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부터 기타든 드럼이든 뭐든 배우고 싶었는데 암흑기라 그런가 ㅋㅋㅋㅋㅋ 배워봤자 재능도 없을텐데.. 하고 미뤘어 성인되고 나서도 그냥 이래저래 여러 것들 실패하고 떨어지다보니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게 무서워져서 계속 마음 속에만 품고 있었어
그러다 알바도 관두고 밤마다 자괴감에 빠지고.. 내가 해야하는 것들이 있지만 몸이 도저히 안 따라줬어 그러다가 ‼️그럼 내가 해보고싶었던 것들을 해보면 되잖아‼️ 하는 생각에 바로 기타를 떠올렸지
다행히 집 5분 거리에 실용음악학원이 있어서 조건은 괜찮았어 장소가 멀면 좀 더 고민했을거야 ㅋㅋㅋㅋㅋ 그와중에 또 도전이 두려워서 한 3일 정도 갈까 말까 미루다가 결국은 갔지 바로 다음날부터 수업 받기로 하고 학원 나오는데 기분이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좋았어 뭔가 벽을 하나 깨부순 것만 같은 기분?
수업을 받으러 갔는데 음악 얘기를 우선적으로 나눴어 좋아하는 가수는 누구고 요즘 듣는 노래들은 뭔지 다 물어보시더라 내 니즈가 뭔지 듣고 기본 코드 연습한 다음 그 결의 곡 악보를 주시려고 물어본 거였어
수업이 막 타이트하지 않아서 처음엔 비용이 너무 비싸지 않나? 싶었는데 시간 지날수록 (내기준) 정말 싸게 느껴졌지 내가 좋아하는 주제로 딥하게 대화할 기회가 없었는데 마음의 양식이 채워지는 기분(?)도 들었고 백수라서 시간이 남아돌아서 두 달 동안 2번 빼고 매일 갔어
아무 생각없이 연습하다보면 2시간은 기본으로 훌쩍 지나있더라 기타도 빌려주지, 매일 2-3시간 연습할 공간 있지. 한 달에 18만원이었는데 진짜 알차게 다녔어 하루로 따지면 만원도 안됐어 그 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자존감도 채우고 건강한 취미도 만들고
첫 수업 때는 여행을 떠나요 악보 받고 “이걸 제가 한 달 안에 할 수 있을까요..?” 라고 했어 (웃긴 건 한달이 뭐야 이틀만에 뗌) 근데 쌤이 해준 말이 나는 취미로 배우는 거니까 절대 스트레스 받으면 안된다고 무조건 재미있게 치라고 틀려도 되니까 이 공간에서만큼은 내가 월드스타인 것처럼 마음껏 연주하라고 해서 그냥 막 쳤어 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중간중간 손이 뜻대로 안 움직이고 손끝도 너무 아프고 그럴 땐 살짝 스트레스 받기는 했지만 그럴때 쌤이 해준 말 생각했어 “그래 직업으로 삼을 것도 아닌데 오늘은 그냥 여기까지만 하고 가자” 이러고 20분 만에 집에 오는 날도 있었지
그렇게 금방 두 달이 지나있더라 아직 F코드도 못 뚫은 초보지만 쉬운 코드들로 이뤄진 곡들은 악보 보고 바로 칠 수 있어 처음 보는 코드들도 1시간 빡세게 연습하면 완벽하진 않아도 어느정도 연주 가능해 스트로크는 기본적으로 음악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어울리는 스트로크 바로 캐치하고 리듬감도 좋다고 칭찬 받았어 아르페지오는 내스타일 아니라 과감하게 안 배움 ㅋㅋㅋ 너무 행복해 내가 상상만 하던 내 모습이었거든 내가 동경하던 모습
솔직히 선생님 전공이 기타는 아니라 엄청 잘 가르치시진 않아 그래서 누구는 수업이 별로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나는 정말 너무 도움됐어 취미니까 무조건 즐겁게 하라고 매 수업마다 상기시켜줘서 정말 감사했어
난 되게 고지식?한 사람이라 뭐든 처음 시작할 때 만들어진 루틴 무조건 매일 매일 지켜야하는 스타일이거든 기타 연습도 첫날 몇시간 하면 강박처럼 매일 같은 시간에 몇시간을 앉아서 미련하게 씨름하고 그랬을거야
이 기타가 너무 좋은 영향을 줘서 취업은 아니지만 돈도 다시 벌려고 또다른 도전을 시작했고 기타도 샀어! 평생 취미로 삼고 죽을 때까지 기타 끼고 살거야 그러다보면 F코드도 뚫고 세상 웬만한 곡들 다 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진짜 제목처럼 구구절절이 됐네.. 기타 배운 후기도 아니고 뭔가 무기력을 벗어난 후기 같지만 어쨌든! 무언가 새로 도전은 해야하는데 너무 무섭다 싶은 덬들아 ‼️해보고 싶었던 거‼️ 우선으로 하나씩 도전해봐 나는 엄청 도움됐어 학원 나간 김에 동네도 두어바퀴 도니까 자연스럽게 햇빛 쬐면서 산책도 하고 좋더라
그리고 사람은 역시 하고싶은건 해야하나봐 마음에 응어리로 남아있으면 안될 거 같아 도덕적인 범위 안에 있는 것들이면 그게 무엇이든 다 해보자
그런말도 있잖아 미래에 “나 그때 그거 왜 안 해봤을까” 후회하는 것보다 “내가 그때 그런 미친짓도 했었지” 하면서 웃어 넘기는 게 훨씬 좋다고
나 이제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