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인가 한국로판의 특징이라면서 왕족도 귀족도 모두들 열심히 일한다(?)라는 짹을 봤던거 같은데
그 짹을 보고 나니까 이 기억이 떠오르더라
이제 이야기 하려니 엄청 오래된 이야기긴 해
고등학생때 영국에 있는 친척집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게 됐어
사실 가려고 하면 기회가 몇 번은 있었는데
그 나이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가게 된 건 영국에서 보호자 없이, 또 내가 동생의 보호자가 되어서 움직일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였음
인생의 첫 여행이었기 때문에 기대에 가득 부풀어서 한 달 동안 생활할 짐도 단단히 챙겨서
동생 손을 잡고 첫 국제선에 올랐었음
첫 해외 여행이었기 때문에 부모님 손을 떠난 미성년자 애들 둘을 그냥 보내지는 않았고,
친척집에 초대 받은 또 다른 친척의 지인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갔던 기억이 나.
그 때는 직항이 없었던 건지, 아니면 저렴한 비행기 표였기 때문인지 암스테르담 공항을 거쳐서 갔었는데
거기 내려서야, 우와 외국인 많다 싶더라
거기선 내가 외국인인건데
경유지를 거쳐서 첫 입국심사도 해보고
생애 처음의 경험이 가득했기 때문에 그저 낯설고 모든게 다 신기했던거 같아.
그리고 공항 밖을 나왔을 때 처음 했던 생각은
음? 생각보다 외국 같지 않은데? 였음
뭔가 머리 속에서 외국 특히 영국의 이미지가 가득 왜곡 되어있었나봄
(아마도 해리포터에 한창 빠져있을 때라 그 이미지가 컸을듯)
그래도 친척집을 가는 길에서는 아 여기가 외국은 외국이구나 했어
가는 길에 표지판이 전부 영어더라고ㅋㅋ 당연하지만ㅋㅋㅋ
쓸데없는 이야기는 여기까지 할게
그냥 저 당시 내가 무식하고 무지했다는 얘길 하고 싶어서 꺼낸이야기라
아무튼 그렇게 도착 해서 난 고등학교의 첫 여름 방학을 친척집의 2층 손님방에서 처음 보내게 되었음.
그리고 감사하게도 그 한달동안 여행도 하고 여러곳을 구경도 하면서
영어 수업을 들으러 다닐 수 있었어
워낙 오래된 기억이라 사실 버스를 타거나 트램을 타고 꽤 먼거리를 다녔던 기억만 남아서
어느 어학원이었는지는 기억은 나지 않아
수업이 꽤 길었는데 몇 교시로 나누어져 있었어
첫 수업은 단어나 문장을 쓰고 말하는 수업이었고,
점심 시간에 간단한 토스트를 먹고 나면
오후 부터는 주로 어떤 주제에 대한 토론 수업이었던 기억이 나
영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어학원이다 보니 인원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고
연령대도 다양했어 우리 반에는 나 포함 한국인 한명 더 있었는데
어느 날인가 토론 수업에서 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개고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그 분과 내가 얼굴이 벌개지도록 퍼져있는 내용 중에 많은 내용은 루머라고 열변을 토했던 기억이 남아있음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새로운 주가 시작되는 날 토론 수업에 가서 수업을 준비 중이었는데,
처음 보는 친구가 들어오는데 자연스럽게 내 옆에 앉아서 인사를 하더라고
해외에 나왔기는 하지만 수줍음도 많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건내는 인사에도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겨우 헬로...하고 인사했던거 같아
그러면서 작게 몇 마디 아는 영어 대화를 했지
사실 난 그 때도 지금도 영어는 잘 못해 그냥 딱 대화나 조금 나눌 수 있는 정도야
그 때는 더 했음
길 물어보고, 음식 사고, 뭐 이런거나 조금 해보던 애가 뭐 얼마나 대단한 주제를 던지겠어?
거기다가 아까도 이야기 했지만 엄청 내성적인 성격인 탓에 제대로 된 대화 스킬도 없었으니까
어쨌든 처음 본 친구니까
나는 전적으로 교과서에 충실하게 대화했어
이름과 나이(난 당시에 이게 외국에서는 실례되는 질문인지 몰랐음ㅠㅠ알았다면 묻지않았을 텐데 그냥 봐준듯)
어디서 왔냐 직업은 뭐냐 같은 질문을 하면서 코리안식 취조를 시작했던거야
친구는 성실하게 내가 묻는 말에 답을 해줬음
그게 설사 표면만 그랬던거라하더라도 진짜 싫은 타 하나도 안 내고 웃으면서 대답해주더라고
사실 나는 내 영어듣기와 말하기 능력상 이제 무엇을 말해야할까 열심히 한국어로 고민중이었는데,
직업을 묻는 내 질문에 친구가 자기가 로열이라고 이야기 하는거야
난 그게 무슨 직업인가 했음
응? 뭐라고? 이러니까
자기 엄마가 공주라고 하더라고
난 잠시 벙찐 상태가 되었음
그리고 일단
친구에게 되물었어
니가 공주라고?
아니 우리 엄마가 ㅁㅁ(나라이름)공주야
나는 그 때 처음으로 왕족이라는 개념을 인지했던거 같아
내가 생각하기에 왕족은 신분이었지 직업은 아니었거든
ㅠㅠ남의 나라 문화고 역사고 관심없어서 공부를 소홀했던 내가 부끄럽지만
아무튼 나는 왕족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아 왕족인 건 이해했어
근데 그건 일이 아니잖아?
이딴 말이나 했음ㅋㅋㅋㅋㅋ
근데 그 친절한 친구는 화도 내지 않고
왕족은 따로 직장을 다니지는 않아라고 설명해주더라
하지만 내 편협한 시각으로 저 문장은 이해되지가 않았음...
아니 어른이 되었는데 일을 안 할수가 있단 말이야?!
라는 당시 고등학생의 크나큰 착각속에 빠져있었기 때문임
대체 일을 안하면 뭘로 먹고사는데?
난 또 다시 멍청한 질문을 던졌어
그럼 돈은 어떻게 벌어?
....지금 생각하니까 그냥 무지렁이인듯
친구는 또 친절하게 나라에서 어머니랑 나에게 돈이 나와. 하고 대답해주더라
거기에 굴하지 않고 내가 또 물었음
그럼 평소에는 뭘하는데? 직업이 따로 없으면?
아니 난 그 때 일을 안하는데 어떻게 돈을 받을 수 있단 말임? 이런 사고였던 듯ㅋㅋㅋ
그 친구가 그 때 해줬던 대답은 이렇게 해외에 나와서 문화를 배우거나 외교활동 같은 걸 해. 같은 뉘앙스였던 것 같아
오래된 기억이긴 한데 꽤 선명하게 기억나는 걸 보면 내 나름 인생의 첫경험이라 그거 나름대로 인상이 남았어 그런가봐
아무튼 그 이후로 계속 어학원 다니면서 그 친구랑 꽤 잘 지냈고
이메일도 교환 했었는데 그것도 시간이 많이 지나다 보니 이제는 흐지부지 되어버렸네
아무튼 거창한 제목에 별거 없는 이야기지만
생각난 김에 써보고 싶었음ㅋㅋㅋㅋㅋ
대화는 정확히 저런 문장이었던건 아닐거야 기억이라는게 왜곡도 되고 뭐 그렇다고 하니깤ㅋㅋㅋ
그냥 저런 일이 있었구나 하는 후기 정도로만 봐줬으면 좋겠어
상당히 오래된 얘기라 나보다 어린 덬들이나 해외 경험이 많은 덬들이 보면 읭?스러운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어
기억에 기반한 글이다 보니 내 기억이 조작됐나봐 하고 그냥 넘어가주길...ㅋㅋㅋ
긴 글 읽어준 덬이 있다면 그냥 내 추억을 함께 공유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