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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나는 그거 못해. 아니 안 해.”
“언제는 하고 싶어 미칠 것 같다면서요 해주겠다니까요?”
당당하게 덤비던 상우도 이혼 얘기가 나오니 내심
가슴이 또 미어지는지 눈가에 눈물이 또 차오르는 모습이다.
“…이래서 불규칙이 싫어요. 정답이 정해졌으면 좋았는데,
멍청한 소설 속 주인공이 아니라고 했잖아요. 그거
다 누가 망가뜨려놨는데…하 진짜…“
상우는 급기야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본격적으로 울기 시작했다.
그러던 상우 입에서 이때까지의 서운함과 속상함, 분노, 배신감 등의
감정들이 한데 섞여 한 마디가 크게 나왔다.
“형이 지금 날 아프게 하잖아요. 화나게 하고,
…나 버리려고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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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영은 그 한 마디를 듣고 심장이 크게 내려앉았다.
그리고 이전까지는 견뎌 볼만 했던 두통이 미친 듯이
찾아와 길바닥에 주저앉게 되었다.
‘아니라고 해줘야 하는데,
그런 거 아니라고. 버리다니. 지금의 나는
너 아니면 안 되겠다고. 사랑하게 됐다고,
…진심을 다해 사랑한다고.‘
재영은 머리를 감싸 쥐면서도 상우에게
대답하고 싶은 말들은 굴뚝같았지만
입 밖으로 낼 힘은 없었다.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재영이 앓는 소리를 냈다.
상우는 흘리던 눈물을 훔치면서 상황 파악을 시작했다.
“왜 그래요? 아파요?”
훌쩍 거리면서도 제 눈앞의 재영이
저러고 있으니 걱정이 되는 상우였다.
재영이 쉽게 기운을 차리지 못하자 벤치에서 일어나
재영 곁으로 다가갔다.
상우는 재영의 동태를 살펴보았다.
쓰러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그저 눈만 감고 있을 뿐이었다.
“형, 병원 갈까요? 병원 가요. 어서 일어나 봐요.”
방금까지 재영에게 그동안 쌓아뒀던 분노와 혼란을
쏘아 붙이던 상우였지만 최근 이렇게 두통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은 보지 못해서 더 안절부절 해졌다.
“…집으로 가자, 집으로. 응?”
재영이 간신히 쥐어 짜낸 한 마디는 집으로 가잔 얘기였다.
상우는 사람이 아프면 으레 병원을 찾아가 의사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맞다고 연설하고 싶었으나 재영의 눈빛을 보아하니
한 발 물러서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따가도 아프면 그땐 바로 병원으로 갈 거예요.‘
“응.”
둘은 일단 상우가 끌고 나온 차에 올라탔다.
방금까지 언성을 높여 싸웠던 터라 둘의 분위기는
금방 나아지지 않았다. 특히 ‘이혼’ 얘기로 다퉜다는
사실 때문에.
재영이 몰고 온 차는 다른 입구 근처에
있었지만, 다행히 상우의 차와 멀리 있지 않았다.
상우는 차에서 잠시 내려 재영이 몰고 온 차의
키를 뽑아 들었고, 내일 오전 일찍 버스를 타고 나와
다시 집으로 운전해 와야겠다는 계획을 머리에
그려 놨다.
‘연차 써야겠다.…’
계획에 없던 연차 사용이지만 키엘과 보이헨이
그랬던 것처럼 상우도 이번만큼은 무분별한
연차 사용을 해보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 판단했다.
어차피 재영이 기억을 잃은 탓에 계획했던
휴가는 사용하지 않았던 터라, 정정 요청까지 해둔 상태였다.
다시금 차로 돌아온 상우는 옆자리에 앉아있는
재영의 동태를 살폈다.
아직 두통이 있는지 미간을 찌푸리고 눈을 감고 있던
재영이다.
“형 괜찮아요?”
“……”
대답은 없고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가슴팍을 보아하니
금세 잠에 든 모양이다. 상우는 아직 풀린 건 없고
여전히 최악인 기분이었지만, 잠든 재영의 얼굴만 보고 있자니
분노수치는 40% 이하로 내려간 듯 했다.
그래서 그랬나, 상우는 엄지손가락을 펴서 주름진 재영의
미간을 살살 문질러 평온한 얼굴로 잘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깜깜한 밤을 달려 집으로 도착했다.
보아하니 재영이 나올 때 불은 미처 끄지 못한 듯 했다.
‘진짜 칠칠맞게. 나이가 몇 개야.’
“아-”
차에서 내리려던 상우의 입에서 짧은 탄성이 나왔다.
차체가 높은 차였다면 모를까, 차체가 낮은 승용차라
제 보다 큰 체구를 가진 ‘아픈’ 재영을
방까지 이고 갈 도리가 없었다.
“…정말 가지가지 한다.”
아픈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답답한 상우의 마음은 풀릴 길이 없어 다소
격한 언어들이 필터링 없이 쏟아졌다.
고개를 저으며 상우는 할 수 없이 두터운 담요와
물을 챙겨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침실로 들어와 낮은 베개도 하나 챙기고 캠핑용
모포를 챙겨 차로 돌아왔다.
잠든 재영의 의사를 젖혀 최대한 누울 수 있게
자세를 바꿔준 뒤 베개도 놓아줬다.
마지막으로 모포를 덮어 재영을 애벌레 마냥
만들어 놨다.
그 후 본인은 침실로 향했다.
고단했던 하루였기에 침대에 누워 편히 자려 했으나,
잠시 머뭇거리던 상우는
자신의 몫까지 베개와 모포를 마저 챙겨
차로 다가갔다.
운전석 의자도 뒤로 젖혀 적당히 누울 자리로 만들었다.
절대 편한 자세는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아픈 재영을
간호 해야겠다는 생각은 수많은 분노감정 보다도 항상
우위에 있었나보다.
재영은 정말 곤히 자고 있었다. 그 어느 때 보다도.
상우는 그런 재영을 또 꼼꼼히 살펴보다가
미워한 감정을 토해냈다는 사실이 떠올려져 눈가엔
시큰함이 올라오기도 했다.
“형이 먼저 잘못했는데.”
재영은 그저 곤히 자고 있을 뿐이었다.
“…내가 이혼이라고 얘기 꺼낼 줄 몰랐어.
미안해. 그러니까 눈 뜨면 형 얘기 좀 해줘.
당장 법원 안 갈 테니까, 그만 좀 아파.“
상우는 몸을 돌려 차 천장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차고지 셔터를 내리지 않아 선루프 위로 쏟아지는 별들이
사각 프레임을 수놓았다.
그 어느 날 비포장 도로를 달려가며 익스트림한
여행 도중에 봤던 밤하늘이 문득 생각나는 풍경이었다.
‘진짜 예뻤는데.’
그래도 상우는 그 찰나의 순간에
평소 재영의 눈동자에 비친 불빛만큼 예쁜 별은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건 이론상 ‘별’이 아님을 잘 알았지만,)
그렇게 재영 쪽으로 시선을
한 번 흘끔 보낸 상우였다.
“…예쁜 눈 보고 싶어.”
기분 탓인가, 재영의 입 꼬리가 한층 온화해진 표정이었다.
“…예쁜 말 하는 것도 듣고 싶고.”
이번엔 재영의 광대가 살짝 올라간 기분이었다.
잠을 자는데도 미세하게 변화하는 재영의 표정을
관찰하던 상우는 본인도 모르게 해사하게 웃어버렸다.
격양된 감정들은 어느 새 잔잔해져버렸다.
비록 그 전에 익숙해져 버려서
오롯이 상우 혼자서 삭히게 되었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잠에서 깬 재영과 다시 하기로
마음먹고 상우도 잠을 청했다.
***
혼자 삭히는데 익숙해져버린 우리 상우 ㅠ.ㅠ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흑흑...
재영 기억 찾으면, 이렇게 글 쓰고 노는것도
끝이란 생각에 아쉬워서 늘려봄니다 엉엉...
근데 뭔가 기억 찾으면 이 분들 분명히
거사를 치르는 등 사단날 것 같은데
나는 현명한 더쿠 사이트 유저니까
전체연령가 적정선을 지켜보도록 할궤...
(사실 '그' 상황을 묘사하게 된다면 내 자신이랑
내외 할 것 같음 ㅋㅋㅋㅋㅋㅋㅋ)
덬들이 재밌다고 해주는거
늘 내게 응원인거 알아줘 고마워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