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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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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bClAf
https://img.theqoo.net/fyAjK
https://img.theqoo.net/SnZqC
영신 : 이렇게 정 많고 헤프고.. 착해 빠져가지고..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아가려고 그래요?
아저씨도 참 안 됐다.
https://img.theqoo.net/fgPXN
https://img.theqoo.net/VRlWq
https://img.theqoo.net/KmgcW
https://img.theqoo.net/sZnlq
https://img.theqoo.net/PToBo
https://img.theqoo.net/ZGSBu
https://img.theqoo.net/GUcCy
https://img.theqoo.net/SEQHn
키스를 할 것처럼 영신을 끌어당겼던 기서는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 영신과 멀어지고
https://img.theqoo.net/tLFtt
https://img.theqoo.net/owRsH
기서 :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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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igIyz
봄 : 근데요 석현이 삼촌.. 2단 햄버거요..
내가 분명히 다 안 먹고 남긴 것 같거든요..?
그것도 좀 갖다 주시면 안 돼요?
https://img.theqoo.net/eZppO
봄이와의 전화통화를 생각하며 미소를 짓는 석현은
서울에서 푸른도까지 열심히 달려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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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PJOHO
https://img.theqoo.net/oFbeh
영신 : 치.. 술 쎄다 그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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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거리며 걷는 기서를 향해 들으라는 듯이
중얼거리는 영신의 말에 뒤돌아보는 기서
https://img.theqoo.net/LsNnd
(외면)
https://img.theqoo.net/Puxxs
https://img.theqoo.net/tKwGx
https://img.theqoo.net/iuQLh
https://img.theqoo.net/WzKOz
영신 : ...네?
https://img.theqoo.net/KGRyz
기서 : 레이디퍼스트.
내 앞으로, 내 앞에 서서 가라구요.
https://img.theqoo.net/dIBoE
영신 : 에..?
https://img.theqoo.net/eipeF
https://img.theqoo.net/KJNgt
https://img.theqoo.net/BEgHI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반문하는 영신을 끌어다 앞으로 세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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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가 영신의 뒤를 따르며 다시 걷기 시작하는 두 사람
https://img.theqoo.net/ytdyH
기서 : 내가.. 왜 푸른도에 다시 왔냐..
https://img.theqoo.net/aXjGL
https://img.theqoo.net/HZyVP
https://img.theqoo.net/nBlQO
기서 : 이 편의점도 하나 없는
빌어먹을 촌동네에 왜 다시 왔냐면요..
설마 초코파이 먹으러 왔겠어요?
https://img.theqoo.net/cxUEN
https://img.theqoo.net/rVPtv
무슨 말인가 싶어 뒤로 돌아 기서를 바라보는 영신
https://img.theqoo.net/BNkOA
그냥 다시 돌아서 걸으라는 손짓임ㅋㅋ
https://img.theqoo.net/TVhPg
https://img.theqoo.net/wyNUw
기서 : 서울에선 딱 죽겠더라고..
https://img.theqoo.net/ugcsO
기서 : 이상하게 숨이 쉬어지지가 않아서..
숨을 쉴 수가 없어서..
https://img.theqoo.net/buISa
영신 : 왜 죽을 것 같은데요? 왜 숨이 안 쉬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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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서울 공기가 얼마나 나쁜 줄 알아요?
자동차공해, 소음공해.. 걸핏하면 오존주의보 발령에..
https://img.theqoo.net/xmWNI
(실망)
https://img.theqoo.net/OGNwh
영신 : 서울이 공기가 나빠서 다시 푸른도에 오신거라구요..?
https://img.theqoo.net/HkJrY
https://img.theqoo.net/ZRxTl
그냥 걷기나 하라는 무언의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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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우리 영우가 그러는데요.
공기는 강원도가 젤 좋대요, 산이 높고 깊어서!
https://img.theqoo.net/IYoiA
(훠이훠이)
https://img.theqoo.net/riXAf
https://img.theqoo.net/zgIbd
https://img.theqoo.net/XPddc
기서 : 공기가 안 좋으니까 물이 안 좋고,
물이 나쁘니까 빵도 맛이 없고 밥도 맛이 없고 술도 맛이 없고..
https://img.theqoo.net/ABhen
기서 : 숨 막혀 죽는 것도 죽는거고
굶어 죽는 것도 시간 문제겠더라고..
https://img.theqoo.net/gXoet
영신 : 우리 동네에 파는 식빵 있잖아요!
그거 서울에서 만들어 가지고 오는건데?
https://img.theqoo.net/NIEpy
기서 : 정말 그 아줌마..
https://img.theqoo.net/pALij
(돌아돌아)
https://img.theqoo.net/nUq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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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OAqGX
영신 : 그러니까.. 우리 봄이가 걱정되서 온 게 아니라..
서울이 공기도 나쁘고 물도 나쁘고 죽을 것 같아서..
그래서 다시 오신 거라구요..?
https://img.theqoo.net/sYr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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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실망한 영신이는 터덜터덜 걷다
발을 헛디뎌 논밭으로 떨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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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안 다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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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걱정하지 마세요, 저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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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제가요.. 돌 때 떡을 안 해먹어서 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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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어렸을 때 집이 가난해서 돌을 못 했거든요, 내가.
돌 때 떡을 안 해먹잖아요? 그러면 길 가다가 그렇게 잘 넘어진대요.
그래서 멀쩡할 때도 맨날 넘어져요.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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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pnMoC
영신 : 아저씬.. 내가 안 무서워요?
우리 봄이는 안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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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사람들은 왜.. 우리를 무서운 병균 옮기는
바퀴벌레 취급하고 그러잖아요.
일도 못 나오게 하고 학교도 못 나오게 하고
마주 서서 얘기하는 것도 막 끔찍해하고..
이렇게 한 동네 사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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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근데 아저씨는 우리 봄이가 에이즈인거 알면서도
우리 집에서 또 하숙도 하고, 우리 봄이 손도 잡아주고,
우리 봄이랑 얘기도 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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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이 아줌마가 누굴 닭대가리로 아나.
그거는 무식이 담벼락 뚫는 새대가리들이나 하는 짓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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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사람을 어디다 취직시켜! 나 의사야, 아줌마.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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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요! 동네 사람들 다 깨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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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깨라 그래. 깨서 다 들어야 돼, 이 동네 사람들.
지들이 얼마나 웃기고 무식한 돌대가리들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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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 그럼 차라리 방송을 해요 방송을!
저기 이장님 댁 가서 마이크 빌려가지고 동네방네 방송을 하면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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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어~ 그러면 되겠네. 이장 집이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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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이장! 이장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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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기가 올라온 기서는 연신 큰소리로 이장을 불러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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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이봐요..! 아저씨! 안 돼요, 조용히 하세요! 미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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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이장 나와라,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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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조용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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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의 입을 막으려 옥신각신 하다가 넘어지는 두 사람,
기서의 위로 안기듯 쓰러진 영신은 화들짝 놀라 떨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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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저씨가 자꾸 이러면 진짜 우리
이 동네에서 1초도 못 살고 쫓겨나요.
쫓겨나고 싶지 않아요. 나가도 우리 발로 나갈 거에요.
그러니까 사는 동안이라도 좀 조용히 살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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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뭐해요..? 안 일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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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기는커녕 오히려 팔을 괴고 본격적으로 자세 잡는 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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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여기서 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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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 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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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내가 전염병 환자로 보여요?
그거 좀 닿다고 아주 경기를 해, 경기를..
다시 한 번 말해주는데 나 전염병 환자 아니거든요?
건강검진 기록 보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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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니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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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치.. 아저씨야말로 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은 내가 무섭죠?
그래도 에이즈 걸린 애 엄만데..
아무래도 찝찝하죠..?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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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그래서 아까 키스하려다 그만 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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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휴.. 닭대가리야.. 남들 욕할 거 아니네..
닭대가리, 돌대가리 원조께서 여기 계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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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에이즈란 말입니다, 무식한 아줌마.
예를 들어 그 쪽이 감염인이라 해도 키스같은 걸론 전염 안 되거든요?
입 안에 상처가 없으면 딥키스를 하더라도 상관이 없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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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명색의 에이즈 걸린 애 엄마라는 사람이
그런 기초적인 공부도 안 했냐..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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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한숨을 뱉은 기서는 영신에게 손을 내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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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뭐 어떡하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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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일어날라구요. 여기서 누워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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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이 손을 잡아주는데 일어나지 않고 가만히 영신을 바라보는 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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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키스.. 해도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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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영신의 손을 당겨 가까이 끌어당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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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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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장한 표정으로 봄이네 집 앞에 도착한 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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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의 물건들과 잔뜩 포장해온 햄버거를 내려놓고
미련 한가득한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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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의 상상 속 봄이가 타던 스케이트도 내려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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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를 생각하면서 가져온 물건들을 바라보며
봄이를 떠올리는 듯한 석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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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땅만 보고 걷는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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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죄 지었어요?
그냥 다른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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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에이즈에 걸린 건, 뭘 그렇게 대단히 잘못한 일도 아니고
대단히 미안할 일도 아니고 그냥 남들하고 다른 것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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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코가 큰 사람이 있고 눈이 작은 사람이 있고
오른쪽 다리가 짧은 사람이 있고 검지가 중지보다
긴 사람이 있는 것처럼 그냥 다른 것 뿐이라구요, 남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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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MCzLc
기서 : 그니까 죄 지은 사람처럼 그렇게..
대국민사과문이라도 발표해야 될 사람처럼 그렇게 살지 말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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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eVx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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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고개 당당히 들고 눈 똑바로 뜨고 어깨 쭉 펴고!
https://img.theqoo.net/gNCSq
https://img.theqoo.net/MEhyw
영신 : 내가.. 불쌍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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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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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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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무슨 말이에요 그게.
https://img.theqoo.net/GvOEc
영신 : 나.. 여자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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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dsPZN
영신 : 난 여자가 아니고 그냥 봄이 엄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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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난 사람도 아니에요.
그냥 무생물이에요. 뭐 나무나 바위나 책상.. 그런거.
https://img.theqoo.net/OxgIi
기서 : 사람이 알아 들을 수 있게 말 좀 해줄래요?
https://img.theqoo.net/Jhd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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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그냥 그렇다구요.
나는 사람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니까요..
불쌍해 하지도 말고 안 되어 하지도 말고
마음아파 하지도 말고 좋아해 주지도 말고
앞으로.. 키스같은 거 하지 마세요, 나한테.
https://img.theqoo.net/WDtw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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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난 돌이에요. 돌이라서 감정도 없어요. 진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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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발걸음을 떼던 영신은 동네 할머니가 짐 옮기는 걸 발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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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저.. 먼저 들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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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 가려던 영신은 무언가 생각난듯 멈칫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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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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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뭐가.
자기에게만 들릴만한 목소리로 나지막히 중얼거리는 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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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영식이할머니! 이 밤 중에 뭐하세요?
허리도 안 좋으시면서.. 제가 좀 도와드려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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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고개를 끄덕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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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고맙습니다.
https://img.theqoo.net/FSWwS
그리곤 할머니의 일을 도와주는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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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그게 고마울 일이냐?
뭐가 그렇게 맨날 고맙냐, 뭐가 그렇게.. 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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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oweXr
https://img.theqoo.net/bUNPC
깜빡 잠이 들었던 석현
https://img.theqoo.net/ShaDS
https://img.theqoo.net/MNmPk
정신차리고 나가려는데 들어오던 기서와 마주치고
https://img.theqoo.net/VFkOb
석현 : 봄이가 가방하고 인형을 놓고 갔길래 그거 갖다 주러 왔어요.
https://img.theqoo.net/dqryW
기서 : 안 물어 봤어요.
https://img.theqoo.net/sFXXT
https://img.theqoo.net/vJYue
https://img.theqoo.net/QXEot
석현 : 나한테 물었던 게..
https://img.theqoo.net/PDSte
https://img.theqoo.net/XExMT
석현 : 봄이가 너한테 뭐냐.. 그 질문이었습니까?
https://img.theqoo.net/cEwIu
https://img.theqoo.net/ovsEe
석현 : 봄이.. 내 딸입니다.
내가 봄이 아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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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역시 핏줄의 힘은 대단하군.
기특하네. 지금이라도 회개하고 돌아와서.
https://img.theqoo.net/bplDU
기서 : 이봄! 땡 잡았다. 아부지 돌아오셨다.
https://img.theqoo.net/EDVKJ
석현 : 아니요..!
https://img.theqoo.net/Wbnpb
석현 : 아니요, 난 그냥 인형이랑 책가방 갖다주러 온거에요.
갖다 달라고 애가 하도 전화를 해서.
https://img.theqoo.net/oOWB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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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봄이랑 영신이 잘 돌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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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개자식.
https://img.theqoo.net/ocKus
기서 : 덩달아, 니 아들 나간다. 인사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s://img.theqoo.net/XAuoq
기서 : 개자식. 개도 지가 낳은 새끼는 안 버린다더라.
넌 개자식도 아니야. 개보다 못 한 새끼지.
https://img.theqoo.net/SHQYb
https://img.theqoo.net/zdyKg
기서 : 억울하냐? 억울하면 죽여, 나.
어디서 굴러온 지도 모르는 개뼉다구 같은 새끼가,
봄이하고 피도 한 방울 안 섞인 니따위 새끼가 감히 누구한테 까불어
입도 뻥긋 못 하게 밟아버려, 억울하면.
https://img.theqoo.net/GTLnY
https://img.theqoo.net/VZmmQ
https://img.theqoo.net/PxAfS
https://img.theqoo.net/FcETc
https://img.theqoo.net/PaIBx
https://img.theqoo.net/nkjlj
기서의 도발에 주먹을 꽉 쥐던 석현은 말없이 뒤돌아 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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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mcGYB
봄 : 이게 2단 햄버거야 미스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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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 : 이게 2단 햄버거야.
https://img.theqoo.net/pYqlU
봄 : 초코파이보다 천 배는 더 맛있어!
https://img.theqoo.net/dhqVo
병국 : 초코파이보다 천 배는 더 맛있어, 메주야.
https://img.theqoo.net/qdTrh
봄 : 아싸! 석현이 삼촌이 갖고 왔나 보다. 봄동이하고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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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하는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는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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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 : 석현이는 우리 석현이야. 석현이는 우리 영신이 친구야.
봄 : 그래. 미스타리네 석현이가
2단 햄버거도 갖다 주고 봄동이도 갖다 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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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엄마도 좀 먹어.
영신 : 아니야, 괜찮아.. 엄마 햄버거 별로 안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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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좀 먹지.. 이렇게나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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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미스타리, 이거 먹으려면 입을 딥따 크게 벌려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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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봄이를 따라하는 귀여운 미스타리 햄버거 한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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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아 참! 아저씨 꺼도.. 덩달이 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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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Dxr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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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2단 햄버거에요. 드세요!
https://img.theqoo.net/GenWL
https://img.theqoo.net/iNvIV
봄 : 저기요, 수호천사 1호! 저 지금 학교 가면 안 돼요?
석현이 삼촌이 책가방도 갖다 줬구요,
2단 햄버거가 너무 많아서 용주 오빠랑 보람이랑
지선이랑 태창이한테도 갖다 줄라구요.
https://img.theqoo.net/WvZBH
기서 : 아직은 안 될 것 같은데..
천사를 해치려는 악의 무리들이
아직도 학교 근처에 있단 정보가 있어가지고..
https://img.theqoo.net/vWYyY
봄 : 수호천사 1호가 무찔러 주면 되잖아요.
https://img.theqoo.net/msDDk
기서 : 그게.. 그 놈들이 지금 워낙 숫자가 많아가지고..
https://img.theqoo.net/OizmY
봄 : 무서워요?
https://img.theqoo.net/HxPxA
기서 : 어.
https://img.theqoo.net/gzBwv
봄 : 수호천사가 뭐 그러냐?
수호천사 2호는 노란 코트도 사주고 2단 햄버거도 사줬는데..
실망이야!
https://img.theqoo.net/haLUo
https://img.theqoo.net/rePNI
- 영신아! 내가 그냥 이 년을! 영신이 이리 나와!
https://img.theqoo.net/AtHQR
- 빨리 나와! 이 뻔뻔한 년!
https://img.theqoo.net/bZlaF
기서 : 무슨 일이에요?
무슨 일인진 모르겠는데 진정들 하세요.
https://img.theqoo.net/XGLEE
- 진정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영신이 이 년 일로 나와!
https://img.theqoo.net/zWVUG
https://img.theqoo.net/LPIig
- 너 떠난다 그러더니 왜 안 떠나?
지 양심만 믿고서 여지껏 기다려줬더니
왜 대충 뭉기적 거리면서 주저 앉으려 그래!
너희들 소문 때문에 여기 민박 손님들 죄다 떠나고
계란 출하하던거 죄다 반품당하고, 어?
https://img.theqoo.net/NduzW
https://img.theqoo.net/NfMxj
https://img.theqoo.net/rTmJV
https://img.theqoo.net/ndyfz
https://img.theqoo.net/YUzKL
기서 : 이 봐 아줌마!
https://img.theqoo.net/iNbLp
https://img.theqoo.net/LnGJi
기서 : 아이가 있어요. 진정하세요.
https://img.theqoo.net/fmsLS
https://img.theqoo.net/BXpuF
https://img.theqoo.net/JwLHq
- 저 서울 놈은 도대체 뭔데 맨날 끼어들어?
야! 니가 영신이 서방이라도 되냐? 봄이 애비라도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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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아줌마들과 같이 왔지만 왠지 내키지 않는듯 떨떠름한 아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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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ObwDQ
보람父 : 이 할망구가 노망이 들었나! 어디 와서 행패야, 행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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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父 : 미안하다 영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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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父 : 미안해 봄아.
이 할머니 니네 할아버지처럼 제정신이 아니야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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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父 : 아 갑시다, 가요!
이 집이 아니고 저 건넛마을 경태 집으로 가야지
왜 엉뚱한 데 와서 화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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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아저씨랑 아이스크림 사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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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jwPrf
봄 : 엄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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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서 봄이를 데리고 나가려는 기서와
이 상황이 그저 무서운 봄이,
그리고 괜찮다며 이 상황을 감내하려는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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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父 : 봄아, 잠깐만! 잠깐만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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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RSyPg
보람父 : 저녁 때 우리 보람이 니네 집에 보내줄 테니까
수학 좀 가르쳐 줄래? 학습지 또 10점 맞았다 이놈의 기지배.
https://img.theqoo.net/dQOpy
보람母 : 여보!
https://img.theqoo.net/Qdltc
보람父 : 가르쳐줄 수 있지?
https://img.theqoo.net/qhRwi
봄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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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zgDHO
보람父 : 고마워. 고맙다, 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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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fzTJi
https://img.theqoo.net/wRgbe
https://img.theqoo.net/LgyBC
https://img.theqoo.net/kuvJX
https://img.theqoo.net/usAvE
기서에 대한 고마움 때문인지, 그 고마움에 대한 보답인지,
모두가 외면하는 한 아이에 대한 스스로의 죄책감인지,
그 모든 고마움과 죄책감과 연민을 담아
동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봄이에게 손을 내미는..
.
.
.
https://img.theqoo.net/KqNdt
https://img.theqoo.net/APQeH
봄 : 그 사람들.. 우리 엄마 내쫒으려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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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아니야. 아까 보람이 아빠가 그랬잖아.
다른 집으로 가야 되는데 엉뚱한 데 와서 화풀이하는 거라고.
제정신이 아니래잖아 지금.
https://img.theqoo.net/NBidb
봄 : 뻥까지 마요. 나도 다 알아요..
https://img.theqoo.net/vxFvB
기서 :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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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내가 에이즈에 걸려서 쫓아내려고 온 거.. 다 알아요.
https://img.theqoo.net/AohtL
기서 : 그런거 아니야..
https://img.theqoo.net/kgUTS
봄 : 그 할머니한테 요술코트 비밀 말해주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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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이따가 봐서..
https://img.theqoo.net/UbhlU
봄 : 나 천사 안 한다 그럼 안 돼요?
https://img.theqoo.net/qbCyd
봄 : 천사 같은거 안 할래요. 에이즈도 안 걸릴래요.
아저씨, 하느님한테 부탁 좀 해주면 안 돼요?
https://img.theqoo.net/pvblc
기서 : 천사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야.
니가 싫다고 안 되는 것도 아니고.
https://img.theqoo.net/dFsHx
봄 : 어떡해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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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왕자님 기다리면서 힘들어도 참아야지.
미운오리새끼처럼, 신데렐라처럼, 그리고 또.. 그리고..
https://img.theqoo.net/QlikX
봄 : 슈렉! 슈렉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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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그래, 슈렉처럼.
https://img.theqoo.net/mKKdt
그제서야 표정이 풀리는 봄이
https://img.theqoo.net/xPkcP
봄 : 근데.. 우리 엄마 어떡해요?
그 할머니가 우리 엄마 막 혼내면 어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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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seelx
기서 : 괜찮아. 씩씩하게 잘 얘기할거야.
이것도 비밀인데 사실 니네 엄마가 수호천사 3호야.
https://img.theqoo.net/yVno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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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그냥 다른거에요 우리 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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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뭐라고 하는거야?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년이 뭐라고 씨부리는 거야!
https://img.theqoo.net/BsPZU
https://img.theqoo.net/AWZuV
영신 : 우리 봄이가 에이즈에 걸린 건,
뭘 대단히 잘못한 일도 아니고
대단한 죽을 죄를 진 일도 아니에요. 그냥 다른 거에요.
아무 병없이 건강한 보람이나 지선이나 태창이하고 그냥 좀 다른 거라구요.
https://img.theqoo.net/VAuaa
- 저 년이 지금 지가 잘 했다고 우리한테 눈 똑바로 뜨고서 대드는겨!?
-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쟤가 갑자기 왜 저래? 미쳤나 저게!
https://img.theqoo.net/RHmcN
영신 : 저희는 죄인이 아니에요.
열심히 남한테 나쁜 짓 안 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잘 살았는 데도요..
그냥 재수없게 어느 날 에이즈에 걸린 것 뿐이에요..
https://img.theqoo.net/KYdsX
- 너 영신이 맞냐? 어떻게 그렇게 청산유수가 됐냐?
그래서 이 푸른도에서 못 나가겠다 그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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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주머니들한테도 여기가 삶의 터전이듯이
저희한테도 여기 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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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우리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다 여기 계세요..
https://img.theqoo.net/jkHPQ
영신 : 저 여기서 나고 여기서 자라고 이 섬 밖으론
나가본 적도 없는데.. 갈 데가 없어요 저희..
https://img.theqoo.net/LIV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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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들 때문에 우리 손주들이랑 며느리들이
이 섬에 못 들어오겠다잖여, 이 뻔뻔한 년아!
https://img.theqoo.net/NKMLm
영신 : 저희는 전염병 옮기는 바퀴벌레가 아니에요.
https://img.theqoo.net/SFN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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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폐 안 끼치겠습니다. 죽은 듯이 살게요.
여기서 살게만 해주세요 아주머니.
저희도 여기서 살 자격은 있다고 생각해요.
https://img.theqoo.net/fgsUf
- 저 년이 끝까지? 그래, 좋다!
오늘 니가 나가나 우리가 나가나 한 번 해보자 이거지?
좋아, 한 번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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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Hgjad
분을 못 이긴 동네 사람들은 막무가내로 영신의 집에서 행패를 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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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수 : 에이즈 감염인과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면 감염이 된다?
https://img.theqoo.net/fwzcB
종수 : 음.. 전부 다 동그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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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수 : 답은 삐이-!
그러니까 우리가 같이 교실에서 공부하고
같이 놀고 해도 충분히 괜찮겠죠?
https://img.theqoo.net/dNHFI
종수 : 자, 다음은 요럴 때 괜찮습니다. 여러분 잘 봐요!
식판이나 컵을 같이 사용해도,
그리고 화장실에서 변기를 같이 써도,
그리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했을 때 침이 튀어도 괜찮고,
또 목욕이나 수영을 같이 해도 괜찮고,
또 모기에 같이 물려도 괜찮고, 또 뭐가 있을까..
운동을 같이 해도 괜찮고, 이럴 때는 절대! 절대 옮지 않는 병이에요.
https://img.theqoo.net/PoaXN
태창 : 뻥까지 마세요!
https://img.theqoo.net/OxuqD
담임 : 박태창!
소란 : 뻥이라니! 의사 선생님 얘기가 뻥이라니, 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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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 니들 인생 그렇게 사는거 아니다?
그렇게 팍팍하게 구는 거 아니야 자식들아!
https://img.theqoo.net/xKkxw
종수 : 박간호사님..!
https://img.theqoo.net/Khlqm
담임 :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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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 한 반에서 같이 공부하는 친구가 학교에 안 나왔는데
니들은 걱정도 안 되니? 맘도 안 아퍼?
밥이 넘어가고 공부가 돼 니들은?
https://img.theqoo.net/QpNEX
담임 : 왜 이래 애들 앞에서! 미쳤어?
소란 : 당신도 그러는거 아니야. 봄이는 당신 학생 아니야?
가르치는 학생이 학교에 안 나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정상적인 수업을 할 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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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 진짜 너무한다.. 진짜 너무해!
어떻게 사람 인심이, 어떻게 세상이 이 따위야 진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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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 해서 이긴 사람이 아이스크림 먹기 내기 중인 기서와 봄
https://img.theqoo.net/Nzqua
https://img.theqoo.net/AyzQw
봄 : 험한 게 뭐야? 험한 세상할 때 '험한'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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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험하다는건 나쁘고 힘들고 막 못 됐고 짜증나고..
봄 : 세상이 나쁘고 힘들고 못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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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어머.. 내가 지금 험한 세상이라 그랬어?
봄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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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 잘못 말한거야.
세상은 험한게 아니고 아름다운거야, 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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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왜 노래도 있잖아.
우리 함께 만들어가요, 아름다운 세상~
https://img.theqoo.net/Rnkql
문득 외롭다 느낄 때 하늘을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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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태양 아래 있어요, 우린 하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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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치는 눈빛으로 만들어봐요.
https://img.theqoo.net/pcoJq
나즈막히 함께 불러요, 사랑의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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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슴 가슴마다 고운 사랑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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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만들어 가요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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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 어디 간거야, 전화도 안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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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럽게 널부러진 석현의 집을 치우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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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에서 석현의 예전 일기장을 발견한 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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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겨져 있는 페이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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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속에서 찢겨지고 구겨진 채 버려진 종이를
찾아낸 은희는 하나둘 읽어내려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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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최고의 날이다.
영신이가 나를 향해 웃어 줬다.
최석현.. 내 이름도 따뜻하게 불러줬다.
나중에 커서 영신이와 결혼하고 싶다.
결혼하면 영신이 닮은 이쁜 딸도 낳아야지.
이름은 뭘로 지을까.. 천사? 최천사 좋다!
https://img.theqoo.net/jcPFB
https://img.theqoo.net/vIaeQ
구겨진 일기장 조각 너머엔 온통 에이즈에 관련된 책들
https://img.theqoo.net/GWTPp
그저 불안한 마음으로 짐작만 하고 있었던 것들의 형체를
확인한 듯한 기분이 드는 은희는 머리 속이 복잡해지고
https://img.theqoo.net/pVCld
그 때 울리는 전화벨소리
https://img.theqoo.net/WAYMI
https://img.theqoo.net/DHBpn
석현이 취해있다는 전화를 받고 석현을 데리러 간 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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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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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DCzQS
잘 들리지 않는 석현의 읊조리는 소리를 가까이에서 들으려 다가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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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미안해 봄아.. 봄아,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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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괜찮아요?
영신 : 그럼요! 별 일 없었어요. 다들 조용히 가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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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갈까요 지금?
영신 : 아니요..!
죄송한데요, 봄이 한 시간만 딱 더 데리고 놀아 주실래요?
https://img.theqoo.net/fXeME
기서 : 정말 괜찮아요?
영신 : 네..! 저기 할아버지가 부르셔서요..
전화 끊을게요. 고맙습니다..
https://img.theqoo.net/jIfky
봄 : 아저씨! 이제 우리 집에 가요! 울 엄마 걱정하겠다!
https://img.theqoo.net/SoZSU
https://img.theqoo.net/ZsxsE
기서 : ..아까 그 노래.. 나도 좀 가르쳐 줄래?
https://img.theqoo.net/Eojww
봄 : 무슨 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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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아까 니가 부른 거 있잖아.
세상은 아름답게 만드느니 어쩌느니 뭐 그런거..
https://img.theqoo.net/mefng
https://img.theqoo.net/CWsQV
봄 : 아! 아름다운 세상~ 그거요?
https://img.theqoo.net/AmDnA
기서 : 봄.
봄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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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너 진짜 세상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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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끄덕이는 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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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럽던 동네 아줌마들이 가고
어수선해진 마당을 정리하며 착잡한 기분인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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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 : 언니야, 초코파이 줄까요?
https://img.theqoo.net/gcVBv
영신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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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할아버지, 초콜렛이요.. 사람 기분을 되게 좋게 만든대요.
역시 영신이 챙겨주는건 우리 미스타리 밖에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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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UDNpX
그 말에 자신이 먹던 초코파이까지 내어주는 미스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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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2단 초코파이네! 그럼 기분이 두 배로 좋아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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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 : 병국이오빠!
https://img.theqoo.net/srSOv
병국 : 미스 송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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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 : 아이 주무시면 어떡해요!
전 오늘 새벽부터 일어나서 눈썹 휘날리게 준비한 건데요 오빠!
https://img.theqoo.net/PUKBk
송씨 : 아휴.. 정 졸리시면 주무셔야지 어떡하겠어요 오빠.
이왕 주무시더라도 편안하게 주무셔야죠.
오빠, 제 무릎 배고 주무실래요 오빠?
https://img.theqoo.net/BBidX
https://img.theqoo.net/LSTei
잠든 병국의 얼굴에 깃드는 햇살을 손으로 막아주며
자장가까지 불러주는 순애보 송씨
https://img.theqoo.net/SSeaJ
를 지나가다 목격하는 국자ㅋㅋㅋ
https://img.theqoo.net/Wkkhs
국자 : 말세다, 말세야..
이제 하다하다 별 지랄을 다 하는구나 저 할망구가.
https://img.theqoo.net/wYZLo
심심 : 보기 좋은데요 뭐. 난 막 가슴이 다 아프다..
국자 : 저거 풍기문란죄로 파출소에다 고발이라도 해야되는거 아니야?
지나가는 어린 애들이라도 보면 어쩌려고 저거.. 어휴..
https://img.theqoo.net/GBJzS
심심 : 저게 진정한 사랑이죠.
하긴 고모가 뭐 사랑을 알겠어요?
https://img.theqoo.net/XFVln
국자 : 뭐야, 이년아! 양산이나 빨리 가지고 와 이 년아.
https://img.theqoo.net/spOUX
국자 : 아유 성가셔! 김기사 이 놈은 걸핏하면 아프대지, 걸핏하면!
https://img.theqoo.net/Ouduu
김기사가 아프대서 걸어가고 있던 국자는
병국을 위한 창자의 세레나데를 듣고 혹평 한 줄 남기고
지나치려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또다른 노랫소리
https://img.theqoo.net/utwML
국자 : 응? 뭔 소리야 이게?
심심 : 어? 저기 봄이다!
https://img.theqoo.net/UOIVu
https://img.theqoo.net/jcqsC
국자의 앞에 나타난 건 노래하는 봄이의 모습
https://img.theqoo.net/Xfrre
https://img.theqoo.net/AavRD
https://img.theqoo.net/ffGDI
https://img.theqoo.net/bsFQi
봄 : 아 진짜!! 이렇게 율동 좀 하면서 해봐요!
https://img.theqoo.net/givEL
기서 : 아 그냥 노래만 할게..
https://img.theqoo.net/hcrbW
봄 : 아저씬 노래도 못 부르잖아요!
https://img.theqoo.net/JAcov
기서 : ...다시 해 봐봐..
https://img.theqoo.net/DBaLE
https://img.theqoo.net/Msjwj
세상 귀찮은 표정과 말투로 억지로 노래 배우는 중인 기서
https://img.theqoo.net/hFMmn
봄 : 아 진짜 깬다!
https://img.theqoo.net/DIaRS
기서 : 나 안 할란다. 안 해 안 해..
https://img.theqoo.net/WOfBn
봄 : 그럼 우리 집에 가요!
https://img.theqoo.net/AQmpq
https://img.theqoo.net/qLPxY
기서 : 천천히 다시 한 번 해보자..
https://img.theqoo.net/NhoUe
열심히 율동 가르치는 봄이
https://img.theqoo.net/WGmdS
심심 : 저 둘이 꼭 진짜 아버지랑 딸 같죠?
어떤 놈은 지 친자식이라도 나몰라라 내팽개치고 모른척 하는데..
https://img.theqoo.net/zUhEy
홱 째려보는 국자
https://img.theqoo.net/cjsJn
심심 : 아.. 저기 건너편 섬 오씨 얘기에요, 오씨!
https://img.theqoo.net/kbeKo
국자 : 너 혹시 모르니까 우리집 지하실 좀 치워놔.
여차하면 영신이랑 봄이 좀 대피시키게.
https://img.theqoo.net/wAhkW
심심 : 왜요? 전쟁이라도 난대요?
https://img.theqoo.net/fGozD
국자 : 전쟁이 나지, 전쟁이! 회장님이 아셔봐 저거..
회장님이 빌딩에서 뛰어내리는건 문제가 아니고
영신이랑 봄이를 가만 놔두겠어?
영신이 머리털은 죄다 뽑혀 나갈테고
그 대단한 사람들 저 애린거 가슴에 좀 피멍을 들이겠어?
사업하는 사람들 인정사정 없다는데..
https://img.theqoo.net/EiPwj
심심 : 지금 영신이랑 봄이 걱정하시는 거에요?
아니 그렇잖아요~ 지금 말씀하시는게.
https://img.theqoo.net/HSsgn
국자 : 꼴뚜기 지뢰밭 밟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저것들을 내가 왜 걱정을 해?!
https://img.theqoo.net/jqhBB
국자 : 하여튼 오늘 여러가지로 눈 배린다.
저 망할 인간들 때문에 여러가지로 눈 배려.
https://img.theqoo.net/iwUFM
https://img.theqoo.net/kfkHl
https://img.theqoo.net/lQAVj
말과는 달리 자기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로 봄이를 바라보게 되는 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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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fZeac
기서 : 영수는 가족들과 놀이공원에 놀러 갔습니다.
아버지께서 풍선 6개를 사주셨습니다.
갑자기 심술꾸러기 꿀벌 붕붕이가 날아와
영수의 풍선을 3개를 팡 터뜨리고 갔습니다.
https://img.theqoo.net/qZbOj
https://img.theqoo.net/MjCqv
기서 : 영수는 너무 슬퍼서 훌쩍훌쩍 울었습니다.
영수 아버지는 괜찮다며 풍선을 다시 3개를 사주셨습니다.
https://img.theqoo.net/iGPHJ
https://img.theqoo.net/CsRpi
기서 : 자, 문제. 영수는 처음에 풍선을 몇 개나 가지고 있었나요?
https://img.theqoo.net/QvRtX
봄 : 여섯 개요.
https://img.theqoo.net/ELuoL
기서 : 붕붕이는 영수의 풍선을 몇 개를 터트렸을까요?
https://img.theqoo.net/bLJbs
봄 : 세 개요.
식은 죽 먹기라는듯이 연필로 코파며 대충 대답하는 봄잌ㅋㅋㅋㅋㅋㅋ
https://img.theqoo.net/fqsSn
기서 : 너 뭐야? 학생이 수업 태도가 왜 이렇게 건방져?
https://img.theqoo.net/oaIic
봄 : 아 좀 어려운 걸로 내봐요!
365472568 빼기 1254678 뭐 이런거!
https://img.theqoo.net/AAGIX
기서 : 너 지금 선생님한테 개겨?
https://img.theqoo.net/THyNW
그저 노잼인 봄이 ㅋㅋㅋ
https://img.theqoo.net/iuVbY
영신 : 자, 밥 먹자!
https://img.theqoo.net/sznGC
영신 : 우리 봄이 선생님한테 공부 많이 배웠어?
봄 : 에휴...
https://img.theqoo.net/QHNCK
영신 : 아 밥상은요, 방에다 차려놨어요.
https://img.theqoo.net/OTnTJ
기서 : ..그냥 여기서 먹을게요.
https://img.theqoo.net/GezWG
https://img.theqoo.net/ikMtI
https://img.theqoo.net/vwwGR
기서 : 앞으로 밥상 따로 차릴 필요 없어요. 같이 먹읍시다.
https://img.theqoo.net/SxVbl
봄 : 아싸! 오예!
https://img.theqoo.net/eqLdR
기서 : 너 오예 스펠 대봐봐.
https://img.theqoo.net/LnwTR
봄 : 오-에이치-와이-이-에스.
https://img.theqoo.net/mmK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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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yaxHs
https://img.theqoo.net/iKdAP
https://img.theqoo.net/PdmtZ
https://img.theqoo.net/STFCl
https://img.theqoo.net/Guqmq
영신의 손에 들려있던 컵을 뺏어가 쓰고
다시 자연스럽게 돌려주는 기서
https://img.theqoo.net/fqzvT
기서 : 맞았어요?
https://img.theqoo.net/kASUM
영신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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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아까 그 무지막지한 아줌마들한테 맞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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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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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그 뺨에 난 상처는 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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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이거..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다가 이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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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여기 떠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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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qFYfa
기서 : 힘들면 여기 떠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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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rZxvF
기서 : 할아버지는 내가 어떻게든 케어할테니까,
절대로 돌아가시지 않게 할테니까..
힘들면 내일이라도 떠나자구요.
https://img.theqoo.net/oTuvk
https://img.theqoo.net/LBDlQ
영신 : 지금 숨으면 영원히 숨어 살아야 돼요.
우리 봄이한테 당당하게 살라고 가르쳐 줄거에요.
몸에 병이 난거지 죄인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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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세수하세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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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으로 들어가려던 영신이 멈춰 서서 다시 뒤돌자,
기서 : 고맙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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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는 말을 하려 했던 영신인 가만히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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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영신의 웃음에 같이 미소 짓게 되는 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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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은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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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 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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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여기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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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을 모른채 주위를 둘러보면 영신의 집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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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 중학교 2학년 때부터라고 치고..
봄이 엄마 옆으로 돌아가는데 딱 14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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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하는거야 너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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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 봄이.. 석현씨 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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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차 돌려.. 내가 운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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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 석현씨가 샀던 그 애기용품들.. 그거 봄이꺼지?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아버지 노릇 제대로 못 했던거..
애기 기저귀, 딸랑이, 배냇저고리.. 그래서 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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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 가. 혈육이란 게 참는다고 참아지니? 가, 석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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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두 번은 못 해. 한 번은 했지만 두 번은 못 해.
천벌을 받아 죽어도 그건 못 해.
차 돌려, 은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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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 나.. 애기 안 가졌어. 처음부터 없었어 우리 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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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 사람 무안하게 왜 앞서하고 그래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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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 다행이야..
석현씨가 그래도 좋은 사람이어서 기쁘게 보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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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 애가 에이즈에 걸렸다 그럼 100에 90은 도망부터 칠걸?
어차피 한 번 외면했던 자식인데 모른척 하기가 훨씬 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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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 우리 석현씨는 참 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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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 근데 지금부터가 더 힘들거야.
어머니하고도 싸워야 되고 세상 편견하고도 싸워야 되고
봄이 엄마하고도 봄이하고도.. 쉽지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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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봄동이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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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잡는 아버지와 철 모르는 딸 있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아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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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각자 생각이 많아지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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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등교하는 길목에서 봄이를 기다리는 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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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애들한테 빨리 갖다줘야 되는데..
태창이는 2단 햄버거 보면 좋아서 기절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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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 : 초코파이 줄까 메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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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초코파이 말고 2단 햄버거!
용주오빠랑 지선이랑 보람이랑 태창이한테 갖다주려고 그런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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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뭔가 생각난 듯한 봄이의 눈이 커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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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미스타리! 엄마한테 가서 미숫가루 타달라 그래.
백 개 셀 동안 계~속 타달라 그래,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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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이게 뭐에요?
박씨 : 회 떠서 건넛방에 의사 선생님 드려. 자연산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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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이걸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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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 나 안 죽을 것 같다 영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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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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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 영지술이 원인이었댄다.
영지술만 끊으면은 재생불량성빈혈 고칠 수가 있대!
죽을 병이, 불치병이 아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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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 쟤가 진짜 아주 명의는 명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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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잘 됐다! 너무 잘 됐어요,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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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 근데 봄이는 어쩌냐..
봄이 그 어린 건 방법이 없대? 훌륭하신 의사 선생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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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분싸 시키는 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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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 : 언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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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 어르신 안녕하셨어요? 참 살 맛 나는 아침입니다!
병국 : 미숫가루 백 개만 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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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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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 : 미숫가루요! 백 개만 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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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미숫가루가 드시고 싶으셨어요?
알겠어요, 미숫가루 백 개 타드릴게요. 잠깐만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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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햄버거를 들고 몰래 밖으로 나가는 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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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 : 악마라고? 봄이가?
태창 : 아니! 봄이가 악마가 아니고
악마가 봄이 안으로 들어간 거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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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 박태창 넌 너무 만화책을 많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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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창 : 아니야, 에이즈가 악마의 피가 흐르는 거래!
우리가 봄이를 악마로부터 구해야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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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 : 잘 다녀오겠습니다, 할머니.
국자 : 그래. 서울 가서 뭐 사다 줄까? 갖고 싶은 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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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 : 없어요.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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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아이고 우리 용주는 언제나 이렇게 의젓하지.
어서 들어가 봐. 아직 지각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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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용주오빠!
용주 : 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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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안녕하세요. 안녕, 용주오빠. 오랜만이야, 보고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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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괜찮아~ 나 이제 요술코트 입어서 에이즈 안 옮아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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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오빠랑 애들한테 2단 햄버거 갖다 주려고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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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보람아, 지선아, 태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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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아니 영신이 얘는 애를 왜 학교에 보내는 거야!
이 시국에 지금! 무슨 꼴이나 당하면 어떡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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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xXyqz
봄 : 니네들 주려고 2단 햄버거 가지고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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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창 : 야,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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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괜찮아 태창아. 나 요술코트 입었어.
니네들한테 이 2단 햄버거만 주고 갈거야.
https://img.theqoo.net/salKw
태창 : 오지마, 이 악마야! 가, 가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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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나 악마 아니야.. 천사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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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창 : 가! 가까이 오면 이거 던진다? 가, 이 악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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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악마는 누가 악마야! 누가 악마야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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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이 놈의 자식 누구보고 악마래? 멀쩡한 애더러.
너 오늘 내 손에 잡히기만 해 봐라 그냥. 이 염병할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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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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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창 : 아니에요. 봄이 몸 안에 악마가 들어갔단 말이에요!
악마를 무찔러서 봄이를 구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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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창 : 가! 이 악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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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봄이에게 돌을 던지는 태창,
그리고 몸을 던져 봄이에게 날아오는 돌을 막아서는 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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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 끝
이 부분 캡쳐로 전달이 잘 안 될 것 같아서 영상 첨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