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0년쯤 된 이야기인데
1. 원래 태국이 쉬엄쉬엄 이런거지 구경할게 엄청 많지는 않잖아? 근데 난 뭔가 이것저것 구경을 많이 하고 싶어서 찾다가 버스 타고 교외에 있는 큰 용이 조각된 절에 간 블로그를 보게 됨
2. 내일은 저길 가야지 했는데 버스가 구글맵에는 잘 안나오고 블로그 두 개에만 나옴. 다행히 버스 정류장이나 이런건 블로그에 사진이 있더라고. 근데 배차시간이 45분~1시간이래
3. 아침 먹고 8시쯤 나가서 9시반쯤 절 도착 10시반쯤 다시 출발해서 12시~12시 반쯤 호텔에 도착할 계획을 세움
4. 다음날 아침 먹고 8시 반쯤 출발함. 버스 정류장 가니까 쌀 들고 있는 사람도 있고 해서 유명한 절인가보다 하고 같이 기다림. 출근시간이라 차가 많이 막힘.
★포인트-이 버스는 신기하게도 번호가 없음(여기서 알았어야 했다.) 블로그에서 색이 좀 바랜 노란색 버스라고 했음-그땐 몰랐지 이게 고생의 시작이 될줄
5. 색이 바랜 노란색 버스가 왔는데 색이 바래다못해 연한 레몬색임 약간 채도가 다르다 싶었지만 뭐 나라마다 눈에 익은 색이 다를 수 있으니까ㅇㅇ하고 넘김. 그리고 버스에 번호도 없는데 다른 버스는 구분 뽝 되게 파란색이거나 빨간색이겠지하면서 탐. 사람들이 많이 탐. 쌀 든 사람도 타고 연꽃 모형 들고 있는 사람도 탐. 버스 출발
6. 카드 찍거나 그런것도 없고 다다음 정류장에서 검표원이 타더니 검표원이 다니면서 돈을 걷음.
7. 혹시나 해서 절 사진을 보여줬더니 검표원이 헉 하더니 어디서 흰 종이를 빌려다가 태국어로 뭐라고뭐라고 써줌. 그리고 기사한테 차 멈추라고 함. 종이 나한테 주고 사람들한테 이 종이 보여주라고 하면서 너가 타야될 버스는 이 버스라는 듯 핸드폰으로 사진을 찾아서 보여줌(근데 보여준 버스도 색이 바램. 내가 탄거랑 뭐가 다른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탄 버스는 오렌지색이 오래 돼서 색이 바랜거고, 그 버스는 노란색이 색이 바랜거...채도가 아주 살짝 다름)
8. 다시 원래 정류장까지 걸어감..길이 복잡해서 걷는게 낫겠다고 생각했어...20분인가 걸어서 어 저기 정류장이다 했는데 바로 그 노란색 버스가 지나감...ㅎ
9. 배차간격만큼 기다려야 하니까 그냥 호텔 돌아갈까 생각했는데 오기가 생겨서 기다림(그랬으면 안됐다...)
10. 50분 기다려서 다시 탐^^
11. 15분 가니까 태국인들 다 내리고 버스 안엔 버스 기사+우리 엄마+20대 극 초반의 여성 3명(국적:한국(나), 중국, 일본) 넷의 목적지는 같긴 했는데 길은 구불구불하고 집도 없고 창문 밖에 보이는 거라곤 풀밖에 없어서 넷이 무서워하면서 30분 정도 더 달림. 오죽하면 우리 그냥 절 포기하고 여기서 내릴까? 생각도 했는데 그마저도 돌아가는 차도 안보여서 포기
12. 뭔가 사람 사는 집+작은 가게들 보이더니 절 도착-이미 여기서부터 정신적, 신체적으로 너무 지침. 이미 12시가 다 돼가는 시간인데 먹을만한 가게 안보여서 점심도 안 먹음
13. 절 구경 40분만에 끝내고 나왔는데 버스 정류장 같은 것이 보임. 확실하지 않아서 블로그에 나온 정류장을 향해 걸어감. 버스가 지나감. 아까 본 사람들이 거기 타 있어서 절 앞에 정류장 맞았구나 함. 방금 지나갔으니까 또 한 40분 기다림
14. 드디어 버스가 와서 의자에 앉아있다가 일어섬. 근데 버스가 그냥 지나감(?) 그걸 보고 앞에 있던 가게 아저씨가 웃음
(여기도 경기버스처럼 구애의 춤을 춰야 기사님이 버스를 세운대ㅋㅋㅋㅋㅋ)
15. 또 1시간 기다렸음. 아까 그 가게 아저씨가 계속 버스 확인해 줌. 더우니까 자기가 버스 봐줄테니 자기 가게에 앉아 있으라고도 해줬지만 나는 버스 놓칠까봐 거기 계속 기다림ㅠㅠㅠㅠ
16. 버스가 왔는데 버스를 너무 오래 기다린 탓에 버스가 보이자마자 진짜 점프하면서 손을 좌우로 흔들고 진짜 격렬한 구애의 춤(?)을 춤. 앞 가게 아저씨 또 빵 터짐. 버스 기사님도 막 웃으면서 버스 세워주시고 나를 향해 웃으면서 뭐라고 하면서 아까 내 동작을 흉내내심. 앞 가게 아저씨가 나를 가리키면서 기사 아저씨랑 뭐라뭐라 대화를 나누시더니 내림. (동작으로 추측해보건데 쟤 아까부터 기다렸는데 가만히 있으니까 버스가 지나가서 버스를 놓쳤다 그런 이야기인 것 같음)
17. 기사님+나+엄마 이렇게 40분여를 달림. 다른 승객 하나도 없으니까 기사 아저씨가 나보고 자꾸 뭐라뭐라 하는데 대충 버스가 나타나면 손을 들어라 안 들으면 안 세워준다 뭐 이런 얘기인 것 같았음 다른 승객들도 나중에 탔는데 나 내릴때 기사 아저씨가 나보고 버스 가리키면서 손 동작 몇개 알려주셨음
호텔에 돌아와보니 오후 4시였나 5시였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 계획은 12시에서 1시 사이에 돌아오는 거였는데ㅋㅋㅋㅋㅋㅋ 그 다음날도 결국 호텔에서 뻗어서 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