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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P.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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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학병원, 뛰어다니며 노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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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에 걸려 넘어진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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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 있던 음료수가 흘러 누군가의 구두에 닿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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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올려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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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상을 찌푸리며 잔뜩 구겨진 표정의 기서
https://img.theqoo.net/tCslS
남아 : 좀 일으켜 주세요.
애가 넘어져 있는데 보고만 있어요 어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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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뭐 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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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 의사가 뭐 이러냐?
환자가 넘어지면 다친데 없니 물어봐주고 살펴봐주고 일으켜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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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twCNj
아이가 뭐라고 하든 말든 한 귀로 흘려들으며
아이의 옷에 구두를 닦는 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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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 아,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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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여기가 니들 뛰어다니는 놀이터야?
한 번만 더 걸려봐 짜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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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 하. 짱나지 쟤?
여아 : 응..
남아 : 옛날에 봤을 땐 안 저랬는데..
여아 : 옛날에?
남아 : 어, 2년 전에 오빠 여섯 살 때.
그 땐 쟤가 울지말라고 과자도 사주고
유치하게 슈렉 흉내도 내고 그랬는데
안 본 사이에 완전 맛이 갔다 쟤가..
여아 : 근데 오빠 의사선생님한테 왜 쟤라고 해?
남아 : 싸가지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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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도라는 이름의 작은 섬마을, 고등학교 검정고시 시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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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보는 중에 졸고 있는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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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관이 영신을 깨우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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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우지 말라고 말리는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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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배 : 쉿! 자구로 냅둬삐라~
요 여린게 치매 걸린 할배도 볼라, 동생 대학 공부 가르칠라,
애비 없는 딸자식 키울라 잠 잘 시간도 없이
신발짝에다 로켓트를 달고 사는 애다 얘가.
아이고야 얼마나 피곤했으면 쯔쯔..
그러니까네 깨우지 말고 푹 자게 냅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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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오는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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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내가 못살아, 내가 미스타리땜에 내가 못 살아!!
시금치엔 비타민이 a,b,c,d! 콩나물엔 비타민이 e,f,g!
고사리엔 비타민이 x,y,z!
나물들이 이게 얼마나 건강에 좋은건데
맨날 몸에 안 좋은 과자만 먹을라 그래! 잘했어, 잘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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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대화를 들으며 흐뭇하게 지켜보는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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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 : 그만해라 메주야..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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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맨날 할 말 없으면 메주야래!
아~ 해봐. 입 맛 없어도 먹어야 돼. 그래야 병이 낫지.
이거 다 먹으면 내일 미스타리 학교 데리고 가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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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를 능숙하게 어르고 달래는
봄이를 보며 일찍 철이 들어버린 딸의 모습에
마음이 쓰이는 듯한 영신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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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의 이름을 부르며 다급하게 뛰어오는 후배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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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 형.. 어떡해요.. 지민이 누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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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인 지민이 췌장암이라는 소식을 듣게 된 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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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amP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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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보건소에 내려가있던 지민을 찾아간 기서는
가만히 지민을 안아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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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 피우고 도망가는 봄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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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봄이를 잡으러 뛰어가는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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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달려오는 차 앞에서 봄이가 넘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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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차에서 나와 봄이가 안 다쳤는지 확인하는 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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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석현을 본 영신의 굳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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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괜찮아요, 안 부딪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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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씩씩하네. 다행이다.. 근데 니가 누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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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에게 인사를 건네는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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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을 본 석현의 표정도 금새 어두워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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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모습을 차 안에서 지켜보는 석현의 약혼녀 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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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오랜만이다... 얼마만이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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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8년만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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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벌써 그렇게 됐나..?
하긴 뭐 내가 그동안 워낙 고향엘 못 왔네..
근데 왜 갑자기 높임말을 쓰고 그래? 어색하게 친구끼리..
근데 걔는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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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딸.. 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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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라는 영신의 말에 당황하는 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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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서 큰소리로 석현일 부르며 뛰어오는 석현의 엄마 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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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에게 인사만 하고 자리를 피하려는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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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얘 인사해라 영신아.
이 아가씨는 우리 석현이랑 결혼할 아가씨야.
인사하러 어제 내려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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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를 주고 받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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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얘는 첼로니스트야.
느이 할아버지가 튕기는 그런 싸구려 기타말고
첼로니라고 아주 어마어마하게 비싼게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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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첼로니스트가 아니고 첼리스트요 할머니!
그리고 우리 엄마는 '봄을 기다리는 밀감닷컴' 사장님이에요.
www.봄앤귤.com! 인터넷으로 치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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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아이그 그렇게 똑똑한 박사께서
어째 공부는 우리 용주보다 못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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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공부가 이 세상에 전부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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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아휴 딸내미 하나는 아주 제대로 되바라지게 키웠구나!
영신아, 가정교육 못 받은 티가 점점 요새 더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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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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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죄송합니다.. 사과드려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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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공부가 이 세상에 전부가 아니라고 접때 그랬잖아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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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애 교육을 생각해서라도 빨리 애비부터 만들어줘.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란 애가 정상적인 생각도 하는거야!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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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듣고만 있는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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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성을 높히는 석현에게 딸 같아서 그런거라며 얼버무리는 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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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타려고 뒤돌면서 다 들리게 주제도 모르고 콧대만 높다고 중얼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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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미안해... 미안하다 꼬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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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아이고 간밤에 꿈자리가 사납더니 꼭 저것들을 만나게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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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와 석현이 차를 타고 떠나자 엉엉 울기 시작하는 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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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이봄! 너 무슨 말버릇이야 그게 어른한테?
너 진짜 엄마한테 먼지나게 한 번 맞아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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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자존심 상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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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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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상했잖아 솔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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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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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엄마가 교육 잘못 시킨거 아니야..
엄마 잘못 아니야.. 내가.. 봄이가 이상하게 커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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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니가 왜 이상하게 커? 아니야..
용주 할머니한테 할망구라고 그런거만 빼면 딱 좋아 너 지금.
우리 딸이 얼마나 이쁘게 크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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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여자는 뭐니뭐니해도 나무 그늘이..
아니 남자 그늘이 있어야 돼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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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내가 그런 말도 했니 너한테?!
봄 : 아니? 두섭이 삼촌네 할머니가!
엄마가 미혼모라서 남들이 무시하고 우습게 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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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니야! 그런게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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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치매 걸린 할아버지도 있고 나도 있고..
혹들이 많아가지고 남자들이 싫다고 다 도망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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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이 할망구 진짜 애한테 무슨 소릴 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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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야! 내가 말을 안해서 그렇지,
남자들이 결혼해달라고 얼마나 찐따 붙고 귀찮게 구는데!
너 내 핸드폰 요즘 불나는거 봤어 못 봤어?
봄 : 귤 보내달라고 주문 전화 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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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니 그거 말고..!
하여튼 너하고 할아버지가 왜 혹이야?
나보다 니가 더 좋다고, 너같은 딸 하나 갖고 싶다고
결혼해 달라는 남자들도 열 명이 넘게 있는데 이거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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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치.. 꽁 까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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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꽁은 누가 꽁을 깠다 그래! 너 삼자대면 할까?
내일 당장이라도 우리 집 마당에 줄 쫙 세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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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나보다 니가 더 좋아서 결혼해 달라 그러는 남자들
내일 아침에 줄 쫙 세울테니까 너 아침에 일어나서 놀래지나마,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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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열 명..? 진짜 열 명이 넘는다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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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과 봄이 자꾸 눈에 밟히는 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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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는 은희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하루 빨리 결혼하라고 보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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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 : 봄이는 우리 할머니 닮았어요 삼촌, 똑같애요!
입술 옆에 점도 똑같고 좋아하는 음식도 똑같고
또 성격도 까칠한게 똑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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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이 무슨 쭈꾸미 호박전 부쳐먹는 소리야 이 놈이!!??
걔가 왜 날 닮니! 나를 왜 걔가 닮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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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 : 닮았어요 할머니. 사람들이 다 그래!
지네 엄마는 하나도 안 닮고 못 생겨가지고
할머니랑 꼭 닮았다고.. 봄이가 할머니 친손주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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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의 말에 혹시나 싶은 생각이 드는 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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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스런 얼굴을 한 기서를 데리고 국밥 집에 온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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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우리 귀족 왕자님,
선지국의 참맛을 아는건 보고 죽어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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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니 CT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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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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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착오가 있었나 봐.. 다른 사람꺼랑 바뀐거 같애..
다시 한 번 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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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내 꺼.. 맞을거야..
판크레아틱 캔서(췌장암)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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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나 지금 되게 좋아..
여긴 진짜 할 일이 너무 많다?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노인도 너무 많고
무지해서 떠나는 젊은 목숨도 너무 많고..
그냥 여기서 끝낼래, 내 남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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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지민아..!
https://img.theqoo.net/kCocJ
기서 : 가자, 서울 가자구. 서울 가서 수술하자.
누구한테도 안맡겨. 내가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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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가망 없는 일에 매달리고 싶지 않아..
아빠도 나도 다 받아들였어. 오빠도 받아들여줘..
당장은 힘들겠지만 나 되게 좋거든 지금!
아까 말했지? 내 남은 시간 여기서 끝내고..
https://img.theqoo.net/qylyr
기서 : 입 다물어. 나 민기서야. 넌 내가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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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억지 부린다고 되는 일이 아니야.
기서 : 입 다물랬지!? 나 죽고 나면 그렇게 해!
어차피 그 땐 너 고쳐줄 사람 세상에 아무도 없을 테니까
나 죽고 나면 니 남은 시간 여기서 끝내든 말든 니 마음대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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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서의 뜻대로 수술을 받기로 결심한 지민은
기서와 함께 서울로 돌아가는데
https://img.theqoo.net/mxBVm
지민 : 고마워.. 포기 안 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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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망 없는 수술이라며 반대하는
병원과장이자 지민의 아버지를 설득하는 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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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수술하겠습니다. 아니, 무조건 합니다.
이 병원에서 못 하면 다른 병원 빌려서라도 합니다.
과장님 딸이기도 하지만 제 여자이기도 합니다.
꼭 살리겠습니다. 의사가 되고 처음 하는 약속입니다.
https://img.theqoo.net/RclPS
수술대 위에 오른 지민
https://img.theqoo.net/CHLCe
기서는 포기 안해줘서 고맙다던 지민의 말을 떠올리며 마음이 무겁고
https://img.theqoo.net/CIQYx
지민과의 지난 날을 회상하며 마음을 다잡듯 지민에게 입 맞추는 기서
https://img.theqoo.net/FharH
수술이 시작되고 얼마 후 술렁이는 수술대..
https://img.theqoo.net/qKxdQ
- 씨딩이에요..! 형...!!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암이 진행된 상태였던 지민
https://img.theqoo.net/BFtMz
인정할 수 없는 기서는 수술을 강행할거라며 메스를 드는데
https://img.theqoo.net/JKvHI
- 그만 닫게 민선생.. 할 만큼 했어.. 됐어.
수고했다 기서야. 그만 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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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아니요.. 안 끝났습니다. 나 아직 안 끝났습니다.
안 끝났다구요.. 나 아직 안 끝났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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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신의 집 앞으로 찾아온 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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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어디냐는 국자의 전화에 서울에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https://img.theqoo.net/GRMnc
봄 : 푸른도에 나가있는 이봄 특파원을 불러보겠습니다.
이봄 특파원 나와주세요~!
네, 이봄 특파원입니다!
저번에 봄이 엄마께서 뻥쟁이라는 뉴스를
전해주셨는데 진짜 뻥쟁입니까?
네! 진짜 뻥쟁이 챔피언입니다!
https://img.theqoo.net/DrSLv
영신 : 야! 내가 왜 뻥쟁이 챔피언이야!?
https://img.theqoo.net/vcEVh
봄 : 마당에 줄 세운다 그랬잖아~
내가 좋아서 엄마랑 결혼하고 싶다는 남자들 열 명!!
https://img.theqoo.net/KwEPf
영신 : 열 명이라 그랬냐 내가..?
그게.. 열 명은 아니고.. 다섯 명..?
그래그래 내가 좀 오바했다 그래! 어떻게 뭐 신고할래?
https://img.theqoo.net/DkRWQ
봄 : 그래 그럼 다섯 명! 다섯 명 데리고 와서 줄 세워 봐!
영신 : 아, 콩만한 게 정말 성격 빠듯하다 너?
그 사람들이 그러니까 지금 바빠가지고 줄 설 때 되면 알아서 서겠지!
그냥 너는 니 삶이나 열심히 살어 일단!
https://img.theqoo.net/OMMPW
봄 : 뻥이야 또 뻥이야..
할아버지랑 내가 혹이라서 남자들이 다 도망간거야~
우리는 혹이야 할아버지..
https://img.theqoo.net/yzOMO
영신 : 혹 아니라니까!!!??
알았어, 그럼 내가 딱 한 사람한테 전화해서 보여줄게!
까짓꺼 그럼 되잖아! 보여준다 내가!
https://img.theqoo.net/FoYbb
영신 : 여보세요~ 네, 저 봄이 엄만데요~
지난 번에 우리 봄이가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순전히 우리 봄이 때문에 저랑 결혼하고 싶다고 하셨었잖아요~
할아버지랑 봄이랑 다 데려오라고 그러셨잖아요, 그쵸?
https://img.theqoo.net/LcSXM
폭풍연기하는 영신의 뒤로 몰래 다가오는 봄이
https://img.theqoo.net/KchWV
전화기를 휙 낚아채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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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XhIdX
봄 : 야 이 미친년아! 미치려면 곱게 미쳐!
라는데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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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봄이하고 넌 절대로!
털 끝만큼도 관계가 없으니까 쓸 데 없는 신경 쓰지 말고!
석현 : 네, 신경 안써요..
국자 : 너 군대 갔을 때 영신이 임신시킨 게 너라는 소문이
살짝 돌아가지고 내가 영신이한테 물어봤잖어.
아니래드라! 애비는 따로 있다고 도끼 눈을 뜨고 나한테 그랬어 걔가!
막말로 봄이가 니 자식이면 어쩔꺼야?!
은희 버리고 영신이랑 결혼할 것도 아니고!
그런 기지배 어차피 니 욕심에 니 성에 차지도 않을거고..!
https://img.theqoo.net/uZzmj
전화를 끊어버린 석현은 영신이 밖으로 나오는 소리에
가만히 영신이를 바라보고
https://img.theqoo.net/akipo
https://img.theqoo.net/jPgxA
https://img.theqoo.net/opPmU
영신 : 오랜만이에요 달님, 잘 지내시죠?
저도 되게되게 잘 지내요. 보고 계시죠?
우리 봄이도 되게되게 건강해요. 그것도 보고 계시죠?
소원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달님.
힘드시니까 평생 다른 소원은 안 빌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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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엄마!! 할아버지 제정신 돌아왔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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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인 할아버지가 이따금씩 정신이 돌아오는 날이면
떠난다는 편지를 남긴 채 사라지곤 하는데..
https://img.theqoo.net/QvkIX
치내하는 내 손주 영신아,
이번에는 절때로 할아버지 찾지 마라라.
人生은 어찹히 홀로 가는 길이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만의 人生을 살태니
너도 봄이와 너만의 人生을 사라라.
먼 곳에서 언제나 너희들의 행복을 빌고 있으마.
너의 복, 할아버지로부터
https://img.theqoo.net/qPTtu
https://img.theqoo.net/SHkJf
https://img.theqoo.net/VcPci
https://img.theqoo.net/vVXBl
https://img.theqoo.net/QoHED
이미 익숙한 일인듯 경찰에 전화를 하고
미리 만들어놓았던 전단지를 들고
할아버지를 찾아 거리를 헤매는 영신이와 봄이.
https://img.theqoo.net/ZdLaV
한참 후에야 할아버지를 발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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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sfPwt
사람들 앞에서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있는 미스타리
https://img.theqoo.net/PTqDD
https://img.theqoo.net/FXGjK
병국 : 편지 안 봤냐? 찾지 말라는데 왜 말을 안 들어!
영신 : 어떻게 안 찾아요.. 우리한텐 할아버지 밖에 없는데..
세상을 탈탈 털어도 할아버지 밖에 없는데 어떻게 안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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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 : 할아비 그나마 정신 있을 때 사람 노릇 좀 하게 내버려 둬.
니들한테 폐끼치는 것도 싫고 짐 되는 것도 싫어.
나중에 저승 가서 니 애비애미 무슨 낯으로 보라구!
영신 : 엄마아빠가 보고 계신다면 지금보다 더
천 배 만 배 할아버지 잘못이라고 그럴거에요!
그 때 내가 누구땜에 살았는데..
할아버지가 저 살리느라고 할머니 손 놓친 거 다 기억해요 저..
다신 도망가지 말아요 할아버지..
https://img.theqoo.net/hKMgx
영신 : 할아버지 때문에 영신이랑 봄이가 사는데..
우리 가족이잖아.. 식구잖아요..
폐는 무슨 소리고 짐은 또 무슨 소리에요..
할아버지가 없으면 영신이도 없고 봄이도 없어요..!
https://img.theqoo.net/gzCEl
봄 : 다 나 때문이야.. 내가 할아버지한테 혹이라고 해서..
다 나 때문이야.. 난 지옥에 갈거야.. 다 나 때문이야!
https://img.theqoo.net/XS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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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서는 지민
https://img.theqoo.net/UjLme
지민을 찾아왔던 기서
https://img.theqoo.net/hfqny
https://img.theqoo.net/NLghL
기서 : 어디가..?
https://img.theqoo.net/RZCYU
지민 : 좀 만날 사람이 있어서..
https://img.theqoo.net/KDFao
기서 : 나랑 먼저 좀 놀아주면 안 되나?
https://img.theqoo.net/qkAGb
하와이에 가서 아들딸 낳고 살자며 공항으로 가는 기서;
https://img.theqoo.net/zLlMu
https://img.theqoo.net/oXObW
https://img.theqoo.net/qySDk
https://img.theqoo.net/WkmzH
티켓팅을 하러간 사이 이미 사라져버린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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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는 택시를 타는 지민을 발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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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지민을 따라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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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이 도착한 곳은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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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판대에 놓인 곰인형 하나를 사들고 배에 오른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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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숨겨둔 남자 있냐? 내연의 남자가 저 섬에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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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죽기 전에 사과해야할 사람들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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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뭐? 뭔 소리야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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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내 실수로.. HIV(에이즈)에 감염된 아이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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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그 땐 너무 겁나고 무서워서 내 잘못 아니다
발뺌하고 부인하고 도망만 다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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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회상하는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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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서두르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좀 더 신중했어야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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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저 섬에 살고 있어.. 내가 2년 전에 실수했던 그 아이가..
기서 : 재수가 없었던 거지, 그게 어떻게 니 실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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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그 땐 나도 그런 줄 알았어..
근데.. 아니야.. 내가 헌혈자만 제대로 선택했어도 그 꼬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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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세상에 환자를 잘못되게 하려는 의사가 어디 있어!
어떤 경우에도 가해자가 될 수 없어 의사는!
너도, 우리 아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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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겠다며 인형에게 목도리를 매어주는 지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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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나 대신 해줄래..?
혹시 내가 못 만나고 가게 되면.. 대신 얘기 좀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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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그 아이.. 사실은 내 잘못이 컸다고..
고의는 아니었지만 미안했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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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지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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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살아오는 내내 가슴에 두고 마음 아파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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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그만 말해.. 됐어.. 너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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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그럼 용서해줄거야..
참 좋은 사람 같았어, 그 아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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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싫어, 안해! 그러다가 니가 죽는다고!
그만 입 다물어 이 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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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하는 기서를 발견한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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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속이 안 좋으세요? 배멀미 하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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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제가 이걸로 손 좀 따드릴까요?
우리 할아버지도 멀미 하셔가지고 제가 방금 손 따 드렸거든요!
감쪽같이 좋아지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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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저기.. 눈 감으면 더 울렁거리는데..!
눈을 뜨시구여 저기 멀리 풍경을 한 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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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체도 안 하고 대꾸 없는 기서의 반응에
그냥 돌아서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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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하게 오바이트하는 기서의 등을 쓸어주는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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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은 어딘가를 멍하니 응시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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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내 이름은 봄이야, 이!봄!
병국 : 아니야, 넌 메주야~
봄 : 아, 진짜! 내가 할아버지 보고
미스타리 안그러고 이 골룸아! 이러면 좋겠어!?
병국 : 시끄럽다 메주야~
봄 : 내 이름은 봄이야, 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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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aftAS
영우 : 우리 봄이 살려내 이 새끼들아!
우리 봄이 이제 일곱 살인데.. 에이즈가 뭐야!
우리 봄이 살려내! 이 어린게 에이즈가 뭐야 새끼들아..
니들이 그래놓고 왜 잘못했다는 놈이 하나도 없어!
니들이 그래놓고.. 왜 잘못했다는! 미안하다는 놈이 하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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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fRekq
영신 : 조용히 해 영우야, 봄이 깨..
영우 : 물어내! 우리 봄이 살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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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TbRbg
영신 : 봄이 아직 안 죽었어. 됐어, 그만해 이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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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우 : 누나.. 우리 봄이 어떡해?
우리 봄이 이제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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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별 일 없을거야.. 아무 일도 없을거야..
에이즈 걸려도 십 년, 이십 년, 백 년 넘게 사는 사람도 있다고 했어.
너 이 시간 이후부터 봄이 앞에서 울지마?
그냥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처럼 똑같이 살자 우리.
눈물 한 방울도 용서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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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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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내가 왜 메주야! 이봄이지!
병국 : 메주야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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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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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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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 : 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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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니 이름은 뭘로 지을까?
내 이름을 따서 봄..동이? 봄동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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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엄마! 이 언니가 이 곰인형 나 줬다?
나보고 가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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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곰인형을 왜 줘 너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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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이 언니 자나봐.. 무거워 죽겠네..
영신 : 어떡하지.. 언니 일어날 때까지 조금만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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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그렇게 급했냐 자식아..
안녕.. 인사는 하고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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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1 끝
수혈 사고로 에이즈에 걸린 봄이와
그런 봄이에게 죽는 날까지 미안함을 안고 있었던 지민,
미혼모로서의 삶을 살아내야만 하는 영신과
지민이 숙제처럼 남기고 간 봄이에 대한 사과를 전해야만 하는 기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