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영신 : 괜찮으세요? 저기요!

https://img.theqoo.net/QcfGv

영신 : 제가요.. 잊어먹고 말씀을 안 드린게 있는데..

저 보일러가 고장이 나서 따뜻한 물이 안 나오거든요?

몇 번 이렇게 탁탁 치면..

https://img.theqoo.net/wPNux

기서 : 닫아요.

https://img.theqoo.net/oqyfr

영신 : 예..? 아 예..

https://img.theqoo.net/HBtOl

기서 : 아줌마 변태야? 

https://img.theqoo.net/VBkpm

기서 : 남자 샤워하는거 지켜보는게 취민가?

뭐가 보고싶은데? 보고싶은게 이거야?!

https://img.theqoo.net/QrJBV

영신 : 아우 어떡해.. 아 쪽팔려...

미쳐미쳐미쳐 내가 증말... 어떡해 변태같이...

https://img.theqoo.net/RWQtz

영신 : 아 쪽팔려!!

https://img.theqoo.net/KXxRm

https://img.theqoo.net/VhgIY

봄 : 쪽팔려?

https://img.theqoo.net/eWPlV

영신 : 지금 엄마 쪽팔려서 돌아가시기 직전이니까

자꾸 말 시키지 말고 너는 숙제나 하고 있어!

https://img.theqoo.net/siMBi

봄 : 왜? 왜 쪽팔린데?

https://img.theqoo.net/CImfR

영신 : 쪽팔린다면 쪽팔린 줄 알고 냅둬 좀!

너는 빨리 숙제하고 있으라니까.

https://img.theqoo.net/cZJGu

봄 : 쪽팔리게가 아니구 부끄럽게! 창피하게!

영신 : 아우 어떡해.. 창피해...!

.

.

.

기서 : 또 보자.. 지민아.. 우리 다시 또 보자?

.

.

.

봄이에게 말하라는 듯이 턱으로 문을 가르키는 영신

https://img.theqoo.net/oHbWJ

봄 : 아저씨! 밥 차려 왔어요! 문 좀 열어주세요!

https://img.theqoo.net/dPADh

영신 : 나갔나..? 그냥 서울로 확 가버렸음 좋겠다.

https://img.theqoo.net/MJJmE

봄 : 가방 있다!

https://img.theqoo.net/xPcOh

봄 : 아저씨 서울 안 갔어 엄마!

https://img.theqoo.net/LoZFm

영신 : 아니 하루만 있으라 그랬지,

누가 이틀이고 사흘이고 죽치고 있으라 그랬어요 언제!?

https://img.theqoo.net/JjIXi

봄 : 누구한테 그래 엄마..?

https://img.theqoo.net/pNDzq

영신 :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말이야!

빈대 붙는 주제에 어서 큰 소리를 치고 쪽을 주냐!

영신 : 아니! 내가 오냐오냐 하니까 오징어로 보여?

가만 있으니까 가마니로 보이나?

보자보자 하니까 보자기로 보이나 진짜..!

기서를 보고 깜짝 놀란 봄이는 흥분한 엄마를 말려보는데

영신 : 당장 방 빼요! 이러면은 꼭 때릴 것 같단 말이지..

https://img.theqoo.net/sMxQr

봄 : 엄마.. 엄마!

기서 : 폭력전과 있는건 맞는데..

여자한테 손 댄 기억은 없어요. 아침에 밥 안 먹는데..

https://img.theqoo.net/lcMht

밥 안 먹는다는 기서의 말에 밥상을 다시 뺏어가는 영신

https://img.theqoo.net/Hqrbm

기서 : 앞으로 아침은 토스트 두 쪽 커피 한 잔이면 되요.

https://img.theqoo.net/MKrdd

봄 : 앞으로 우리 집에 계속계속 있을거에요?

https://img.theqoo.net/XQFZD

기서 : 응..

https://img.theqoo.net/JRmOr

봄 : 아싸!! 이예!!

https://img.theqoo.net/atEZe

영신 : 저기요! 앞으로라면은요..!

https://img.theqoo.net/yeKzg

기서 : 그리고 나 완숙은 안 먹어요, 반숙으로 해줘요. 앞.으.론!

https://img.theqoo.net/qVTcm

봄 : 나도 이제 아침엔 밥 안 먹어.

토스트랑 커피 먹을거야 나두!

영신 : 앞으로? 앞으로!?

봄 : 토스트! 커피! 토스트! 커피!

영신 : 누구 맘대로? 누구 맘대로!!

https://img.theqoo.net/qAsCR

봄 : 토스트 커피!!!!!

https://img.theqoo.net/EseQV

영신 : 토스트하고 커피가 어딨어 우리 집에!

https://img.theqoo.net/nxwEa

봄 : 가게 가서 사올까?

https://img.theqoo.net/EgxrY

영신 : 우리 집이 무슨 모텔이야?

우리 집이 무슨 식당이야?

https://img.theqoo.net/RUXTC

영신 : 아니 주인한테는 물어보지도 않고 앞으로 있고 말고를

무슨 지 맘대로 결정을 해? 웃기는 짜장면이야 진짜!

https://img.theqoo.net/QMAkx

봄 : 어디가?

영신 : 당장 나가라 그럴거야. 확 쫓아내 버릴거다 왜!

https://img.theqoo.net/aKmly

봄 : 그러지마 엄마 아저씨 그냥 있으라 그래 어?

https://img.theqoo.net/CnhOH

영신 : 아 봄동이 사줄게!

백 개고 천 개고 사주면 될거 아니야 엄마가!

아니 고깟거 하나 받아놓고 진짜 왜그래? 어?

너 진짜 콩알만한게 왜이렇게 물질적이야?

엄마가 너 그렇게 키웠어?

너 앞으로 커서 뭐가 될라 그래! 놔 봐!

봄 : 우리 엄마가 쫓아내도 나가지 마세요 아저씨!

영신 : 다 들으신거 같으니까요, 긴 말은 안 할게요.

저희 집에서 그만 나..

기서 : 미니멈 이주일, 맥시멈 한 달쯤 있을 거에요.

하루에 십만원씩 맥시멈으로 계산했는데 필요하면 더 말해요.

기서 : 아 그리고 냄새나는건 딱 질색이에요.

젓갈이나 청국장이나 묵은 김치 같은거.

봄 : 돈이다!

https://img.theqoo.net/uqCrv

영신 : 이게 얼마야?

https://img.theqoo.net/Boqhj

봄 : 일 억도 넘겠다!

https://img.theqoo.net/cBvcG

영신 : 아니 이 아저씨가 지금 사람을 뭘로 보고..!

영신 : 딸! 가게 가서 식빵이랑 커피 좀 사올래?

https://img.theqoo.net/pUXJp

봄 : 아저씨 우리집에 계속계속 있을거야?

https://img.theqoo.net/XRwMS

영신 : 어차피 비어있는 방이니까 있으라 그러지 뭐?

영신 : 뭐! 너 무슨 생각하는데!

엄마가 돈 땜에 마음이 갑자기 바꼈을 거라고 생각해?

영신 : 그래 물론 이 돈이면 할아버지 약값 걱정 안해도 되고

니 보험료, 그리고 적금 이런거 일 년도 넘게 넣을 수도 있고,

그리고 영우삼촌 하숙비도 해결되고..

영신 : 그치만 내가 뭐 돈에 환장한 사람도 아니고

꼭 돈 땜에 그런건 아니..!

영신 : 그래! 나 돈 좋아한다 어쩔래! 나 물질적이고 속물이야!

니가 뭐 나한테 실망했다 그래도 할 수 없고

인간이 뭐 그래? 그러고 비난해도 할 수 없어.

세상에 돈 싫다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니가 아는 사람 중에 돈 싫다는 사람 있으면 데리고 와 봐!

데꼬 와서 한 번 줄 세워 봐!

https://img.theqoo.net/CLELw

봄 : 엄마.

https://img.theqoo.net/ghWpS

영신 : 뭐!!

https://img.theqoo.net/rksqh

봄 :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영신 : ....그니까.....

지민 : 내가 혹시 못 만나고 가면 내 대신 얘기 좀 해줘..

봄 : 아저씨! 아저씨!

https://img.theqoo.net/zFVTb

https://img.theqoo.net/GFsjV

지민 : 그 아이 사실은 내 잘못이 컸다구..

봄 : 우리 엄마가요, 가게 가서 식빵 하고 커피 하고 사오랬어요!

이제 우리 집에 있어요 되요, 아저씨. 기쁘죠?

https://img.theqoo.net/gBVVx

지민 : 고의는 아니었지만 미안했다구..

영신 : 하루에 이만원씩만 받을게요. 이 돈은 너무 많아요.

이만원도 좀 많은데.. 그 돈은 받을게요.

지민 : 그럼 용서해 줄거야.

참 좋은 사람 같았어, 그 아이 엄마..

봄 : 같이 가요! 같이 가요, 아저씨!

https://img.theqoo.net/sAipT

기서 : 왜 이렇게 뛰어와? 누가 쫓아와?

봄 : 같이 가자고 백 번도 넘게 말했는데 왜 혼자 가요?

https://img.theqoo.net/CMoaC

기서 : 너 어디 가는데?

https://img.theqoo.net/ufMZc

봄 : 학교요. 아저씨는요?

https://img.theqoo.net/xTrxL

기서 : 지금이 몇 신데 학교를 가?

https://img.theqoo.net/npuzr

봄 : 지각인데 괜찮아요. 난 맨날 지각이에요 원래.

기서 : 근데 선생님이 야단 안 쳐?

https://img.theqoo.net/YYoVA

봄 : 네! 포기했대요!

https://img.theqoo.net/ABFXN

기서 : 니네 엄마는?

https://img.theqoo.net/iJBCC

봄 : 우리 엄마도 포기했어요!

https://img.theqoo.net/sFexs

기서 : 너 막사냐? 인생 포기했어? 넌 그렇다치고

니네 선생은, 니네 엄마는 뭐하는 사람이야?

맨날 지각하는 게 자랑이야?

니 나이가 몇인데 임마! 그래도 사는 날까진..!

기서 : 어서 가. 어서 안 가?

봄 : 네..

봄 : 근데요, 막 사는 게 뭐에요?

기서 : 어서 학교나 가.

https://img.theqoo.net/cDnsC

그 때 봄이 앞으로 지나가는 오토바이 한 대,

기서가 재빨리 뛰어가 봄이를 들어올리고

실내화가방에 묻은 흙 툭툭 털어 건네주는 기서

https://img.theqoo.net/SkYbp

봄이는 부끄러운지 기서 눈 못 쳐다보고 베베 꼬는 중

기서 : 땅만 보지 말고 앞을 제대로 보고!

봄 : 네..

석현인 전화로 은희에게 노래 불러주는 중

극혐표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석현 : 여자친구요.

며칠째 혼자 놀고 있으랬더니 자폭 직전이라서요.

https://img.theqoo.net/xDnPx

기서 : 안 물어봤어요.

https://img.theqoo.net/MPFZV

석현 : 몸 쓰는 일.. 잘 한다고 그랬죠? 싸움 좀 해 봤어요?

기서 : 취미이자 특기죠.

https://img.theqoo.net/ofRyu

석현 : 잘 됐네. 간만에 몸 좀 풉시다 오늘.

길 잃은 어린 양 한 마릴 구해야 되거든요.

https://img.theqoo.net/Rryox

https://img.theqoo.net/BZYpj

기서 : 물어볼 말이 있는데..

우리 하숙집 아줌마.. 그 쪽한테 여잡니까?

기서 : 아니 뭐 꼭 대답하라는 건 아니고..

https://img.theqoo.net/UMMqb

석현 : 아니요..

갯벌 일을 마치고 쉬는 중인 영신을 부르는 목소리

https://img.theqoo.net/Zsoda

은희 : 많이 잡으셨어요? 어? 내가 아는 사람이네?

저 석현씨 약혼녀에요. 접때 본 적 있죠 우리.

따님하고 석현씨 어머니하고 석현씨하고.

https://img.theqoo.net/cnGVY

영신 : 네.. 안녕하세요..

https://img.theqoo.net/UmOvT

은희 : 어머 진짜 낙지다. 이거 진짜 직접 잡은 거에요?

우와 만져봐도 되요? 이거 한 마리만 주면 안 되요..?

https://img.theqoo.net/DwEHj

영신 : 가져가세요..

https://img.theqoo.net/sLykP

은희 : 고맙습니다. 저기요.. 죄송한데 딱 한 마리만 더 주면 안 되요?

영신 : 네..

https://img.theqoo.net/INVxe

은희 : 고맙습니다! 석현씨한테 내가 잡았다고 자랑해야지!

.

.

.

https://img.theqoo.net/EpQuz

오늘도 장거리 운전은 석현이가

https://img.theqoo.net/hApUm

곱게 자라 체력이 약한 기서는 꿀잠

차에서 내려 기서에게 야구방망이를 건네주는 석현

기서 : 아니 뭐하자구요? 뭐 야구 하자고?

https://img.theqoo.net/WHZwM

석현 : 십 분이 지나도 안 나오면 와서 좀 구해줘요.

딱히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십 분이 지났는데도 나오지 않는 석현을 찾아 안으로 들어간 기서

안에서는 석현이 일방적으로 맞으며 싸우는 중이었고

https://img.theqoo.net/gKYEl

장혁의 절권도 권법에 나가 떨어지더니

https://img.theqoo.net/kpluo

https://img.theqoo.net/HoVVq

한껏 열 받은 채로 옆에 있던 맥주병을 깨서 기서에게 다가가는데

석현 : 장난 아니던데요?

https://img.theqoo.net/McTyy

기서 : 나 개인용도 아니거든요?

회사 일에 쓰라고 특별히 회장님이 보낸걸로 아는데

이따위 사적인 용도에 쓰인 걸로 알려지면 뒤지게 혼날텐데 형씨.

석현 : 일르지 마요 그니까.

.

.

.

https://img.theqoo.net/hsCVo

은희 : 석현씨, 어머니, 용주..

낙지볶음 해먹으려면 이거 갖고 모자르겠다. 내가 직접 잡아야지!

https://img.theqoo.net/fSJam

은희 : 저.. 먼저 가세요.

전 낙지 몇 마리 더 잡아가지고 갈게요.

https://img.theqoo.net/sOPhd

영신 : 안 돼요! 그 차림으로는 뻘에 못 들어가요.

그리고 낙지 그거 아무나 잡는거 아닌데..

https://img.theqoo.net/duTgQ

은희 : 괜찮아요! 못 잡아도 재밌잖아요.

딱히 할 일도 없구. 나중에 또 뵈요!

https://img.theqoo.net/orPJX

그저 해맑게 낙지 잡을 생각에 신난 은희

영신은 그냥 갈 길 가려다가 아무래도 맘에 걸리는데

뻘 속에 들어있을 은희의 구두를 찾아보는 영신

영신 : 이거 신어요. 구두는 못 찾겠어요.

은희 : 아니에요, 됐어요..

https://img.theqoo.net/olvqj

영신 : 맨 발이잖아요. 나는 양말 신고 있어서 괜찮으니까 이거 신어요.

은희 : 괜찮은데..

https://img.theqoo.net/aLYxb

https://img.theqoo.net/UEwFf

기침을 하는 은희에게 자신의 목도리까지 매주는 영신이

은희는 그런 영신의 친절이 고맙고

https://img.theqoo.net/GLZKR

영신의 전화를 받고 신발을 들고 오고 있는 두섭과 할아버지

영신 : 두섭이랑 잘 노셨어요, 할아버지?

병국 : 두섭이는 멧돼지 똥따까리야!

https://img.theqoo.net/OrpuJ

두섭 : 저 모르시겠어요 형수님?

석현이형 초등학교, 중학교 후배구요..

석현이형 약혼녀 맞으시죠 서울에서 오신?

https://img.theqoo.net/JeWpz

갑자기 두섭의 머리통을 후려치는 미스타리

https://img.theqoo.net/MOVFN

병국 : 석현이는 우리 석현이야!

석현이는 우리 석현이야, 이 멧돼지 똥따까리야!

https://img.theqoo.net/EnziT

두섭 : 아니네! 석현이 형은 우리 석현이 형이네!

바보같이 아무것도 모르면서!

https://img.theqoo.net/UutZy

병국 : 석현이는 우리 영신이 친구야!!

.

.

.

석현 : 리조트 사업은 필요한 땅을

얼마나 적당한 값에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

그게 가장 핵심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에요.

https://img.theqoo.net/WhIDY

석현 : 차라리 목숨을 내놓지 절대 땅은 못 내놓는다는

꽉 막힌 꼰대 다섯 명이 있어요.

기서 : 아 뭔 소리에요 갑자기?

https://img.theqoo.net/GNVfd

석현 : 그 다섯 명을 지금부터 우리가 설득해야 되는 거거든요?

그게 힘들면, 그 다섯 명을 손바닥 안에 갖고 노는 한 사람..

석현 : 저기 준태 엄마. 일명 황마담.

그 한 명을 구워 삶는 방법도 있고..

https://img.theqoo.net/qTdAY

석현 : 여자 경험 많아요?

기서 : 뭐 그냥 적당히..

석현 : 적당히 갖곤 저 능구렁이 잡기 힘든데..

https://img.theqoo.net/CpVcv

기서 : ..잠깐만요..!

석현 : 왜 그래요? 아까 거기서 다친거에요?

.

.

.

종수 : 아니 의사란 사람이 왜 이렇게 둔해요?

몇 시간 동안 찢어진 줄도 모르고 피가 나는 것도 모르고..

https://img.theqoo.net/cNWmp

기서 : 베타딘..

https://img.theqoo.net/YJBAf

종수 : 아니 잠깐만요. 내장이 상했는지 진찰을 해봐야 될 거 아니에요.

그냥 꿰매도 되는지 아니면 정식 수술을 해야 하는지..

기서 : 됐고 베타딘..!

https://img.theqoo.net/KPwSB

https://img.theqoo.net/MpTdT

종수 : 여긴 제가 의사거든요 선배님?

https://img.theqoo.net/UufxW

기서 : 수처 세트 줘요..

종수 : 저 무시하세요?

https://img.theqoo.net/yMRcz

기서 : 수처 세트 달라구요.

https://img.theqoo.net/FEILM

종수 : 저 무시하냐구요 진짜!

고통을 참고 일어나 필요한 도구를 직접 찾으러 가는 기서

https://img.theqoo.net/rjItb

종수 : 대답을 안 하네..? 진짜 무시하나보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물을게요. 저 무시하세요?

소란 : 어우 선생님 그런 말이 어딨어요. 빨리 들어가세요!

종수 : 의사 안 한다구요 진짜! 내가 뭐가 의사에요, 네?

https://img.theqoo.net/ILWcr

https://img.theqoo.net/EUHkO

석현 : 선생님은?

소란 : 어.. 가버리셨어.. 상처 입고 의사 안 하겠다고 가버리셨어..

https://img.theqoo.net/RLMVI

기서 : 리도케인 줘요.

소란 : 마취도 직접 하시게요..?

영신 : 어머 할아버지 죄송해요..!

https://img.theqoo.net/QHiQj

https://img.theqoo.net/oRXAp

영신 : 어 언니! 배트맨? 아, 우리 아랫방 아저씨?

그 아저씨가 왜? 뭐!?

소란 : 어우 선생님! 걱정되서 다시 오셨구나!

https://img.theqoo.net/afoWB

종수 : 잘 하시네.. 대단하네.. 괜히 걱정 했네.

다시 나가려는데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술 취한 박씨

박씨 : 돌팔아! 내가 왔다! 어? 서울 돌팔이도 와있네?

두 돌팔이들이 모여서 뭐하냐? 계하냐?

서울 돌팔이 어디 다쳤냐? 그렇게 잘난체 해쌓더니 아이고 꼬시다!

https://img.theqoo.net/luoYJ

종수 : 집에 가세요! 아니 술도 못 드시는 분이 무슨 술을..

박씨 : 죽을라고 마셨다! 왜? 나 죽으려고 좀 전에 약 먹었다?

https://img.theqoo.net/CacVc

박씨 : 난 말이야 하루를 살더라도!

남자답게 싸나이답게 살다가 죽고싶다 이거야!

뭐? 포기하라고? 남자의 삶은 포기하고 인간의 삶을 살아라?

그럼 내가 지금까지 뭐 동물의 삶을 살았냐!?

너 아무리 돌팔이라고 하지만은 의사란 놈이

말을 그딴 식으로 밖에 못 해!!??

https://img.theqoo.net/borqV

지난 밤 종수에게 아마도 발기부전같은 증상에 대해 문의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던 박씨가 난동 부리는 것

종수 : 일단 위세척 준비 해줘요.

박씨 : 이거 놔! 나 죽어버릴 꺼라니까!

죽어버리겠다는데 그 위세척은 뭐할라고 하냐 이 돌팔아!

https://img.theqoo.net/RxtFo

종수 : 아저씨!

https://img.theqoo.net/Tawgh

박씨 : 당신 돌팔이 맞잖아, 팔아팔아돌팔아!

https://img.theqoo.net/zJQhn

종수 : 그래! 나 돌팔이다!

돌팔이라도 위세척은 할 줄 알고!

찢어진 상처도 꿰맬 줄 안다! 됐냐?!

https://img.theqoo.net/IWXco

https://img.theqoo.net/WcNLQ

종수 : 그리고 내가 아무리 무능하고

실수 잘 하고 의사같지 않은 의사라지만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쪽을 주고 개무시를 하냐!

뭐 명의는 영원히 명의고 돌팔이는 영원히 돌팔이냐?

너도 니 애인 못 살리고 결국 죽였잖아!

박씨 : 아이고 저런 애인을 죽였냐..?

애인을 죽였어도 내가 보기엔 넌 진짜 의사야..

내가 확인했잖아. 넌 진짜 명의야.

저기 그니까 나 좀 살려주세요 의사쌤!

https://img.theqoo.net/kRPoX

끝까지 모른척 할거는 아니죠 그쵸?

내가 보기에 선생님 정도면은 내 병의 치료법을

분명히 알고 있을 거에요, 그쵸?

나 그냥 콱 죽어버릴까? 죽을까? 죽어? 어?

기서 : 죽어요.. 죽고 싶으면 죽어요.

https://img.theqoo.net/CNlYv

박씨 : 너 지금 뭐라 그랬냐? 다시 한 번 말해봐.

기서 : 죽고 싶음 죽으라고.

기서 : 차 좀 태워줘요 우리 하숙집까지..

https://img.theqoo.net/FUgHH

석현 : 의사에요?

기서 : 질문 안 받아요.

질문 안 받으니까 조용히 운전이나 해요.

https://img.theqoo.net/aRlCd

박씨 : 아니 저놈 이 지금 날더러 죽으라고 그랬지?

아니 의사라는 놈이 이 선량한 환자한테 죽으라고 지금?

야 이거 완전히 형사 고발감 아니야?

https://img.theqoo.net/oxFIs

소란 : 아저씨! 위세척부터 하셔야지! 얼마나 드셨어 아저씨!

박씨 : 하도 분하고 억울해서 겁 좀 주려고 그랬지.

'남자는 포기하셔야겠습니다, 아저씨'

그 보건소 돌팔이가 그 말하는 순간에 난 이미 죽었어!

석현 : 뻥이라는데요, 박씨 아저씨? 눈치 챘었어요?

석현 : 알았어요, 질문 안 할게요.

https://img.theqoo.net/ipqgz

기서 : 우리 하숙집 아줌마네..

석현 : 우리 기다리고 있었어?

https://img.theqoo.net/ugNYC

영신 : 어.. 소란 언니한테 전화 받았어.

https://img.theqoo.net/LmKbd

영신 : 저기.. 괜찮으세요?

https://img.theqoo.net/oFZRd

기서 : 안 괜찮아요.

https://img.theqoo.net/VYMAu

영신 : 절대 움직이지 말고 안정 취하라고 그랬어요.

기서 : 안 잡아줘도 되요, 그 정도 아니니까.

https://img.theqoo.net/cpCUS

영신 : 것 봐요. 뭐가 그 정도가 아니에요. 다 죽어가면서..

기서를 부축해서 안으로 들어가는 영신을 바라보는 석현

영신 : 누우세요 어서.

https://img.theqoo.net/HMMdi

기서 : 알았으니까 나가봐요.

https://img.theqoo.net/ENLGf

영신 : 눕는거 보고 나갈게요.

https://img.theqoo.net/tqtKB

기서 : 누울테니까 나가 보라구요.

https://img.theqoo.net/McNgL

영신 : 눕는거 보고 나간다구요.

소란언니가 잘 감시하라 그랬단 말이에요.

https://img.theqoo.net/DKGpf

기서 : 내가 범죄자에요, 감시하게?

영신 : 암튼요! 말 들어요 그러니까!

https://img.theqoo.net/UVJtu

기서 : 같이 누웁시다. 감시 한다면서요?

아예 옆에 누워서 감시하시라고 편하게.

영신 : 어머!

기서가 손을 잡자 깜짝 놀라 방 밖으로 나간 영신이는

그제서야 석현이 생각이 나고

영신 : 눕는거 보고 나왔어. 걱정하지마. 너는 괜찮아?

https://img.theqoo.net/rmAPo

석현 : 괜찮아. 고맙다. 무슨 일 있음 전화해줘.

https://img.theqoo.net/awNlA

영신 : 그럴게. 저기 석현아.. 일부러 안 들어온거니?

영신 : 일부러 차에서 안 내리고 안 들어온거야?

우리 집이라서..?

석현 : ..갈게..

석현의 차가 떠나고 영신이 들어가려는데

맞은 편에서 달려오는 또 다른 차 한 대가 멈춰서고

국자 : 우리 석현이 어딨냐?

보건소에 가니까 니네 집에 가있을 거라던데. 어딨어, 우리 석현이!

영신 : 좀 전에 갔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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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도대체 이 놈의 집은 왜 들락거려, 그 자식이!

저 찾아 온 지 약혼녀는 하루종일 혼자서 내팽개쳐두고

도대체 이놈의 집구석에 뭐 먹을게 있다고 들락거리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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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니가 오라 그랬니? 니가 불러 들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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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니요 그게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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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친구 딸이니까 내 딸이나 마찬가지지.

인생이 불쌍해서 잠시잠깐 가엾다, 불쌍하다 해줬더니

이렇게 사람 뒷통수를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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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줌마.. 뭔가 오해가 있으신거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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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오해는 무슨 오해!

겉으론 순진한 척 말간 얼굴 해가지고 어?

속으론 능구렁이 열두마리 숨기고 있는 년인줄 내가 모르는 줄 알았어?

국자 : 새파랗게 어린 년이 애비도 없는 자식

기어코 낳는다고 그럴 때부터 진작에 알았었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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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오해세요.. 오해세요,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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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오해고 육해고 너 이 동네 언제 떠날래? 어?

언제 떠날거야! 서쪽으로 가든 남쪽으로 가든

동네 사람 아무도 모르게 할아버지하고 봄이 데리고 얼른 떠나.

돈이 필요하면 내가 돈도 준다고. 응?

전세집 하나 얻을 돈은 내가 주겠다니까 글쎄!

국자 : 너하고 봄이 때문에 내가 밥알이 모래알 씹는거 같애!

8년동안이나 지치지도 않고 수군대는 동네 사람들 입 때문에

내가 마음 편하게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다구!

어쩔까? 어떡할까? 내가 너한테 빌까? 무릎이라도 꿇을까?

영신 : 아줌마.. 죄송한데요 여길 떠나서는

저희 할아버지가 못 사세요..

영신 : 할머니, 아부지, 엄마 다 저 바다에 계시다고

정신 놓고도 다 기억하시는데...

저희 할아버지가 못 사세요, 여기 아니고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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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그럼 어쩌자고! 어떡하자고!

이 강국자 산송장으로 나가는 걸 기어이

니 눈으로 봐야되겠냔 말이냐 그럼?

영신 : 뭐든지 다 할게요, 아줌마가 하라시는 일..

여기 떠나는 것만 말고 아줌마 시키는 일 다 할게요..

정말이에요 약속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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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결혼해라 그럼. 우리 석현이보다 먼저. 되도록 빨리.

내가 지난 번에 사진 줬던 그 조성구라는 놈 있지?

깨끗히 사별에다가 직장도 그만하면 됐고 딸린 애도 없고

솔직히 그 놈이 눈이 삐어서 그렇지 니 주제로서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 할 상대야. 알긴 알어?

영신 : 알아요.. 알아요 아줌마..

영신 : 나는 영신이에요. 그냥 영신이가 아니구요..

우리 봄이 엄마 이영신이에요.

그래서 힘도 열라 쎄구요, 디따 튼튼하구요, 겁나게 씩씩하구요,

아무리 아파도 찡그리지도 않고 아무리 슬퍼도 울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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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믿어지지 않겠지만 진짜에요.

너무 완벽해서 재수가 쫌 없죠?

소란 : 우리 쌤이 자존심 상한 것 땜에 직접 오지는 못 하시고

아무래도 걱정 된다고 너한테 부탁이라도 해두라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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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 이게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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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 혹시 복막염 올 지도 모르니까 이 체온계로 재서

38도 이상이거나 배가 아프다 그러면 나한테 바로 전화해.

그리고 체온계는 한 시간마다 체크해주고, 어?

영신 : 고분고분 내 말을 들을려고 하지도 않을거고..

내가 옆에 있는 걸 원하지도 않을거야.. 언니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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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 어우야 내가 할 수만 있다면야

내 인생에 로또 당첨이지 바로 그 순간이!

니네 형부만 아니면 배트맨 옆에서 365일 날밤을 밝히고 싶지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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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암튼 나는 못 해 언니.. 어우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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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 야! 그러다 복막염 되면 죽을 수도 있어 기지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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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죽을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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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 참! 배트맨 얼마 전에 애인이 죽었대!

췌장암에 걸려서 배트맨이 직접 수술을 했는데.. 죽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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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어떻게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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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 우리 쌤이 학교 후배 통해서 들었대.

그 죄책감 때문에 의사고 뭐고 다 때려치고

될 대로 되라 막 사는거래. 차라리 따라 죽어 버리자 용 쓰는거래..

소란 : 그 애인이란 여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어떻게 생긴 사람이길래 배트맨한테

그 정도로 끔찍한 사랑을 받았을까?

죽은 사람이 부러워보긴 또 처음이다..

영신 : 그 분이 우리 봄이한테 봄동이를 줬었어.

나 그 분 봤어 언니..

영신 : 저기요.. 저 봄이 엄만데요..

저 잠깐 들어가겠습니다..!

하나둘셋 세고 들어갈게요? 하나.. 둘.. 셋..!

영신 : 아이 이불 위에 누우라니까 정말 말을 안 듣고..!

영신 : 열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영신 : 저.. 체온 좀 잴게요..

영신 : 아 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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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괜찮으니까 나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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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소란언니가 꼭 지켜보고 있으라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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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나가라고. 괜찮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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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복막염인가..? 그거 오면 죽을 수도 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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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나 의사거든? 내 몸은 내가 알어.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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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 언제는 의사 아니라 그래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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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나가!!! 나가라고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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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승질 좀 그만 피우고 이불 위에 편안하게 누워요!

영신 : 같이 누워요 그럼. 예? 같이 누우면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