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의 흥미위주 포획과 밀렵, 자연재해 등 여러 요인으로 1969년 야생에서 한번 멸종됐었던 몽골야생말
뿌린 죄만큼 거두기 위한 사람들의 뒤늦은 노력과
합심한 유럽 동물원들의 뺑뺑이 번식 프로젝트로 개체수가 점차 늘어나
그 일부를 원래의 고향인 몽골과 중국 일부 야생에 풀어주었던 재도입 프로젝트
그 중 2001년 중국 서북부 칼라마일리 자연보호구역에 첫 방사됐던 무리를 촬영한 과거 뉴질랜드 다큐멘터리가 있음
안타까운 내용이 있으니 주의 부탁할게
중국 북서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칼라마일리 자연보호구역
몽골과 인접한 고비 사막 끝자락임
칼라마일리(Kalamaili)는 현지 민족인 카자흐어로 검은 기름산, 즉 검은 산을 의미한다고 함
산은 검은색이고 기름진 지역이어서 붙여진 이름임
어느 하렘 무리가 이곳에 살고 있음
하렘의 우두머리 종마 윈드체이서(Wind Chaser)
그러니까 지금 보고 있는 무리는 윈드체이서의 하렘임
하렘 암말 중 서열 2위인 블랙펄(Black Pearl)
윈드체이서의 새끼를 임신 중임
얘네들은 3개월 전 8월에 이곳에 풀려나 여름과 가을을 보내고 이제 첫번째 겨울을 맞고 있음
중국에서는 가장 처음 야생에 풀려난 무리임
왜 여기서 살게 됐을까
잠깐 과거로 돌아가보자
수송상자에 실려 신장 칼라마일리 자연보호구역으로 실려오는 몽골야생말들
중국은 1980년대에 미국, 독일 등에서 몽골야생말을 역수입해서
신장과 간쑤에 있는 야생말 센터에서 쭉 사육만 해오다가
2001년부터 몇 마리를 뽑아 야생으로 풀어주는 재도입 프로젝트를 시작했음
한밤중에 풀려난 몽골야생말들
아직 야생은 아니고 적응 울타리 안에서 한 달 동안 적응 기간을 가질 거임
이렇게 적응 울타리 안에서 지내면서 적응 훈련을 받다가
2001년 8월 울타리 문을 열어주고
야생으로 풀어줌
몽골야생말 : 이제 자유다ㅏㅏㅏ
이게 3개월 전의 일이었음
하지만 자유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임
야생에서 생존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는 과학자들은 만감이 교차함
여름 가뭄, 혹독한 추위, 부족한 먹이, 그리고 천적
잘 살아낼 수 있을까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풀려난 지 3개월째인 11월
하렘은 가을을 무사히 보내고 야생에서의 첫 겨울을 맞고 있음
칼라마일리의 겨울은 최장 6개월까지 지속되고
영하 40도에 육박하는 매서운 추위가 덮치기도 함
몽골야생말은 겨울에 털이 길고 촘촘하게 자라기 때문에 웬만한 추위에도 끄덕없긴 한데
윈드체이서 : 어따 그래도 춥네
키가 150cm를 밑도는 10살배기 우두머리 종마 윈드체이서
졸지에 야생에서 26마리를 이끌어야 되는 처지라 어깨가 무거움
보통 하렘 규모는 5~10마리 정도인데
과학자들은 윈드체이서와 함께 26마리나 되는 식솔들을 같이 딸려보냈음
9마리의 암말들, 11마리의 어린 수망아지들 그리고 6마리의 아주 어린 망아지들
윈드체이서 : 인생...ㅎ 과학자들 그믄은든드
무리가 이동할 때는 이렇게 일렬로 줄지어 이동함
순서는 하렘 내 서열순대로임
보통 맨 앞에는 서열 1위 암말, 그 뒤에는 가장 어린 망아지 등등
윈드체이서 같은 우두머리 종마들은 대열에서 약간 떨어진 맨 뒤에서 따라감
꾀 부리는 게 아니라 무리 전체를 한눈에 담고 위험을 경계하기 위해서임
만약 앞쪽에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튀어나갈 거임
이분은 서열 1위 리드 암말 클라우드(Cloud)
대열 맨 앞을 앞장서고 마시는 곳과 풀을 뜯는 곳을 결정하는 건 클라우드임
클라우드의 망아지 아기공주님
리드 암말의 딸이라 특별한 지위를 누리고 있음
엄마 모유 쫍쫍쫍하는 아기공주님
귀여운 모녀
그리고 클라우드 다음 서열 2위 암말인 블랙펄(Black Pearl)
야생으로 풀려난 직후에 임신을 하게 돼서 지금 윈드체이서의 새끼를 품고 있는 중임
얼굴이 가무잡잡하면 블랙펄이다
말끼리 서로 그루밍해주는 모습
유대감을 강화하고 닿지 않는 곳을 대신 긁어주는 효과도 있음
야무지게도 해줌 ㅋㅋㅋ
겨울에 풀을 먹으려면 이렇게 눈을 파헤쳐서 풀을 찾아야 함
물을 먹을 때도 앞발로 얼음을 깨서 알아서 먹어야 함
근데 야생에서 처음 맞는 겨울이라 그런지 먹이를 찾는 폼이 영 시원찮음
하루에 3.5kg에 달하는 풀을 먹어야 하는데
눈이 너무 많이 쌓이거나 얼음이 두꺼우면 못 먹고 굶어죽음
윈드체이서 하렘은 울타리 밖으로 풀어준 뒤에도 멀리 가는 걸 꺼리고
울타리 밖 20km 이내에만 머물러 있음
그러다가 해가 질 무렵에 울타리가 있는 곳으로 돌아옴
칼라마일리 자연보호구역을 관통하는 국도가 근처에 있음
야생 서식지랑 겹치고 하필이면 울타리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음
야생 생활 3개월차에 처음으로 맞는 혹독한 겨울
잘 적응하지 못하고 뭔가 시름시름하고 있는 윈드체이서 하렘
어쩔 수 없이 과학자들은 말들을 울타리 안에 거두어 긴급 식량을 줬음
특히 어린 망아지가 딸려있는 리드 암말 클라우드가 가장 많은 도움이 필요함
아기공주님한테 모유를 주려면 영양분을 많이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임
잘 살라고 풀어놨더니 물가에 내놓은 아기들마냥 손을 뗄 수가 없음
생존 능력 테스트는 첫 번째 겨울에 실패 각인가
하지만 겨울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음
이게 무슨 일이야
인근 알타이 산맥에 폭설이 내려 카자흐 유목민들이
폭설을 피해 이곳 칼라마일리 평원까지 내려왔음
사실 매해 겨울마다 있는 이벤트임
작년에 왔던 유목민~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유목민 아저씨 흥이 많으심 ㅋㅋㅋ
사람이 문제가 아님
양, 쌍봉낙타 등등 유목민이 데려오는 이 수많은 가축들 어쩔겨
여기저기서 양 울음소리 들리고 난리남
술렁거리는 몽골야생말들
아니 저건 또 뭐야
우르르르
유목민이 데려온 가축 말 떼 진격
몽골야생말 : 갸아악 저게 뭐야 튀엇
가축 말 떼 :
진 격 시작, 존나 크게 시작, 진격 존나 빵빠레 불면서 시작, 진격 축제 시작, 진격 클럽 오픈, 진격 클럽 할인 이벤트 시작, 블랙진격데이 이벤트 시작, 진격 페스티벌 시작, 진격 군악대 입장, 진격 입학, 진격 졸업 및 재입학, 진격 복학, 진격 파티 시작, 진격의 저주 시작, 진격의 악마 등장
으아악 몽골야생말 살려ㅕㅕㅕ
야생말 가오 어디감?ㅋㅋㅋ
얘는 유목민이 데려온 가축말 떼의 우두머리 종마임
이름은 롱헤어(Long Hair)
이름 막 짓네 ㅋㅋ
윈드체이서 : 저리 갓!
롱헤어가 접근하자 소심하게 뒷발차기 날리는 윈드체이서
롱헤어 : 너 말고 니 암말 ㅇㅇ
롱헤어는 윈드체이서의 암말들한테 추파를 던지고 있다
끼에엑 암말 비상
윈드체이서 : 으딜 넘봐?!
자신의 암말들을 지키기 위해 롱헤어를 위협하는 윈드체이서
윈드체이서 : 저리가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이때 롱헤어가 블랙펄한테 찝적거리자
블랙펄이 기겁을 하면서 롱헤어한테 잽싸게 발차기 날리고 치고 빠짐
그걸 본 윈드체이서는 나만의 싸움이라는 듯
블랙펄을 안전하게 무리까지 에스코트해 준 다음
그 누구보다 용맹하게 롱헤어한테 돌진함
크와앙!
롱헤어 : 좀 하네?ㅋㅋ
윈드체이서도 한다면 한다 이거야
유목민들이 데려온 가축들과 자꾸 경쟁이 붙자 불안함을 느낀 야생마들은
여기가 안전한 서식지가 아니란 걸 느끼고
다른 서식지를 찾기 위해 아예 이곳을 떠나버렸음
울타리 밖 저 멀리로
하지만 새해가 다가올수록 추위는 더욱 매서워지고
영하 40도의 강추위가 덮쳤는데도 일주일 넘도록 말들이 보이지 않음
추위만 문제가 아님
심지어 사냥감을 뜯어먹고 있는 유라시아늑대도 목격됐음
유라시아늑대는 오랫동안 말의 천적으로 유목민들이 키우는 가축을 습격해서 골칫거리임
총기 사용이 금지된 이후 늑대의 공격이 더 증가하고 있는 상황임
걱정된 과학자들은 사라진 야생마들을 수색하기 시작했음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인 서쪽으로 가봤더니
이쪽은 적설량이 많지 않아 풀을 뜯어먹기 쉬워서
이미 야생동물 갑상선가젤들이 노닐고 있었음
유목민이 방목시키는 쌍봉낙타들도 여기에 있네
동물적 직감으로 진작에 잘 찾아와 사이좋게 풀을 뜯는 동물들을 보고 과학자들은 생각했음
몽골야생말의 생존 본능이 작동하고 있다면 걔네도 이 근처에 있겠구나
아니나다를까
멀지 않은 곳에서 몽골야생말들을 발견했음
울타리가 있는 곳에서 무려 80km나 떨어진 고비 사막 가장자리임
멀리도 갔다 ㅋㅋ
근데 겨우 찾았더니 윈드체이서와 블랙펄의 상태가 요 꼴임
먹이도 제대로 못 먹고 추위에 지쳐가고 있었음
심지어 동상까지 걸려 있었음
다른 동물들은 건강하게 풀 잘 뜯고 있던데 얘넨 비실비실 다 죽어가네
기운없이 눈을 갉아먹다가 인기척을 느낀 윈드체이서
터덜터덜 걸어오는 윈드체이서
윈드체이서는 신선한 풀 냄새를 맡고 과학자들한테 가장 먼저 다가왔음
그러자 윈드체이서를 뒤따라오는 무리들
가져온 건초를 나눠주자 허겁지겁 먹는 말들
얼마나 배고팠을까
말들의 몸 상태를 걱정스럽게 점검하는 과학자들
다들 많이 상태가 몹시 안 좋았음
그런데...
리드 암말 클라우드와 망아지 아기공주님이 보이지 않음
과학자들은 바로 수색에 나섰고 얼마 뒤 찾았는데
아기공주님이 죽어가고 있었음 ㅠㅠ
엄마인 클라우드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고
모유를 먹을 수 없었던 아기공주님은 추위와 굶주림에 쓰러졌음
상태를 살펴봤지만 손 쓸 방도가 없었던 모양...
현장에서 망아지별로 떠나버렸음...ㅠㅠㅠㅠ
클라우드는 어디로 갔을까
과학자들은 결론내렸음
추위에 약해져서 죽었거나 늑대한테 잡아먹혔을 거라고 ㅠㅠ
아 슬프다
이 정도로 추운 겨울에서 생존하려면 더 많은 영양분이 필요함
특히 동상에 걸려 허약해진 윈드체이서의 상태가 가장 심각했음
무리를 구조하기로 한 과학자들은 건초를 뿌려 유인하기 시작했음
이케 이케 뿌려주고
차에서 뿌려줘도 알아서 잘 따라오는 야생마들
리드 암말 클라우드가 사라진 뒤 서열 2위 블랙펄이 클라우드를 대신해 앞장서고 있음
앞뒤로 무리를 몰며 울타리로 향하는 일행들
4일간의 긴 여정 끝에 무사히 울타리 안에 안착한 윈드체이서 하렘
울타리가 보이자 마지막 힘까지 쥐어짜내서 들어가고 있음
터덜터덜 입장하는 말들
다들 춥고 지치고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픔
너무 힘들어서 헥헥거리며 허둥지둥 돌아다니는 말들
물과 건초를 주자 허겁지겁 먹음
몽골야생말은 하루에 6~16L의 물이 필요하다고 함
겨울에는 물이 얼어서 더 마시지 못하니 많이 힘들었을 듯
건초 한 움큼 입에 물고 가는 말
건초를 미처 삼키기도 전에 물부터 꿀꺽꿀꺽
다들 꼬질꼬질한 거 봐 ㅠㅠ
가쁜숨을 내쉬면서 정신없이 흡입하고 있음
영상으로 보면 짠내 대박이야 ㅠㅠ
너무 배고프고 흥분해서 헥헥거리면서 주체를 못함
갈기와 이마털에 눈이 얼어붙었음
다들 털이 많이 상했음
먹고 있는 중에도 흥분해서 건초를 발로 마구 헤집고 있음
망아지도 오물오물
물에 비타민도 타줌
비타민 섞는 동안 옆에서 얌전히 기다리기
후르릅후르릅 꿀꺽꿀꺽
한편 몸 상태가 안 좋아서 따로 분리된 윈드체이서
윈드체이서는 무리를 이끌 만큼 충분히 회복될 가능성이 거의 없음
그래서 과학자들은 윈드체이서를 우두머리 종마에서 은퇴시키기로 했음
윈드체이서야 고생 많았어 ㅠㅠ
과학자들은 윈드체이서를 대신할 새 우두머리 종마 2마리를 투입시키기로 했음
신장 야생마 센터에서 간택한 종마 2마리를 200km 떨어진 칼라마일리 자연보호구역으로 수송하는 중
간택된 종마 중 한 마리는 5살배기 럭키윈드(Lucky Wind)
그리고 또 한 마리는 윈드체이서의 동생 8살배기 플레임(Flame)
이렇게 한밤중에 울타리 내 준 보호구역으로 풀려나는 두 젊은 종마들
왜 두 마리냐면 26마리를 혼자서 이끌기 힘드니까 자연스럽게 두 개의 무리로 나눠주길 바라서임
다음날 아침
몸이 약해져서 이제 하렘에서 분리되고 총각 무리에서 따로 케어받게 된 윈드체이서
수말은 하렘을 갖지 못하면 비슷한 처지의 수말들끼리 모여 총각 무리를 형성하는데
사육할 때도 이런 습성을 고려해서 하렘 따로 총각 무리 따로 케어하는 거임
근데 이것 봐라 ㅋㅋ
윈드체이서가 보는 앞에서 럭키윈드와 윈드체이서의 암말이 벌써 눈이 맞았음
윈드체이서 : 너네 뭐하냐!!
당연히 윈드체이서는 그 꼴 절대 못 봄
총각 무리 울타리 안에서 격하게 저항하며 철창을 탕탕탕 두들김
럭키윈드와 암말 : 어쩌라구~
윈드체이서가 철창 두들기는 소리가 계속 들림
윈드체이서는 이렇게 눈앞에서 암말 한 마리를 뺏겨버렸다...
철창에 갇힌 윈드체이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음
바로 앞에서 놀리네 ㅋㅋ
하지만 플레임은 럭키윈드와 달리 작업에 실패했음
플레임 : 이 정도로 굴하지 않아 난 상처 많은 남자니까...ㅎ
플레임의 몸에는 지난 전투로 인한 상처가 많음
블랙펄 앞을 느릿느릿 지나가는 플레임
하렘을 인수받으려면 서열 1위 암말 블랙펄의 마음을 얻어야 됨
암말은 하렘의 우두머리가 바뀌면 복종을 거부할 수도 있거든
블랙펄 : 흐아아암~
너한테 관심없다는 듯 하품하는 블랙펄
블랙펄한테 플레임은 아오안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플레임은 굴하지 않고 블랙펄 앞에서 자꾸 서성거려보지만
블랙펄은 본 척 만 척하고 다른 암말들을 이끌고 아예 딴 데로 가버림
쉽지 않네...ㅎ
주눅들어서 뒤따라가는 플레임
하렘에서 묘하게 겉돌고 있음
암말들은 아직 윈드체이서를 마음에 품고 있다구
윈드체이서 : 내가 다 지켜보고 있다
총각 무리 울타리에서 이 모든 걸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는 윈드체이서
암말들한테 자꾸 까인 플레임은 다른 방법을 쓰기로 함
바로 럭키윈드랑 눈맞은 암말을 빼앗기로 했음
럭키윈드가 타겟이 되어버렸음
플레임 : 으르렁
럭키윈드 : 끼엑
럭키윈드를 따라다니며 집요하게 공격하는 플레임과 도망치는 럭키윈드
난리났네 난리났어 ㅋㅋㅋ
암말을 빼앗는 싸움은 며칠, 몇 주나 걸릴 수 있고 서로한테 심각한 부상을 입힐 수도 있음
플레임 : 언럭키윈드로 만들어주마!
럭키윈드 : 럭키윈드 살려ㅕㅕㅕㅕ
윈드체이서 : 너네 내 암말 갖고 뭐함?
이 아수라장을 원치않게 1열 직관 중인 윈드체이서
계속 철창을 탕탕탕 치면서 저항하고 있음
아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 ㅋㅋㅋ
플레임 : 크와아앙~
시도때도 없이 럭키윈드를 공격하는 플레임
플레임은 진심이라고 ㅋㅋ
럭키윈드 : 내가 졌다...ㅇㅇ
플레임의 계속된 공격에 결국 백기를 든 럭키윈드
쫄보인 럭키윈드는 위험할 싸움을 더 할 자신이 없음
플레임은 이제 블랙펄의 시선을 끌기 위해 다른 말들도 공격하기 시작했음
블랙펄 : 애쓴다 ㅎ
그러거나 말거나 블랙펄은 플레임 따위 감흥에 없음
윈드체이서의 암말로 묵묵히 지조를 지켜내고 있음
입장이 곤란해져도 꿋꿋이 버텨내는 중
블랙펄이 자신한테 충성하는 걸 보는 윈드체이서는 무슨 생각을 할까
이 하렘 싸움에 윈드체이서를 다시 투입시킬 수도 있겠지만 몸이 약해서 도전조차 불가능함
플레임과의 하렘 싸움에 패배해 윈드체이서처럼 총각 무리에 오게 된 럭키윈드
윈드체이서 : 너도?ㅎ
럭키윈드 : 너도?ㅎ
외로운 싱글남끼리 정모 중 ㅋㅋ
윈드체이서 : (귓속말로) 총각 무리의 우두머리는 나야나
럭키윈드 : ? 그건 아니지
총각 무리의 우두머리 자리를 놓고 신경전하는 윈드체이서와 럭키윈드
하지만 럭키윈드는 아직 5살배기 어린 종마라 미래가 창창함
앞으로 얼마든지 기회가 올 거임
플레임은 이제 경쟁자 없이 하렘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됐음
플레임은 비록 블랙펄의 마음은 얻지 못했지만
이제 다른 암말들과 친해졌음
???
플레임 성공했네 성공했어 ㅋㅋ
새해의 아침이 밝았음
말들은 잘 먹고 잘 싸고 상태가 많이 좋아졌음
블랙펄은 여전히 임신 중
출산 예정일은 여름이라 아직 갈 길이 멈
냠냠냠 촵촵촵
열심히 건초를 먹고 있는 구 윈드체이서 현 플레임의 하렘
블랙펄은 여전히 리드 암말이지만 플레임과 사이가 안 좋아서 하렘의 조화가 깨지고 있음
다른 암말들은 이제 플레임한테 복종했지만 블랙펄만은 윈드체이서한테 계속 충성하고 있음
그럴 수밖에 없음
블랙펄은 윈드체이서의 새끼를 품고 있거든
시간이 지나 4월이 되고
혹독했던 칼라마일리에도 봄이 찾아오고 있음
앞으로 다가올 건조한 날씨에 대비해
직원들은 말들이 이용할 물웅덩이를 만들고 있음
봄이 왔다는 건 유목민들과 가축 말, 양, 쌍봉낙타 등 동물들이 다시 돌아갈 때가 왔다는 것
야생동물들도 고비 가장자리에서 북쪽 끝으로 서식지를 이동하기 시작했음
이 귀여운 걸 나만 볼 순 없다
몽골야생말도 긴 겨울털을 벗기 시작함
가축말은 털갈이할 때 털이 조금씩 빠지지만 몽골야생말은 갈기와 꼬리털이 한꺼번에 빠짐
그런데 참 자연은 예측할 수가 없음
따뜻해지나 싶더니 갑자기 마지막 발악이라는 듯 기온이 뚝 떨어지고 눈폭풍이 불어닥침
겨울털을 벗던 몽골야생말들은 그대로 추위를 맞아야 했고
결국 또 한 마리의 소중한 망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버렸음 ㅠㅠ
며칠 뒤 이제 진짜 날씨가 풀리고
유목민들이 가축들을 데리고 여름 목초지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왔음
겨울 동안 평원을 휘저었던 우리 롱헤어를 비롯한 방목 말들도 이제 돌아가야 함
즐거웠다 얘덜아...
망아띠 ㄱㅇㅇ
겨울털을 이제 완전히 벗은 몽골야생말들
촵촵촵
쫍쫍쫍
봄이 오자 이제 새로운 문제가 생겨났음
성에 눈을 뜬 어린 수컷 망아지들이 암말의 냄새를 맡고 발정하기 시작했음
우두머리 종마의 잠재적인 경쟁자로 성장하게 되는 거임
플레임 : 넌 이제 하렘에서 퇴출 ㅇㅇ
어린 수말 : 히힝
2~3살 된 어린 수말들을 격렬하게 하렘에서 쫓아내는 플레임
수컷 망아지가 어느 정도 자라면 우두머리 종마는 라이벌 제거를 위해 얘네들을 쫓아내야만 됨
어서와~ 총각 무리는 처음이지?
쫓겨난 어린 수말들은 어김없이 총각 무리행 ㅋㅋㅋ
총각 무리는 이렇게 하렘이랑 울타리가 분리되어 있어서 암말은 그림의 떡임
암말들이 총각 무리 울타리 근처에서 알짱거리기라도 하면 플레임이 암말들을 몰아서 쫓아냄
눈 맞을까봐 암말들이 총각 무리 울타리 근처에도 못 가게 함
암말들 : 히이이익 암말 살려
도로를 막 쓰네 ㅋㅋㅋ
총각 무리 : 쟤네들 뭐함
어느덧 칼라마일리에 짧은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찾아왔음
날씨가 따뜻하고 먹이가 풍부하니까 이제 울타리에서 멀리 떠나도 됨
풀 냠냠냠
블랙펄이 임신한 지 약 11개월이 지났음
출산이 임박해졌음
지금 블랙펄한테 가장 필요한 건 물임
하지만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물이 메말라가고 있음
적은 물을 먼저 차지하려고 은근한 신경전이 생겼음
물 앞에 양보란 없다
갑상선가젤 : 야 그거 우리 물임
몽골야생말 : 머래 우리가 찜한거임
가젤 : 해봐?ㅋ
몽골야생말 : 체급됨?
가젤 : ㅈㅅ
저만한 물웅덩이 하나로 대체 몇 마리가 쓰는 것인가
암말들끼리도 소소한 다툼이 생기고
지금 물이 가장 시급한 건 임신 중인 블랙펄임
리드 암말이라 물을 가장 먼저 마실 수 있는 특권이 있지만
블랙펄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음
암말들 : 킁킁킁
암말들은 멀지 않은 곳에서 물 냄새를 맡았지만
암말들 : 망해따 총각 무리 쪽에 있어
하필이면 물웅덩이가 총각 무리 울타리 쪽에 있는 거임 ㅋㅋ
플레임이 절대 못 가게 하는 곳
무묭의 총각말 : 움냐? 우리 머 잘못함?
참다 못한 블랙펄의 딸 중 한마리가 총대를 멨음
고개를 끄덕이는 게 소통하는 거래
블랙펄 딸 : 고?
암말들 : 끄덕끄덕
아싸 고
도로 건너 건너
그런데 플레임이 이걸 봐버렸음
암말들이 총각 무리 울타리 쪽으로 가는 걸 보고 다급하게 쫓아가는 플레임
얼마나 급했으면 풀 먹다 말고 따라옴 ㅋㅋ
플레임 : 거긴 안된다!! 거긴 안돼!! 날 즈려밟고 가!!
노빠꾸로 총각 무리 울타리 안으로 쳐들어가는 플레임
암말들 : 쟤 뭐하려고 저럼?
플레임 : 야 너네 일단 좀 꺼져봐
울타리 안으로 들어간 플레임은 가만 있던 총각말들을 내쫓았음
갑자기 봉변당한 총각말들 ㅋㅋ
총각말들을 쫓아낸 뒤 암말들이 물을 마실 수 있게 해줌
올 ㅋ
플레임 : 물 다 마셨으면 가자고!!
암말들이 물을 다 마시자 암말들을 총각말들한테서 떼어놓는 플레임
종마가 암말을 몰 때는 저런 뱀 자세를 취한다고 함
바쁘다 바빠 ㅋㅋㅋ
암말들 : 아따 예민하네 간다 가!
한편 울타리랑 야생을 자유롭게 오가는 길목에 있는 이 도로
말들이 이곳을 자주 지나가면서 로드킬 위험이 항시 도사리고 있음
이렇게 관광객들이 생각없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들을
말들이 귀신같이 냄새 맡고 도로로 모여들기도 하기 때문임
흠 너무 위험해보인다
과학자들은 이제 슬슬 블랙펄을 주시하기 시작했음
출산이 코앞으로 다가왔음
배도 많이 불렀음
출산 예정일은 다음 보름달이 뜰 때쯤으로 예상됨
출산은 변수도 많고 걱정도 많고
우두머리 종마 플레임의 행동도 예측할 수가 없음
며칠 뒤 드디어 보름달이 떴고
출산을 하기 위해 혼자 움직이는 블랙펄
암말은 출산 직전 무리를 떠났다가 혼자 출산하고 다시 무리로 돌아옴
출산은 거의 새벽에 이루어짐
블랙펄의 시간이 도래했음
새벽이 지나고
다음날 아침
과학자들은 혼자 돌아다니는 블랙펄을 발견했음
근데 어라? 배가 홀쭉해졌는데 새끼가 없고 혼자임
그리고 플레임의 몸에 피가 묻은 것을 보고 불길함을 느낌
블랙펄은 과학자들이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면서도
멀리서 따라오라는 듯 신호를 줌
거리를 두고 차로 블랙펄을 조심스럽게 따라가는 과학자들
블랙펄이 이끈 곳에 도착하자 눈에 들어온 건
죽어있는 망아지...
사인은 갈비뼈 골절
출산 중에 갈비뼈가 부러져 죽는 건 매우 흔하다고 함
하지만 플레임의 몸에 묻었던 피가 예사롭지 않은 것도 사실
플레임이 발로 차서 죽였을 수도 있음
이런 영아 살해 행동은 많은 야생동물들한테서 나타나는 특징인데
몽골야생말의 경우에도 일반적이진 않지만 종종 그런 일이 발생함
주로 다른 하렘을 인수한 후 새로 태어나는 망아지가 자신의 새끼가 아닐 경우인데
이 망아지도 윈드체이서의 망아지임
플레임이 죽였더라도 인간의 시선으로 플레임을 탓할 수는 없음
블랙펄에 대한 걱정과 호기심으로 플레임의 몸에 피가 묻은 걸 수도 있다고 함
블랙펄 가슴도 찢어지고 원덬 가슴도 찢어지고...
블랙펄은 죽은 망아지 곁을 한동안 떠나지 않았음
며칠 뒤 늦여름 폭우가 쏟아지고
이제 가뭄 걱정은 안해도 됨
여느 일상과 다름없는 하렘의 모습
사이가 가까워진 블랙펄과 플레임
블랙펄과 윈드체이서의 마지막 끈은 끊어졌고
블랙펄은 결국 플레임을 받아들였음
리드 암말의 정상화와 역할 복귀로 하렘은 다시 조화를 되찾았음
앞으로 럭키윈드를 비롯한 총각말들과 엮을 새로운 암말들도 사육센터에서 데려올 거고
그렇게 형성된 하렘은 고향으로 계속 방사될 거고
언젠가 옛 조상들처럼 자유롭게 중앙아시아 평원을 돌아다닐 날이 올 거임
실제로 이후 중국에서 수차례 성공적인 방사가 이루어졌고
지금은 중국 칼라마일리 자연보호구역에만 300여마리가 살고 있다고 함
- 끝 -
윈드체이서 및 플레임 하렘 뒷이야기
https://theqoo.net/square/3137328035
https://news.kbs.co.kr/news/mobile/view/view.do?ncd=519538
검색하다 보니 2003년에 우리나라 언론에도 보도됐었더라구
2년 동안 큰 이변이 없었다면 플레임의 하렘일 듯
현재는 유목민들의 협조 하에 가축들과 영역이 겹치지 않게 하고
유목민들도 몽골야생말을 모니터링한다는 듯
스터드북에 등록된 칼라마일리 보호구역의 말들
스터드북에 등록된 간쑤 서호자연보호구역의 말들
중국에 재도입된 말들은 이름을 "마견강", "번개" 이런 식으로 지어서 스터드북 상에서 찾을 수 없어서 아쉬움 ㅠ
윈드체이서는 대원수, 클라우드는 녹화, 블랙펄은 준가르 15호, 플레임은 왕자라고 불렸는데 다큐에서 살짝 이름 바꾼 거더라구
재도입 초기에는 경험이 부족해서 사건 사고가 많았고
특히나 환경이 혹독해서 인위적인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다고 함
더 먼저 야생 재도입이 시행됐던 몽골의 상황도 다르지 않음
아니 오히려 더 심각하기도...
1992년 재도입한 첫 해에 늑대한테 잡아먹혀서 망아지의 절반이 죽기도 했고
몽골에 몇 년에 한번 발생한다는 겨울재앙 조드(dzud)
조드가 한번 오면 그냥 초토화되는데 특히 가축, 동물의 피해가 엄청나다고 함
특히 2009년 말~2010년 초 겨울 동안 덮친 조드는 역대급 피해를 남긴 것으로 유명함
이때 몽골야생말을 재도입했던 지역 중 고비 B의 피해가 엄청 심각했음
고비 B에 풀어줘서 살고 있던 몽골야생말 137여마리 중 90여마리가 사망했음
이때 유목민들이 기르는 가축도 전체의 67%가 떼죽음당했음
그때 죽은 종마 중 하나인 지구르(Jiguur) (혈통번호 2362)
지구르는 1992년 6월 12일생으로 스터드북에 등록된 이름은 소니드(Sonid)임
지구르는 첫 눈폭풍이 왔을 때 암말 옐(Yyl) 이랑 같이
보호구역 울타리까지 찾아와서 울타리 무너뜨리고 도움 요청했던 종마임
관리자들이 열심히 건초 가져다줬지만 결국 무지개다리를 건넜음 ㅠㅠ
우리나라에 방송됐던 EBS 다큐
고비 B에 재도입된 몽골야생말들을 지키는 관리자한테 포커스를 맞춘 다큐인데
이때 전체 몽골야생말의 70%가 사망했다고 함
같은 서식지에 사는 야생동물 쿨란(Khulan, 아시아당나귀)
얘네는 조드가 약한 곳으로 이동해서 피해가 거의 없었는데
몽골야생말은 정해진 서식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는 습성 때문에 조드를 고스란히 맞아 피해가 컸다고 함
그리고 암말보다 종마와 망아지의 사망률이 컸다고...
이후로 몽골야생말이 한마리라도 줄어들면 관리자들은 위로부터 질책을 크게 받는다고 함
몽골이나 중국의 다른 재도입 지역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은 듯
https://www.horsejournals.com/popular/rescue-welfare/surviving-gobi-dzud-winter
조드는 올해도 찾아와서 어김없이 인위적인 공급을 했다고 함
큰 피해를 남겨서 2주 전만 해도 가축 200만마리가 죽었다고 하는데 더 늘어났을 듯
조드의 원인은 이상기후라 앞으로 더 심해질 거라고 함
각 재도입 지역의 관리자들은 야생으로 풀어준 몽골야생말들을 되도록 인위적인 개입 없이 밀착 모니터링하면서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일에 개입 안하되 최소한의 도움도 주면서 출생, 사망, 무리의 구조, 관계변화 등을 기록함
이런 데이터는 체코 프라하 동물원 등 유럽에 보내서 연구에 활용하고 혈통서도 작성한다고 함
이런 식으로 말들을 하나하나 기록해놔서 딱 보면 누가 누구고 누구 하렘인지 알 수 있다고 함
고학력자에 고급인력인데 공무원이라 박봉이고 재도입 지역 특성상 근무환경이 오지임
그런데도 애정과 사명감으로 하고 있다고 해
그리고 이들이 하는 일 중 하나는 몽골야생말이 가축말과 섞이지 않게 하는 건데
이렇다고 함
이날도 방목 말 무리에 섞여들어간 몽골야생말을 목격했다는 제보를 받고 가서 봤더니
눈치없이 방목 말 무리에 껴서 놀고 있는 몽골야생말 한 마리를 발견했음
니가 거기서 왜 나와 ㅎㅎ
그래서 관리자는 몽골야생말을 방목 말 무리랑 떼어놓고 차로 몰아서
원래 차로 몰아서 지 무리랑 합류할 수 있게 해줌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말이 야생이지 반쪽짜리 야생이 아닐 수 없음
야생 방사 후에도 인간의 개입은 어느 정도 계속됨
아마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
윈드체이서 : 읽어주셔서 ㄱㅅㄱㅅ!
다큐멘터리 댓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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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 Horses Return to China
https://youtu.be/0k6YLaLW9HY
• 뉴질랜드 다큐 원본 영상과 기사
https://www.nzgeo.com/video/wild-horses-return-to-china/
• 고비 B 몽골야생말 관리자를 취재한 EBS 다큐
https://youtu.be/jCVGB6qFG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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