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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P.03
혜정 : 미스타민은 섬생활 잘 적응하고 있나?
모친이 전활 했는데 핸드폰을 계속 안받는대서.. 속은 안 썩여?
석현 : 잘 하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회장님.
석현 : 어딨냐 대체.. 어딜간거야 민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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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이 되질 않는 기서의 행방이 궁금한 석현의
옆으로 지나가는 구급차 한 대
봄 : 그럼 도둑놈 아저씨도 천사야?
영신 : 누가 천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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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보람이 엄마가 천사래 그 도둑놈 아저씨가.
영신 : 그럴 수도 있겠다. 그 아저씨 때문에 보람 아빠가 살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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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천사가 근데 왜 도둑질을 해? 우리 봄동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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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그거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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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무슨 그딴 아저씨가 천사야? 개나 소나 다 천사야?
영신 : 또또 못된 말 한다 또!
예쁜 천사 입에서 개나 소나가 뭐야.
개하고 소 입장에서는 그게 얼마나 맘 상하는 말인데.
영신 : 너 그런 말을 덩달이가 들어봐라?
삐져서 다신 너랑 말도 안 한다 그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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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잘못했어요 엄마.. 덩달이한테 말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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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근데 나도 천산데 그 아저씨도 천사면 어떻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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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뭐 천사의 종류가 많은가 보지.
지구로 봐서는 천사가 많은 건 좋은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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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많이 아픈가..? 깨어났을라나 이제?
소란 : 배트맨 이후로 이렇게 가슴 떨려보긴 처음이야.
지금 우리 보건소에 있어.
비쥬얼? 당근 빠따 아트지! 구경하러 오라니까?
니가 그 모습을 봤어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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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수 : 매스로 상처를 더 찢어서 클램프로 혈관을 잡는거지!
아, 내가! 당신 남편 오종수가!
당신이 직접 그 모습을 봤어야 되는데 말이야.
사람들이 존경의 눈초리로 쳐다보는데 부끄럽더라구..
아 진짜 봤어야 되는데 당신이!
끊어진 혈관을 잡는게 이게 아무나 하는게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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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 아무나 하는게 아니지 그럼!
우리 쌤 학교 선배래.. 아버지도 의사고..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 레지던트 통틀어서 베스트3에 꼽히는 실력이..
우리 쌤은 고등학교 대학교 인턴 레지던트 워낙 화려하게 꿇었잖니..
그와는 레벨이 다르다니까!
공용화장실 옆 칸에서 전화하던 두 사람
소란 : 여긴 제가 지킬 테니까 퇴근하세요 쌤은
종수 : 본인이 남편이 있는 기혼자라는거 숙지는 하고 계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두 사람이 보건실에 다시 돌아와보니
누워있어야 할 기서는 이미 자리를 비운 후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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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는 괜히 할아버지의 상에 차려진 음식들을 탐내는데
영신 : 너는 좀 니꺼 먹어! 할아버지꺼 뺏어먹지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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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 : 왜 뺏어먹어 나쁜 메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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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나도 내일부터 소꿉놀이 공기에 담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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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니가 애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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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할아버지는 뭐 애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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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할아버지는 아프시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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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나도 아퍼! 나도 옛날에 교통사고도 이따만큼 크게 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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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밖에서 봄이를 부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봄 : 어? 도둑놈 아저씨!
영신 : 몸은 좀 괜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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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예 뭐.. 야, 봉! 너 혹시 내 핸드폰 못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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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아니요? 그리고 제 이름은 봉이 아니고 봄인데요!
봄,여름,가을,겨울 할 때 봄!
영신 : 아니 핸드폰을 잃어버리셨어요? 우리 집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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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뭐 그런거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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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못 봤는데.. 제가 한 번 더 찾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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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그리고 너 이거 팔아.
봄이에게 다짜고짜 인형을 팔라면서 돈을 쥐어주는 기서
기서 : 왜? 모잘라요?
봄이 손에 더 많이 쥐어지는 옛날 돈..
영신인 토끼눈을 한 채로 뭐하냐는 듯이 기서를 쳐다보는데
서울에선 뭐든 돈으로 해결해왔던 기서는
당연히 돈 때문인줄 알고 아예 수표를 꺼내서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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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잠깐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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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그것도 적어요? 그 돈이면 똑같은 인형
다섯개는 살 수 있을텐데.. 얼마를 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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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우리 아이 돈 잘 몰라요.
그냥 가져가세요, 어차피 그거 원래 주인이시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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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그리고 저기 보람이 아빠 구해주셨잖아요.
그것도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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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고맙습니다.. 보람이아빠 살려주셔서...
왠지 머쓱해진 기서의 뱃 속에서 울리는 꼬르륵 소리
기서 : 저.. 식당을 못 찾아서 그러는데 혹시 밥 팔아요?
영신이 상을 차리는 동안 봄이는 봄동이를 손에서 놓을 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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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는 자기를 쓰러지게 만든 할아버지를 노려보는 중
기서 : 나한테 이상한거 먹였죠? 뭐 먹인 거에요?
아까 낮에 할아버지가 나 먹으라고 준거.. 거기 뭐 넣었냐구요!
그거 먹고 내가 이상해 진거죠? 할아버지가 무슨 짓 한 지 알아요?
얼마나 엄청난 짓 한 지 아냐구요! 살인미수거든요 그거?
기서 : 경찰에 신고하면 할아버지 잡혀가!
경찰 알죠? 폴리스! 순사! 순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심으로 화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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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차린건 없지만 많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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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왜 그래요 미스타리?
말도 없이 밥도 안 먹고 있는 할아버지가 이상해 보이는데
킹리적갓심으로 기서를 한 번 쳐다보는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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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엄마! 태창인데 보람이가 계속 잠도 안 자고
엄마아빠 찾으면서 운다고 와서 좀 위로해 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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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그래 많이 놀라서 그렇구나. 갔다와! 엄마가 데려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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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아니! 용주오빠도 갈거고 봄동이도 데리고 가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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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봄동이.. 빌려가도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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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의 허락인듯 대답없는 츤데레 기서
봄 : 봄동이가요.. 누나 없으면 막 시끄럽게 울어요..
백 초만 빌려가야지..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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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식사하세요 미스타리..
영신이가 내일 초코파이 백 개 사드릴게요!
갑자기 밥먹고 있는 기서의 머리통을
숟가락으로 후려치는 미스타리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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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 : 니네 집에 가 이 나쁜 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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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어우 할아버지!!!!
어머 죄송해요... 할아버지가 많이 아프셔서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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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진 할아버지는 방에 드러누우심
영신 : 어? 왜 벌써 가세요!
누룽지도 끓이고 있는데 식사 더 하시고 가시지..
기서 : 근처에 호텔.. 뭐 모텔이나 민박 같은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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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근처에는 없는데.. 주무실 데 찾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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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밥값은 상 밑에 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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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우리 집에 빈 방 있는데!
거기서 주무세요 그럼! 밤도 늦었는데.. 방 값은 안 받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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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아니요 됐습니다.
영신 : 아픈 사람 많이 보셨을 거 아니에요..
의사 선생님이시니까..
영신 : 예전에는 안 그러셨어요 우리 할아버지..
아프시기 전에는 디게디게 따뜻하고 좋은 분이셨어요.
누구한테 나쁜 소리 한 번 한 적 없으시고
집에 오신 손님한테는 따뜻하게 밥 한 끼라도 먹여보내고
그러던 분이셨어요 우리 할아버지..
기서가 할아버지때문에 자리를 피한다고 생각한 영신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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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기서가 왔을까 싶어 동네 모텔집에 찾아가 본 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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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꺼져있는 기서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보던 석현은
익숙한 골목길 풍경에 옛날 생각을 떠올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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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그래 이영신..!
쉬는시간에 화장실 가면은 몰래 쫓아나와서 지켜보고
말이라도 걸면 얼굴이 벌개져가지고 말도 더듬거리고
일기장도 내가 훔쳐봤는데 진짜 내 이름 밖에 없더라.
석현이가 나를 보고 웃어줬다, 석현이가 내 이름을 불러줬다,
나중에 커서 석현이랑 결혼하고 싶다,
그래서 석현이 닮은 아이를 낳고 싶다..
친구 : 야 롱롱타임어고 철없던 시절 얘기다!
지금 영신이 쫓아다니는 킹카 놈들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 동네서 인물 하난 먹어주잖아 걔가.
석현 : 입대 기념으로 영신이 한 번 자빠뜨려 볼라고.
이 카드 한도가 오백이거든?
내가 못 하면 이 돈으로 니들한테 술을 사고
내가 하면 니들이 돈을 모아 나한테 술을 사고! 오케이?
철없던 시절 술에 취해 친구들과 농담으로 시작했던 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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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를 찾는듯 석현의 집 앞을 서성거리는 봄이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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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용주오빠 삼촌이다!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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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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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용주오빠 뭐해요?
석현 : 어.. 용주 공부하고 있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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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저 지금 보람이 위로해주러 가는데요,
보람이가 용주오빠도 꼭 데리고 오라고 그래가지구요..
석현 : 응.. 용주 불러줄까? 잠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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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추운데 들어가서 기다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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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아니요! 용주오빠 할머니가요.. 저 딥따 싫어하셔서 안 돼요.
갔다오세요. 봄동이랑 같이 기다릴게요.
그런 봄이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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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불 넣었으니까 금방 따뜻해 질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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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푸른도에는 무슨 일로 오신 거에요?
우리 봄동이 가지러 일부러 오신 거에요?
애인이 잘못 줬다고 찾으러 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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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이 근처에 다른 숙소 정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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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네.. 아! 한 10km쯤 떨어진 데 조그만 모텔이
있긴 있는데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나가지고..
거기라도 가실래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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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저기요 저기!
먼지가 많은거 같은데 쫌 빡빡 닦아봐요 아줌마. 여기도.
귀신은 무서운지 괜히 발로 이곳저곳 가르키며 딴 소리하는 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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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여기 쥐는 없죠?
영신 : 있는데.. 있어요 저 천장 안에!
근데 밑으로는 잘 안내려오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쥐 무서워 하세요?
기서 : ..아니요.
영신 : 우리 집 쥐가요 잘 내려오지는 않는데요..
영신의 호들갑에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나는 기서와
째려보는 기서의 표정에 빵 터진 웃음을 거두는 영신이
국자 : 쌩 까! 우리 용주가 흔히 하는 말로다가 쌩 까라구!
영신이하고 영신이 딸..
혹시 길가다 눈이 마주쳐도 무시하고 눈길도 주지말고
괜히 가엾다, 불쌍타 그런 틈을 주면 안 돼 고것들은..
봄 : 용주오빠 할머니가요 저 딥따 싫어하셔서 안 돼요.
국자 : 영신이딸 부추전 그게 지 애밀 닮아가지고
작정하고 달려들면 여러 사람 혼을 빼놓는 애야.
쪼끄만게 되바라지긴 했지만 어찌나 앙증맞고 영악하고 영민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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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아이고 저런 손녀 한 명 있으면 좋겠다,
저런 딸 하나 있었음 좋겠다, 저 건너 섬에 사는 사람까지
그냥 탐내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고..
어머 내가 지금 이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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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같이 온 사람 한 번 더 찾아보고 올게요.
묻지도 않았는데 먼저 영신과 봄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어머니의 말에 오히려 더 봄이가 신경쓰이는
석현이는 기서 핑계를 대고 집을 나오는데
보람의 집에서 뛰어 놀고있는 봄이의 웃음 소리를 들으며 미소짓는 석현
지민이 떠난 후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 기서는
수면제를 먹어보려다 이내 그만두고..
기서 : 술 있어요? 잠이 안와서 그러는데
근처에 가게 같은거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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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다 문 닫았을텐데.. 아!
과일주 담은거 있는데 그거라도 좀 드릴까요?
과일주를 국자로 퍼먹다가 아예 통으로 때려붓는 곱게 자란 기서..
기서 : 이제 좀 잘게.. 나 좀 잘게.. 나 좀 자게 해주라 지민아...
할아버지 잠자리를 봐주던 영신이는 그제서야 봄이 생각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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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를 데리러 가려고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맞은 편에서 봄이를 업고 오는 석현일 마주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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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용주 데리러 갔다가 봄이가 잠들었길래..
영신 : 어.. 이리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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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업어다 줄게 집까지.
영신 : 괜찮아 내가 업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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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생각보다 무겁더라 애가. 니가 업기 힘들어
영신 : 아무리 지 새끼 하나 못 업겠어? 나 얘 엄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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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의 호의를 극구 거부하는 영신의 반응에
어쩔 수 없이 봄이를 내어주는 석현
석현 : 애 아빠는? 봄이 아빠.. 어떤 사람이야?
영신 : 천사.. 천사야 봄이 아빤. 갈게.
석현인 영신의 대답에 더이상 아무런 말을 못하고 돌아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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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걸어가던 영신인 발을 헛디뎌 논두렁으로 넘어지고
자다가 놀란 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그런 봄이를 달래며 같이 우는 영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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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미안해 봄아..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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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106.. 107.. 108...
도저히 잠이 들지 않자 잔뜩 짜증이 나 있는데
그 때 조금씩 들려오는 영신이와 봄이의 대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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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괜찮아. 상처 하나도 안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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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그래도 어디 한 번 봐봐. 어디 피 나는데 없어?
어? 막 따갑고 아픈데 없어?
봄 : 없어.. 내복 입을래..
영신 : 잠깐만.. 한 번만 더 보고..
무슨 엄마가 이러냐. 뭐 이딴 엄마가 다 있냐..
봄 : 피난다 여기. 상처났어 엄마.
영신 : 괜찮아. 괜찮아, 엄마는. 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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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프면 아프다고 엄마한테 꼭 말해야돼, 어?
그래야 착한 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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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졸려 엄마.. 자장가 불러줘! 애기 때처럼.
영신 : 그래, 우리 애기.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하는 영신의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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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에휴.. 참.. 가지가지한다.. 가지가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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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울려퍼지는 영신의 자장가에 봄이도,
그렇게 잠 못 이루던 기서도 잠이 드는데
기서는 소란스럽게 떠들어대는 소리에 잠에서 깨고
- 저 방에 있는 사람이 그렇게 유명하다며?
- 돌팔이 말이 천재래! 그리고 서울에서도
저 선생한테 진료 한 번 받기 위해서
환자들이 줄을 쫘악 서고!
박씨 : 그리고 내가 눈으로 직접 확인했잖아!
우리 돌팔이하고는 차원이 틀리다니까? 영신아, 너도 봤지!
밖으로 나온 기서는 모여있는 사람들에 당황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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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아저씨한테 치료 받으려고
아까아까부터 기다리셨어요!
영신 : 저희 동네 분들이신데요,
어제 보람이 아부지 치료해주신게 소문이 나가지구여.
여기 영덕이 할머니께서는 보름 전부터 입맛이 떨어지시구
명치 끝이 자꾸 아프시다 그러시구여.
여기 순영이어머니는 오십견이 와가지고 밤에 잠을 못 주무시구요,
그리고 여기 현덕이 할아버지께서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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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집 소가 어제부터 여물만 먹으면은 자꾸 뱉어내고
사흘 전부터는 콧구멍에서 피고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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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가축병원으로 가셔야죠 그럼.
몸 아프면 병원 가세요. 병원 몰라요?
https://img.theqoo.net/MYGpB
영신 : 저기 병원 가는걸 모르셔서 그러는게 아니구요.
유명한 의사 선생님이 계시다니까
그냥 치료를 좀 받아보고 싶으셔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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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누가 의산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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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의사 선생님이시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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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나 의사 아니에요.
영신 : 에이~ 저희 보건소 선생님께서도 의사라고 그러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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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의사 아니래잖아!!
누가 의사야? 내가 의산거 당신이 봤어!?
나 의사 아니니까 여기 이 사람들 내 눈 앞에서 당장 치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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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럭 소리를 질러대는 기서 때문에
어린 애들은 울기 시작하고 한순간에 싸해진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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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의 말에 기분 나빠하며 우르르 자리를 뜨는 동네 사람들
영신 : 치운다는 말은 물건을 치운다, 눈을 치운다 그럴 때 쓰는 말이에요.
사람한테는 절대 쓸 수도 없고 써서도 안 되는 말이죠!
학교에서 그런거 안 가르쳐 줬어요? 우리 봄이도 아는구만!
안 배웠어요 학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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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이봐요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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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저씨 어머니같고 아버지같고
할머니 할아버지같은 분들이시잖아요.
진료해 주기 싫으면은 그냥 못하겠다 그러면 되지
말을 고따위로 밖에 못해요?!
우리 영우나 봄이 같앴으면 내일 아침까지 패고 점심 때 세 대는 더 팼다!
또 정처없이 길을 걷던 기서는 볼 일이 있는듯
주변 눈치를 살피며 갈대 숲으로 들어가려는데
하필 미스타리가 볼 일 보고 계심
https://img.theqoo.net/MdRwA
병국 :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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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씹고 다른 쪽으로 가서 일을 보고 있는데
머리를 때리며 다시 나타난 미스타리
병국 : 빨리 싸요 형 왜 안싸요 형?
https://img.theqoo.net/ihTpY
기서 : 할아버지때문에 놀라서 멈춰버렸잖아!
그 정신에 어디를 싸돌아 다녀요!
그 기집앤 정신나간 노친네 팽개쳐두고 어디서 뭐 하고 있는..!
병국 : 또 못된 말 한다 또!
너 열 시 넘으면 인터넷도 하지말고 테레비도 하지 말어,
이 메주 똥개 바보야!
병국 : 형 어디가! 오줌싸 형!
기서 : 아 다 들어갔어요! 아이 가요 쫌!!
계속 오줌 싸를 외치면서 기서를 쫓아가는 미스타리
한참을 졸졸 따라오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안보이자
뒤돌아보는데 지친듯이 바닥에 쓰러져있는 미스타리의 모습
기서 : 아 일어나봐요 쫌.
츤데레 기서는 엎어진 할아버지를 일으켜 세워주고
옷에 묻은 흙도 탈탈 털어줌
https://img.theqoo.net/KBmXZ
병국 : 오줌 싸, 형
기서 : 쌀게요 쌀게!! 내 오줌 내가 알아서 쌀테니까
할아버지는 할아버지 집에나 가요!
병국 : 형.
기서 : 왜요 또 왜!
병국 : 우리 집이 어디에요?
결국 할아버지 손을 잡고 집까지 데려다 준 기서
https://img.theqoo.net/kjVlq
기서 : 여기가 할아버지 집이에요. 들어가요.
병국 : 형도 들어가요.
기서 : 됐거든요! 빨리 들어가요.
병국 : 형.. 고맙습니다.
그리고 제일 좋아하는 초코파이를 기서에게 건네는 미스타리
배가 곧 떠나니 타려면 빨리 타라는 소리에
지민의 마지막 모습을 다시 한 번 떠올리며 고민하던 기서는
https://img.theqoo.net/EwOZF
끝내 배에 오르지 못하는데
딱히 갈 곳이 없는 기서는 석현의 집 앞에서 머뭇거리고
https://img.theqoo.net/zjUgT
국자 : 누구신가?
https://img.theqoo.net/ZiGzk
기서 : 최석현 과장님하고 서울에서 같이 온 사람..
https://img.theqoo.net/naqke
국자 : 아~ 그 양반이시구만. 우리 최과장이
연락이 안 된다고 어젯밤 내내 찾았었는데..
아니 근데 우리 석현이 지금 집에 없는데?
잠깐 육지 좀 다녀오겠다고 갔어요. 저녁 안으로 돌아온댔는데..
바닷가에서 일하고 있는 영신이를 반갑게 부르는 수상한 국자
https://img.theqoo.net/OLwZM
또 할 말이 있는지 다방으로 영신일 데리고 옴
맞은 편엔 박씨가 앉아있고
https://img.theqoo.net/aaShs
영신 : 저.. 무슨 일이신데요?
https://img.theqoo.net/FFLAD
국자 : 저기 너희 아버지랑 엄마가.. 내 꿈 속에 찾아왔드라.
아니 근데 어찌나 꿈이 현실 같은지 글쎄 너희 엄마랑 아빠가..
https://img.theqoo.net/WqMwL
영신 : 아부지랑 엄마가 왜요?
국자 : 글쎄글쎄 내 꿈에 나타나서 너희 엄마아빠가 글쎄
얼마나얼마나 서럽게서럽게 울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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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가 우는 소리를 내자 돌아가신 엄마아빠
생각에 금방 울상이 되는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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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치매 할배 봉양하랴 애비 없는 자식 키우랴
젊은 청춘 다 버리는 니가 불쌍해서 저승을 갈 수가 없다고..
눈을 감을 수가 없다고.. 아우 그냥 이렇게 내 손을 꼭 잡으면서
우리 영신이를 니가 니 딸같이 생각하고 부탁 하나만 들어달라고
나한테 신신당부를 하더라니까..?
그래서 내가 여기저기 그냥 특별히 부탁을 해가지고 자..
영신 : 이게 뭔데요?
영신이에게 사진 한 장을 건네주는 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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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으른 공경 잘하고 아이 좋아하고
성실하고 젊고 잘생기고 머리숱도 많고..
영신 : 누군데요 이 사람이?
국자 : 니 짝! 영신이 더 나이 들기 전에 니 짝 좀 지어주라고,
죽어서도 그게 걱정이 된다고..
니 엄마가 그걸 부탁을 하러 나한테 왔더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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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호다닥 영신이 보고있던 사진을 낚아채는 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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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이리 못 내놔! 이게 무슨 짓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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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 진짜 인상 한 번 드럽게 생겼네
내가 이런 얼굴의 특징을 아는데 뭔가 상당히 뒤가 구린 녀석이야
사진에서부터 냄새가 팍 나네!
국자 : 아이구 냄새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이 염병할 놈
냄새는 너한테 난다 이 소똥개똥말똥같은 냄새!
너 1년에 한 번이래도 목욕은 제대로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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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 아니 무슨 그런 심한 말씀을..
아주머니 말씀 다 하셨습니까?
국자 : 못 했다 이놈아! 내가 니 심보를 모를 줄 알고!
너 먹자니 싫고 남 주자니 싫고 이거 아니야 지금?
박씨 : 아 내가 언제.. 내가 갖기 싫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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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너 영신이 찼잖아! 치매 할배 모시기 싫다고!
박씨 : 그게 아니.. 싫다기 보다는..
시간을 갖고 좀 생각을 해보자..
지 어머니도 못 모시는 놈이 여자 할아버지 모신다 그러면
사람들한테 아유 저런 호로자식 이렇게 욕 뒤지게 먹을 게 뻔한데
제가 우리 어머니 삼년상이라도 끝나고 나면은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자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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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아이고! 근데 왜 또 딴 여자랑 선보러 나왔어!?
너 지금 또 딴 여자랑 선보러 나왔잖아!
내일 모레면 환갑인 놈이 어디서 쪽팔리는 줄도 모르고 아이고 참.
박씨 : 아주머니 진짜 말 너무 막 하신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나도 애들한테는 할아버지 소리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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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어디서 지 주제도 모르고 어디서 감히
영신이를 차! 지나가던 소가 웃어요 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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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사진 저 주세요.. 제가 봄이하고 할아버지하고
의논해볼게요. 잘 생각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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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에서 들어오는 배를 기다리던 용주는
내리는 석현이를 보고 농구를 하자는데
영신 : 우리 봄이 같았으면은 내일 아침까지 패고
낮에 세 대는 더 패버린다! 그랬어 엄마가
봄 : 그러니까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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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그랬더니 뭐, 잘못했어요.. 다신 안그럴게요..
그러고서는 쪽팔려서 더 있지도 못하고 그냥 가버린거야.
봄 : 우리 봄동이 다시 찾으러 오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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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다시 올래나? 다신 안올거 같은데?
용주를 발견한 봄이는 반갑게 뛰어가고
곧 농구를 하는 용주와 석현일 신나게 응원함
기분 좋은 화이팅 소리에 더 열심히 농구를 하던 두 사람이
놓친 농구공이 봄이 쪽으로 튕겨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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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봄아! 괜찮아? 봄아, 코피나니?
봄 : 괜찮아요. 따라오지 마세요.
석현 : 이리 봐 봄아 아저씨 좀 봐.. 아저씨가 코피 닦아줄게.
영신 : 손 대지마. 저 혼자하게 둬.
괜찮아 혼자하게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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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피가 나면 어떻게 하라고 가르쳐줬지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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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엄마가 준 수건으로 닦고 비닐봉지에 넣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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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그거말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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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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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그래. 할 수 있지 너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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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이 아저씨 내 피 보지 말라그래 엄마..
아무도 보지 못하게 한 쪽으로 뛰어가
등을 돌린 채로 혼자 코피를 닦는 봄이
죽기 전에 꼭 사과해야할 사람들이 있어서..
내 실수로 HIV에 감염된 아이가 있어..
서두르지 말았어야 됐는데..
저 섬에 살고 있어 내가 2년 전에 실수했던 아이가..
엄마 이 언니가 이 곰인형 나 줬다? 나보고 가지래.
내 실수로 HIV에 감염된 아이가 있어.
저 섬에 살고 있어 내가 실수했던 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