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요틴 파일보다 금?
김실장은 박승준 위원의 보좌관이다. 김실장에겐 자신이 보좌하는 박승준 위원을 위해서라면 기요틴파일을 처리(삭제 혹은 획득)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기요틴 파일엔 박승준 위원의 더럽고 치사한 치부들로 가득하고 이 치부들은 박후보에게 날카로운 칼이 될 것이 뻔하다. 스캔들 하나하나가 장해물이 되는 대선 레이스에서 리스크 관리는 소중하다. 그런데 김실장은 금가프라자에서 금의 존재만을 묻는다. 기요틴은 기요틴이고 난 금을 찾으러 왔다는 듯...김실장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기요틴보다 금을 노릴까.
#유능한 킹메이커
극 후반부 중요한 키맨으로 등장했던 김실장, 김실장은 김석우라는 이름보다 김실장이 더 익숙하다. 그런데 김실장의 이전 직함이 뭐길래 그는 실장이라 불리는 걸까. 대체 무슨 실장이지? 김석우, 그는 킹메이커다. 대통령 후보들을 돕는 보좌진이다. 킹메이커로 불릴 정도면 그 위치는 많은 것을 지시하고 관리하는 사람. 대화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번이 처음으로 킹메이커로 나서는 건 아닌듯하다. 이미 킹메이커 유경험자로 내외적으로 인정 받은 사람이다. 더불어 이미 킹메이커로서 킹을 만들었다면, 그 왕에게 김실장은 어떤 존재일까. 당선 이후 그는 어떤 위치까지 올랐을까. 더불어 김석우는 이미 비밀이라고 알려진 기요틴 파일을 알고 있다. 일개 검사였던 최명희도 알고 있으니 당연히 알 수 있는 걸 수도 있긴 하다. 하지만 다른 이유가 아닌 기요틴 파일 하나로 한승혁의 부탁을 들어준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기요틴파일에 깊숙이 관련된 사람일지도 모른다.
#정보원에 출입해 국장급과 대화할 수 있는 위치
김실장은 정보원 국제범죄 통인 태국장을 찾아간다. 한승혁이 말한, "이탈리아 마피아가 기요틴 파일과 금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 허무맹랑해 보이는 이야기를 필히 검증해야 했다. 확실한 팩트 검증을 위해서 김실장이 찾아간 사람이 정보원의 국장급이다. 정보원 국장급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위치의 사람. 일반적인 정치인으로는 불가하다. 선출직 공무원도 아닌 사람을 이전 인연으로 만날 수 있어야 한다면 적어도 청와대 관련 인사 급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더불어 태국장은 빈센조를 지키기 위해서 김실장에게 이 일이 외교적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언급한다. 이에 김실장은 수긍한다. 국제 외교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충분한 의심과 염려를 할 수 있는 일을 해본 사람 일 거다.
#김실장은 의외로 기요틴 파일엔 관심이 없다
내가 바로 킹메이커라며, 스페이드K를 등에 진 킹메이커. 김석우. 한승혁을 통해 금가프라자에 묻힌 기요틴파일과 금에 대한 정보를 안 김실장은 조사장을 협박해 밀실을 열 수 있는 미리의 존재를 알아낸다. 그리고 김실장은 금가프라자에 대대적으로 깡패들을 모아 처들어온다. 뭐 보기 좋게 빈센조와 금가즈에 의해서 저지되고 만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러니한 점이 하나 있다. 김실장의 관심사에 기요틴 파일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같이 빠져있다.
빈센조와 대치한 이 순간에도 김실장은 기요틴보단 금을 묻는다. 기요틴의 존재는 매우 당연하게 묻질 않고, 금을 물어본다.
홍차에게 각목을 얻어맞고 깨어난 김실장은 번쩍이는 금에만 눈이 돌아가 있다. 금초콜렛으로 농락당했지만 ㅎ
이 드라마에서 기요틴파일을 아는 사람은 모두 미치도록 이 파일을 가지고 싶어한다. 태국장이 마피아와 손을 잡은 이유도, 안군이 마피아 덕질을 공식적으로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장한석이 금가프라자를 무너뜨리고 했던 이유도, 여기에 한승혁은 이 기요틴 파일로 자신의 안전을 도모까지 한다. 박승준 대선후보는 기요틴파일이 자신에게 돌아올 칼임을 알기에 방어하길 원한다. 하지만 김실장은 생각보다 기요틴 파일에 욕심이 없다. 기요틴 파일보단 금에 눈이 돌아가 있다. 기요틴파일? 그다지 언급도 없다. 그럼 이유는 줄 중 하나다. 하나, 기요틴파일 보단 당장의 눈에 눈이 돌아갔다. 1조 500억이라면 그럴 수 있기도 하다. 그리고 다음 하나. 이미 기요틴 파일을 가지고 있다.
#기요틴파일을 소유한 사람이라는 결정적 증거
김실장이 기요틴 파일을 소유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결정적인 증거, 김실장은 장국환 회장을 죽인 사람이 장한석이라는 걸 알고 있다. 쉽게 알아낼 수 없는 진실을 알고 있다. 이에 한승혁, 장한서, 최명희도 놀라니까. 자체 정보일 가능성은 너무나도 높다. (물론 한승혁이 미리 찔렀을 수도 있지만)
이미 김실장은 기요틴 파일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요틴 파일보단, 금금금 금만 가지겠다고 난리 피는 것. 그러니 박후보에게 할 말이 없는 거다.
기요틴파일은 얻지도 못했고, 어차피 금은 숨겨야 했는데 둘 다 못 얻었으니까.
더불어 막판에 김실장은 기요틴 파일을 언급한다. 하지만 가지지 못한 기요틴파일을 얻겠다는 심리보단 빈센조도 기요틴파일도 없애겠다는 뉘앙스에 가깝다. 이것도 몸사리기 판단 오류로 최명희와 장한석에게 맡긴다. 손 안 대고 코 풀려 했다가 와장창 망친 꼴이 돼버린 상황. 장한석이 일정보다 빠른 출소를 했고, 그 배후에 누가 있었는지 조금이라도 파고자 한다면 스캔들이 늘어나는 꼴이니까.
#킹메이커가 아닌 킹을 노리다
빈센조가 떠난 지 1년 뒤, 대한민국은 꽤 시끌벅적하다. 박승준 후보는 낙선 후 부동산 불법 투기 혐의로 구속되었고, 바벨 그룹은 법정 관리 중이며, 비리의 온상이었던 IUDC는 해체(!!)되었고 전 직원 재산 내역 전수 조사를 벌인다. 아무래도 새로이 뽑힌 대통령이 다 뒤엎은 걸로 보인다. 그래도 이건 좀 현실적이다. 처음엔 누구나 새 술 새 부대를 외치니.
이 상황에서 김석우는 이미 상천구청장 유세를 하고 있다. 후보등록 등등을 생각해보면 그렇다. 박석우는 그 누구보다도 재빠르게 박후보를 손절했다. 정치의 세계란 역시 냉정하다. 스스로 킹메이커가 아닌 킹이 되고자 한다. 정치인들이 그렇듯 구청장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상천구일까. 자세히 보면 구청장 보궐선거다. 후보도 IUDC도 해체될 정도니 음, 아무리 봐도 우리의 상천구청장님 바벨타워 건으로 구청장직 날아가신 건 아닌지 싶다.
그런데 김석우는 후보 유세 과정에서 이전에 보았던 금가즈를 정확히 알아보지 못한다. 자기 사람들과 자기 머리를 후려치다 못해 가지고 논 사람들인데 말이다. 상천구의 엄연한 주민공동체 중 하나인 금가즈. 일반 시민과의 일은 기억하지 않으면서 상천구청장 후보로 올라온 그의 정치력에 기함을 토한다. 염치가 있다면 상천구청장엔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뭐, 그 정도는 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보궐선거니 그나마 기회라고 생각했을지도...
전 대통령의 킹메이커이자, 전 정권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으로 기요틴 파일을 알았으며 심지어 제안하고 어쩌면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 막후에서 깡패들과 함께 움직이는 정치인. 저 실장이라는 모호한 직함과 금만을 바라는 심리 그리고 거물후보의 칼같은 손절과 자기 발전을 향해 나가는 모습까지. 대한민국의 온갖 보편적이고 부정적인 정치인의 이미지를 다 끌어다 모은 사람이 김실장일지 모른다. 주인공이 누구나 변호가 가능한 이탈리아 변호사이기에 말이 갈리는 정치보단 말이 안되는 법을 더 까고 있는 드라마다. 그런데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모습. 참 보기 싫지만, 참 익숙한 이미지. 빨간색이든 파란색이든 어느 색도 피할 수 없다는 듯 보라색으로 대놓고 칠해져 있다. 여기에 대놓고 3번이다. 제발 이러진 말아 달라는 작은 소망을 담아 작감배는 그 간의 눈꼴 사나운 정치권의 모습들을 예쁘게 담아 김석우를 빚어낸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