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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영은 카페에 홀로 남아 이때까지의 대화를 복기했고
벌써 기억을 찾은 듯 이후에 상황이 나아졌을 때
진심을 다해 상우를 안고, 만지고, 사랑할 생각에 들떠있었다.
****
상우는 기나긴 일정을 영혼 없이 소화해 내고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온전히 혼자만의 생각에 빠질 수 있는 순간, 상우는 잠시 창문을 열고
고뇌하기 시작했다.
‘스킨쉽 없이 지낸 지 2주…’
상우는 그동안 본인 곁에 있는 재영이 너무 당연했었다.
생각 해 보니 그는 ‘인싸’ 기질이 다분한,
곁에 사람이 넘쳐나는 재영이었다.
재영이 기억을 잃은 상태라면 더 긴장해야 했을까,
더 기억해달라고 애걸복걸 했어야 할까.
기억을 잃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때
재영의 한 마디가 문득 떠올랐다.
‘배우자라면서요, 예의는 차려야 하지 않겠어요?’
“예의….”
돌이켜보면 그동안 출근을 한 재영의 생활은 깊게 관여하지 못했다.
문자로 연락을 했지만, 애정이 깃든 연인들의 연락이라고 하기 보다는
서로의 행선지, 위치 정도만 주고, 받았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 상우였다.
상우는 그렇게 현재 재영에게 닥친 문제 상황은
본인과의 결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결론을 도출해 버리고 나니 그동안 흘렀던 눈물보다 더 많은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나오고 말았다.
ⅰ) 스킨쉽 빈도 낮음.
ⅱ) 애정표현 빈도 낮음.
ⅲ) 이상형에 가까웠던 여자와 함께 있음.
ⅳ) 거짓말.
ⅴ) 기억, 돌아오지 않음.
‘기억, 돌아오지 않음.’ 상우는 사무치는 슬픔을 견딜 수 없었다.
자신에게 너그러워진 재영이라 하더라도, 기억 없는 재영은
온전한 재영이 아니었음을 스스로에게
확인 사살해버린 기분이었다.
기억은 잃었어도 본래 성격과 성향은 변하지 않았던 재영이다.
그런 재영 근처에 사람들은 끊이지 않았을 거고, 재영에게
호감을 느끼는 사람이 없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우는 최근 두 달간의 재영과의 시간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게 되었다.
처음 기억을 잃어 어리둥절해 하며 세상의 모든 분노라는 분노는
모두 담아 자신에게 쏟아냈던 재영이 스쳐갔다.
그 다음은 상우 본인이 어떻게든 기억을 찾게 돕고 싶어서 함께 작성했던
규칙 서류를 내밀자 어이없다는 듯 조소를 날린 재영이 생각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규칙에 적혀 있는 사항들을 이행하며
자신의 미국 생활에 점차 적응했던 재영이 생각났고,
처음으로 자신에게 너그러워지기 시작했던 유리컵 사건이
기억났다.
그 다음은 기억 잃은 재영에게 희망이라는 걸
느꼈던 공터에서의 간이 사격장 키스 기억이 가슴 아프게
스쳐지나갔다.
그때의 설레는 감정은 재영과 생활하는 동안 꽤나 생생하게
이어졌다. 하지만 오늘 상우의 하루가 망가진 이후로는
그 기억이 죄책감으로 변해버렸다.
‘기억 없는 장재영 뭐가 좋았다고’
그렇게 상우는 오늘 귀가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
재영은 의사와의 상담으로 인해 한층 개운해 진 기분이었다.
상우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었을 때 상우는 어떤
표정을 짓게 될지 궁금해졌다.
예고했던 대로 상우는 평소보다 늦게까지 귀가 하지 않고 있었다.
저녁상까지 다 차렸건만, 너무 식어버린 탓에 다시 냄비로 옮겨
담고 플레이팅 했던 그릇들은 식기세척기에 넣어 뒀다.
얼마나 기다려봤을까, 늦게 온다던 상우는 저녁 9시 40분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아무리 늦어도 그렇지 여기가 한국이야?’
자발적 야근을 하지 않는 상우라는 걸 잘 알게 된 재영은
상우의 귀가가 늦어질수록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 마냥
현관문을 수시로 째려보게 되었다.
“비비, 너네 형 왜 안 오는 걸까?”
재영은 고양이에게 몇 마디 붙여본 뒤 다시 시계를 확인했다.
지금쯤이면 충분히 집으로 와서 ‘잘 다녀왔어요?’ 하고 물어보며
자긴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 말해줬을 텐데 상우는 올 기미가
안 보였다.
재영은 그동안 상우에게 먼저 전화를 해본 적이 드물었지만
계속 되는 기다림에 지쳐 전화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전화를 받지 않는 상우였다.
재영은 이제껏 상우에게 화가 난 적이 없었는데,
이유모를 통화 거절에 오기가 생기기도 했다.
‘뭔데, 왜 이렇게 나오는 건데?’
짜증과 분노는 또 잠시뿐 혹여 위험한 상황에 노출이라도
된 건 아닌지 싶어 걱정되는 찰나, 상우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상우야 너 왜 안와? 어디야?”
재영은 전화를 받자마자 속사포로 내뱉었다.
전화기 너머에서는 상우의 한숨 쉬는 소리가
얼핏 들리는 듯 했다.
전화를 먼저 걸었으면서, 대답은 바로 들리지 않았다.
재영은 이런 적이 처음이라 숨 죽여 상우의 대답을 기다렸다.
【…형, 우리 이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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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됨 ㅈ됨~!
에러, 에러, 에러
근데 이제 흑화를 곁들인...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