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일이 너~~~~~~~~무 안맞아
어차피 국가직이니까 주기적으로 일이 달라지니까 좀만 참으면 되지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나는 공무원일 자체가 아예 안맞는거같아
숫자나 글자 하나하나에도 다 신경써야할 정도로 꼼꼼해야하고, 윗사람들과 동료들하고 잘 지내야하고, 성실해야하고, 윗사람들이 누굴 까는 발언을 하든 욕을 하든 집안얘기를 하든 정치얘기를 하든 앞에서 웃으면서 받아줘야하고, 문서보고도 잘 해야하고, 전화도 잘 받아줘야하고, 민원인 응대도 잘 해줘야하고, 외부 중요한 분들이 오시면 그것도 신경써야하고..신경써야할게 너무 많은데
어느 하나 똑바로 제대로 못해
그나마 잘한다고 칭찬받은게 남들의 말에 리액션 잘해준다 립서비스다 좋다 ㅋㅋ큐ㅠㅠㅠㅠㅠ
그렇지않아도 꼼꼼하지 않아서 결재 올리기 전에 두세번은 더 확인하거든?? 근데 뭔가 내부적으로 일이 터져서 내 마음이 상당히 불안해지면 기본적으로 잘했던것도 틀려서 죄송하다고 싹싹빌고그래
일 특성상 윗분들한테 언제까지 해달라 독촉해야하는데 그것도 괴롭고 힘들고
상사분은 좋은 분이신데 자리 자주 비워있으니까 일하다가 막힐때 여기저기 수소문해서..겨우겨우 일을 하는데 그렇다고 완성도가 좋은 것도 아니고.. 그거 자체도 너무 스트레스야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많이 노출되어있었는데 본인이 자각을 못하는 상태다 이거는 잘릴까봐 걱정하는 중년 아저씨 수준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정도였어ㅋㅋㅋ어이없지..일한 지 1년도 안됐는데..
난 정말로 이 일을 10년 넘게 계속 해야한다고 생각하니까 진짜 숨막혀
근데 이런 상황에서 계속 예전부터 눈에 아른거리고 하고싶은 직업이 있어
응급구조사.. 나는 어릴때부터 병원을 자주 다녔었고 아직도 기억나
어릴때 피검사할때마다 엄마가 나 안울게 하려고 벽에 걸려있는 그림 가리키면서 저기 꽃잎은 몇개야 이런식으로 알려주던거
어릴때부터 다니던 병원을 지금까지도 수액맞을 때나 그럴때 가곤 하는데 그만큼 병원이 나한테는 익숙해
병원을 어릴때부터 다니면서 나도 저렇게 현장에서 의미있는 일을 하고싶었어 어릴때 정상인이 아니었던 나를 그래도 사회생활까지 할 수 있게 만들어주신 그분들처럼 나도 하고싶었어
근데 왜 안했냐면..가족들은 내가 정년까지 웬만하면 안 잘리는 직업을 갖기를 바랐고 나도 딱히 부모님의 뜻을 거스르면서 직업을 바꾸고싶진 않았어
합격하고 일하면 그래도 난 잘할 수 있을줄 알았어
연수원에서도 딱히 뒤처지진 않았었거든 사람들하고도 잘 지냈어
내 나이가 딱 중간이다보니 윗사람들도 동생들하고도 잘 지냈어
지금도 일하면서 매일 연락하고 일하다 뭔가 막히면 물어보고 그러는데
사람들은 다 좋지만 일이 너무너무 안맞아서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어
안 잘리는 직업을 가졌는데 배부른 소리하는거 아니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진짜 그게 느껴지거든 윗사람들의 시선과 나를 생각하는 그 느낌이ㅋㅋㅋㅋㅋ 어쨌든 성실하고 싸가지없지 않고 뭐 시키면 군소리없이 다 하니까 뭐라안하는데 답답해하는 그 느낌있잖아 ㅋㅋㅋ 일머리없는 직원을 볼때 그느낌.. 그리고 나도 자꾸 잔실수들을 하니까 내가 너무 답답하고 집에 혼자있을때 답답해서 혼자 생각하다가 내 머리를 때리기도하고 아무것도안하고 멍때리고 있기도 해.. 직장에서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몇달동안 만성적 스트레스를 얻은 상태라 집에만 돌아오면 멍때리고 드러누워 한 30분은 그러고 있어야돼
약을 먹으면 좀 나아지는데 약을 먹으면 부작용이 메스꺼운거랑 눈이 빠질거같은게 있어서 약을 먹었다 안먹었다가 그러거든
약을 줄이면 또 효과가 없어 ㅋㅋ큐ㅠㅠㅠㅠ
이제와서 다른 직업 꿈꾸는건 미친 짓일까?? 나 너무 배부른 소리하는거같아??? 현실도피하는거같아?? 공무원 그만두면..진짜 평생 후회할까 어떻게 들어온 직업인데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