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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상우야 너 왜 안와? 어디야?”
재영은 전화를 받자마자 속사포로 내뱉었다.
전화기 너머에서는 상우의 한숨 쉬는 소리가
얼핏 들리는 듯 했다.
전화를 먼저 걸었으면서, 대답은 바로 들리지 않았다.
재영은 이런 적이 처음이라 숨 죽여 상우의 대답을 기다렸다.
【…형, 우리 이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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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들은 단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싶은 재영이었다.
그토록 상우는 경멸했고 결혼 제도 이후에는 그 틀을 깨는
제도는 이 세상에 없다는 듯 굴었던 상우의 입에서
이혼 얘기가 나왔다.
“뭐?”
【…이혼 해 줄게요. 저 이제 잘 알겠어요.】
재영은 상우의 입에서 저 단어가 나올 거라 예상한 적이 없었다.
비록 두 달 정도 전만 해도 간절히 바라고 바란 일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제 멋대로 재영의 모든 세포들을 헤집어 놓는 상우가
그저 그런대로 사랑스럽고 좋았다. 그런 상우에게 진심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건만 지금 들은 단어는 상우에게 금기어 그 자체였는데
또렷하게 언급되고 있다.
“무슨 말이야, 너 지금 어딘데? 너 그거 함부로
결정 하는 거 아니고 입 밖에 함부로 내뱉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
내가 지금 이해가 되게 설명을 해줘야지, 아니 지금 어딘데 상우야“
【…어딘지 말하면, 오긴 와요? 지금 형 되게 웃기네요.
왜 걱정하는 척 해요? 어른이시잖아요. 제가 집에 안 들어간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
“아씨 그러니까 어디냐고 묻잖아!”
재영은 그동안 상우에게 보이지 않았던 분노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수화기 너머로는 훌쩍이는 음성이 들려왔다.
【…그렇게 화내지마, 장재영인 것처럼 하지마! 제발.】
내가 장재영인 것은 변함이 없는데 ‘장재영인 것처럼’ 하지 말라니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 상황이었다.
“너, 그렇게 멋대로 행동하고 배우자한테 상의도 없이
이혼이나 하자고 하고. 집에는 안 들어오는 버르장머리는
어디서 배웠어!?“
재영은 참을 수 없어서 상우에게 언성을 높였다.
그 때였을까, 오랜만에 느껴지는 기시감과 살짝 저린 두통이
찾아왔다.
【……기억이 돌아 온 거야 만 거야…
왜 자꾸 헷갈리게만 하는데…흑…
그만 헷갈리게 해요!】
상우의 목소리에는 숨기지 못할 울음이 가득해졌고
뒤이어 끅끅대며 그저 우는 소리만 들렸다.
“상우야, 그렇게 울지 말고 우리 얼굴보고 얘기하자. 응?”
재영은 여전히 상우의 태도가 이해가지 않았지만 이런 대화는
얼굴 보고 해야겠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재영은 일단 부랴부랴 차키를 챙겨서 차고지로 향했다.
‘오늘 어디 간댔더라, 트리타워.’
무작정 차를 이끌고 트리타워가 있는 6번가로 달렸다.
한국과 달리 땅 덩어리가 넓은 미국임이 처음으로
원망스러웠던 순간이다.
거친 운전으로 6번가에 다다랐다. 근처 1층 가게들의
펍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건물들이 불이 꺼져있었다.
이마저도 도심이라 슬슬 문을 닫을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트리타워 앞에 다다랐지만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고
주차장 문도 굳게 닫혀있었다.
근처에 상우가 갈 만한 곳이 어디 있을까 둘러보았는데
저 멀리서 보이는 작은 공원이 보였다.
재영은 부지런히 차를 세워두고 본능적으로
공원 쪽으로 향했다.
밤 거리의 공원 분위기는 을씨년스러웠다.
이곳이 서울 한강 공원이면 이렇게 불안하지 않을텐데,
“어딨는거야 씨발.”
혹여 취객이랑 마주치진 않았을지, 갱단이랑 실랑이 하며
난처해하고 있는 건 아닌지, 약에 취해 눈에 뵈는 것 없는
사람이랑 독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오만가지 위험한 상황만
머리 속에 그려질 뿐이었다.
한참을 공원 근처에서 서성였을까 어딘가에서 꺼지라고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 나는 쪽으로 달리고 보니 벤치에 앉은 상우가
가로등 불빛 근처에 있는 날파리, 나방 등 각종 벌레들과
씨름을 하고 있었다.
“하 진짜… 추상우! 너가 애야?”
재영은 안도감이 몰려오면서 그동안 쌓아뒀던 불안함을
호통으로 토해냈다.
상우는 다가오는 재영을 보고 흠칫 놀란 기색이었다.
하지만 반가움 보다는 적대감이 일렁이는 상태로
곱게 맞이하진 않았다.
“…용케도 찾아오셨네요, 그 날처럼.”
상우는 이 상황이 낯설지 않았다. 약 9년 전 최유최의 작전에
순순히 따르려다 결국 난처한 일에 빠졌던 그 때가 어렴풋이
생각났다.
상우는 재영의 시선을 피해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혼자서 얼마나 울었는지 부은 얼굴이 다 말해주고 있었다.
“너, 내가 우스워? 기억 안 나는 사람이라고 막 대할래?”
재영은 평소 보이지 않았던 싸가지바가지 무드를 장착했다.
이를 본 상우는 또 내심 ‘진짜 장재영’ 같아서 반가웠다.
그래서 더 화가 났다.
“막 대하는 건 누가 하는데…막 대하고 있는 사람은
제가 아니라 형이에요!“
“너 지금 눈에 뵈는 거 없지?”
“네. 저 이제 다 리셋하기로 마음먹었거든요 나는.”
“리셋 같은 소리하네, 이게 무슨 게임이야? 어?
…언제는 다 기다린다며, 너가 나 도와주겠다며!“
“지쳤어요.”
“뭐?”
“매일을 죄 짓는 기분 알아요? 솔직히 다른 사람한테
연애감정 드는 것 같아서 저도 혼란스러워요. 미칠 것 같다고요.
그런 와중에 성격은 또 그대로라서, 포기가 안 돼요.“
두 눈을 땡그랗게 뜨고 자신을 쏘아 붙이는 상우가
처음이라 재영은 당황스러웠다. 얘를 어쩌면 좋을까,
어떻게 해야 할까. 어르고 달래자니 이혼 얘기까지
꺼낸걸 보아하면 당장 내일 아침 법원으로 향할 기세였다.
“이혼 나는 그거 못해. 아니 안 해.”
“언제는 하고 싶어 미칠 것 같다면서요 해주겠다니까요?”
당당하게 덤비던 상우도 이혼 얘기가 나오니 내심
가슴이 또 미어지는지 눈가에 눈물이 또 차오르는 모습이다.
“…이래서 불규칙이 싫어요. 정답이 정해졌으면 좋았는데,
멍청한 소설 속 주인공이 아니라고 했잖아요. 그거
다 누가 망가뜨려놨는데…하 진짜…“
상우는 급기야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본격적으로 울기 시작했다.
그러던 상우 입에서 이때까지의 서운함과 속상함, 분노, 배신감 등의
감정들이 한데 섞여 한 마디가 크게 나왔다.
“형이 지금 날 아프게 하잖아요. 화나게 하고,
…나 버리려고 하잖아요!“
재영은 그 한 마디를 듣고 심장이 크게 내려 앉았다.
그리고 이전까지는 견딜만 했던 두통이 미친 듯이
찾아와 길바닥에 주저앉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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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더
상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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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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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맛있게 끊어내느냐고 오전에 써둔거 있었는데
잘라서 올렸었어 :)
뭔가 슬슬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당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