록 입맞춰주면서 귓가에 속삭인다 

녹는다 ~~~~

그래 솔친놈 

완전 임솔에게 미친 놈으로 영원히 살겠다



백인혁 가만 안 둬 오늘 넌 머리 링 다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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