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 동물 몽골야생말을 100여년 만에 중국 야생으로 풀어주는 이야기임
이전에 올렸던 글이랑 굵직한 내용이 겹치는 거 양해 부탁할게 ㅎㅎ
스압 주의
중국 신장 북서부 끄트머리에는 '준가르 분지'라는 곳이 있음
북쪽으로는 러시아 알타이 지역과 접하고
북동쪽으로는 몽골 호브드 지역과 접하고
동쪽으로는 중국 간쑤성과 접하고
남쪽으로는 중국 타림 분지와 접하고 있음
카자흐족들이 많이 거주해서 문화적으로 카자흐풍이 강한 지역이기도 함
여기에는 칼라마일리(Kalamaili) 유제류 자연보호구역이라는 곳이 있음
칼라마일리는 현지 민족인 카자흐어로 '검은 기름산', '검은 산'을 의미한다고 해
아주 오래 전 중앙아시아 일대를 돌아다니던 몽골야생말은
인간의 핍박과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쫓기고 쫓겨나
19세기 말에는 열악한 고비 사막 일대에만 조금 살고 있었음
그런데 1879년 어느 날
러시아 차르 원정팀이 칼라마일리로 잠입했음
리더의 이름은 니콜라이 프셰발스키
프셰발스키는 차르를 위한 우수한 군마를 찾기 위해 고비에 왔다가 몽골야생말을 우연히 발견했음
이때 프셰발스키의 발견으로 몽골야생말이 국제사회에 처음 알려졌고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프셰발스키 말'이라고 명명됐음
서구 사회는 희귀종 몽골야생말 포획을 위해 5차례의 원정단을 조직했음
종마 등 성체 말은 포획하기 힘들어서 그냥 죽이고
망아지 50여 마리를 포획해서 유럽으로 데려갔음
그 과정에서 대부분이 죽고 20여 마리 정도만 살아서 도착했지만...
결국 1969년 고비 사막에서 외톨이 종마가 발견된 것을 마지막으로 몽골야생말은 야생에서 멸종됐음
1957년 뮌헨 헬라브룬 동물원에 있었던 몽골야생말
야생에서 멸종되고 남은 몽골야생말은 전부 유럽에만 있었음
그것도 2차 세계대전 이후 12마리만 겨우 남아있었음
유럽 동물원들은 12마리를 열심히 교환하며 번식시켜서
그 일부를 1992년부터 몽골 야생으로 보내 풀어줬음
중국도 1986년 신장 북부에 있는 칼라마일리 보호구역에 야생마 사육센터를 세워서
영국, 독일, 미국에서 몽골야생말 24마리를 데려왔음
야생마 센터에서 열심히 사육하던 중
1986년 여성의 날
야생마 센터에서 드디어 첫 망아지가 태어났음
이름은 홍화
홍화(紅花, Red Flower)
별칭 : 준가르 1호
생년월일 : 1988년 3월 8일
혈통번호 : 1668
홍화라는 이름은 붉은 옷을 입고 화려한 리본을 걸고 성공을 축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
그리고 고향 땅인 준가르에서 최초로 태어났다고 해서 '준가르 1호'라고도 불렸음
첫 망아지인 홍화는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어느덧 새끼 5마리나 순산한 어엿한 성체 암말로 성장했음
그리고 이제 6번째 출산을 앞두고 있었음
출산 예정일인 1998년 5월 13일 밤 11시 40분경
홍화는 진통하기 시작했고
망아지의 앞다리가 홍화의 뱃속에서 나오고 있었음
그런데 2시간 넘도록 진통만 하고 망아지가 안 나오는 거임
야생마가 출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40분~1시간 정도인데 뭔가 이상함
자세히 살펴보니 직장이 20~30cm 정도 밖으로 빠져나와 있었음
망아지는 안 나오고 자궁복압이 높아져서 직장이 점점 더 많이 나오고 있었음
https://img.theqoo.net/jLGzKA
https://img.theqoo.net/mUORji
고통스러워하는 홍화를 위로하는 남편
야생마 센터는 고비 사막에 있어서 가장 가까운 동물병원이 40~50km 떨어진 곳에 있었음
수의사를 불렀지만 오는 데만 몇 시간이나 걸림
직원들은 절박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전문가의 도착을 애타게 기다렸음
방해될까봐 구석이나 비밀스러운 곳에 숨어있었다고 함
시간은 초 단위로 흘러갔고
홍화의 생명은 조금씩 꺼져가고 있었음
오전 9시경
드디어 전문가들이 마취제를 가지고 도착했음
이때 이미 홍화의 직장은 50~60cm 정도 탈출되어 있었음
마취총을 쏴서 마취를 하려고 했지만
피부가 너무 단단하고 두꺼워서 바늘이 피부를 뚫지 못해서 계속 실패했음
어쩔 수 없이 밧줄로 포획하려고 하자 겁먹고 뛰어다니는 홍화
이렇게도 던져보고
저렇게도 던져봤지만
결국 밧줄 포획 작전도 실패했음
겁먹은 홍화는 더더욱 격렬히 날뛰다가
자신의 직장을 밟아서 아예 직장이 떨어져나가버렸음
이제 대장마저 빠져나오고 살릴 수 있는 모든 희망이 사라진 상태..
홍화를 겨우 포획한 수의사와 직원들은
뱃속에 있는 태아라도 구하려고 했지만 태아도 이미 사망한 것을 발견했음
홍화의 동공은 점점 풀려만 갔고...
홍화는 마지막 순간 눈물을 흘린 후
직원들과 다른 말들이 보는 가운데
2000년 5월 14일 어머니의 날, 12년 2개월 8일의 짧은 생을 마감했음
원래 이 지역에는 거의 비가 내리지 않는데
이날 이상하게 갑자기 구름이 몰려와 비가 내렸다고 함
홍화의 무덤
원래 야생마는 난산을 겪는 경우가 거의 없음
난산이 발생하더라도 보통 첫 새끼를 낳는 암말에서 발생하는데
홍화는 이미 다섯 새끼를 순산한 경험이 있었음
근데 왜 난산이 발생했을까?
부검한 결과 홍화의 난산 원인은 비만이었음
좁은 장소에서 사육되다 보니 운동량과 활동량이 부족했고
단일한 영양분의 고단백 사료로 인해 영양성분이 부족했음
좋은 말은 결코 눕지 않으며
야생마는 더더욱 눕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음
하지만 야생마 센터에서는 이런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함
어떤 말은 땅바닥에 옆으로 누워 머리를 뉘고 잠을 푹 자는가 하면
어떤 말은 고양이처럼 느릿느릿 걸으면서 햇볕을 쬐고 있음
성격도 너무 온순해졌고
낯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서 쓰담쓰담해도 가만히 있음
오랜 포로 생활로 인해 몽골야생말의 민첩성, 경계심, 거친 야생성은 거의 사라졌음
살아남아야 한다는 압박감도 없고 모두 살쪄서 배때지가 두둑함
임신했다고 착각하거나 건초 배(hay belly)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냥 좋은 풀 먹고 안 움직여서 살찐 거라고 함
건초 배는 질 나쁜 사료를 먹어서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랐지만 배는 두둑한 상태를 말함
홍화가 비만으로 인한 난산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지자
야생마들을 얼른 풀어줘야 한다는 걸 깨달았음
하지만 야생마들을 야생에 풀어주려면 오랜 준비기간이 필요함
적절한 개체들을 선발해서 과학적으로 야생화 훈련을 시키고 방생해야 함
그럴려면 우수한 개체군을 확보해야 하는데
야생마 센터에는 수십 마리의 말이 있지만 신체 상태는 매우 다양함
야생으로 풀어줄 말은 야생마 센터에서 가장 강한 무리여야 하는데 과연 누가 그 적격자일까?
신중한 선택 끝에 홍화의 남동생이자 영웅적이고 막강한 '대원수' 윈드체이서로 낙점됐음
윈드체이서는 야생마 센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야생마임
키가 크고 강력하고 야성적인 성격을 갖고 있고
어깨에 붉은 V자 모양이 있음
직원들은 윈드체이서랑 '녹화'라는 암말을 약혼시켰음
윈드체이서와 녹화는 만나자마자 전혀 당황하지 않고 애정을 격하게 드러냈음
녹화한테 먹이를 줘도 먹지 않고 윈드체이서를 따라다녔고
윈드체이서도 녹화 주위를 돌면서 대소변 냄새를 맡아 발정기인지 확인하는 등 서로를 한눈에 마음에 들어했음
윈드체이서는 초월적인 번식 능력을 갖고 있는데
불과 몇 년 사이에 가족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고, 모두 탄탄한 체격을 갖고 있음
윈드체이서 가족은 모두 27마리로 야생마 센터에서 가장 크고 우수한 가족으로 꼽힘
직원들은 우수한 윈드체이서 하렘을 반자유 실험군으로 선택했음
특별히 3000에이커 규모의 대규모 울타리를 세워서 칼라마일리 황무지와 유사한 반자유 환경을 조성했음
그리고 윈드체이서 하렘을 이 안에 투입시켜서 본격적으로 야화 훈련을 시켰음
첫 번째 훈련 : 달리기
몽골야생말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려면 달리기 능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함
몽골야생말 조상들이 6500만 년 전의 진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먹이를 찾고 천적을 피할 수 있는 매우 빠른 달리기 능력 덕분이었음
하지만 이후 100년 이상 포로 생활을 탓에 달리기 능력이 크게 저하된 상태임
사육 조건이 제한적이라 매일 강제로 달리게 할 수는 없었음
처음에 달리게 했을 때는 2km도 안 돼서 헐떡거리고 땀으로 젖기 시작했는데
차츰 20~30km는 물론이고 40~50km도 문제없이 달릴 수 있게 됐음
반자유 울타리가 너무 넓어서 윈드체이서가 무리를 관리하기가 어려웠지만
유능한 황후 녹화가 윈드체이서를 도와줬음
중국에서는 서열이 가장 높은 리드 암말을 '황후'라고 칭하는 것 같음
녹화는 윈드체이서의 암말 중에서 서열이 가장 높은 리드 암말이자 황후였음
실제로 녹화는 매우 독특한 암말이었는데
전체 암말 중 가장 거친 암말로 정평이 나 있었다고 함
특히 새끼를 보호하는 능력이 강해서
새끼를 낳은 후 다른 말이 근처에 오면 공격하는 것은 물론
사람이 다가가도 공격했다고 함
두 번째 훈련 : 늑대 대응력
야생에서 몽골야생말의 가장 큰 천적은 늑대임
늑대는 특히 망아지를 공격하는 것을 좋아함
성체 말은 이기기 힘들지만 망아지는 쉽게 이길 수 있고 식사로 만들기 쉽거든
그래서 야생에 나가면 망아지를 보호하는 암말의 능력이 특히 중요함
하지만 걱정스러운 건
윈드체이서가 아무리 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녹화도 모성 본능이 강하다고 해도
이들은 오랜 사육 생활로 인해 늑대랑 싸우기는커녕 늑대를 본 적도 없다는 거임
이대로 야생에 나가면 공격력 0 방어력 0일 게 뻔함
그래서 직원들은 특별 작전을 수행하기로 했는데...
맑고 구름 한 점 없는 어느 겨울 아침
윈드체이서 무리가 배불리 먹고 마신 후 들판에서 평화롭게 쉬고 있을 때
직원들은 갑자기 헤이지라는 이름의 경찰견 늑대개 한 마리를 무리에 넣어놨음
능력을 시험해 보겠다고 늑대 대신 늑대개를 넣은 거임
늑대개는 그때 말 떼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구 짖어댔고
늑대개를 본 말들은 자연스럽게 부채꼴 모양을 이루어 윈드체이서의 양쪽에 줄 지어 섰음
망아지, 어린 말, 늙은 말들은 부채꼴 가운데에 서서 보호받았음
그런 다음 우두머리 윈드체이서가 늑대개와 정면으로 대치했음
늑대개가 계속 물러서지 않자
윈드체이서는 살의를 갖고 늑대개를 향해 돌진했음
늑대개가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깨달고 뒤돌아서 도망치려 하자
윈드체이서는 끝까지 추격했고 다른 말들도 줄지어서 바짝 쫓아갔음
늑대개는 반격할 힘도 없이 미친 듯이 도망다녔음
늑대개는 패배한 후 어떻게든 울타리를 넘으려고 몸부림쳤지만 실패했고
그 사이 윈드체이서가 와서 늑대개의 뒷다리를 물고 한 울타리에서 다른 울타리로 3m 이상 높이 던졌음
결국 늑대개 사망...
애초에 방법이 너무 잔인하고 야만적이라 놀랐네
미안하다 늑대개야 ㅠㅠ
말들은 승리의 기쁨에 머리를 높이 들고 달려나갔음
포로로 키워진 야생마들이 야생성을 잃지 않았다는 강력한 증거라며 사람들은 흥분했음
세 번째 훈련 : 야생 물에 적응하기
야생에 나가려면 칼라마일리 야생 물에 적응해야 됨
그런데 직원들이 칼라마일리 야생에 있는 물을 조사했더니
장기간의 고온 증산으로 인해 염분과 알칼리 함량이 매우 높았다고 함
수질이 너무 나쁘고 염도가 너무 높아서 옷을 빨면 전부 하얗게 변했다고 함
물맛을 보니 쓴맛이 강했고, 미네랄 성분이 너무 높아서 사람이 먹기에 적합하지 않았음
아마 가축이 이 물을 일 년 내내 마시면 죽을 거임
하지만 야생에서의 생활 조건을 선택할 수는 없음
직원들은 야생 물에 미리 적응시키기 위해
도랑을 파서 울타리 밖에 있는 알칼리성 물을 울타리 안으로 끌어왔음
그런데 말들이 이 물에 관심이 없네 ㅎㅎ
여태까지 사람들이 주던 질 좋은 물만 마셨는데 이 더러운 물에 관심이 생길 리가 없찌
그래서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원래 수돗물을 공급하던 파이프를 들고 도랑 옆에 서 있었음
말들을 물웅덩이로 오도록 유인하기 위해서임
익숙한 물 파이프를 보자 그제서야 물웅덩이로 다가오기 시작하는 야생마들
어디 물맛 좀 볼까
읍퉤퉤 ㅠ
쓴맛이 나고 떫어서 말들은 30분마다 물을 마셨다고 함
처음 커피를 맛보는 것처럼 핥아보고, 치고, 핥아보고, 치고 하다가
결국 이 맛없는 물에 적응하게 됐음
야생에 나가기 참 힘들다 힘들어
이렇게 윈드체이서 가족은 고된 야화 훈련을 통해 최고의 야생마 팀으로 거듭나고 있었음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사건이 발생했음
윈드체이서의 2살짜리 아들 준가르 58호가
누나인 준가르 55호의 냄새를 맡고 발정하기 시작한 거임
윈드체이서 : 저놈이 이제 다 컸네??
윈드체이서는 그 장면을 보고 극대노했음
어린 수컷이 발정하기 시작했다는 건 아들을 쫓아낼 때가 왔다는 의미임
근친교배는 용납할 수 없거든
윈드체이서는 아들 준가르 58호를 매정하게 쫓아냈음
이때의 윈드체이서는 평소보다 매우 무정해 보였다고 함
아직 어린 준가르 58호는 엄마 옆에 바짝 붙어서 아빠의 추적을 피해다녔음
수컷은 번식 가능한 2~3살이 되면 무리에서 자연스럽게 추방되지만
제한된 사육 환경에서는 직원들이 총각 무리로 인위적으로 분리시켜줘야 함
하지만 이때 직원들이 제때에 발견하지 못했고
결국 세대 도둑질 현상이 일어났음
세대 도둑질 현상은 부모자식 관계가 아닌 남매 관계에서 발생하는 근친교배 현상임
제때에 분리되지 못하면 가끔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함
남매 준가르 58호와 55호가 짝짓기를 해서 결국 새끼를 낳았음
이렇게 태어난 새끼들은 보통 출산 후에 죽거나 신체 발달이 좋지 않은데
이번에 나온 새끼도 마찬가지였음
망아지는 젖을 빨 힘조차 없어서
직원들이 젖병으로 인공포유를 해서 생명을 유지시켰음
하지만 허약한 망아지는 곧 설사를 하게 됐고
항염증제를 복용시키고 주사를 맞춰서 이틀 후에 설사가 나았지만
이번에는 변비가 찾아왔음
설사가 나으면 변비가 오고
변비가 나으면 설사가 오고
직원들은 최선을 다해 간병했지만
망아지는 계속 고통에 시달리다가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음 ㅠㅠ
이렇게 나약해서야 너네 언제쯤 진짜 야생마가 될래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 2001년 8월 28일
드디어 황야로 향하는 울타리의 문이 처음으로 열렸음
쫓겨나듯 황야로 질주하는 윈드체이서 하렘
하지만 직원들의 표정에는 기쁨보다 어둠이 깔려 있음
윈드체이서를 기다리는 것은 자유뿐만이 아니기에...
물가에 내놓은 아기와 같은 이 야생마들은
과연 겨울 추위, 여름 가뭄, 포식자를 이겨낼 수 있을까?
<등장인물 중간 소개>
윈드체이서(Wind Chaser)
별칭 : 준가르 11호, 대원수(大帅), 추풍(追風), Jiang Yi
생년월일 : 1990년 4월 23일
혈통번호 : 2090
센터에서 가장 우수하고 인기 많은 10살짜리 우두머리 종마
야생 방사 1호로 선택되어 27마리의 대가족을 이끌고 야생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임무를 짊어졌음
윈드체이서는 별칭이 많아서
'바람을 쫓는 자'라는 의미의 '추풍(追風)'이나 '준가르 11호'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주로 '대원수'라는 별칭으로 불린 듯함
하지만 여기서는 뉴질랜드 다큐멘터리에 나왔던 이름 윈드체이서를 쓸게
녹화(綠花, Blue Flower)
별칭 : 준가르 5호, 황후, 클라우드(Cloud)
생년월일 : 1988년 5월 5일
혈통번호 : 1689
센터에서 가장 거친 암말로 유명하며
약혼을 위해 윈드체이서와 처음 만나자마자 애정을 표현했음
현재 윈드체이서 무리의 서열 1위 리드 암말임
5월에 태어난 망아지 '공주님'을 데리고 같이 8월에 야생에 방사됐음
녹화는 '준가르 5호'라고 불리기도 하고, 서열 1위 암말을 지칭하는 '황후'라고도 불렸음
뉴질랜드 다큐에서는 '클라우드(Cloud)'라는 이름으로 나왔지만 여기서는 녹화라고 부를게
공주님(Princess)
별칭 : 준가르 140호
생년월일 : 2001년 5월 23일
혈통번호 : 4204
황후 녹화의 막내 아기
성별은 수컷이지만 '공주님'이라고 불렸음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엄마 녹화랑 같이 야생 방사됐음
공주님은 아직 뽀송뽀송한 아가라 이렇게 풀 대신 엄마젖을 먹음
블랙펄(Black Pearl)
별칭 : 준가르 15호, Chan 2
생년월일 : 1991년 4월 14일
혈통번호 : 2172
암말 중 녹화 다음으로 서열이 높은 2위 암말임
현재 윈드체이서의 아기를 임신한 몸으로 야생 방사됐음
주로 '준가르 15호'라고 불리고
블랙펄은 뉴질랜드 다큐 한정 이름이긴 하지만
까만 얼굴로 식별하기 쉬워서 여기선 블랙펄이라고 부를게
칼라마일리 보호구역은 국가 자연보호구역으로 면적이 넓고
식생이 좋고 천연 수자원이 풍부해서 야생동물의 천국이라 할 수 있음
갑상선가젤
아시아당나귀(몽골야생당나귀) 쿨란
이곳에서 뛰어노는 동물군 중에 가장 유명한 건
아시아당나귀 쿨란과 갑상선가젤임
몽골야생말은 수백 년 전 이들과 함께 황야를 지배했지만
야생마들이 사라진 후 이들이 이곳의 지배자가 되었음
몽골야생말과 비교한다면
몽골야생당나귀, 즉 쿨란은 건조하고 반건조한 기후 조건에 더 잘 적응해서
몽골야생말보다 생존하기에 절대적인 이점을 갖고 있다고 함
그래서 더 잘 보존될 수 있었음
쿨란은 몽골야생말보다 생존 능력이 좀 더 뛰어나기는 해도
인간의 간섭 때문에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기도 했음
하지만 칼라마일리를 보호구역으로 설정한 후 개체수가 차츰 늘어나
지금은 몽골~중국 고비 사막 부근에 수만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고 함
아시아당나귀 쿨란
칼라마일리는 식생이 풍부하지만 자연 조건이 상대적으로 나쁨
여름 최고 기온은 40~50도이고, 겨울에는 영하 40도까지 떨어질 수 있음
그래서 칼라마일리에 야생마들의 쉼터와 직원들이 거처할 임시 천막을 쳤음
악천후가 발생하거나 물과 풀이 부족해서 말들이 이곳으로 오면
직원들은 여기서 말들을 구제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음
근데 이걸 사람이 살라고 지어놨다는 거 ㅋㅋ
밤이 되면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흙이 전부 천막 안으로 들어와서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이 흙으로 뒤덮여 있었다고 함
아침에 식사를 할 때 접시와 국수에 모래가 가득했다고 함
그러게...
야생마는 마치 처음으로 집을 떠난 아이들과 같음
속박에서 해방되는 기쁨도 있지만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과 고향에 대한 향수도 있음
야생마들은 실제로 풀려난 뒤에도 멀리 가지 않고
목이 마르면 직원들이 만들어 준 울타리 안으로 들어와서 물을 마셨음
말들이 풀을 먹고 있을 땐 윈드체이서가 항상 경계심을 갖고 주위를 둘러봄
이건 모든 종마들의 숙명이자 특징인데
그래서 종마는 가장 고통받는 포지션임
암말들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먹고 마실 수 있지만 종마는 아님
가족들이 먹을 때마다 항상 혼자 떨어져서
실종된 개체가 있는지, 주변에 위험 요소가 있는지 경계하느라 마음 놓고 먹지 못함
늑대도 상대해야 되고, 암말을 노리고 도전해 오는 젊은 종마들도 상대해야 됨
실제로 천적이 없고 살기 좋은 헝가리 호르토바기 국립공원에 사는 종마들조차
이런 스트레스로 15살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음
윈드체이서 하렘은 점차 야생 환경에 적응하며
좋은 물 공급지도 몇 개 발견하고 큰 울타리에서 점점 멀어졌음
겨울에는 물 대신 눈을 사용하는 법도 배웠음
하지만 겨울에 예상치 못한 복병이 있었으니...
매년 겨울이 되면 인근 알타이 산맥의 카자흐 목동들이
수십만 마리의 가축들을 데리고 칼라마일리 평원으로 내려옴
이때 모든 가축 떼가 칼라마일리 배후지를 통과하는데
가축들이 윈드체이서 무리의 영역까지 순식간에 장악해버렸음
거대한 가축 떼들은 마치 양탄자가 굴러가는 것 같다고 함
당시 직원들이 순찰하다가 주위를 보면 온통 낙타와 양 떼밖에 없었다고 함
가축들은 마치 잔디 깎는 기계처럼 순식간에 모든 풀을 싹쓸이해버렸음
그런데 그 중 더 심각한 문제는 유목민들이 데려온 가축 말이었음
가축 말과 몽골야생말은 같은 속이지만 같은 종은 아님
하지만 행동과 냄새가 매우 유사해서 같은 무리를 형성할 수 있고
무리 안에서 짝짓기 행동도 벌어질 수 있음
몽골야생말의 염색체수는 66개
가축 말의 염색체수는 64개
둘이 짝짓기를 해서 낳은 잡종말의 염색체수는 65개
염색체수가 65개인 잡종말이 다시 한번 가축 말과 교배하면
나온 자식은 염색체수가 64개가 됨
즉 두 번의 혼성화를 거치면 몽골야생말은 가축 말에 동화되어 버림
가축 말과 몽골야생말이 한번 섞인 후 몇 세대에 걸쳐 짝짓기를 하면
몽골야생말은 멸종되어버릴 거임
문제는 야생마들은 가축 말들과 마주치거나 싸우고 싶어하지도 않는데
가축 말들은 풀을 먹다가도 야생마를 보면 무조건 따라온다고 함
실제로 가축 말 무리의 우두머리는 야생마 암말에게 정말로 관심이 많음
가축 말 무리가 쫓아오자 격렬하게 도망치는 윈드체이서 하렘
이분은 가축 말 무리의 리더 '롱헤어'임
롱헤어가 블랙펄한테 찝적거리자
블랙펄이 기겁하며 롱헤어를 발로 차댔고
윈드체이서가 블랙펄을 피신시키고 롱헤어를 공격했음
윈드체이서는 가축 말들을 쫓아내고 가족의 순수성을 성공적으로 보호했지만
가축 말들의 방해로 야생마들은 풀도 제대로 못 먹고 살이 빨리 빠졌음
특히 망아지 공주님을 데리고 있던 황후 녹화는 만성 영양실조로 인내심이 바닥났음
날씨는 점점 추워졌고 야생마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갔음
야생마들은 점점 영역에서 멀리 벗어나더니
드디어 드넓은 설원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음
영하 40도가 넘는 강추위에도 말들이 일주일 넘도록 보이지 않자
걱정이 된 직원들은 매일 광활한 고비 사막을 운전하며 야생마들을 수색했음
하지만 며칠을 수색해도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음
다들 불안 속에서 한달 반을 수색했을 때
드디어 야생마를 찾았음
하지만 야생마들의 상태는...
윈드체이서와 블랙펄은 추위 속에 같이 웅크리고 있었음
직원들을 발견하고 가장 먼저 다가온 윈드체이서
윈드체이서의 상태가 가장 심각했음
당시 팀의 리더도 말들의 상태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함
직원들이 가져온 익숙한 알팔파를 보고 달려오는 야생마들의 다급한 발걸음
블랙펄이 앞장서고 있음
말들은 모두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있었고 심한 동상에 걸려 있었음
먹이를 줬는데도 제대로 씹지도 못할 정도로 약해져 있었음
응급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전멸할 정도로 다들 상태가 안 좋았다고 함
그런데...
황후 녹화와 그녀의 아들 공주님
직원들이 말의 수를 세어본 결과
황후 녹화와 아직 젖을 못 뗀 공주님이 실종된 것을 발견했음
정상적인 상황에서 암말은 결코 혼자 길을 잃지 않음
모두에게 불길한 예감이 스쳐지나갔음
이때 풀을 먹지 않는 망아지가 있었다고 함
망아지의 엄마인 준가르 16호도 풀을 안 먹다가 조금씩 먹었지만
망아지는 풀을 안 먹고 계속 북쪽으로 달려갔음
도대체 왜 망아지가 풀을 안 먹는 것일까?
망아지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망아지를 끝까지 따라간 직원들은 그 이유를 곧 알아냈음
한참을 따라가서 어떤 작은 덤불에 도착했는데
거기에는 생후 몇 개월밖에 안 된 또 다른 망아지가 누워있었음
이 망아지는 실종된 녹화의 새끼 공주님이었음
엄마도 잃고 음식과 모유도 못 먹은 채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음
팔다리는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고 아직 살아있었지만 단지 그뿐...
직원들이 구조해서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일어서지 못했음
공주님은 마지막으로 사육자들을 바라보다가
현장에서 영원히 눈을 감고 말았음...
엄마를 잃은 고통과 배고픔의 고통 속에서 굶어죽었음 ㅠㅠ
그리고 며칠 뒤...
공주님한테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실종된 황후 녹화의 시체를 찾았음
녹화는 절반을 늑대한테 잡아먹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음...
야생마들은 상태가 너무 심각했고 동상과 체력 저하로 인해 더 이상 야생에서 살 수 없게 됐음
여기서 구조하지 않으면 전멸될 위험에 처해 있었음
그래서 직원들은 윈드체이서 무리를 다시 울타리로 데려가기로 결정했음
야생마들은 리더가 무리를 이끌 때에만 따르기 때문에
먼저 우두머리 윈드체이서를 먹이로 유인했음
그러자 윈드체이서를 뒤따르는 야생마들
윈드체이서는 너무 쇠약해져서 장거리를 걸을 수 없었음
말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알팔파를 뿌려주면서 천천히 이동했음
이동할 때는 황후 블랙펄이 앞장섰음
녹화가 죽고 이제 블랙펄이 서열 1위 암말 황후가 됐음
계속 걷다가 멈추고, 멈췄다가 걷고
영하 40도 이하의 날씨에서 직원들이 차량으로 무리의 앞뒤를 몰며 동행한 끝에
드디어 야생 방출 장소인 울타리로 돌아올 수 있었음
오는 데 꼬박 3박 4일이 걸렸음
겨우겨우 울타리로 돌아왔지만 야생마들의 풀을 먹는 능력은 이미 매우 열악해졌고
특히 상태가 가장 심각한 윈드체이서의 변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음
윈드체이서는 풀을 먹고 싶어했지만 먹지 못했고 무기력했음
어느 날 직원이 오후와 저녁에 먹이를 주러 갔을 때 상태가 더욱 악화되어 있었음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픽픽 쓰러졌다가 일어서고 쓰러졌다가 일어서고...
한 시간 이상 지켜봤지만 윈드체이서는 쓰러진 후 영원히 일어나지 못했음
나중에 부검해 보니 창자가 종이처럼 얇아져 있었다고 함
다른 말들이 그나마 먹는 동안 제대로 먹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윈드체이서는 전사처럼 자신의 전장에서 떠났음
황야에서 질주하는 꿈을 이루었지만 너무나 짧은 꿈이었음
윈드체이서를 치명적으로 만든 건 그해 일찍 찾아온 추운 겨울로
폭설 재해와 식량 부족이 원인이었음
야화 훈련을 체계적으로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참혹한 실패로 끝났음
하지만 야생 재도입은 여기서 멈출 수 없음
새로운 리더를 선택해서 다시 적절한 시기에 풀어줘야 함
새로운 후계자 후보 1 : 플레임(Flame)
'왕자' 플레임은 윈드체이서의 동생임
플레임은 야생마 센터에서 전투적인 것으로 유명함
탄탄한 체격과 뛰어난 전투 능력으로 이미 총각 무리의 리더가 됐음
그리고 직원들의 빠른 선택을 받아
짝짓기와 번식을 담당하는 하렘 무리의 우두머리가 됐음
직원들은 강한 플레임을 윈드체이서의 후계자로 선정하고 야생으로 풀어주기로 했음
야생 방사를 위해 플레임을 포획해서 가족들과 분리시키려고 하자
플레임은 격렬하게 도망치며 저항했음
하지만 곧 포획당했음
칼라마일리 방출 지점으로 가기 위해 이송 상자에 갇힌 플레임
느닷없이 가족들과 생이별 당해버렸음 ㅠ
새로운 후계자 후보 2 : 럭키윈드(Lucky Wind)
럭키윈드는 플레임보다 더 어린 총각말임
윈드체이서의 후계자 후보로 선택돼서 플레임이랑 같이 보쌈당했음
칼라마일리 보호구역으로 떠나는 플레임과 럭키윈드
직원들은 윈드체이서의 큰 하렘을 둘로 나눠주길 바라서 종마 2마리를 선택했다고 함
<등장인물 중간 소개 2>
플레임(Flame)
별칭 : 준가르 49호, 왕자(王子), Zhong 1
생년월일 : 1995년 5월 18일
혈통번호 : 3003
홍화와 윈드체이서의 남동생이자
센터에서 가장 전투적이고 강한 것으로 정평난 8살짜리 종마
얼굴과 몸에는 지난 전투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센터에서 가족을 일구고 꿀맛으로 살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형의 후계자로 당첨되어 가족들과 생이별 당하고 야생 방사됐음
플레임은 뉴질랜드 다큐 한정 이름이고
실제로는 '왕자'라는 별칭으로 불렸는데 여기선 플레임이라고 부를게
럭키윈드(Lucky Wind)
별칭 : 준가르 77호
생년월일 : 1998년 5월 1일
혈통번호 : 4102
플레임과 함께 윈드체이서의 후계자 2순위로 뽑힌 5살짜리 종마
플레임보다 더 어린 총각말로 야생 방사 멤버로 간택됐음
행운의 번호 77이라 뉴질랜드 다큐에서 '럭키윈드'라고 이름 지은 듯
럭키윈드는 뉴질랜드 다큐 한정 이름이지만 여기선 럭키윈드라고 부를게
플레임 : 우리 가족들 보고 싶다...
가족들과 생이별 당하고 야생 방출 지점으로 강제로 끌려오게 된 플레임
하지만 윈드체이서가 남긴 많은 암말들을 보자 플레임은 눈이 돌아갔고
아직 총각말인 럭키윈드도 당연히 눈이 돌아갔음 ㅋㅋ
두 종마는 바로 암말 꼬시기 작업에 착수했음
럭키윈드는 암말 한 마리를 꼬시는 데 성공했지만
플레임은 서열이 가장 높은 황후 블랙펄의 마음을 사려다가 까이기만 했음
플레임 앞에서 대놓고 하품하는 블랙펄 ㅋㅋ
블랙펄은 윈드체이서의 아이를 임신 중이어서 플레임을 받아들이지 않았음
플레임은 목표를 바꿔 럭키윈드가 꼬신 암말을 빼앗기로 했음
플레임과 럭키윈드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음
싸움은 무승부로 끝났고
럭키윈드는 암말 3마리, 플레임은 암말 4마리를 갖기로 하고 각자 헤어졌음
종마는 암말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움
패자는 도망치고, 승자가 우두머리가 되어 모든 암말을 차지하게 됨
만약 싸움이 무승부로 끝나면 무리가 둘로 쪼개짐
두 종마가 각각 암말과 망아지들을 나눠가지고 각자의 길을 감
하지만 플레임은 암말 4마리를 차지했지만 만족하지 못했음
기력을 회복하고 럭키윈드를 은밀히 감시했음
그러던 어느 날
기회를 엿보던 플레임은 다시 럭키윈드를 공격했음
결국 이 싸움에서 플레임은 럭키윈드를 제압하고 모든 암말을 차지할 수 있었음
럭키윈드는 플레임보다 약했고 더 어리기도 했거든
보다 강한 지도자가 가족을 이끄는 건 너무도 당연함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님
우두머리가 바뀌면 무조건 암말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게 됨
플레임을 거부하고 가는 암말들과
맨 뒤에서 주눅들어 쫓아가는 플레임
종마는 오직 싸움을 통해서만 모든 암말을 제압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말을 안 들으면 달려가서 잔인하게 물기도 함
종마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신에게 복종하게 하는 것임
이 과정에서 많은 암말들이 고통받고, 싸움이 끝난 뒤에야 복종한다고 함
젊고 강한 플레임은 곧 자신의 힘으로 암말들을 정복했음
하지만 단 한 마리만은 정복하지 못했는데
바로 황후 블랙펄이었음
블랙펄은 여전히 윈드체이서의 아이를 임신 중이였고
윈드체이서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음
그저 윈드체이서와의 아이가 세상밖으로 나올 날을 기다리고 있었음
플레임은 암말들이 다른 총각말들과 눈 맞지 않도록 감시했음
여름 가뭄이 심해서 마실 물이 없어지면
플레임은 물웅덩이를 차지한 총각말들을 쫓아내고
암말들이 물을 마음껏 마시게 했음
물을 다 마시면 총각말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암말들을 다시 울타리 밖으로 몰아냈음
어느덧 시간이 흘러 2002년 5월 출산일이 다가왔음
출산하기 위해 해질 무렵 무리에서 잠깐 이탈하는 블랙펄
그런데 새벽 동안 새끼를 낳았어야 할 블랙펄이 다음날 아침 혼자 발견됐음
블랙펄은 도움을 요청하듯 직원들을 찾아왔고
직원들은 블랙펄을 뒤따라갔음
블랙펄을 따라간 곳에서 발견한 건 갓 태어난 망아지의 시체...
밤새 블랙펄이 낳은 아기가 죽어 있었음
블랙펄의 몸에도 망아지의 피가 묻어있었다고 함
범인은 플레임이었음
플레임이 갓 태어난 망아지의 갈비뼈를 물어서 죽인 거임
그래서 플레임의 몸에도 피가 묻어 있었음
영아 살해 현상은 현 우두머리가 새로 태어난 이전 우두머리의 아이를 죽이는 것을 말함
많은 동물종에서 비교적 흔히 일어나고 몽골야생말에서도 종종 볼 수 있음
주로 우두머리가 바뀌었을 때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함
종마의 송곳니는 씹는 근육이 매우 발달되어 있는데
망아지 살해도 주로 물어뜯는 방식으로 이루어짐
윈드체이서와 블랙펄의 마지막 끈이었던 아기는 결국 플레임한테 살해당했음
블랙펄이 강하게 저항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함...
하지만 블랙펄은 오랫동안 죽은 망아지 곁을 떠나지 않았음
식음을 전폐하고 계속 망아지의 냄새를 맡으며 주변을 돌아다녔음
직원이 다가가려고 해도 공격하려고 했음
블랙펄은 그렇게 해가 질 때까지 죽은 새끼를 지키고 서 있었음
하지만 며칠 뒤
블랙펄은 언제 그랬냐는 듯 플레임을 충성스럽게 따르고 무리를 관리하는 것을 도와줬음
모든 것이 왕자 뜻대로 이루어졌는데
이게 플레임이 망아지를 죽인 진짜 이유일지도 모름
사실 암말이 갓 태어난 새끼를 돌보는 동안에는 수컷하고 짝짓기하려고 하지 않음
즉 새끼를 보호하는 과정은 짝짓기에 큰 영향을 미침
그런데 이전 우두머리의 새끼를 죽이면
암말이 번식기와 발정기에 더 빨리 들어가서 쉽게 교미할 수 있게 됨
암말한테 접근하기 쉬워지고 1~2주 후에 바로 짝짓기할 수 있다고 함
그래서 종마들이 망아지를 죽이는 건지도 몰라
날씨가 따뜻해지자 야생마들은 다시 야생으로 풀려났음
지난번에 교훈을 얻어 이번에는 방출 시간이 앞당겨졌음
적응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해서임
황무지로 거침없이 질주하는 플레임 무리
플레임은 과연 못 다 이룬 형 윈드체이서의 꿈을 이뤄줄 수 있을까?
플레임은 무리를 이끌고 황야로 진군하기 시작했음
야생마들은 상당히 규칙적으로 행동함
일렬로 줄 지어서 이동하고, 한번 정해진 길을 벗어나지 않음
그냥 무작위로 걷는 것이 아니라고 함
쿨란에게도 쿨란만의 길이 있고, 양에게도 양만의 길이 있고, 가젤에게도 가젤만의 길이 있음
일렬로 이동할 때는 서열에 따라 순서가 정해져 있음
선두에는 황후 블랙펄이 앞장서서 물과 먹이가 있는 곳으로 길을 인도함
반면에 우두머리 종마 플레임은 대열 맨 뒤에서 따라옴
쫄보라서가 아니라 가족 전체를 시야 내에 두고 보호하기 위해서임
만일 앞쪽에서 비상사태가 생기면 바로 앞으로 튀어나갈 거고
뒤쪽에서 비상사태가 생기면 후방을 보호하며 가족들을 먼저 도망치게 할 거임
플레임 무리는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활동 범위가 점차 넓어졌음
매일 먹이를 찾아 수 킬로미터를 걷고, 정해진 시간에 물을 마셨음
그렇게 자신들만의 길을 개척해 나갔음
야생마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직원들의 모니터링 난이도도 점점 높아졌음
지프 한 대와 작은 망원경에 의지해 광활한 고비 사막에서 매일 야생마들을 찾아다녔음
말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단서는 발자국뿐이었다고 함
그러다 말을 찾으면 너무 신났다고 함
말의 수를 세어보고 오 상태 괜찮네 나쁘지 않네 하면서 ㅋㅋ
야생마들은 나날이 성숙해졌고 야생성을 점차 되찾았음
상태도 점점 좋아졌고 단숨에 40~50km를 달려도 완전히 괜찮았음
그에 따라 사람들이 개입할 일이 점차 줄어들었음
7개월 뒤, 추운 겨울이 다시 한 번 황야를 덮쳤음
하지만 황야에 익숙해진 야생마들에게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았음
그치만 겨울마다 내려오는 가축 말들은 여전히 야생마들에게 골칫덩이였는데
어느 날 가축 말 무리와 플레임 무리가 서로 싸우다가
가축 말들이 플레임 무리에서 2살짜리 아성체 한 마리를 납치해서 데려간 일이 발생했음
싸운 뒤에 그들은 헤어져서 2~3km 떨어진 거리에 있었는데
야생마들은 무리에서 한 마리가 없어진 걸 뒤늦게 발견한 거임
다시 싸우러 가서 2~3분 동안 대치하다가
플레임 무리가 주도권을 잡아서 가축 말들을 공격했음
전부 달려들어서 싸웠다고 함
싸움 후 아성체 야생마를 다시 데려왔고 서로 갈 길 갔다고 함
플레임 무리가 자신들의 힘으로 가족의 순수성을 성공적으로 보호한 사건이라고 함
어느덧 시간이 흘러 황후 블랙펄이 플레임의 아이를 임신한 지 10개월이 지났음
플레임에게는 6마리의 아내가 있는데
이들 사이에도 엄격한 위계 서열이 존재함
그중 플레임한테 가장 사랑받는 아내는 황후 블랙펄이었음
하렘 무리가 안정되면 서열이 매겨짐
우두머리 종마는 인간 사회로 따지면 황제와도 같은 존재임
암말들은 황후-차비-첩 이런 순서로 서열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음
암말들의 서열도 전적으로 싸움으로 결정됨
서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정말 치열하게, 몇 개월 내내 싸우기도 함
그래서 블랙펄의 출산일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직원들은 걱정했음
이 복잡한 계층적 관계 속에서 만약 황후가 출산 중에 위험에 빠지면 다른 암말들이 나설까?
야생에서 암말이 새끼를 낳으면 말 전체가 새끼를 보호한다고 함
암말은 특별히 망아지가 있는 곳에 서서 항상 망아지를 가운데에 두고 절대 떠나지 않음
그리고 출산하지 않는 나머지 암말들, 개별 말들, 우두머리 종마는 사방에 흩어져서 먹이를 먹음
이 말들이 경계를 서주고 경고 역할을 해줌
직원들이 관찰하고 있을 때 서쪽에서 갑상선가젤이 다가왔는데
서쪽에 있던 말이 코를 킁킁거리며 발굽을 굴러서 위험 신호를 줬다고 함
이러한 단합력 덕분에 2003년 4월 28일
플레임과 블랙펄의 후손이 성공적으로 태어났음
튼튼하고 건강하게 태어난 망아지는
야생에서 최초로 태어났다는 의미로 '야생 1호'라고 불렸음
직원들은 너무 행복해서 망아지를 오후 내내 따라다니면서 주변 경계도 서줬다고 함
직원들은 망아지에게 쩡(Zheng)이라는 이름을 지어줬음
쩡은 약 100년 만에 칼라마일리에서 최초로 태어난 야생 망아지이자 다가올 야생마 시대를 열어줄 희망임
이건 야생에서 야생마가 번식 단계를 통과했다는 의미이기도 함
플레임의 자손들은 훗날 각자 자신들만의 작은 무리를 이루었고
쩡도 이미 한 가족의 우두머리가 되어 칼라마일리 황무지를 자유롭게 누비고 있음
지난 100년 동안 포로 생활을 하며 굴곡진 삶을 살아왔던 몽골야생말들은
이제 인간의 노력으로 다시금 고향땅 일부로 돌아와 야생성을 회복하며 정착하고 있음
이제 칼라마일리에서는 야생마의 흔적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음
그들은 자유로운 땅에서 쿨란, 갑상선가젤과 평화롭게 공존하며 살고 있음
그들은 조상의 그림자를 쫓는 바람과도 같고, 고향에서 다시 질주한다는 오랜 꿈을 실현했음
강인함과 거친 야생성을 이용해 자신의 존재를 자연에 증명하며 살아가고 있음
칼라마일리에 뿌리내린 몽골야생말은 현재 300여 마리로 알려져 있음
이 후손들의 자리는 홍화와 윈드체이서, 녹화, 공주님, 플레임 등의 희생이 빚어낸 결실임
- 끝 -
<같은 사건을 다룬 다른 글>
• 실종된 야생마들 수색하는 직원 시점이 궁금하다면 여기
<칼라마일리에 사는 또 다른 몽골야생말 이야기>
• 야생에서 다리를 다치고 하렘을 뺏긴 몽골야생말 '번개'의 삶 + 칼라마일리에서 심각했던 로드킬 이슈
<결말 정리>
홍화 (1988년 3월 8일생)
여섯 번째 출산 중 비만으로 인한 난산으로 세상을 떠났음
죽은 날짜 2000년 5월 14일 (12살)
대원수 윈드체이서 (1990년 4월 23일생)
야생에서 종마들과 싸우고 늑대와도 싸우고 가축 말들과도 싸워서 지쳐가던 중
혹한 속에 무리와 함께 실종됐고, 한 달 만에 구조됐지만 과로와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났음
죽은 날짜 2002년 1월 12일 (11살)
첫 번째 황후 녹화 (1988년 5월 5일생)
혹한 속에 실종됐다가 며칠 뒤 늑대한테 잡아먹힌 시체로 발견됐음
죽은 날짜 2001년 12월 29일 (13살)
녹화의 아들 공주 (2001년 5월 23일생)
엄마랑 같이 실종됐다가 엄마를 잃고 혼자 쓰러져 있는 채로 발견됐음
당시에는 아직 살아있어서 구조활동 벌였지만 현장에서 눈을 감았음
죽은 날짜 2001년 12월 30일 (생후 6개월)
왕자 플레임 (1995년 5월 18일생)
야생 환경 및 기후에 순조롭게 적응 완료했지만 종마들, 늑대, 가축 말들과의 지속된 싸움으로 지쳐가던 중
2002년 말 겨울 혹한 속에 실종됐다가 일주일 만에 찾아서 구조했지만 3일 뒤 세상을 떠났음
국제 스터드북을 보면 플레임의 2003년 2월 5일에 죽은 걸로 나와 있는데
당시 사건을 회고한 책에서는 2003년 겨울에 실종돼 이듬해 초에 죽은 걸로 나왔음
죽은 날짜 2003년 말~2004년 초 (8살)
럭키윈드 (1998년 5월 1일생)
뒷얘기가 따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국제 스터드북을 보면 2004년 8월 15일에 세상을 떠났다고 함
죽은 나이는 윈드체이서나 플레임보다 더 어린 불과 6살...
두 번째 황후 블랙펄 (1991년 4월 14일생)
국제 스터드북을 보면 죽은 날짜가 없고 2007년까지 기록이 있는 걸로 봐서 최소한 그때까지 살았던 걸로 보임
그리고 스터드북을 보면 플레임의 자손은 수컷 3마리, 암컷 4마리로 총 7마리임
모두 2003년에 태어났는데 적어도 수컷은 그 해를 넘기지 못하고 죽은 걸로 나와있음
특히 블랙펄과의 자식인 야생 1호 쩡은 혈통번호 4473인 아기인데 그해 12월에 죽은 것으로 나옴 ㅠㅠ
방송에서는 희망적으로 나왔지만 실제론 아닌 것으로 보임
+ 몇 십 년 간 근무했던 직원이 낸 책들이 여러 권 있길래 번역기로 읽고 정리한 게 있는데
각 말들의 성격과 당시 상황이 잘 드러나서 당시 기사글이랑 합쳐서 일부 첨부해 볼게
출처가 책이라 다소 문학적인 표현들이 있으니 감안해줘 ㅎㅎ
많이 쳐냈는데도 참.... 개오버 떨어서 정말 죄송하구... 안 읽어도 문제 XX
혹시 궁금하다면 나중에 시간 남아돌고 너무 심심할 때 읽어보라고 추천함
긴글 텍스트 압박 ㅈㅅ + 녹화와 플레임 내용 좀 더 추가
- 홍화 -
홍화(준가르 1호)
1988년 3월 8일, 야생마가 고향인 준가르에 돌아와 첫 새끼를 낳았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사람들은 준가르 1호에게 '홍화(Red Flower)'라는 좋은 이름을 지어줬다.
홍화와 같은 해에 태어난 네 마리의 아름다운 암말은 녹화(綠花, Blue Flower), 황화(黃花, Yellow Flower), 남화(藍花), 자화(紫花, Purple Flower)가 있었다.
연구센터의 '다섯 개의 황금꽃'의 탄생은 사막을 고수하는 야생마 수호자들에게 끈기의 가치를 깨닫게 해줬다.
'다섯 개의 황금꽃' 중 첫 번째 꽃인 홍화는 '붉은 옷을 입고 화려한 리본을 달아주며 성공을 축하한다'는 의미로 붙여준 이름이다.
홍화의 부마는 유명한 영국 출신 종마 '플라잉베어(Flying Bear)'이고, 모마는 동독 출신 번식 전문가 '브루니(Bruni)'이다. 그녀는 '대원수'의 큰 누나이기도 하다.
홍화는 어렸을 때 생기발랄하고 귀여웠으며, 모두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홍화는 야생마 중에서 가장 크고 힘이 셌다. 키가 크고 근육질이며 야생마 센터에서 가장 완벽한 암말이었다. 성격 면에서 어머니만큼 위엄 있고 고결하진 않았지만, 아버지의 난폭하고 야성적인 성격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그녀의 남편들 모두 그녀를 두려워했다.
건강하고 번식력이 강한 야생마인 홍화가 반드시 칼라마일리의 자유로운 황야에 발을 디딜 거라고 모두가 믿어 의심치 않았다.
- 홍화의 죽음 -
난산으로 힘들어하는 홍화
놀랍게도 홍화는 마취가 풀리자 마치 죽음의 신을 완전히 물리치고 활력을 되찾은 듯 떨면서 일어났다. 그녀는 울타리 주변을 천천히 걸으며 눈을 크게 뜨고 말없이 지켜보는 야생마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이를 본 사육자는 울타리를 열고 동료들과 마지막 재회와 작별 인사를 나눌 수 있게 해줬다.
홍화의 한 살배기 망아지는 마지못해 따라가서 배 밑으로 입을 넣고 마지막 한 모금의 젖을 빨았다.
홍화의 눈은 흐릿해서 동료들을 잘 볼 수 없었지만, 그녀는 눈가에 큰 눈물을 흘리며 여유롭게 걸어가며 한 마리 한 마리 말을 지나면서 그들의 얼굴에 입맞추고 작별 인사를 했다.
그녀의 남동생인 대원수도 온 가족과 함께 울타리로 왔다. 영웅적인 대원수는 완전히 슬픔에 잠겨 있었다. 그는 누나의 볼에 슬프게 입맞춤하고 그녀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홍화는 옆에 있던 마지막 야생마와 작별 인사를 한 후, 더 이상 스스로를 지탱할 힘이 없어 땅에 쓰러졌다.
홍화의 죽음
이때 하늘에서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마치 홍화를 위해 울부짖는 듯했다. 건조한 준가르 분지에서는 이 계절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다.
2000년 5월 14일 어버이날 오전 5시, 홍화는 영원히 눈을 감았다. 홍화는 용의 해에 태어나 용의 해에 죽었으며, 총 12년을 살았다.
황야에서 질주하겠다는 꿈이 이루어지기 전에 울타리 안에서 죽었다. 1년 내내 기대했지만 어머니와 아이가 모두 죽었다.
준가르 1호 야생마 "홍화" 성체 사진
나는 슬픔을 억누르며 재빨리 이 야생마의 난산에 대한 자세한 기록을 적었다.
하지만 야생마 사육센터 연대기에는 2000년이 가장 적게 언급되어 있으며, 365일 동안 기록된 문장은 단 4문장에 불과했다.
홍화가 죽었을 때, 신장 TV의 한 기자가 우연히 야생마 센터에서 야생마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었다. 그는 홍화의 죽음에 대한 전 과정을 기록하고 '야생마의 죽음'이라는 특별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신장 TV 방송국은 다큐멘터리 '야생마의 죽음'을 촬영해 국가 황금 독수리상을 수상했다.
홍화의 죽음은 모두를 놀라게 하고 충격에 빠뜨렸다. 사회 전체의 관심을 끌었고, 야생마 방생 문제도 빠르게 안건으로 올라갔다.
홍화는 목숨을 바쳐 야생마를 야생으로 돌려보내라는 가장 강력한 외침을 내뱉었다.
야생마의 야생 방출이 임박하면서, 모두가 만장일치로 '대원수'와 그의 무리에 주목했다.
- 대원수 윈드체이서 -
대원수 윈드체이서(준가르 11호)
야생마가 태어나면 사람들은 번호를 매기고 이름을 짓는다. 신장에서 태어난 야생마의 경우, 일련번호는 '준가르(Zungar)'에 출생 순서 번호를 붙인 값으로 결정된다. 그런 다음 혈통 파일을 작성하고 국제 야생마 협회에 보고하여 국제번호를 얻는다.
내가 야생마 센터에 도착했을 때 야생마는 이미 준가르 55호까지 배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야생마의 번호는 몸에 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직원들은 관찰에 의존해서 각 말을 구별해야 했다. 말을 구별해서 기억해야만 발정, 교배, 망아지, 질병, 혈통 등 다양한 기록을 남길 수 있다.
녹화라고 불리는 준가르 5호는 털 색이 더 짙다. 나를 물었던 말이다.
말은 몸 크기뿐만 아니라 제비꼬리 무늬와 같은 몸에 있는 몇 가지 무늬와 미묘한 특징으로도 구별할 수 있다. 영국에서 데려온 말들은 어깨에 제비꼬리처럼 보이는 더 어두운 표시가 있다.
이런 식으로 나는 야생마를 관찰하기 위해 매일 마구간에 갔다.
한 달여가 지나서야 수십 마리의 야생마를 모두 알아보고 더 많은 야생마 친구들을 사귀기 시작했다.
어깨에 V자 무늬가 있는 윈드체이서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을 움직인 건 그 유명한 '대원수(大帅)'였다.
그는 야생마 연구 센터에서 유명한 야생마 황제로, 고귀한 영국 귀족 무리 출신이다. 어깨 양쪽에 "V"자 모양의 짙은 갈색 제비꼬리 무늬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영국에서 도입된 말의 유전적 특징이다.
그의 아버지는 야생마 센터 설립 이래 가장 많은 공을 세운 영국 말 '플라잉베어(飞熊, Flying Bear)'이고, 어머니 역시 아름답고 강한 영국 말 '마리아(玛丽亚, Maria)'이다. 대원수는 '최고 중 최고를 선택'한 교배의 산물이었다.
부모로부터 우수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대원수는 뛰어난 번식 능력을 갖고 있었으며, 아버지 플라잉베어 다음 가는 최고의 종마였다.
그의 무리는 불과 몇 년 만에 초기 9마리에서 30마리 이상으로 성장했고, 그들 모두 강하고 우수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최고의 그룹이기도 하며, 미래에 칼라마일리 황무지를 다시 정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최초의 메인 팀이기도 하다.
그들은 원래 7번 필드에 있었다. 이후 센터에서는 7번 필드 북쪽에 특별히 3000에이커 규모의 대형 울타리를 열어서 칼라마일리 황무지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고 대원수 무리를 적응 훈련에 투입했다.
대원수는 모든 사람의 기대에 부응했고, 가족을 관리하는 야생마 우두머리의 능력을 탁월하게 보여줬다.
그를 처음 봤을 때, 그는 울타리 안에 서서 고비 사막의 깊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톈산 산맥을 배경으로 한 꼿꼿한 자태, 엄숙하고 위엄 있는 표정, 단호하고 깊은 눈 모두 준가르의 매력에 흠뻑 젖은 왕다운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그의 뼈와 피 속에 깊이 뿌리내린 그 거칠고 자유로운 힘에 즉시 매료됐다.
내가 울타리 쪽으로 다가가는 것을 본 대원수는 귀를 쫑긋 세우고 고개를 돌려 나를 응시했다. 이때 나는 그 눈과 뼈에서 활기찬 야성의 기운이 터져 나오는 것을 보았다. 나는 내 마음을 흔드는 무언가를 읽었다.
그는 강인한 근육과 야성적인 외모로 모든 것을 정복할 수 있는 자신감과 용기를 지닌 진정한 야생마였다. 가을의 일몰은 우뚝 솟은 톈산 산맥을 붉게 반사했고, 햇빛은 대원수의 갈기 사이로 스며들어 붓처럼 반짝였다.
입술은 하얗고 검은 콧수염이 드문드문 나 있었다. 그 눈에 담긴 적대감은 곧 사라졌고, 나는 심지어 약간의 친절함도 느꼈지만,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질 때 그 고요한 위엄에 멈춰 섰다.
대원수는 매일 가족을 데리고 큰 울타리로 가서 다양한 천연 사료를 먹었다. 울타리에는 물웅덩이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풀을 먹은 후 가족을 다시 7번 필드로 데려가서 말들이 물통 안의 물을 마시게 했다. 장난치다가 뒤처진 말들을 무리로 몰아넣기도 했다.
물을 마신 뒤 말들은 들판에서 함께 휴식을 취했다. 날씨가 더울 때는 울타리 안에서 시원하게 쉬다가, 기온이 떨어지면 대원수가 그들을 데리고 나가서 먹이를 먹었다.
조용히 서 있던 대원수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두꺼운 목의 짙은 황금빛 갈기가 떨렸다. 울타리에 흩어져 있던 크고 작은 야생마들이 그의 주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윈드체이서 하렘
가장 먼저 그에게 다가온 것은 아름다운 아내 황후 '녹화(皇后, Blue Flower)'였고, 이어서 그의 '첩'들과 아이들이 차례로 나타났다…
무리에는 말이 많기 때문에 대원수는 종종 이렇게 돌아다니며 가족을 통제한다.
대원수는 가족 경영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고, 그룹을 구성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그는 매일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풀을 먹고 물을 마시며, 가족을 질서 있게 관리하는 것 외에도 가족을 보호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나는 종종 대원수가 북쪽을 올려다보는 것을 본다. 그 단호하면서도 우울한 모습은 종종 나를 궁금하게 만든다.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북쪽에는 풍부한 물과 풀이 있는 칼라마일리가 있으며, 준가르에서 가장 아름다운 땅이자 100여년 전 야생마의 마지막 고향이다. 아마도 머나먼 북쪽에서 불어오는 칼라마일리의 바람이 그의 고향의 다정하고 우울한 부름을 전하는 건 아닐까? 어쩌면 그 광활한 땅이 그의 피 속의 바람을 쫓던 조상들의 기억을 일깨웠던 건 아닐까?
그의 고향은 바로 앞에 있지만, 대원수는 울타리에서 멈췄다. 대원수는 더 이상 젊은 말이 아니다. 그는 어느덧 중년이 되었다.
나는 지난 수년간 야생마 연구센터의 모든 고난이 야생마의 야생 복귀를 위한 것임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또한 말들을 울타리 밖으로 이끌어 광야로 향할 첫 번째 지도자는 아마도 내 앞에 있는 영웅적이고 용감한 '대원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 황후 녹화 -
황후 녹화(준가르 5호)
대원수의 황후 녹화는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극도로 야생적이기도 하다. 털 색깔은 일반 암말보다 더 어두운 짙은 갈색이고, 몸은 가늘고 통통하다.
녹화가 달릴 때 발걸음은 신나는 음표처럼 활기차고 가볍다. 검은 눈은 맑고 깊어 야생적인 빛을 드러냈고, 긴 검은 속눈썹은 항상 젖어 있는 것처럼 보여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녹화가 당신을 주의깊게 바라볼 때 영혼의 평온함과 의심할 여지 없는 단단한 기질의 힘이 느껴질 것이다. 아마도 이런 기질이 그녀에게 강력한 어머니의 품행을 부여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대원수는 많은 암말들 중에서 주저하지 않고 그녀를 황후로 선택했다.
녹화
녹화는 실제로 대원수의 이복누이다. 그들의 아버지는 그 유명한 영국 최고의 '플라잉베어(飞熊, Flying Bear, 혈통번호 1284)'이다. 대원수의 어머니는 플라잉베어의 황후인 '마리아(玛丽亚, Maria, 혈통번호 1270))'이고, 녹화의 어머니는 플라잉베어의 또 다른 아내인 '다우나이스카(道奈斯卡, Donetska, 혈통번호 1206)'이다. 대원수와 녹화는 모두 야생마 센터가 설립된 후 태어난 첫 세대 야생마이다.
녹화와 같은 해에 홍화(紅花, Red Flower), 황화(黃花, Yellow Flower), 남화(藍花), 자화(紫花, Purple Flower)라는 네 마리의 아름다운 암말이 태어났다. 우리는 그들을 야생마 센터의 "오금화(다섯 개의 황금꽃)"라고 불렀다.
처음에는 녹화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했다. 어느 이른 아침, 야생마들이 햇살 아래 울타리에서 풀을 뜯고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황야는 생명력이 넘쳤고, 자연은 한결같은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아침 식사를 하는 야생마들의 풍경은 깊은 감동을 주었다.
나는 아침을 먹고 있는 녹화에게 살금살금 다가가 쪼그리고 앉아서 조심스럽게 먹는 것을 지켜보았다. 아름다운 외모와 독특한 기질이 나를 매료시켰는데, 녹화는 갑자기 화를 냈다. 귀를 뒤로 접고, 눈을 사납게 번쩍이고, 머리를 쭉 뻗고, 이빨을 드러낸 채 나에게 달려들었다.
당시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도망쳤다. 평소에는 울타리를 넘어가는 것이 힘들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날은 "미끄러지듯이" 통과했다. 울타리를 빠져나온 후 나는 겁에 질려 식은땀이 났다. 마치 내 심장이 "쿵쿵"거리는 소리가 야생마 센터 전체에 울려퍼지는 것 같았다.
사육자는 녹화가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야생마라고 경고했다. 내가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녹화의 아침 식사를 방해했던 것이다. 다음에는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녹화와 그녀의 아들 중 하나인 공주님
녹화는 매우 거칠기는 했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은 감탄스러웠다. 망아지들은 더운 여름에도 원하는 곳 어디에서나 잠들었다. 일단 잠들면 뜨거운 태양 아래 고비 사막에서 열사병에 걸리거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녹화는 어린 새끼를 보호하려는 놀라운 자연스러운 모성 본능을 보여주었다. 새끼가 햇볕 아래에서 자고 있으면 그녀는 항상 조용히 옆에 머물러서 양산처럼 새끼에게 그림자를 드리워 자식을 위해 강렬한 햇빛을 차단했다. 고비 사막의 햇빛은 너무 강해서 성체 말조차도 견딜 수 없고 햇볕에 타기 쉽다. 하지만 녹화는 이 때문에 절대 도망가지 않았다. 직원들은 그녀가 새끼를 보호하는 것을 볼 때마다 진심으로 감명을 받았다.
하지만 사람이나 다른 야생마가 그녀의 새끼에게 다가가면 평소에는 온순해 보이던 녹화가 멀리서부터 매우 경계하고 언제든지 공격할 준비를 갖춘다.
새끼가 아파서 손수 치료해야 할 때 녹화는 참을성 없고 난폭하게 행동해서 가장 조심해야 했다. 마치 화가 난 사자처럼 눈을 크게 뜨고 입으로 으르렁거리고 겁먹은 듯이 웅얼거렸다. 새끼를 가까이서 꼭 지키고 망아지 주위를 미친 듯이 맴돌았다. 사람들이 어떻게든 쫓아내도 떠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붉은 시트나 옷 같은 붉은색 물건을 흔들어야만 일시적으로 숨었고, 직원들은 땅에 누워 있는 아픈 망아지를 재빨리 집어 들고 도망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녹화는 미친 듯이 쫓아가 울부짖으며 거친 숨소리를 내며 계속해서 자신을 막은 사람들을 공격했고, 때때로 난간과 문에 부딪혀 새끼를 구하려고 했다.
망아지가 다시 들판으로 돌아왔을 때, 녹화는 멀리서 그것을 보고 미친 듯이 망아지에게 달려가 냄새 맡고 키스하고 먹이를 주고 몸을 확인했다.
동시에 그녀는 매우 긴장했다. 귀가 꼿꼿이 서 있었고, 계속 돌아다녔으며, 눈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작은 망아지를 즉시 더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서 사람들로부터 더 멀리 떨어뜨리려고 했다.
녹화는 대원수의 가장 가까운 동반자이자 대원수의 가장 유능한 조수였다.
늑대개 헤이지와 대치하는 윈드체이서
전문가들은 최고의 말을 배치해 '귀환 그룹'을 구성했다. 사람들은 야생으로 방출하기 위한 첫 번째 무리로 대원수 가족 27마리를 선택했다. 여기에는 우두머리인 대원수, 성체 암말 10마리, 1~2살 아성체 10마리, 그해 태어난 망아지 6마리가 포함됐다.
무리 내 최고 지위의 암말인 준가르 5호 '녹화'는 당시 13세로 전성기였다. 그녀는 이전에 6마리의 자식을 낳은 우수한 번식 능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야생마는 백 년 동안 포로로 잡혀 보호되어 왔는데 여전히 야생성이 남아있을까? 천적에 저항할 수 있을까?
2001년 초 겨울, 야생마가 천적에 저항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직원들은 대원수가 있는 야생마 무리로 '헤이지'라는 이름의 독일산 늑대개를 투입했다.
- 윈드체이서 하렘 첫 야생 방사한 날 -
중국에서 첫 야생 방사되는 윈드체이서 하렘 27마리
2001년 8월 28일 오전 11시 정각, 100년 넘게 잠겨있던 자유의 문이 마침내 열렸다. 전 세계 모든 말 애호가들의 시선이 이곳에 집중됐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대원수와 그의 가족들에게 쏠렸다. 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이미 많은 기자들이 카메라를 설치해 야생마들이 문 밖으로 달려나가는 멋진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대원수 무리는 열린 문을 향해 달려가지 않았다. 대원수가 울타리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을 보고 모두가 조금 불안해하며 그들을 몰아내기로 결정했다. 십여 명이 깃발을 들고 야생마들을 문 쪽으로 몰고 갔다.
이때 대원수는 더욱 당황한 듯했다. 좌우로 탈출하려 했지만 군중에 가로막혔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무리를 이끌고 열린 철문을 향해 돌진했다. 마치 화살처럼 먼지 구름을 일으키며 서쪽 사막의 깊은 곳을 향해 돌진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대원수가 이끄는 27마리의 야생마들이 화살처럼 자연의 품에 몸을 던지고 예측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여정을 시작했다. 이 짜릿한 순간은 영원히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그날 밤,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들이 어디로 달려갔는지, 마실 물을 찾을 수 있을지, 밖에서 풀을 먹는 데 익숙해질 수 있을지 모두가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 해에는 갓 태어난 망아지 6마리도 있었는데 늑대의 공격을 받을까봐 걱정했다. 기쁨과 설렘 뒤에 걱정으로 가득 차서 모두가 밤새도록 한숨도 못 잤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장옌바오와 사람들은 난과 빵, 물병을 가지고 말을 찾으러 차를 몰았다. 그들은 고비 사막 곳곳을 돌아다니며 쌍안경으로 여기저기 수색했지만 야생마를 찾을 수 없었다.
해가 지고 나면 그들은 하루의 피로와 끝없는 걱정을 안고 야생마 감시소로 돌아왔다. 그들은 말 걱정으로 또다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셋째 날 아침, 모두가 말을 찾으러 나가려고 할 때 야생마들이 다시 울타리로 달려오는 것을 봤다. 사람들은 유쾌하게 놀랐다.
장옌바오가 가서 말의 수를 세어보니 한 마리도 실종되지 않았고, 27마리 모두 온전했다. 이틀간 실종됐다가 스스로 키웠던 '아이들'이 모두 돌아온 것을 보고 몇몇 사람들은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렸다.
- 윈드체이서 무리의 실종 -
야생마들을 야생으로 풀어준 뒤 첫 겨울인 2001년 12월, 폭설이 내린 후 기온이 영하 35도까지 떨어졌다.
대원수는 가축을 옮기던 수천 명의 유목민들의 방해를 피해 야생 방출 지점에서 점점 더 멀리 남쪽으로 단호히 이끌었고, 점차 직원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직원들은 사막 곳곳을 수색했고, 27마리의 야생마들의 생사를 걱정했다.
어린 종마 한 마리가 굶어 죽은 채 발견되자 두 사람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왕첸은 "우리는 10년 넘게 매일 야생마와 함께하며 24시간 보호해 왔다. 그들은 우리의 자식들이다."라고 말했다.
구조한 말들에게 긴급 건초 나눠주는 모습
3박 4일간의 대대적인 수색 끝에 직원들은 야생마 방출 지점에서 남쪽으로 100km 떨어진 구르반퉁구트 사막 당나귀골에서 며칠 동안 실종됐던 야생마 20여 마리를 마침내 찾아냈다. 늑대 무리의 추적이 야생마 실종의 근본 원인일 수도 있다.
현장에서 발견된 황후 녹화의 아들 공주님
말의 수를 세어본 결과, 녹화와 망아지가 실종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두 마리를 발견했을 때는 너무 늦었다. 망아지는 마지막 숨을 헐떡이며 땅에 누워 있었지만 구출 직후 현장에서 사망했다.
준가르 5호 녹화는 늑대들한테 잡아먹혀 망가진 시체가 되어 있었다.
구출된 뒤 울타리로 오는 야생마들과 직원들
왕첸, 리쉐펑 등은 3박 4일에 걸쳐 야생마들을 야생 방출 지점으로 데려왔다.
사람들이 알팔파를 사용해 무리를 울타리로 다시 이끌었을 때, 대원수는 긴 여행, 식량과 물 부족, 이전의 가축 말과의 치열한 갈등으로 인해 지쳐 있었다.
- 대원수 윈드체이서의 죽음 -
상태가 안 좋아서 무리에서 분리된 윈드체이서
대원수는 이미 가을부터 수척해졌다. 야생 늑대를 상대해야 했고, 말 떼를 이끌고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했으며, 번식도 해야 했다. 다른 말들이 먹는 동안 그는 무리를 보호하고 있었다. 그는 결론적으로 완전히 지친 상태였다.
점점 야위어가는 몸, 상처받은 몸, 지친 몸. 한때 영웅적이었던 몸은 마침내 무자비한 설원에 삼켜졌다. 끝없는 향수와 이루지 못한 야망으로, 이 영웅적인 개척자 대원수는 영원히 눈을 감았다. 그의 눈가에 얼어붙은 눈물이 진주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그가 죽은 후 우리는 그의 내장이 종이처럼 얇아졌고 투명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구출 당시 상태가 매우 안 좋았던 말들
직원들이 다른 야생마들에게 주사와 수액을 투여할 때, 평소처럼 말을 올가미로 묶거나 붙잡을 필요가 없었다. 야생마들은 스스로 다가와서 머리를 얹고 사람들에게 구해달라고 간청하는 듯했다. 서서 주사를 맞는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때로는 불편할 때 두 걸음 정도 앞으로 나아가기도 했다.
왕첸과 리쉐펑은 야생마를 따라가며 머리를 껴안았다. 껴안으면 안전하다고 느낀다. 놓으면 똑바로 서지 못했고, 사지가 뻣뻣했고, 술 취한 사람처럼 일어서지 못했다.
리쉐펑은 한쪽에서 말을 지탱하고, 왕첸은 반대쪽에서 야생마에게 주사를 맞혔다. 그는 약이 얼까봐 약병을 팔로 감싸고 코트로 덮었다. 포도당 주사 한두 병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지만 한번에 5~6병을 맞혔다. 싸움은 아침부터 오후 4시까지 계속됐고, 마침내 죽어가는 야생마 4마리가 다시 살아났다.
암말 준가르 16호는 그때 더 이상 걷지 못했기 때문에 수레에 밀짚을 깔고 그 위로 끌어올렸다. 야생 방사소로 데려갔을 때 우리는 그녀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직원들은 즉시 주사를 맞히고 약을 먹이고 따뜻한 물을 끓여서 마시게 했다. 그녀는 놀랍게도 기적적으로 회복됐다.
그해 겨울에는 야생마 7마리가 폭설로 죽어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암말 녹화를 포함해 3마리의 야생마가 사라졌고, 망아지 한 마리는 죽었고, 말 몇 마리의 다리에는 야생 늑대한테 긁힌 자국이 있었다. 대원수는 울타리로 돌아온 직후 과로로 사망했다.
이것이 첫 번째 야생 방출이 끝난 방법이다.
야생마 대원수
준가르 11호 수컷 야생마 "대원수"
- 윈드체이서의 후계자가 된 플레임과 럭키윈드 -
왕자 플레임(준가르 49호)
럭키윈드(준가르 77호)
'왕자'는 '대원수'의 생물학적 형제이다. 체격, 혈통, 야생성 할 것 없이 그는 대원수의 최고의 후계자였다.
대원수가 죽은 직후, 왕자와 또 다른 종마 준가르 77호가 자리를 이어받기 위해 야생으로 나갔다.
왕자는 오기 전에 모든 영웅들을 물리치고 총각 무리의 리더가 됐다.
그는 방출 지점에 도착한 지 며칠 만에 경쟁자 준가르 77호를 가뿐히 물리치고 방출 그룹의 새로운 리더로 당당히 왕좌에 올랐다.
이번에는 혹독한 추위와 더위를 이겨내고, 야생 늑대를 물리치고, 수원지를 찾아 마침내 황야에 거점을 마련했다.
한번은 무리를 잃고 떠돌던 야생당나귀가 있었다. 그는 야생 방출 지점 길 동쪽으로 이동해 여러 번 왕자 무리에 합류하려고 했지만, 왕자는 받아주지 않고 쫓아냈다.
하지만 이 고집스런 당나귀는 떠나지 않고 약 20~30m 거리를 두고 약 20일 이상 왕자 무리를 따라다녔다.
- 플레임이 윈드체이서와 블랙펄의 아기를 죽인 사건-
황후 블랙펄(준가르 15호)
당시 무리 내 대부분의 암말은 이미 대원수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
준가르 15호는 당시 무리에서 가장 높은 순위의 암말이었다. 우리는 그녀를 황후라고 불렀다. 그녀는 대원수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이유로 새로운 우두머리 왕자를 거역하고 있었다.
2002년 봄, 대원수가 죽고 그의 첫 번째 아이가 5월에 태어날 예정이었다. 우리는 준가르 15호 암말의 출산 예정일을 추측하기 위해 하루 종일 주의 깊게 따라다녔다.
비극은 어느 봄날 아침에 일어났다.
새벽이 되자 새끼는 어미 젖을 먹기 위해 떨면서 일어섰다.
왕자는 인내심 있게 암말과 아들을 기다리고 있는 듯했으나, 갑자기 왕자가 망아지를 향해 돌진했고, 암말은 종마와 싸우려고 재빨리 달려왔다. 왕자는 맹렬한 늑대처럼 망아지의 목을 물고 땅에 집어던졌다.
블랙펄과 죽은 망아지
암말은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는 듯 낑낑대며 달려왔는데, 우리가 망아지에게 다가가자 화를 내며 우리를 발로 차려고 했다. 계속해서 망아지 주변에서 소리를 지르며 계속 핥아주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다.
준가르 15호는 아이의 시신 옆에 서서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아이를 애타게 부르고, 때때로 냄새를 맡고, 입으로 핥아주며 아이가 깨어나기를 바랐다. 그녀는 오랫동안 아이 곁에서 떠나지 않았고, 먹거나 마시는 것도 거부했다. 눈에는 분노와 증오, 무한한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왕자가 그녀를 다시 무리로 몰아넣으려고 여러 번 왔지만, 그녀는 죽은 아이의 복수를 하듯 강하게 저항하며 물어뜯고 발로 차려고 했다.
밤이 칼라마일리 황무지를 삼킬 때까지, 윙윙거리는 밤바람 속에서 준가르 15호는 영원히 이대로 있을 것처럼 슬픔에 잠긴 채 죽은 아이 옆을 지키고 있었다...
종마는 다른 종마의 피가 존재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 계부인 왕자는 아이들을 한 마리씩 잔인하게 죽였다.
3일 후 준가르 15호는 새로운 우두머리에게 완전히 항복했다.
야생마를 사육할 때도 영아 살해 현상이 있었지만, 온순하고 잘생긴 왕자가 이런 잔인한 짓을 했다는 게 나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실제로 영아 살해는 설치류, 영장류, 새, 물고기 등 많은 동물 종에서 흔히 발생한다. 야생마 무리의 리더는 자신의 친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 새로 태어난 망아지를 물거나 짓밟아 죽인다.
사육 상태에서는 인간의 통제를 통해 영아 살해를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야생에서 야생마는 자유롭게 가족을 형성한다. 특히 방생 초기에는 무리의 우두머리가 자주 바뀌는데, 이때 많은 무고한 망아지들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양아버지의 이빨에 비극적으로 죽게 된다.
- 플레임의 고난 1 -
치열하게 싸웠던 플레임과 럭키윈드
2002년 5월, 야생마 연구센터는 2~5세의 예비 종마 5마리를 야생으로 추가로 방출했다. 왕자에게 패한 준가르 77번과 왕자에게 쫓겨난 어린 종마 두 마리도 이 예비 종마 무리에 합류했다.
1년간의 적응 끝에 이듬해 봄, 어린 종마들은 모두 강하고 건강한 종마로 성장했다. 이 총각 무리는 이제 자연의 자유로운 품으로 돌아가 인간의 간섭 없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아내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그때 왕자만이 많은 암말들을 독점하고 있었다. 종마들은 그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질투하고 있었다. 그래서 종마들은 종종 왕자 무리 근처를 돌아다니며 왕자를 물리칠 적절한 기회를 엿보았다.
어느 날, 종마 무리의 리더인 꼬마 준가르 72호가 처음으로 왕자에게 도전했다. 두 말은 서로를 쫓아다니며 여러 번 싸웠지만 승자는 나오지 않았다.
둘 다 싸움에 지쳤을 때, 준가르 77호가 상황을 틈타 왕자를 공격해 왕자를 물리치고 작년의 실패에 대한 굴욕과 분노를 달래고자 했다. 왕자는 다시 그를 쫓아가 로켓처럼 돌진했고, 준가르 77호가 총각 무리로 달려가자 왕자는 더 이상 그들과 싸우고 싶지 않다는 듯 돌아섰다.
그 이후로 전쟁은 빈번했고, 특히 여름에는 전쟁이 계속 격화됐다.
- 플레임의 고난 2 -
왕자를 물리치기 위해 종마들은 연합해서 왕자를 상대로 소모전을 벌여 그의 암말들을 빼앗으려고 했다.
그들의 공격은 점점 더 광적으로 변했다. 끝없는 싸움에 직면한 야생마 왕자는 점점 지치고, 수척해지고,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결국 그는 2003년 9월에 열세로 패배했다.
그의 아내와 자식들은 총각말들에 의해 세 무리로 나뉘었고, 그는 외로운 방랑자가 되었다. 암말을 찾지 못한 총각말들이 남아 있었지만, 왕자는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을 빼앗아 간 공범자들과 합류하기를 꺼렸다.
왕자는 증오심으로 이를 갈았고, 새로운 우두머리가 된 그들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는 외로운 유령처럼 광야를 헤매었다. 그는 식욕도 없었고 잠도 잘 수 없었다. 왕의 위엄은 완전히 파괴됐다. 때때로 왕자는 비참하게 하늘을 향해 울부짖으며 기분을 달랬다.
이제 막 자연으로 돌아온 왕자는 1년이 넘도록 수많은 위험과 피비린내 나는 폭풍을 마주했다.
플레임과 블랙펄의 망아지 야생 1호 쩡
야생에서 태어난 최초의 야생마 "야생 1호" (왼쪽)
다행히도 2003년 봄, 그의 첫 아이이자 야생에서 최초로 태어난 진짜 야생마 '야생 1호'가 태어났다!
야생마 연구센터 직원들은 너무 신나서 며칠 밤을 잠도 못 이루었다.
왕자가 아내를 정복한 후 거의 모든 아내가 임신했다. 그래서 왕자의 아이들이 차례대로 태어났고, 3마리의 수컷과 4마리의 암컷을 포함해 총 7마리의 망아지들이 태어났다. 혹독한 자연 환경과 전쟁의 불길 속에서 그 해에 3마리의 야생마가 살아남았다.
왕자는 피와 비의 세례를 받고 더욱 강해졌다.
그는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고 왕좌를 노리는 종마들과 싸우는 것 외에도, 무리를 보호하기 위해 하루 종일 야생마들을 노려보는 늑대들과도 맞서 싸워야 했다. 그는 무리를 보호하기 위해 늑대와도 맹렬히 싸웠다.
가축 말 무리의 우두머리 롱헤어
그는 보호구역에 살고 있는 가축 말들에게도 도전을 받고 위협받았다. 그들의 암말과 아이들은 종종 가축 말에게 강탈당했다.
가축 말은 유목민의 가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보호구역에서 가축과 함께 남북으로 이동하는 가축 말은 약 1000마리이다.
가축 말과 다른 가축들이 유일한 수원지와 수원지와 좋은 목초지를 점령했고, 야생마들은 충분한 음식과 물을 얻을 수 없었다.
특히, 수 세대에 걸쳐 사막 초원의 자연생활에 적응해 온 떠돌이 가축 말은 야생마보다 더 '야생적'이며, 야생마보다 유리한 자원을 더 쉽게 차지할 수 있다.
게다가 가축 말의 신체적 건강과 전투 능력, 방목 능력은 야생마보다 더 강하다. 가축 말 무리가 야생마 무리를 만나면 성체 암말이나 망아지를 가축 말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
야생마들이 싸울 때 가장 강력한 움직임은 무엇일까?
두 마리의 말이 사람처럼 일어서서 발굽을 맞대고 있는 모습은 보기에는 짜릿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에게 크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가장 강력한 움직임은 상대방의 목에 있는 갈기를 물어뜯은 다음, 상대방을 사납게 잡아당겨 제압하고 땅에 넘어뜨려 상대방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야생마의 이 특별한 기술은 가축 말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가축 말의 갈기가 길어서 살갗을 물어뜯기 어렵기 때문에 야생마의 가장 효과적인 재주가 쓸모가 없다.
따라서 야생마가 가축 말과 싸울 때 야생마는 불리한 입장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싸움의 주된 이유는 '암말'을 놓고 경쟁하기 때문이다.
2003년 5월 15일, 수컷 가축 말 3마리와 야생마 무리의 리더인 왕자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
왕자는 식량 자원 경쟁과 가족 보호를 위해 필연적으로 "더 많고 더 강력한" 가축 말들과 싸워야 했다. 가축 말의 수가 많았기 때문에 한 무리의 말과 싸우고 나면 그 다음 무리가 다시 왔다. 이는 야생마가 가축 말을 이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가축 말은 마치 '꼬리 쫓는 놈'처럼 야생마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녔다. 야생마에게서 음식과 물을 낚아채는 것은 물론이고, 가축 말 무리의 종마가 왕자의 암말을 유혹하는 것은 왕자를 더더욱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왕자는 가축 말한테 암말을 뺏기느니 자기가 피 흘리는 것을 택할 것이다.
가축 말과의 싸움은 왕자의 체력을 많이 소모했지만, 사방이 적들에게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극도로 강인한 의지로 싸웠다.
그 해에는 야생에서 살아남기가 너무 어려웠다. 여름에는 물 부족과 싸워야 했고, 겨울에는 먹이 부족과 싸워야 했으며, 종마 및 늑대들과도 싸워야 했다. 그리고 먹이를 빼앗고 암말들을 유혹하려는 가축 말과도 싸워야 했다.
플레임
말들에게 패한 왕자는 조용히 상처를 핥았다.
아니, 그는 패배하지 않았다. 단지 너무 피곤해서 충분한 휴식이 필요할 뿐이었다. 회복되면 반드시 다시 싸워서 힘을 되찾을 것이다.
종마들은 조금 초조해 보였고, 먹고 자는 것도 잊어버린 채 암말들을 향해 열렬한 사랑 공세를 펼쳤다.
당시 암말들은 대부분 왕자의 아이를 임신 중이거나 발정기가 지난 상태였기 때문에 새로운 우두머리의 사랑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뿐만 아니라 새 남편을 물어뜯고 발로 차고 도망치려는 경우도 있었다.
이때쯤 왕자의 부상은 거의 치유된 상태였다.
그는 암말을 빼앗아 간 3마리의 지도자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먼저 준가르 77호와 82호를 별다른 노력 없이 격파했고, 이 두 무리의 암말을 탈환했다. 이것은 그의 자신감과 위엄을 즉시 회복시켰다.
그런 다음 가장 강한 준가르 72호에게 맹렬한 공격을 가했다. 두 종마가 대등하게 맞붙었기 때문에 전투는 무려 3개월 동안 이어졌다.
전투 과정에서 왕자는 새로운 부상을 많이 입었고, 동시에 오래된 부상도 재발해 점점 더 약해졌다.
게다가 겨울이 다가오고 식량이 부족해지면서 심하게 지쳤버렸다.
- 플레임 무리의 실종 -
가장 힘들었던 때는 왕자 무리를 찾는 데 15일이 걸렸을 때였다.
왕첸과 다른 사람들이 인수한 다음날 야생마들이 사라졌다.
그들은 야생마를 찾기 위해 사막으로 달려갔지만, 점점 더 멀리 달려도 말발굽 자국조차 찾지 못했다.
마침내 왕첸의 판단에 따라 그들은 새로운 길을 뚫었다. 과연 멀지 않은 곳에서 언덕 옆에 야생마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말을 다시 울타리로 몰고 가서 풀을 먹였다. 밤새 눈이 많이 내리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울타리 서쪽에 있는 문이 어찌된 일인지 열려 있었고, 모든 말들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말을 찾기 위해 서둘렀다. 바람이 불어 말발굽 자국이 모두 날아갔기 때문에 그들은 사건을 보고하고 도움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바이와 카샨 보호소의 다른 사람들은 한 대의 차에 탔고, 왕첸, 아이다이, 리쉐펑은 다른 차에 탔다.
그들은 야생 방사소에서 서쪽으로 향하며 이틀 동안 수색했지만 야생마의 발굽 자국 하나도 찾지 못했다. 야생마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모두가 함께 토론하며 야생마가 갈 만한 방향을 추측했다. 어떤 사람들은 동쪽으로 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왕첸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바이와 다른 사람들은 2~3일 동안 동쪽을 수색했지만 야생마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그 당시에는 연일 바람과 눈이 가득해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수색 14일째 되는 날, 리더는 초조해하며 말 수색대들에게 밤에 돌아오지 말고 차 안에 머무르며 픽업 트럭 연료탱크를 채우고 기름 4통을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2~3일 안에 기름이 떨어지면 길가의 특정 장소에 모여서 누군가를 보내 음식과 마실 것을 가져다주라고 했다.
그날 밤은 밖에서 밤을 보내면서 모두가 정말 불편하게 지냈다. 여러 사람이 차 안에 옹기종기 모여 잠을 이루지 못하고 추위에 몸을 떨었다.
다음 날 다시 야생마를 찾으러 갔다. 우리는 두 팀으로 나뉘어 야생마가 있을 만한 모든 곳을 수색했다.
왕첸과 아이다이는 큰 비탈을 돌아 남쪽으로 가서 산 꼭대기에 올라 쌍안경으로 보았다. 약 2km 떨어진 곳에 검은 말을 탄 유목민이 있었다.
그들은 그에게 다가가 30분 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목민은 야생마들이 죽음의 계곡이라는 큰 도랑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 도랑에는 깊이가 2~3m인 작은 도랑들이 많이 있었다. 겨울에 유목민들이 잃어버린 말과 낙타들은 그곳으로 가서 모두 죽었다.
거기에는 바람도 없었고, 붉은 버드나무 외에는 풀도 거의 자라지 않았다.
우리는 쌍안경을 이용해 멀리서 야생마 무리를 발견했다. 모두가 너무 흥분했다. 우리는 마침내 며칠 동안 실종됐던 "아이들"을 찾았다.
하지만 길은 걷기 쉽지 않았고, 큰 도랑과 가파른 경사가 많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곳으로 돌아서 가면 한 시간 안에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논의 끝에 모두 위험을 감수하고 가파른 경사지를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차는 1단 기어로 넣고 조심스럽게 차를 몰고 내려갔다. 차가 언제든 미끄러질 것 같았다.
가파른 경사지를 내려간 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말 앞에 도착했다.
이 가엾은 야생마들은 모두 머리를 맞대고 서 있었다. 그들은 며칠 동안 먹거나 마시지 못했고, 모두 말라붙은 채 추위에 떨고 있었다.
수십 마리의 야생마들이 모여서 서로를 껴안고 죽어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만약 며칠 뒤에 발견됐다면 여기서 죽은 가축들처럼 전멸됐을지도 모른다.
모두가 알팔파를 꺼내서 배고프고 추운 야생마들에게 먹였다.
하지만 야생마들은 보통 배고플 때처럼 풀을 먹지 못했고, 식욕이 없고 무기력했다.
풀도 씹을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어떤 말들은 입을 벌리지도 못했다. 상태가 약간 더 나은 말 몇 마리만이 풀 몇 조각을 입에 물고 천천히 씹을 수 있었다.
오후 5시경, 우리는 말을 몰고 돌아가기 시작했다.
2km도 채 안 돼서 말들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멈추고 돌아서려고 했다.
왕첸은 리더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리더는 즉시 현지인 20명 이상을 고용하고 대형 트럭 4대, 오토바이 4대, 천막, 냄비, 음식, 물을 실어 현장으로 달려왔다.
현장에 텐트를 설치하고 커다란 냄비에 뜨거운 물을 끓여서 야생마들이 휴식을 취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방법은 정말 효과가 있었다. 많은 말들이 동상에 걸려 입을 벌릴 수 없었는데, 이틀 동안 뜨거운 물을 마신 후 그들은 풀을 먹기 시작했고 천천히 회복됐다.
일주일 후 야생마들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직원들은 말을 몰기 시작했고, 이틀 밤낮의 고된 작업 끝에 마침내 말을 야생 방출소로 몰고 들어왔다. 이번에는 극도로 약한 성체 말과 망아지만 잃었다.
야생마들이 돌아온 뒤 많은 야생마들이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기를 꺼렸다. 직원들은 말의 목에 밧줄을 걸고 지친 야생마를 울타리 안으로 끌어당겼다.
야생마를 야생에 방생하는 데 드는 비용은 사람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다.
- 왕자 플레임의 죽음 -
플레임
왕자를 발견했을 때 등이 칼날처럼 가늘었고, 돌아오자마자 죽었다.
왕자가 죽는 걸 봤다. 그는 너무 배가 고파서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었다. 지난 3일 동안 서 있을 힘이 없었다.
쿵 소리와 함께 계속 넘어졌다가 떨면서 일어섰다가 곧 쓰러졌다. 다시 말하지만, 그 당시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왕자는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마지막 싸움에서 쓰러졌다. 끝없이 펼쳐진 칼라마일리의 황야에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이때 설원 전체가 이 준가르 땅의 영웅을 경외하게 되었고, 그의 적들도 그에게 경외심을 품었다. 칼라마일리의 바람은 이 용감하고 두려움 없는 전사의 떠남을 애도하며 울부짖었다.
그리고 나는 이 불굴의 영혼, 이 자유로운 영혼, 이 시적인 영혼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두 번의 겨울 동안 두 마리의 종마를 잃었고, 야생마들은 두 번의 겨울 동안 두 번의 위험에 직면했다. 야생마는 분명히 자연의 시험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 왕자 플레임 사후 -
당시 총각 무리 '부랑자'
2004년 봄부터 여름까지 5개월 동안 7~8마리의 종마가 치열한 사랑 싸움을 했는데, 이는 매우 흥미로웠다.
당시 광야에 총각 무리가 있었는데, 그들은 7~8마리의 종마로 이루어져 있었다. 우리는 그들을 '부랑자'라고 불렀다.
당시 부랑자의 멤버였던 준가르 77호 럭키윈드
그들은 성적으로 성숙해져서 우두머리 종마에 의해 하렘 무리에서 쫓겨난 수컷 말들이다. 쫓겨난 종마들은 부랑자 집단을 형성하고 때때로 암말을 잡으러 온다.
8마리의 부랑자들은 좋은 친구들이었다. 평소에는 함께 풀을 먹고, 물을 함께 마셨다.
위험에 처하면 엉덩이는 안쪽으로, 머리는 바깥쪽으로 향한 채 원을 형성하며 언제든지 적에게 대응할 준비를 갖췄다.
암말을 잡으려고 다같이 모일 때는 강한 자들이 앞장서 달려갔다.
당시 총각 무리 '부랑자'
처음에는 준가르 72호가 하렘 무리를 이끌었다. 그는 성격이 난폭한 종마였고, 가장 전성기인 9살이었다.
가장 치열했던 전투는 3일 동안 지속됐다.
부랑자 중 준가르 84호와 준가르 77호가 먼저 준가르 72호를 먼저 공격했다.
84호와 77호가 서로 협력해서 공격을 가해 준가르 72호를 옭아맸다. 84호는 체력이 강해서 정면으로 싸웠지만, 77호는 어려서 쫓아오자마자 도망가버렸다.
긴장을 풀면 다시 찾아왔다. 72호의 체력이 승패를 좌우하는 관건이었다.
싸움 도중 72호가 84호에게 목을 물려 땅바닥에 쓰러졌다. 72호는 열심히 버텼고, 84호는 물고 놓지 않는 상태로 30분 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다.
72호는 결국 완전히 실패했고, 모든 암말을 84호에게 빼앗겼다. 그때부터 그는 외톨이로 살았다.
실패의 부끄러움 때문이든 육체적인 이유 때문이든 그는 부랑자 집단에 들어가지 않았다. 고개를 숙인 채 쓸쓸해 보이는 모습이 사육자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후 하렘은 84호가 이끄는 13마리와 72호가 이끄는 3마리로 쪼개졌는데, 준가르 84호는 종마의 전성기에 진입한 아주 강하고 젊은 7살로 다크호스였다.
부랑자 출신 종마인 데다가 야생을 다루는 데 능숙해서 사육자들 사이에서 야생마의 새로운 희망으로 여겨졌다.
준가르 77호 럭키윈드 스터드북
럭키윈드는 1998년 5월 1일 출생으로 2004년 8월 15일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나와있음
뉴질랜드 다큐에서는 플레임한테 졌어도 어리니까 희망이 있다는 식으로 멘트했는데...
6살이면 너무 어린 나이에 죽었는데 2004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준가르 72호 스터드북
준가르 72호는 1997년 5월생으로
2015년 업데이트까지 사망 날짜가 없었던 걸 보면 적어도 그때까지 살았던 걸로 보임
준가르 84호 스터드북
준가르 84호는 1998년 5월생으로
적어도 2007년 업데이트 될 때까지 살았던 걸로 보임
- 각 말들의 특징 -
준가르 12호는 내가 관찰한 무리의 '황후'이다. 우아하고 고급스러우며 번식 능력이 매우 강하다.
준가르 15호 블랙펄은 무리의 '첩'이자 '황후'의 좋은 친구이다. 다른 암말들을 끊임없이 억압하며 자신의 지위를 보여주는 무자비한 성격이다.
이 암말들은 과거에 준가르 11호 윈드체이서, 준가르 49호 플레임, 준가르 77호 럭키윈드와 같은 우두머리를 두었었다.
대원수 윈드체이서는 매우 위엄 있고 정통하며, 비범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장군의 품위로 무리를 이끌었다
반면에 왕자 플레임은 자신의 암말들이 다른 종마에게 접근하는 것을 엄격히 막는 소심한 남편이었다. 특히 그는 막 우두머리가 됐을 때 럭키윈드를 가장 경계했다.
가족들이 물을 마실 때 왕자는 주의 깊게 지켜보다가, 모두가 물을 다 마시면 즉시 무리를 길 동쪽으로 몰고 가서 암말들이 다른 종마들에게 유혹당하는 것을 막았다.
나중에 준가르 77호 럭키윈드가 이 무리를 차지했다.
패배한 플레임은 매우 기분나빠하며 새로운 우두머리에게 여러 번 도전했다. 종마 간의 전쟁은 때로는 몇 달 동안 지속된다.
http://news.ts.cn/system/2018/10/09/035405979.shtml
+ 왕자 플레임에 대한 아동도서 포함해 여러 책에서 본 내용 몇 개 더 추가
https://www.jarhu.com/book.php?id=6855725
"나와 야생마 왕자"
모든 왕자와 마찬가지로 이 어린 야생마 왕자는 명망 높은 몽골야생말 가문 출신이며 한때 칼라마일리 황무지를 질주하여 횡단했습니다. 그러나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야생마는 멸종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힘든 길에서 왕자의 누나는 출산 중 사망했고, 왕자의 형은 눈에 삼켜졌습니다. 야생마 왕자는 말 떼를 이끌고 장애물을 돌파해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 플레임의 어린시절 -
작가와 어린 야생마 왕자(왼쪽)
어느 날 동물병원에 쌓인 지저분한 물건 정리를 마치고 나가려던 중, 문밖으로 나오자마자 뜻밖의 놀라움을 마주했다.
작은 야생마 한 마리가 갑자기 무리 속에서 나와 저 멀리서 내 쪽으로 "타다닥" 소리를 내며 달려오더니 갑자기 내 앞에서 멈춰 섰다.
나는 깜짝 놀라서 꼼짝도 못했다. 작은 야생마는 호기심 어린 눈을 크게 뜨고 있었고, 가느다란 앞다리 두 개로 땅을 단단하게 지탱하고 있었고, 숨이 차서 배가 오르락내리락했고, 입술에는 부드러운 수염이 몇 가닥 자라 있었는데 조금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옆으로 움직여서 피하려고 했지만, 작은 야생마가 옆으로 뛰어들어 나를 막더니 고개를 흔들고 코를 내밀어서 냄새를 맡았다.
나는 돌아서서 다시 달려갔지만 작은 야생마가 나보다 더 빨라서 몇 걸음 만에 내 길을 가로막았다.
그는 발굽으로 땅을 부드럽게 긁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큰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나는 너무 재밌어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정말 이상한 놈이네. 나랑 놀고 싶어 하는 걸까?' 라고 생각했다.
나는 쪼그리고 앉아 천천히 손을 뻗어 망아지의 몸을 살살 어루만졌다. 망아지도 코를 내밀어 내 손 냄새를 맡았고, 뜨거운 공기가 내 손바닥을 간지럽혔다. 그러더니 두 걸음 더 다가와서 입으로 내 소매를 깨물었다.
그는 가느다란 팔다리를 가진 작은 수컷 새끼말로, 잘생기고 건강해 보였다.
나는 그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 "안녕 꼬마야, 너를 야생마 왕자라고 부를게. 지금 할 일이 있어서 나중에 놀아줄게" 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작은 야생마는 나를 전혀 놓아주지 않았다. 나를 괴롭히려고 결심한 듯했다. 내가 어디를 가든 따라와서 길을 막고, 나한테 기대서서 다정하게 내 옷을 깨물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사육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했고, 그때서야 이 장난꾸러기 망아지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나중에 사육사는 야생마는 여전히 야생적이라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다가가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드물다고 말했다. "너와 야생마는 함께할 운명이야!" 라고 사육사가 말했다.
나는 그때부터 첫 야생마 친구를 사귀었다. 야생마 왕자.
마구간에 갈 때마다 우리는 잠시 같이 놀았다.
나는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었다. 왕자가 위대한 우두머리가 되어 다른 야생마들을 이끌고 칼라마일리의 광활한 황야를 달리고 포효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게 해달라고.
가끔 나와 야생마는 자연스럽게 함께할 운명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화할 수 없지만,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왕자가 어떻게 처음에 나를 보고 뛰어와서 나랑 놀 수 있었을까?
이제 이 망아지는 왕자님의 품행을 갖고 있다. 잘생기고 우아하며, 건강한 몸이지만 살찌지는 않았다. 나중에 훌륭한 말이 될 것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혈통을 확인해보니 그는 영웅적인 대원수의 형제였고, 둘 다 뛰어난 유전자를 가진 명문가 출신이었다. 그래서 나는 왕자가 미래에 야생에서 질주하며 용감하고 싸움에 능숙한 진짜 야생마 왕이 될 거라는 확신이 더욱 커졌다.
왕자는 어렸을 때 매우 장난꾸러기였고, 한시도 가만 있는 적이 없었다.
가끔 말이 사람과 똑같다고 생각했다. 말은 "발랑지"(위구르어로 "소년"을 의미)일 뿐이었고, "여자아이"보다 더 장난꾸러기일 뿐이었다. 그들은 종종 울타리 안에서 다른 망아지들과 놀고, 싸우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피곤하면 깊이 잠을 자고, 배고프면 어미 배 밑으로 기어들어가 젖을 빨았다.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놀면서 보냈다.
내가 보러 가면 바로 내 옆으로 달려와서 내 신발을 씹거나 얼굴에 키스한 다음 혀로 옷을 핥았다. 내가 일부러 놀리려고 귀를 비틀면 그는 불쾌해 하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손으로 쓰다듬으면 발굽을 들고 반격했다. 내가 앞으로 달려가면 뒤에서 나를 쫓아왔다.
가끔은 내 관찰 노트에 흥미를 느끼고 호기심을 갖고 훑어보며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결국 종이에 침을 잔뜩 묻히기도 했다. 내가 그에게 갈 때마다 내 손과 얼굴은 항상 침으로 뒤덮였고, 내 옷은 그에게 깨물렸다.
그는 매우 용감하고 호기심이 많았다. 리틀헤이탄(黑炭, Black charcoal)이 태어났을 때, 우리는 암말이 아기를 낳는 것을 도왔다. 암말은 비가 내린 후 물이 고인 웅덩이 옆에 누워 있었다. 우리는 출산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있었고, 언제든지 도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어린 왕자가 언제 그 재미에 합류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는 커다란 두 눈을 뜨고 땅에 누워 새끼를 낳고 있는 암말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두려움이나 회피도 없이 조금씩 태어나는 헤이탄을 참을성 있게 지켜보았다.
나는 그에게 "꼬마야, 좀 비켜줘"라고 말하며 그를 밖으로 밀어냈지만, 그는 고집스럽게 네 다리로 몸을 지탱하고 고개를 쭉 뻗은 채 쳐다볼 뿐이었다. 그의 진지한 호기심은 너무나 웃겨보였다. 다른 야생마라면 진작에 숨었을 것이다.
암말은 순조롭게 출산했고, 곧 산후에 싸인 망아지가 완전히 젖은 채 태어났다. 암말이 망아지를 핥으려고 고개를 돌리는 모습을 보고, 왕자도 앞으로 나와서 암말이 망아지의 젖은 양수를 핥도록 도와주었다. 그 엉뚱한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나중에는 갓 태어난 리틀헤이탄과도 친해졌다. 그들은 매일 달려가서 놀고, 함께 풀을 먹고, 물을 마시고, 서로 긁어주었다. 그들은 매우 친했다.
1996년 5월, 몽골의 야생마 전문가들이 연구를 위해 야생마 센터를 방문했다. 과거에는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 보통 방문객들을 총각 무리, 즉 '총각 캠프'로 데려갔다. 나는 그 야생마들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었고, 어떤 말이 온순하고 사람과 가까워지는 걸 좋아하는지 알고 있었다. 나는 그런 말들을 골라서 외국 손님이나 관광객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대표단이 왔을 때, 왕자를 그들에게 소개했다. 왕자는 항상 나와 가까이 지냈고, 내가 데려온 사람들을 싫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용감하고 잘생겼기 때문에 그의 잘생긴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외국 손님들은 큰 관심을 가지고 왕자에게 다가가서 그 옆에 서서 사진을 찍고 싶어했다. 하지만 왕자는 멀리서 온 사람들의 우정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는 이빨을 드러내고 귀를 사납게 뒤로 젖히며 외국 손님들을 물려고 했다. 외국 손님들은 무서워서 도망쳤다. 몇 사람을 바꿔도 그는 전혀 순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앞으로 걸어가자 왕자는 다정하게 다가와서 나에게 머리를 비비고 키스했다. 외국 손님들은 놀라고 즐거워하며 "이 말은 장 선생님만 좋아하고 우리한테는 관심이 없네요"라고 말했다.
- 총각말 시절의 플레임 -
작가와 어른이 된 야생마 왕자
어리고 순진했던 왕자는 금세 자랐다. 그가 2살이 넘었을 때 우리는 그를 총각 캠프로 옮겼다.
하지만 왕자는 분명히 옛 집을 떠나기를 꺼려했고 무리에 합류하라는 명령을 따르기를 거부했다. 직원들은 그를 달래고, 속이고, 설득하고, 쫓아내기도 했지만 그는 꼼짝도 하지 않고 울타리 주위를 돌아다녔다.
그는 말을 듣지 않았다. 머리가 매우 좋아서 사람들이 자기를 속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지만 그를 총각 무리로 옮기는 데 실패했다. 평소 온순했던 왕자가 지금은 왜 말을 안 듣는지 모두가 궁금해했다.
나는 내가 하겠다고 나섰다. 먼저 땀에 젖은 왕자를 잠시 쉬게 한 다음,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서 왕자의 머리와 목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는 억울해하는 듯했고 평소처럼 나에게 애정을 보였다.
그가 진정된 것을 보고 나는 문 쪽으로 걸어갔다. 왕자를 부드럽게 부르며 따라오라고 했다. 왕자는 습관적으로 행복하게 나를 따라왔고, 내가 이끄는 대로 왕자를 총각 무리로 쉽게 분리할 수 있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언젠가 왕자가 정말로 칼라마일리에 풀려나면 우리는 그를 더 자랑스러워하게 될 거라고.
플레임의 이복누이 홍화
2000년 5월 13일, 우루무치에는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았다.
휴가차 집에 있다가 어두운 밖을 내다보니 갑자기 마음이 너무 불편해졌다. 야생마 센터에 무슨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왕자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야생마 센터로 돌아온 후 동료들은 왕자의 누나가 새끼를 낳다가 출산 중 사망했다고 말했다.
진찰 결과 전문가들은 난산의 원인이 장기간 감금과 작은 활동 영역, 단일한 영양분으로 인한 비만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야생마들이 야생에서 자연 선택과 단련을 거치지 않는다면, 야생마들은 대대로 약해져 결국 멸종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다.
해결책은 단 하나뿐이었다. 야생마를 황야로 풀어주는 것. 황야는 왕자의 진정한 고향이기도 하다.
늑대개 헤이지와 대치하는 플레임의 형 윈드체이서
우리는 늑대개를 왕자의 형인 대원수에게 풀어줬다.
왕자의 형은 난생 처음으로 '늑대'를 봤다. 처음에는 그저 신기하고 놀라서 바라보기만 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늑대개를 향해 큰 소리로 코를 골았다.
그리고 모든 야생마들에게 위험하다고 알렸다!
야생마들은 빠르게 부채꼴 모양의 대형을 형성했고, '늑대'를 포위할 준비를 했다.
'늑대'는 겁에 질려 돌아서서 도망쳤다.
왕자의 형은 야생마 무리를 이끌고 맹렬하게 그를 쫓았다. 야생마들은 늑대개의 털을 여러 번 성공적으로 물어뜯었고, 늑대개는 고통스러워하며 울부짖었다.
이러한 추격전은 야생마의 야생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줬고, 야생으로 재도입하려는 계획에 큰 확신을 줬다.
야생으로 풀려나는 윈드체이서 가족
2001년 8월 28일,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방황하던 야생마들이 마침내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
왕자의 형은 20마리가 넘는 야생마들을 이끌고 칼라마일리 황무지로 향했다.
우리는 그들을 면밀히 관찰했다.
왕자의 형은 무리를 조심스럽게 이끌고 광야를 탐험했다.
처음에는 멀리 가지 않았고, 새로운 곳에 도착하면 왕자의 형이 순찰을 다니며 말들과 함께 풀을 먹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더욱 대담해지고 활동 범위도 점차 확대되었고, 우리는 그들을 점점 덜 보게 되었다.
왕자의 형의 주의력 덕분에 우리는 매우 행복해졌다. 하지만 위기는 빨리 찾아왔다......
그해 겨울, 신장 북부에는 눈이 많이 내렸다.
왕자의 형이 이끌던 무리가 갑자기 광활한 설원 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우리의 마음은 즉시 가라앉았다.
구출된 윈드체이서 가족
모두가 며칠 동안 애타게 찾았고, 마침내 야생마들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들은 매우 말랐고, 야생마 3마리가 사라졌다.
여러 마리의 말들도 다리에 부상을 입었는데, 이는 늑대한테 물린 자국이었다. 그들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바람과 눈 속에서도 직원들은 차에 앉아 야생마들에게 알팔파를 쭉 깔아주고, 야생 방출 지점 울타리로 그들을 다시 유인했다.
플레임의 형 윈드체이서
왕자의 형은 지쳤고, 이 영웅적인 개척 지도자는 마침내 무자비한 설원에 삼켜져 영원히 눈을 감았다.
이 때문에 왕자가 과연 그의 형처럼 될지 걱정됐다.
왕자 플레임
왕자는 자신의 형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
그는 점점 더 강해졌고, 형처럼 울타리 밖의 넓은 세상에 대한 열망과 왕위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차 있었다.
2001년에는 왕자가 있던 총각 캠프에 새로운 구성원이 몇 마리 더 추가되면서 사회적 관계도 변화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야생마들 사이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사회적 지위가 재정립되는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이틀 동안 계속 폭설이 내렸다.
우리가 총각 캠프에 도착했을 때, 합류한 지 얼마 안 된 종마 대머리스님(秃和尚, Bald Monk)과 총각 무리에서 항상 최고의 지위를 차지했던 패왕 오버로드(霸王, Overlord)가 왕위를 놓고 싸우는 모습이 보였다.
두 말은 눈 밭에서 서로 물어뜯고, 주먹질하고, 발로 차고,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그 소리는 멀리서도 들렸다. 철제 울타리가 발로 차이고 덜커덕거리고 땅 위에 쌓인 눈이 흩날렸다.
두 말은 눈과 안개 속에서 갑자기 일어서서 서로를 물어뜯거나 앞발로 차기도 했다. 때로는 뒷다리에 힘을 싣고 엄청난 힘으로 서로 부딪치기도 했다. 그 장면은 정말 스릴 넘쳤다. 야생마들 사이의 전투는 때때로 비극적이고 잔인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이때 야생마의 야생성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왕자 플레임은 피가 끓는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전투에 참여하고 싶어했다. 그는 불안해하는 표정으로 발굽으로 땅을 계속 긁고 초조하게 앞으로 달려가고 싶어했지만 마지못해 뒤로 물러났다.
왕자가 전쟁터 가장자리에서 준비하고 참는 모습을 보며 사육사는 실제로 나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보시다시피 왕자는 정말 교활해요. 그는 지금 정말 싸우고 싶어하지만 참아내고 있죠."
모두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다른 말들은 겁을 먹거나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전투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숨어서 즐겁게 구경했다. 하지만 왕자는 싸우는 두 마리를 따라다니며 계속 시도하고 싶어했다. 싸우는 말들이 그에게 다가오자 그는 기회를 틈타 몇 번 물거나 발로 차기도 했다.
플레임
그리고 마침내 두 말이 멍들고 지쳤을 때, 왕자는 갑자기 전장으로 달려가 두 말을 모두 제압해버렸다.
용감하지만 무모한 대머리스님과 오버로드에 비해 왕자는 현명하고 용감했다. 이로써 아무런 노력 없이 왕자는 총각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는 어부지리격으로 왕좌를 얻었다. 두 말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특히 대머리스님은 특별 치료를 받아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왕자는 자신의 왕좌에 도전하는 다른 말들과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벌였다.
그날 총각 캠프에 가보니 땅바닥과 물통 옆에 피가 묻을 것을 보았다. 왕좌를 상징하는 문 앞은 더 엉망이었고, 눈 위에도 핏자국이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무리 쪽으로 달려가 보니 왕자가 다쳐있었다.
오른쪽 앞발굽은 갈라져 있었고, 코에는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 몸에는 상처가 잔뜩 남아있었고, 걸을 때마다 절뚝거렸다. 그는 분명 한 마리 이상의 말과 싸웠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왕자가 전혀 고통을 보이지 않고 매우 차분하고 침착해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그의 깊고 단호한 눈은 가을 물웅덩이처럼 잔잔했다. 왕자가 정말 성장했고, 이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그를 성숙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내가 선택한 야생마 왕자였다. 그는 용감했고, 싸움을 잘했고, 지혜로웠다. 그는 예전처럼 나에게 머리를 비비지 않고 왕 같은 표정으로 나를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이 피비린내 나는 전투 이후, 왕자는 당연히 총각 무리의 왕좌에 올랐다. 그는 권력과 지위를 상징하는 철문 앞에 서서 하루종일 암말들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 무렵 철문 반대편 울타리의 우두머리 말이 막 제거되었고, 이제 젊고 아름다운 암말의 큰 무리는 우두머리가 사라졌다. 그 암말들은 잘생긴 왕자를 보고 깊은 사랑에 빠졌다. 많은 암말들이 왕자와 사랑을 나누기 위해 철문 쪽으로 달려갔다.
비록 철문으로 분리되어 있었지만 그들의 사랑은 지속적이고 감동적이었다. 왕자는 매일 철문 옆에 서서 좋아하는 암말과 소통했다. 왕자가 가장 좋아하는 암말은 무리에서 가장 어리고 아름다운 슈우주(秀珠, Beautiful Beads)라는 암말이었다. 대부분 둘 다 문 앞에 서서 사랑을 표현했다.
왕자가 총각 무리의 우두머리가 된 후, 나는 그가 머지않아 많은 암말들을 거느리고 칼라마일리 황무지를 누빌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왕자와 나는 그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그 후 왕자는 야생마의 우두머리가 되기 위해 야생으로 옮겨졌다.
플레임
드디어 그날이 왔다. 왕자는 야생마들을 미지의 황야로 인도했다.
왕자는 갇혀 있을 때 맛있는 알팔파와 옥수수 가루, 기타 농축 사료를 섞어 먹었고, 여름에는 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 즙이 많은 수박도 먹었다.
하지만 야생에 나간 뒤 그는 스스로 먹이를 먹는 법을 배워야 했고, 온갖 종류의 야생 풀을 먹는 법과 진흙 구덩이에 있는 탁하고 쓴 물을 마시는 법을 배워야 했다.
칼라마일리의 여름은 매우 뜨겁고, 불덩어리 같은 태양이 지구를 태워서 사람들은 수원이 순식간에 증발해버릴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수원을 놓고 경쟁하기 위해 왕자는 종종 풀어 놓은 다른 야생마 무리와 충돌했다.
겨울에도 또 눈보라가 닥쳤다.
광활한 설원 속에서 야생마 왕자의 말들은 먹이를 찾을 곳이 없었고, 칼라마일리의 눈보라에 여러 번 길을 잃었다.
마침내 어느 날, 왕자도 형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바람과 눈이 너무 짙어 말의 발굽 자국이 날아갔다.
모두가 가능한 모든 곳을 찾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왕자는 대체 어디로 간 걸까?
한 유목민은 왕자 무리가 죽음의 계곡으로 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곳에는 큰 도랑이 있었고, 바람도 없었고, 위성류 외에는 풀도 거의 자라지 않았다.
유목민들의 지휘 아래 모두가 죽음의 계곡으로 향했다. 사람들은 멀리서 망원경을 사용해 마침내 왕자의 무리를 발견했다!
야생마들은 모두 머리를 맞대고 서서 따뜻함을 느끼기 위해 서로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한 마리 한 마리가 장작처럼 야위었고 추위에 떨고 있었다.
모두들 차에서 알팔파 더미를 끌어내 차갑고 배고픈 야생마들에게 먹이를 줬다. 야생마들은 모두 무기력하고 약해 풀도 씹을 수 없었고, 어떤 말들은 입을 열 수도 없었다.
모두가 큰 냄비를 준비해 야생마들이 마실 수 있도록 뜨거운 물을 끓였다. 이 방법은 정말 효과가 있었고, 이틀 동안 뜨거운 물을 마신 후 야생마들은 점차 힘을 되찾았다.
모두들 왕자가 야생마들을 이끌고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은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큰 눈보라로 인해 야생마들이 얼어붙었을 것이다.
플레임의 첫 아이 '야생 1호'
겨울의 바람과 눈을 겪은 후, 2003년 봄, 칼라마일리의 아침 햇살 속에서 왕자의 첫 아이가 태어났다.
이 장면은 100년이 넘도록 사람들이 볼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왕자는 그해 7마리의 자식을 얻었다.
새끼가 태어나자 늑대들은 왕자 무리에서 태어난 망아지들을 목표로 삼았다.
2003년 8월에는 어린 망아지 한 마리가 오른쪽 뒷다리를 늑대에게 물렸고, 다른 한 마리는 목을 물렸다.
혹독한 자연 환경 속에서 왕자는 아버지의 책임감을 갖고 사나운 야생 늑대들과 끊임없이 지혜와 용기로 싸웠다.
그해 망아지 3마리가 살아남았는데, 이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왕자의 자녀들은 100년 전 그들의 조상들처럼 광야에서 태어나 광야에서 자란 진정한 자연의 아이들이다.
언젠가 그들도 그들의 조상처럼 위기에 처한 황무지에서 명망 높은 야생마 제국을 세울 것이며, 칼라마일리에 영원히 울려퍼질 것이다.
공주님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감사!
이 길고 긴 글을 읽어준 덬은 뭘 해도 성공할 덬...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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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纪录中国 22》 20120512 野性精灵
홈페이지: https://tv.cctv.com/2012/05/12/VIDEj8UgCY5mTF3xNi7vEara120512.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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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走近科学》 20120626 奥秘 天马之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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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https://big5.cctv.com/gate/big5/kejiao.cntv.cn/C38558/classpage/video/20120629/101442.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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