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주 솔트리버에는 300마리 정도의 야생마(머스탱)들이 살고 있음
얘네들은 원래 가축말인데 이런 저런 이유로 야생으로 탈출해서 대대로 살고 있는 애들임
솔트리버 매니지먼트라는 비영리단체가 이 말들한테 이름도 지어주고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음
그런데 최근 11월 19일쯤 망아지가 태어났음
야생마가 태어나는 시기는 4~9월 사이로, 야생에서 11월에 새끼가 태어나는 경우는 극히 드뭄
이 망아지는 암컷으로 레이니(Lainey)라는 이름을 얻었음
아빠는 루나(Luna) 엄마는 니치(Nichy)임
뜻밖에 얻은 솔트리버 막둥이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음
한편으로는 너무 늦게 태어나서 겨울을 잘 버틸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함
2024/11/21 생후 2일차 (출처 #1, #2, #3, #4, #5)
고개를 쭉 뻗는 레이니
졸려보이는 레이니
웃상 레이니
털이 조금 까졌음
엄마 니치(Nichy)와 함께
포근한 엄마 품
우리 엄마 이쁘쥬?
무리 구성원들한테 둘러싸인 레이니
든든한 엄마, 아빠, 이모, 삼촌들이 지켜줌
망아지는 잠이 많음
하루의 대부분을 잠으로 보냄
간지러운데 발이 안 닿아
또 잠든 레이니
굿모닝
엄마 니치랑 함께
엄마랑 교감 중
엄마, 이모랑
2024/11/24 생후 5일차 (출처 #1)
이게 망아지여 송아지여
엄마 니치랑 강 건너기
수염 복실복실
엄마 니치(왼쪽), 아빠 루나와 함께
엄마한테 치대는 중
아빠한테도 치대기
무리의 보호 아래 낮잠 자기
든든한 말 우산
레이니가 속한 루나 무리는 규모가 크고 짱짱함
우두머리인 아빠도 듬직하고
2024/11/02 (출처 #1)
엄마랑 같이 잠든 레이니
2024/11/28 (출처 #1)
사연 있는 눈빛
엄마 니치와 함께
망아지들은 엄마 껌딱지임
나뭇잎 먹방
기분 좋은 레이니
털이 까진 건 총각말들한테 공격 받아서 그런 거임
우리 아빠가 니네 아빠보다 더 크다
아빠 자랑하는 레이니
2024/12/02 (출처 #1)
레이니의 아기미소
2024/12/03 (출처 #1)
잠자는 엄마 옆에서 하품하는 레이니
2024/12/05 (출처 #1)
낮잠 잘 준비
2024/12/06 (출처 #1)
엄마 젖 먹는 레이니
증명사진
엄마랑 키스하기
너네 이런 거 못 먹지?
나뭇잎 먹방2
2024/12/25 (출처 #1)
관목 뜯어먹는 레이니 엄마 니치
귀여움
아빠 루나랑 장난치기
이 집 아빠가 레이니 껌딱지임
털찐 레이니
2024/12/17 (출처 #1)
어흥 무섭지?
무리와 함께 낮잠 자는 레이니
푸짐한 궁댕이들 ㅎㅎ
2024/12/18 (출처 #1)
긁는 레이니
아빠 루나한테 치대는 레이니
오른쪽은 레이니 엄마 니치임
#링크
무리의 선두에서 당당하게 행진하기
이렇게 무리가 크면 보호받기 쉬워서 망아지들도 생존 확률이 올라감
#영상
아빠 엄마랑 사이좋게 뱀장어풀(eel grass) 먹기
혼자서도 잘 먹음
장어풀은 물 속에 있어서 뜯어먹는 스노쿨링 스킬이 필요함
보통 부모한테 전수받고 1살쯤은 돼야 물 속에 얼굴 박고 먹을 수 있지만
겨울이라 수면이 얕아져서 쉽게 뜯어먹을 수 있는 거 같음
#영상
레이니와 무리를 지키는 우두머리 종마 루나
연분홍색 총각말이 오른쪽에서 갑자기 루나를 공격해 오자
루나가 뒤에 있는 레이니 등을 보호하려고 몸을 틀면서 몸싸움을 함
짧은 싸움이 끝난 후
당황한 니치가 뒷발차기하다가 얼떨결에 레이니가 넘어지는 혼란한 상황
루나는 끝까지 레이니, 니치 등 무리 앞을 막아서고 있음
마지막에 루나가 레이니 앞을 딱 지키고 서 있음
왼쪽은 공격한 총각말임
레이니 아빠이자 우두머리 종마인 루나(Luna)의 일생
https://www.instagram.com/p/DDktqvjTWlM/
솔트리버의 새 아빠를 소개하고 우리가 그를 사랑하는 이유를 말해볼게요.
네, 그는 루나라는 여성스러운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그것은 그가 보름달 아래에서 태어났기 때문인데
그의 탄생을 본 관계자가 그를 여자라고 생각하고 이름을 지었어요.
당시에는 공개적인 이름 지정 프로세스가 없었거든요.
그의 아름다운 엄마의 이름이 인디언 프린세스(Indian Princess)라서
우리 앱에는 그의 공식 이름을 인디언 프린스(Indian Prince)라고 등록했지만 루나가 마음에 들었어요.
어떤 사람들은 이 말들에게 이름을 지을 필요가 없다고 말해요.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각각의 말을 기억하는 방법이고 그들을 관리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
그들의 이름은 우리의 기억과 그들의 성격에 깊이 새겨져 있어요.
그들이 연약한 망아지에서 장난꾸러기 총각으로, 우두머리 종마로,
사랑하는 부모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 정말 알 수 있어요.
루나, 1살 때 #출처
이 놀라운 종마는 개성, 독특한 영혼, 그리고 삶의 목적을 가지고 있어요.
루나는 2015년 5월에 태어났어요.
그의 엄마가 낳은 망아지는 모두 불운했고 (그 중 4마리는 사망)
2014년에 태어난 망아지는 태어난 지 불과 몇 달 밖에 안 됐을 때 어깨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어요.
(그 경험은 그녀와 우리 모두에게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루나가 아기와 함께 행복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정말 놀라웠어요.
루나의 엄마 인디언 프린세스와 아빠 디에고 #출처
루나의 아빠는 디에고(Diego)로 부모 모두 아직 살아있지만 나이가 많아요.
루나는 2살 때 해방됐어요.
(이건 아빠에 의해 태어난 무리에서 쫓겨났다는 것을 의미해요)
야생마 사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일반적인 나이에요.
그는 난폭한 총각말이었고, 다른 총각말들과 무리 지어 생활했고, 결코 외톨이가 아니었어요.
루나는 2019년에 처음으로 무리를 결성했는데, 그때가 겨우 4살이었어요.
총각말이 성공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어요.
암말 파키타와 새끼 파키토 (레드윈드의 아들) #출처
그는 암말 파키타(Paquita)와 그녀의 새끼 파키토(Paquito)를 훔쳐서 파키토를 자기 새끼처럼 키웠어요.
(그래서 독신 총각말을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그들은 미래의 우두머리 종마니까요)
루나는 2021년에 니치(Nichey)와 사랑에 빠져서 그녀를 자신의 무리에 추가했는데 무리는 꽤 커져 있었어요
우두머리 종마 실란트로 #출처
그런 다음 다른 우두머리 종마 실란트로(Cilantro)와 상호 합의를 하고 무리를 합쳤어요.
솔트리버의 많은 우두머리 종마들이 그렇게 하는데, 아마 퓨마의 공격과 관련이 있을 거예요.
* 퓨마는 솔트리버의 최상위 포식자
최근에 루나는 암말 니치와 새끼 레이니를 너무 사랑해서 무리 전체를 실란트로에게 맡겼어요.
니치와 레이니를 보호하고 돌보는 데 완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그는 곁을 계속 떠나지 않을 거예요.
레이니, 니치, 루나 #출처
그래서 때로는 루나, 니치, 레이니만 따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때로는 무리 전체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루나는 레이니의 생애 첫 며칠 동안 힘든 일을 겪었고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수많은 총각말들과 용감하게 싸웠어요.
우리는 루나가 놀랍고 빠른 기동력과 격렬한 싸움으로 새 아기를 용감하게 보호하는 모습을 지켜봤어요.
그의 뺨의 피부가 늘어졌지만 그는 별로 당황하지 않았어요.
총각말들이 자신들에게 기회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후 모든 것이 다시 평화로워졌어요.
레이니는 사랑스럽고 자상한 엄마와 아빠와 함께 야생에서 자유롭게 자라고 있어요.
우리는 조만간 엄마 니치를 다루면서
그녀가 PZP(임신 조절 백신)를 6번 연속으로 맞은 후 임신하게 된 과정도 다룰 예정이에요.
또한 루나가 태어나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찾아볼 건데 정말 멋진 장면이에요.
PZP 임신 조절은 야생마의 자연스러운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놀라워요.
그래서 우리가 사용할 유일한 임신 조절 방법이에요.
우리는 지난 8년 동안 열심히 노력했고
그것이 효과가 있고 어미나 새끼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자연스러운 행동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했어요
종마의 영광스러운 상처로 가득한 루나 #출처
우리는 이 놀랍고, 꿋꿋하고, 친절하고, 사려 깊고, 강하고, 달콤하고, 위엄 있고
강력하고, 여전히 사랑스러운 수말 루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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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베프 실란트로 이야기
https://www.instagram.com/p/DEX8Aqeyiq5/
솔트리버를 자주 방문하는 분들과 자주 방문하지 않는 분들을 위해
아기 사진을 찍고 몇 년 후에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하고 궁금해한 적이 있나요?
자, 오늘은 2016년 3월로 돌아가볼게요. 당신은 운이 좋으세요.
어린 실란트로, 2016년 봄
2016년 3월, 아름답고 활기찬 아기 소년이 태어났고
우리는 그에게 실란트로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답니다.
실란트로는 대부분의 젊은 말들이 그렇듯 엄마, 아빠, 이모, 삼촌의 보호 아래 자랐어요.
아기를 키우려면 정말 마을 전체가 필요해요.
하지만 많은 어린 종마들처럼 실란트로는 막 2살이 됐을 때
가족을 떠나 위대한 미지의 세계로 나가라는 말을 들었어요.
어린아이가 한때 사랑받았던 가족들에게서 거부당하는 걸 보는 건 참 힘든 일이에요.
아무튼, 우리 소년 실란트로는 가족도 친구도 없이 홀로 남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는 같이 어울릴 다른 말을 찾아 나섰고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어린 총각말들을 금방 발견할 수 있었어요.
어린 종마가 더 나이 많고 강하고 현명한 우두머리 종마와 경쟁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알고 있나요?
대부분의 종마는 자신의 무리를 이루기까지 몇 년이 걸리지만
일부 종마는 절대 우두머리 종마가 되지 않고 성체가 된 후에도 행복하고 강한 부관으로 남아요.
* 부관: 우두머리 종마를 보조하는 독신 총각말
실란트로, 2024년 여름
하지만 실란트로는 자신이 병풍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증명했고
2021년에 자신의 무리를 이루었어요.
다른 많은 종마들처럼 실란트로의 작은 무리는
우리가 솔트리버 야생마를 "As the River Flows(강물이 흐르듯이)"라고 부르는 이유에 해당돼요.
실란트로는 2021년 이후로 암말을 몇 번이나 얻었고, 잃었고, 되찾았기 때문에
우리는 등을 맞대고 돌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두 스탭의 도시도 댄스 방식으로 노래를 만들어야 할지도 몰라요.
그는 암말 한 마리로 시작했다가 그녀를 잃었고, 그 다음 암말 두 마리를 얻었다가 또 잃었고
현재 2마리의 암말을 데리고 있어요.
레이니가 자는 동안 돌봐주는 실란트로 #출처
그는 또한 가장 친한 친구 루나가 니치와 레이니를 돌보느라 너무 바쁠 때
루나를 도와 그의 암말들을 돌봐주기도 해요.
(후략)
https://youtu.be/rW4GHS-r9sA
쉬고 있는 루나+실란트로 무리
1:24~
총각말 공격으로부터 니치와 레이니를 지키는 루나
https://youtu.be/CinYHlRhAf8
강에서 노니는 루나 & 실란트로 무리 (니치, 레이니 등등)
후속글) 야생 망아지의 생존 확률이 낮은 이유
미국 솔트리버에 왜 야생마들이 살고 있어?
애리조나주 기록에 따르면 솔트리버 야생마들은 적어도 1790년대부터 계속 살고 있댔음
이런 야생마들을 '머스탱(mustang)'이라고 부름
머스탱은 16세기에 스페인 탐험가들이 아메리카로 가져온 스페인 또는 이베리아 말의 후손인데
머스탱은 '주인 없는 짐승'을 의미하는 스페인어 단어 'mustengo'에서 유래했다고 함
이런 야생마들은 적어도 수백여 년 전 인간한테서 탈출한 후에 인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살아 왔음
적자생존을 통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나고 튼튼한 품종으로 진화해서 지금의 머스탱이 됐음
(가축말이 야생화된 경우이고, 진짜 야생마인 몽골야생말과는 분류학적으로 다른 종임)
이렇게 살고 있는 야생마를 미국에서는 머스탱, 호주에서는 브럼비(Brumby)라고 부름
이 야생마들은 역사적으로 쓸모없는 동물로 여겨져서 수천 마리가 도살됐는데
주로 인간의 눈을 피해 울창한 나무 등지에 숨어 살면서 자유롭게 뿌리내려 왔음
우리나라 제주도에도 유기된 말들이 종종 있다고 하던데 얘네들도 야생화돼서 야생마가 됨
안타까운 건 이런 식으로 예전부터 야생에 정착한 머스탱이나 브럼비들이
오늘날에도 국가적인 도살의 대상이 되어 정기적으로 헬리콥터 총기 난사로 도살되고 있다는 거임
그래서 미국, 호주 등지에서는 야생마를 모니터링하고 도살에 저항하는 민간단체 활동과 기부 활동이 활발한 거 같음
솔트리버 야생마들은 주법에 따라 도살 대상이 아니고 관광지화돼서 잘 보호받고 있는 케이스라고 해
출처: https://saltriverwildhorsemanagementgroup.org/
• 야생마 이야기
― 01. 치명적인 다리 부상을 당해도 살아남은 야생마들
― 02. 야생에서 목격된 야생마들의 장례식
― 03. 트레일캠에 포착된 곰을 피해 도망치는 야생마들
― 04. 야생에서 보기 드문 11월에 태어난 야생 망아지
― 05. 야생에서 부상당한 야생마가 자연 치유되는 과정
― 06. 엄마를 잃고 두 종마한테 양육된 야생 망아지
― 07. 캐나다 아이벡스 밸리에서 일어난 야생마 실종 사건
― 08. 야생 망아지의 생존 확률이 낮은 이유
• 몽골야생말 이야기
― 01. 평화롭고 뚱쭝한 몽골야생말 움짤
― 02. 몽골야생말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
― 03. 동물원 덕분(?)에 멸종을 피한 몽골야생말
― 04. 19세기 말~20세기 초 꽤 잔인했던 몽골야생말 포획 과정
― 05. 몽골야생말을 멸종에서 구한 두 암말 '루카'와 '올리카'
― 06. 쓸모없는 잉여 종마였지만 훗날 재평가된 몽골야생말 '쿠포로비치'
― 07. 우리나라 서울대공원에 홀로 남은 몽골야생말 '용보'
― 08. 며칠 전 무지개다리를 건넌 서울대공원의 몽골야생말 '용보'
― 09. 아쉽게 끝난 우리나라의 몽골야생말 번식
― 10. 야생으로 처음 방사된 몽골야생말의 수난
― 11. 야생에 처음 방사됐다가 혹한에 실종된 몽골야생말 찾기
― 12. 야생성 잃어버린 몽골야생말을 중국 야생에 처음 풀어준 이야기
― 13. 의외로 체르노빌에 살고 있는 몽골야생말
― 14. 몽골야생말을 이베리아 고원으로 보내는 사연
― 15. 전쟁 사랑 우정 배신 막장극 펼치는 몽골야생말 이야기 (1)
― 16. 전쟁 사랑 우정 배신 막장극 펼치는 몽골야생말 이야기 (2)
― 17. 전쟁 사랑 우정 배신 막장극 펼치는 몽골야생말 이야기 (외전)
― 18. 몽골야생말이 사는 곳 중 유럽의 사바나라고 불리는 곳
― 19. 하렘을 갖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몽골야생말
― 20. 야생에서 다리 부러졌는데 살아남은 몽골야생말
― 21. 야생에서 다리를 다치고 하렘을 뺏긴 몽골야생말 '번개'
― 22. 체르노빌에 살던 몽골야생말이 최근에 사망한 이유
― 23. 2024년 카자흐스탄에 재도입된 몽골야생말
― 24. 2024년 미국에서 도축 직전의 몽골야생말을 구조한 사건
― 25. 미국 경매장에서 구조됐던 몽골야생말의 안타까운 근황
#야생말 #야생마 #머스탱 #브럼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