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홍유찬 변호사가 법정에서 오경자씨의 재판을 지켜본다. 국선이 분명할 오경자의 담당 변호사는 재판 내내 무덤덤해.
"추가 내용 없습니다.", "상이 내용 없습니다.", "가만히 좀 계세요. 이러면 더 손햅니다."
홍변은 아무리 봐도 의뢰인의 편이 아닌게 분명해 보이는 변호사에 답답한듯 다 안다는 듯 재판을 바라본단 말야.
여기에 오경자씨의 말에 따라 5년동안이나 만난걸 생각해본다면...
이 5년 전 재판 직후 홍유찬은 저 직무유기하는 국선 변호사를 대신해 오경자씨의 대리인 자리를 꿰찼다라라는 결론이 난다.
즉, 홍유찬은 어차피 판결은 정해졌다고 생각해 재판을 포기한 오경자의 국선 변호사를 애써 맡는다.
그리고 이미 재판을 포기해버린 의뢰인의 대리인을 5년동안 하면서 포기하지 말란 말로 재심을 제안했다.
5년동안 매달 마지막주 화요일마다 꼭 찾아가면서까지 끈질기게.
홍유찬 대리인과 오경자 의뢰인은 우스개 소리로 남편하지 뭐 할정도로 소탈한 관계까지 이어진다.
그렇게 홍유찬은 오경자의 모든 과거를 알게된다. 아들이 있었고, 몸이 아파 입양을 보냈고, 암을 이겨냈으나 다시 암에 걸려버렸다는 사실까지도
오경자가 자신의 아들을 버린 걸 자신의 죄로 여기고 있으며 지금의 누명도 병도 다 받아들이면서 살아간다는 것까지 홍유찬은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홍유찬의 지속적인 재심 제안에도 홍유찬은 오경자씨가 가진 재심에 대한 마음은 돌릴 수 없었어.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지만...
홍유찬은 제대로된 변호를 하지 않는 부당한 변호사를 만나 분투마저 포기한 오경자씨의 의뢰인이 된다.
이 드라마에서 제대로된 변호를 하지 않는 부당한 변호사....라면 한명 떠오르지 않아?
바벨화학 산재피해자들의 법적대리인이었던 소현우 변호사
피해자들은 그 사람의 말과 상황에 따라 순응하며 더는 싸우지 않기로 결심하기까지 하지.
허나 알고보니 소변은 우상의 말과 돈에 따라 적절한 수준의 합의서를 도출해내기만 바빴던 사람
상대편의 변호사를 대신해서라도 일을 이뤄내는 모습.
구 지푸라기 홍변의 모습들이 묘하게 다른 모습으로 변주되어 새로운 지푸라기들에게 오버랩되어 보이기 시작한다.
더군다나 바벨제약 1차 재판과 바벨화학 2차 재판의 키가 의학자문의의 유무로 갈렸었다.
홍변이 의학자문의를 구할 수 없어 응급구조사들의 말로 대신해야 했던 바벨제약 1차 재판
적의 적을 내편으로 만드는 악당의 방법으로 김려원 박사를 포섭해 의학자문의로 세워 이겼던 바벨화학 2차 재판까지
홍유찬의 도사견과 같이 끈질기고 대참은 그의 사후 그대로 끝나지 않았고, 새로운 지푸라기들이 같지만 다르게 더 강렬하게 더 징글징글하게 행하고 있던거야.
차영이와 빈센조는 자기들도 모르게 홍유찬의 길을 걷고 있던 건 아닐까. 물론 그 방법론들은 너무나도 달랐지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