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의 시선>
비가 온다
평생을 싫어하던 비가 한순간 좋아지게 되는 신기한 경험
기적같은 순간
노란 우산 속 환한 미소를 띤 솔을 만난 그 순간은
영화의 한장면 슬로모션이 걸린 것 처럼 천천히 그리고 또렷하게 지나간다
발코니로 나가 서서 일부러 비를 맞아본다
샤워기와 달리 제각기 굵기 모양 세기를 가진 빗방울을 얼굴 가득 느낀다
비가 내게 말을 건다
잘했다고
미련했다고
안쓰럽다고
행복하라고
갖가지 모습으로 얼굴을 쓰다듬어 흘러내린다
타임머신이 되는 노래가 있듯
나에게는 비가 타임머신이다
19살 류선재 첫사랑의 순간으로 돌려놓는다
"선재야 궁금해 비가 좋아진 이유는 알겠거든? 그런데 왜 눈은 좋아해? 나랑은 전혀 관련이 없는데... 혹시 다른 사람과 추억이 있어?"
언제 나왔는지 솔이 쳐다본다
잔뜩 시옷 모양으로 모인 눈썹과 벽걸이 티비도 걸릴 만큼 튀어나온 아랫입술이 귀여워 더 놀리고 싶어진다
"어떻게 알았어?"
"진짜야?"
점점 더 심각해진 표정과 약간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빛이 건들면 터질 것 같은 석류같다
"질투해? 질투도 할 줄 알아? 그만큼 사랑하는거야?"
"질투 아냐! 그냥 좀.. 그냥 그래 .말 돌리지 말고 말해 화 안낼게"
화 내지 않겠다고 해놓고 이미 얼굴엔 '나 짜증났어 '가 대문짝만하게 써있다
솔의 코에 내 코를 맞대고 찡긋하며 콕콕 찌르며 웃었다
눈이 좋아진 이유라...
이유는 없다
좋아졌다기보단 좋아한다고 핑계대고 싶었다
비가 싫어지지 않게 된 이유와 같은 이유
널 떠올리게 하는 비가 올 때면
나도 모르게 정신 나간 놈처럼 울었다
네 생각에 마음 가득 비가 담겨 우울의 강으로 정처없이 떠다녔다
네게 흐르지 못한 비가
어느 순간부터 굳어버린 내 맘에 닿아
차갑게 얼어버리기 시작했다
비는 사랑스러운 미소의 너였다
눈은 감각 잃은 심장의 나였다
도망쳐봐도 불러봐도
소리가 존재 하지 않는
어둠 속에
홀로 남아
늘 그랬듯이
네 이름만 되내이는 것만
네 이름조차 부를 수 없어 삼켜야했던
나의 겨울
그 겨울을 잘 이겨낸 내게 주는 봄비라는 선물
솔 너다
아직도 뾰로퉁해지며 흥흥 거리는 네 모습에 울컥 눈물이 난다
사랑스러운 너와 별일 아닌 듯 일상을 추억을 말할 수 있다니
네 손을 잡고 있어도 믿기지 않는다
당황한 네가 양 팔을 버동거리며 내 눈물을 닦아주려하지만 닿지 않는지
힘껏 내뻗은 팔이 가슴팍을 잡아 끈다
"아무리 급해도 여기서 벗기는건 좀 ...."
"아냐아냐 그게 아니라.,."
"원하신다면 이 한몸 오늘 불사지르지요"
능글맞게 솔을 안아들었다
이젠 자연스럽게 네 팔이 내 목을 감싸안는다
블록 짝을 맞추듯 내 몸에 네가 들어온다
"너도 기다렸어? 아주 기다렸다는 듯이 딱 휘감는데? 키스 각도가 나오잖아"
"내려"
"싫다 평생 이렇게 내 몸에 딱 붙여놓고 살거다 배에 붙은 따개비처럼"
찌릿 째리며 내 목을 마구 흔드는 네게 맞춰 나도 춤을 춘다
온 집안을 구석구석 돌고 자세를 바꾸어 등에 업고 아기 어루듯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네 체온이 네 심장의 두근거림이 내 등을 통해 온전히 전해진다
살아있길 잘한 것 같다
너를 사랑한 일만큼이나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됐으니
"솔아 ....다시 비가 와 이제 더이상 눈은 오지 않을거야"
동석의 전화가 요란하게 울린다
<형님 또 기사 올라갑니다 이번엔 좀 쎌 것 같습니다 전화 받지 마시고 집에 계셔요.... 그리고 이번엔 임솔씨 놓치지 마세요 형의 연애가 다른 사람들에겐 가십거리 며칠 안주거리지만, 형에겐 ...전부잖아요 지켜요 >
속 깊은 자식
말라비틀어져가는 날 지켜보고 붙잡아주던 고마운 사람
내 연예인의 연애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절대 있을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동석은 매번 무조건 내편이다
"솔아 동석이가 너 지키래 "
"...... 아냐 그러지마"
또다시 굳은 표정으로 내 눈을 맞추지 못한다
너는 거짓말을 할 때면 그랬다
이번엔 어떤 거짓말로 네 가슴을 내 마음을 찢어 놓을까
길고 크게 몸을 부풀려 가득 공기를 채우고 숨을 꾹 참는다
얼굴이 빨게지다 못해 노랗게 뜨고 혈색이 사라질 때까지.
이해 할 수 없는 솔의 행동
곧 푸하하며 쏟아내는 숨
버거운 듯 몰아쉬던 너의 입술이 움직인다
온 신경이 네 입술에 네 입에서 나올 말에 쏠린다
"봤지? 숨 오래 참을 수 있다고 자부했던 사람인데 1분도 못참어
넌 선수 출신이라 나보다 더 오래 참을 수 있겠지?
그러면 뭐해 ...그래봤자 3분 잘해야 5분?
그거밖에 못참아
널 잊고 살 수 있는 시간이 난 딱 1분뿐이야
널 알아버린 이상 널 사랑해버린 이상
딱 그만큼밖에 못견뎌
난 살아야겠어
너도 숨쉬고 싶다며
나랑 입맞출때마다 하는 말이잖아
우리 같이 살자
절대 난 너 포기 안해"
작은 두 주먹을 꼭 쥐고 내 앞에서 흔든다
곱디 고와야 할 네 손바닥에 흐릿하게 남아있는 굳은 살의 흔적
내가 지키지 못한 넌
스스로를 지켜왔고
지금 나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한다
나의 19살부터 34살까지 시간은 후회의 연속이였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19살 처음으로 돌리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그 시간이 나를 너를 더 간절히 소중히 여기게 해줬다
운명은 흘러가는 시간일 뿐
내가 꽃이 되면 현실은 꽃동산이 되고
내가 아수라가 되면 이곳은 파괴의 지옥이 된다
"선재야 이 글 봤어? 어떻게 해? 우리 찍혔어 ㅠㅠ"
"그거? 내가 올린거야"
"?????"
머리위로 물음표 백만개가 동동 떠있는 네 표정이 귀엽다
"기자랑 인터뷰하긴 좀 꺼려지고 그렇다고 우리가 연애 하는게 거짓은 아니고 숨길 이유도 없고 목격자 말에 틀린 건 하나도 없잖아 몰래 찍길래 내가 직접 부탁했어 네 얼굴은 빼고 내가 포즈 취해 줄테니 잘 찍어서 올려달라고"
이젠 진짜 시작이다
류선재의 첫사랑은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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