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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시에러 기억잃은 장재영 이어서 17 (편의상 24편,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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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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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https://theqoo.net/1313260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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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야오늘이 그 날이야.”

무슨?”

막무가내 아니고내가 너한테 진심일 수 있는 날.”

.”

 

상우는 두 팔을 재영의 목덜미에 걸고 적극적으로

키스를 해댔으며 재영은 상우의 허리를 붙잡아

들어 올렸다상우는 두 다리를 재영의 허리에 감싸 허공에서

키스했고 그렇게 둘은 상우의 방으로 향했다.

 

 

 

*****

 

상우는 근 4개월간 재영이 기억을 찾고 이전 생활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최근 들어 아무렇게나 벗어 두는 양말들도 그렇고,

비비에게 괜한 시비를 붙여 보는 것도 그렇고,

생뚱맞으면서도 야한 역할극을 연구하는 모습들이 아이러니 하게도

상우로 하여금 안도감을 주는 척도가 되어버렸다.

 

재영이 기억을 찾고 둘이 거실에서 부둥켜

울다가 간만에 스파크가 튀인 날은 결국 장소를 5번이나

(거실에서 시작해서상우 방샤워 실부엌층계, 2층 침실까지)

바꿔가며 일이 저질러졌다.

마지막 장소였던 2층 침실에서는 격한 사랑나누기라기 보다는

서로를 아끼고보듬어주며 간간히 진솔한 대화도 나누게 되었다.

 

아프면 그만 할까?”

아니아냐.”

상우야

.”

사랑해.”

나도.”

 

둘의 관계에서 정점을 본 후 포근히 누웠을 때,

상우는 등 뒤에서 본인을 안아주고 있는 재영의

팔을 쓰다듬으면서 살며시 그간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나 사실 형이 다른 여자랑 있는 거 보고 이혼 얘기 꺼냈어.”

여자?”

자기가 6번가 카페에서 키 크고 머리 긴 여자랑 같이 있었어.”

그거 아마 육은영 선생님 같은데.”

선생님?”

나 기억 잃고도 자기 사랑하겠다고 병원 다녔던 거야.”

이 말을 듣고 상우는 바로 돌아누워 재영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나를 또 이렇게 사랑해주겠다고 해줘서 고마워.’

 

오해해서 미안해우리 이제 이응이 들어간 그 단어는

절대 내뱉지 않기로 해.“

상우는 재영의 품을 끌어안은 채 잠을 청했고,

재영은 상우가 베고 있는 팔의 손으로

애인의 목 뒤 ‘J’ 타투 위치를 만지작거리다가 잠에 들었다.

 

그 다음 날 상우는 결국 또 연차를 쓰고 휴식을 가졌다.

이토록 계획 없는 연차 사용은 처음이라며 재영의 콧잔등에 꿀밤을 때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개의치 않는 법을 배운 상우여서 그런지 아쉬움은 느끼지 않는 듯 했다.

오히려 상우가 그 날에도 재영의 얼굴에 뽀뽀 폭격을 쏟아 부어 불을 지핀 지경이었다.

 

낮잠을 자던 재영이 쉽게 눈을 뜨지 않자정수리이마,

눈썹또 다시 눈광대그리고 입에서 3번 쪽!!하며

뽀뽀를 퍼부으니까 그때서야 재영은 실소가 흘러나왔다거기서 멈췄어야 했는데

상우는 재영이 눈을 감고 보인 미소가 실로 반가워서 또 뽀뽀를 퍼부었다.

상우야.”

?”

낮잠 자던 사람 뽀뽀로 깨우다가 단단하게 해버리면 징역 몇 년이야?”

불법 아닌 걸로 아는데?”

멘트보소.”

 

미국 물 먹은 상우는 꽤나 발칙했다결국 재영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자신의 옆에서 누워 있는 그를 찬찬히 살펴보다가똑같이 상우의 이목구비

하나하나에 가벼운 뽀뽀 폭격을 쏟아냈다.

그렇게 상우의 입가에 뽀뽀를 하던 도중 동그란 모양이었던

두 사람의 입술은 점점 힘을 풀며 서로의 윗입술아랫입술을

탐했고 결국 진한 프렌치 키스로 바뀌게 되었다.

재영은 좀 전까지만 해도 전 날의 일들 때문에

자제하려 했지만, ‘씨발그딴 거 몰라’ 마인드로 변하게 되었다.

 

형 잠깐잠깐만...”

입술 박치기 했으면 책임져야지왜 또 그냥 멈춰?”

아니 근데 난 뽀뽀만 하려고 그랬어형도 그랬잖아.”

자기가 너무 섹시해서 이렇게 된 건 생각 안 하고?”

또 나 때문이야?”

내 모든 원인은 넌데.”

결국 상우는 온전히 기억이 돌아온 재영을 다이내믹한 자세들로 받아냈고,
간만에 인간이 아니길 포기한 심정과 장재영 답다’ 하는

심정을 오가며 오후를 보내야 했다.

 

그렇게 신혼 때와 같은 시간을 보내며 약 4개월이 흘렀다.

그들은 일상에 적응했고 간간히 팽팽한 신경전도 치르게 됐다.

하지만 매번 결과는 상우의 애교로 풀리는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다 또 한 번 재영의 심기가 뒤틀린 일이 생기게 되었는데,

아직도 상우는 이 날을 떠올려보면 황당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형 이제 옷 정리 좀 해방이 점점 지저분해지고 있어.”

아 조금만 이따가 하면 안 돼자기가 너무 예쁘잖아.”

아니그건 당위성이 있지 않아난 형 방 치워주지도 않을 거고,

약 15분 뒤에는 식사 시작할거야.“

예에-알겠습니다아-.”

 

재영은 기지개를 펴면서 1층 방으로 향했다기억을 찾기 전에는 꽤나 자주

들락날락 했던 공간인데그 이후로는 영 발길이 가지 않았다.

그렇게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옷들을 정리하다가상우와 레스토랑 데이트를

하게 된 날 입었던 착장을 발견했다.

 

재영은 생각에 잠긴 듯 곤색 자켓을 들고 빤히 쳐다보다가도

고개를 기웃거리며 이내 째려보기도 했다. ‘이 감정은 뭐지’ 괜히 찝찝한

마음으로 옷들을 살펴봤는데 마침 식사 준비를 위해 그 근처를 지나친

상우가 방 문 틈으로 그 광경을 보게 되었다.

 

형 그 옷 입었을 때 정말 예뻤는데.”

상우는 그 날의 솔직한 감상평을 입 밖으로 내게 되었다.

이 말을 들은 재영의 심기는 그 때부터 슬슬 뒤 틀렸던 것 같다.

 

이 날 어떤 날이더라?”

재영은 뚜렷하고 생생하게 기억하지만 허공을 응시해보고

머리를 긁적이는 등 괜히 능청스럽게 모르는 척을 했다.

 

그새 잊은 거야형이랑 나랑 그 날 데이트하고 내가

사격장에서 이겼잖아우리 그래서 키스했었는데형 그때 진짜 자상했어.“

상우는 제한테 일어날 일이 무엇일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듯

술술 불어버리고 말았다.

 

그래?’

재영의 눈썹은 꿈틀거렸고미간의 주름은 영 매력 없이 구겨졌다.

그 날 내가 얼마나 좋았는데?”

글쎄오랜만에 착한 사람 만나는 기분이었어.”

오호조금 색다르고 다른’ 사람 같았겠네?”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긴 했지형이 전에는 무섭게 굴었잖아.”

 

무섭게.’

재영은 과거의 자신이 한 짓이 종종 떠올려질 때면 허공에 팔을 내두르며

잊기 위해 애썼다하지만 방정맞은 뇌 속의 뉴런들은 재영의 마음을

알아줄 리가 없었다그런 사실을 남편 상우의 입에서 필터링 없이 곧이곧대로

확인 사살 되는 건 너무나도 고역이었다.

 

재영은 얼굴을 구기며 약지 손가락으로 눈썹을 쓸어 본 뒤 결심한 듯

한 마디를 내뱉었다.

 

상우야나 이 옷 버릴래.”

아직 멀쩡한데자기가 저거 입은 거 예쁘단 말이야.”

상우는 진심으로 곤색 자켓이 아깝다는 듯 두 눈을 크게 뜨고 또박또박 말했다.

아마 그 옷을 입은 재영이 다시 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씨그거 나 아니고 싶다고.’

아니야이거 단추도 별로고여기이거 알파벳

폰트 뭐야존나 구려이걸로 ppt 만들면 학고일 듯.“

남들이 보지도 않을 택 폰트까지 신경 쓰는 거야?”

암튼 나 이 옷 버릴 거야 버린다!”

장재영왜 그러는 거야?”

 

상우가 낮은 음성으로 이름을 석자로 부르는 건 또 실로 오랜만이었지만
재영은 지금 반가움 따위를 느낄 여유가 없었다.


나는 어른이고내 옷 마음대로 버리고새로 살 권리라는 게 있어.”

어제는 신소재 디자인 연구 논문을 봤다고 친환경 적으로 살겠다고 했으면서?”

 

진짜 논리로는 못 이기겠다너는.’

 

전 날 재영은 괜히 상우에게 이지적이고

세련된 매력을 어필해 보고 싶어서 회사 동료들이

나눈 대화를 논문에서 봤다고 하면서 친환경적으로

살아보겠다고 얘기 했는데이걸 이렇게 받아 칠 줄이야.

이렇게 된 이상 재영에게 남은 건 과 이었다.

 

아 몰라당장 버릴 거야이 옷 나는 싫단 말이야!”

형 진짜 왜 그래?”

생각을 해봐기억 잃은 내가 나는 이제 싫은데,

너는 자꾸 예뻤는데’,‘우리 키스했는데’ 이런 말 하면 내가 어떨 거 같냐?“

 

상우는 순간적으로 입이 떡벌어졌다그동안의 재영이 질투를 표한

대상은 제 3자였음에 틀림없다심지어 무생물 포크레인까지도 그에겐 질투의 대상이었다.

그런 그가 이번엔 자기 자신을 질투하기 시작했다상우는 이런 재영의 발언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판단했고 바보 같은 소리라고 치부해버렸다.

 

어이없어뭐 나만 좋아 했어 그때형도 좋아했잖아!”

너 말 자꾸 그 따위로 해?”

형이 논리가 없잖아 지금.”

너 말 한 번 잘했다나는 원래 이래요추상우 선생님.”

재영은 이제껏 손에 쥐고 있던 곤색 자켓을 기어코 패대기를 치며 밖으로 나가버렸다.

 

왜 저래 진짜

상우는 한동안 허망하게 바닥에 내팽겨진 곤색 자켓을 바라봤다.

 

그 때 풍등도 떠서 예뻤는데...’

분명 상우는 서로가 행복했던 기억을 하나 또 만들고 공유했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기억을 다 찾고 난 재영의 태도는 그렇지 않아서

나름대로 서운함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가 새로 마음 확인한 거 아닌가.’

 

순간 고개를 양 쪽으로 절레절레 저으면서 계획한 시간 보다 7분 늦어진

시간에 식사를 시작한 상우였다사실 밥상을 다 차려두면 재영이 들어 올 줄

알았는데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어디서 뭐해?]

 

재영에게 문자를 보내보았으나 평소였으면 진작에 답장이 올 시간에

답장조차 오지 않았다상우는 설명서대로 조리해 둔 3분 미트볼을

마저 다 먹지 않고 결국 정리해 버렸다.

 

그동안 삐친 모습의 재영을 자주 보았지만 이렇게 언성이 높아져서 재영이 먼저

자리를 뜨는 날에는 분명 응어리를 푸는데 시간이 보다 더 소요되는 걸 상우는 잘 알고 있었다.

 

연애 7결혼 생활 2년 10개월곧 그들이 함께한 지 10년이라는 세월을

앞두고 있는 그들이었다하지만 그들도 여타 다른 커플들이 그렇듯 서로

사랑했다가 다투었다가 화해했다가 또 사랑했다이쯤 되면 다툼이 익숙해 질 줄 알았는데

상우는 여전히 낯설었다그러면 그동안의 사건들을 꽤 오래 동안 복기

해봐야 했는데재영의 말이나 표정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들을 고르고 정리하는 과정이

특히 힘들었다.

 

연애 초반, [역지사지 Lv.1] 스킬은 상우가 습득하는 데 꽤 오래 걸린

퀘스트였다하지만 이후에는 속도가 붙어서 요즘은 [역지사지 Lv.4] 정도

된다고 자부하는 그였다. (재영의 시선에는 Lv.3 정도지만)

 

소파에 앉아 다시금 생각에 빠진 상우였다.

 

방 청소를 권유함 -> 재영이 곤색자켓을 버리겠다고 함->

그 날’ 형이 입은 거 예뻤으니까 버리지 말라고 함 -> 삐침 -> 가출

 

그 날’, 기억을 잃었던 재영에게 상우가 키스를 해달라고 먼저

말한 날이었다재영은 기억을 찾은 이후로 그 시기의 모습들을

후회하고 반성했으며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런 그에게 과거의 재영이 예쁘다는 둥키스가 좋았다는 둥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대답한 상우였음을 스스로 깨우친 순간

화 많이 났겠다.’ 싶은 상우였다.

 

내가 기억 잃은 장재영한테 먼저 키스해달라고

했다고 화내지 말라 했는데에휴.“

상우는 그날 밤 자고 있는 재영 앞에서 중얼거린

자신의 말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오늘은 또 누가 그렇게 잘생기래
형이 오랜만에 갖춰 입이서 또 나만 들떴잖아.
나중에 내가 기억잃은 장재영한테 먼저 키스하자고 했다고
화내지 않기야이게 다 전적으로 형이 잘못하고 있는거야알아?
... 내가 기다린다고 말은 그렇게 했어도형 많이 기다리고 있어
너무 늦게만 오지 마 조금 부지런히 와줘부탁할게."}

 

종종 상우는 자신의 진심을 온전히 담아 전했던 몇몇

밤들이 생각났지만 재영에게 터놓고 말할 자신은 없었다.

아직도 그에게 진심을 그대로 말하기란 수줍음과

부끄러움을 가져와서 어쩔 줄 모르게 된다는 것을

들키기 싫었던 상우였다.

 

그렇지만 오늘은 다르다단단히 삐친 재영을 달래려면,

검을 뽑아야 했다.

 

[형한테 할 말 있는데전화해도 돼?]

 

수분이 지나서 그런 건지 몰라도아까는 답장조차 없던 재영에게

바로 전화가 왔다.

 

네 추상우 선생님 전화로 하실 말씀이 무엇이죠?

……참아야 돼.’

일단보고 싶어그리고 내가 잘못했어인정할게.”

어떤 점을 잘못하셨는지 자세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형은 그 시기가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았을 텐데,

거기에 대고 긍정적인 평가를 남긴 점 사과할게.“

그러면 이제 제게 어떻게 해주실 거죠?

진심을 담은 말들을 해줄게.”

예를 들면?

, ‘로 시작하는 세 글자인데 형 눈 보고 직접 말해줄게.”

한 3초쯤 지났을까 차고 쪽에서 -!’ 소리, ‘드르르럭’ 하는

소리가 시끌벅적하게 들렸다.

뭐야저래놓고 고작 차고지에 가 있던 거야?’

 

추상우 너 맨정신으로 해주는 말이다 그거그치?

달칵현관문이 열리면서 신발들이 나부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치 자기야빨리빨리 해줘!”

눈에 생기가 돌며 들어온 재영은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 밀면서

상우 쪽으로 다가왔다.

상우는 눈을 가느랗게 뜨고 못살아’ 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그래도 제 앞에 있는 애인이 기대감에 차서 화해를 받아 줄

준비를 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나도 한 번만 말 할 거야잘 들어.”

네에

장재영.”

 

상우는 이 단어를 재영과 성교하는 시간에도 종종 내뱉었지만 재영의 말대로

맨정신으로 해주는 건 실로 간만이라 연애 초반처럼 긴장감이 맴돌았다.

 

상우의 두 손에는 왜인지 힘이 들어갔고목구멍에는 알사탕이 길을 막은 듯

침이 자꾸 꼴딱꼴딱 넘어갔다두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 마신 뒤

눈을 다시 떴을 때는 재영이 한 발자국 더 다가와 있었다.

 

깜짝아...”

재영은 기대감이 부푼 눈으로 상우를 지긋이 내려 볼 뿐이었다.

그러다 눈을 살짝 감고 고개를 끄덕이며 어서 말해봐’ 하는 표정을 지었다.

장재영,………랑해.”

이름을 불렀을 땐 호기롭게 불렀지만 그 다음엔 꽤나 쉼표가 많이 필요했다.

한 음절을 내뱉고 난 뒤에는 목소리가 기어 들어가는 듯 했지만문장을 완성한 뒤엔

상우도 얼굴이 빨개져선 입가엔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

 

재영은 한 손으로는 입을 틀어막고한 손으로는 영상 촬영을 마친 뒤

감동 받은 눈길을 애인에게 보냈다이미 그의 입꼬리는 귀에 걸린 지 오래였고

아까 삐쳐서 나간 사람의 얼굴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눈이 휘어지게 웃으며 본인 핸드폰에 담긴 영상을 반복 재생하다가

급기야 소파에 드러눕기까지 했다.

 

상우는 민망함에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허공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재영이 성큼성큼

제 쪽으로 팔을 벌리며 다가왔다상우는 자석처럼 그 품에 들어가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고 이마를 비벼댔다.

 

상우야이런 건 누가 알려줬어누가 그러래?”

재영은 상우를 품고 뒤뚱뒤뚱 몸을 움직이며 화가 풀림을 온 몸으로 표현했다.

상우는 그의 품에서 긴장이 풀렸는지 그도 팔을 풀어 재영의 등을 안았다.

 

아니 그냥해주고 싶은 말이라서 그래.”

그러면서도 아직 얼굴은 재영의 가슴팍에 고정한 뒤 말했다.

추상우 대단한데나 감동 먹었어.”

화는 다 풀렸어어디서 뭐 했어?”

다 풀렸지 그럼나 내 차에서 베벤 신캐 테스트하고 있었는데.”

그냥 나랑 같이 저녁 먹어주지.”

저 3분 미트볼로는 제 화가 풀리지 않네요.”

재영은 상우의 앞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이내 상우는 얼굴색이

평소와 돌아왔고 재영과 시선을 맞추었다.

 

특별한 날도 아니었고작정하고 분위기를 잡은 것도 아니었다.

서로 두 눈을 맞추고 있자니 1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냈고,

시련을 같이 극복한 근사한 남자가 온전히 제 것임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다.

이렇게 문득 찾아오는 순간 속에서 서로의 신뢰가 더 단단해짐을

느끼며 10년을 달려왔는지도 모른다.

 

상우야.”

?”

나도 사실 너한테 해주고 싶은 말 있어.

원래는 더 늦게 해주려고 했는데난 지금 말할래.“

 

재영의 눈빛이 한층 진지해졌고 어딘가 긴장감이 느껴지는 눈빛이었다.

상우는 찬찬히 재영이 다음 말을 이을 때 까지 기다렸다.

 

곧 우리가 만난 지 10년이 될 거야나 진짜 너 아니면 안 돼.“

 

재영이 건네는 말들을 듣자하니 상우는 꽤 진지하네’ 하며

침을 삼키게 되었다그렇게 느긋하게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럼에도 재영의 눈빛과 입가엔 긴장김이 떨쳐지지 않았다.

 

우리가 정식 교제하자고 한 날 기준으로 10년이 되는 날,

나와 다시 결혼해 줄래이기적인 유전자의 요구인 재생산을

포기해준 만큼나는자유로움을 포기할 만큼그대의

계획이라면 믿고 따라갈 만큼 너를 사랑하고또 사랑해.“

 

재영의 품 속에 안겨져 있어서 그런가그의 떨림이 온전히

상우에게로 느껴졌다상우는 어디선가 들어봤던 멘트 덕분에

자신의 피피티 프로포즈가 얼핏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이미 결혼을 한 사이인데어떻게 또 결혼을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상우는 이런 분위기에선 잠자코

형 말이 다 맞아.’ 하며 맞장구 쳐줘야 함을 잘 알았다.

 

알았어.”

상우는 간단한 대답을 했을 뿐인데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차오름을 느끼고 당황했으나 마주보고 있는 근사한 남자 또한

눈에 눈물이 맺혀 있어서 창피함은 덜어졌다.

세월이 들며 그런 걸까부쩍 눈물이 많아진 두 사람이었지만

싫지 않은 감정의 표현이었다.

 

하 씨떨려 뒤지는 줄 알았네.”

재영은 그렇게 상우의 어깨가 제 품에 다 가려지도록

껴안고 귓가에 속삭였다.

리마인드 웨딩이야우리끼리 예쁘게 결혼해보자.”

 

상우는 재영의 품 안에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커플들의 이벤트는 뭐가 이리도 많은지온갖 기념일들이 많았다.

연애 초반 상우는 이런 것 까지 챙겨야 하나’ 싶었지만 재영이

근거를 들어가며 설명해주자 납득이 가는 기념일들이었다.

그래서 만남 10주년 리마인드 웨딩 또한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프로포즈 성공한 날에는 어떻게 되는지 알지?”

이대로 2층으로 올라갑니다실시.”

 

뉴덬수리 장난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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핳! ㅋㅋㅋㅋㅋㅋㅋㅋ 

벨방 덬수리 드에러가 나온건 알고 있어?

그대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이렇게 된건 알고 있을까?


덬들이랑 같이 장재영이랑 추상우라는 캐릭터로

상상의 나래를 펼질 수 있어서 행복했어 ㅠㅠ

글쓰다 느낀건데, 상황 설명보다는 인물의 행동묘사가

풍부해질 때 글이 더 재밌어진다는 걸 알게 된 것 같아.


조금 일찍 깨달으면 좋았을텐데 이 점이 아쉽당 ㅠ,ㅠ

ㅋㅋㅋㅋㅋㅋ

이번 편은 마지막인편인만큼 그대들한테

부탁하나 하자면 


어디가 어떻게 좋았는지 좀 구체적으로 말해줘봐

종합적인 판단도 좋지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장추 염천 담아본다고 담아봤는데

전달이 잘 되었으려나 모르겠다

형이라 그랬다가 자기라 그랬다가 반말했다가

하는거도 담아봤슈!


조만간 내가 좋아했던 장면들 조각 모음글도 써서

덬들이랑 공감하고 싶네!


하 시맨틱에러 진짜 너무 사랑하고 내 삶을

망치러온 나의 구원자야 장추박박 

사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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