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동생이 발달장애가 있는데
여차저차한 모든 사정을 설명하기엔 말이 너무 길어져서 간단히 얘기할께ㅋㅋ
우리집 막내는 발달장애이고 어릴때부터 말을 못했어
크면서 말을 다 알아들어서 소통은 가능해졌음!
근데 글씨도 다 아니까 소리만 트이면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
아 근데 여기서 말을 못한다는게 비장애인이 보통 말하듯이 진성으로 가나다라라고 발성을 못하는거야
막내한테 글씨 읽어봐라 시키면 공기 100%로 띄엄띄엄 말했어
소리가 섞여야 우리처럼 들리게 말을 하는데, 공기 100%+입모양만 말함
그래서 막내가 성인이 된 후에도 온 가족이 막내한테 계속 말걸고 말 시키고 했어
소리가 조금 트인 뒤로는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원하는걸 해주지 않았음(물론 너무 스트레스 받을땐 그냥 해줌)
우선 좋아하는걸 먼저 소리내서 말하게 시킨게 효과가 좋았어
그렇게 천천히 시작해서 이제 세음절까지는 시키면 말해!
근데 먼저 표현하는게 주로 밥, 밥줘, 물줘 이런 간단한 말들이었어
가족중에 누구를 먼저 스스로 불러본적이 없음
쓰다보니 서론이 길었는데 이 글을 쓰게 된 이유가!
드디어! 막내가! 내가 시키지 않았는데! 누나라고 먼저 말했어!!!
이게 또 말하면 좀 긴데ㅋㅋㅋㅋ
남들 다 그렇듯 막내도 달달한 간식들을 참 좋아해
근데 막내가 몇년 전부터 약을 먹다보니 살이 많이 쪘어. 어쨌든 체중 조절은 해야하니까 단걸 많이는 안주거든
그런데 막내가 못먹는다해서 나도 안먹고 싶은건 아니라서...ㅠㅠㅋㅋㅋㅋㅋ
그래서 먹을걸 몰래 들고 사사삭 방으로 가서 문잠그고 먹어야댐
가끔 안걸리긴 하는데 동생이 촉이 진짜 좋아
안보이게 들고갔는데 나 방에 들어가자마자 거실에 있던 동생이 귀신같이 쫓아와서 방문을 두드리더라ㅋㅋㅋㅋ
근데 보통은 안열어주면 문 좀 두드리다 그냥 갔거든
오늘은 웬일로 계속 두드리더라고
그래서 먹던거 잠깐 숨겨놓고 문을 열려고 하는데
방문 밖에서 "누, 나!"하고 큰 소리로 날 부르는거야ㅋㅋㅋㅋㅋ
원래는 누나소리 들으려면 동생 붙들고 "누나 해봐"하고 시켜야 했거든(이때도 소리내서 함)
근데 스스로 나한테 누나라고 부른건 처음이야ㅋㅋㅋㅋㅋ
문열고 가족들한테 누나라고 부르라고 시켰냐고 물어봤더니 아무도 안시켰대ㅋㅋㅋㅋ
진짜 동생이 스스로 생각해서 날 부른거야ㅋㅋ
문 두드려도 안나오니까 불러야 나올거라 생각했나봐ㅋㅋㅋㅋㅋ
아 이럴줄알았으면 안에서 동영상 키고 있는건데
이건 기념해야될 일이라고ㅠㅠㅠㅠㅠ
사실 되게 예전에 일톡에 내 동생이 발달장애인데 누나소리 들어보고 싶다는 글을 한번 쓴적이 있거든
그 글 댓글에 그렇게 될거라고 응원해주는 말들이 몇 있었는데
사실 동생이 어떤지를 아는 입장에서는 그 응원들이 그냥 마음이 좀 싱숭생숭했어
잘 모르니까 희망을 갖고 말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도 있었고, 그냥 약간의 씁쓸함이 있었어
동생은 소리 낼줄도 모르는데 말은 무슨... 이런 느낌이었거든ㅋㅋ
근데 진짜 누나소리를 듣게 되니까 너무 좋다ㅋㅋㅋㅋ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먼저 말했다는게 너무 좋아ㅋㅋㅋ
그래서 신나서 글 남겨본다ㅋㅋㅋ
사실 이렇게 글 남겨놓고 나중에 내가 쓴 글 볼때 우연히 다시 읽게되면 좋더라고
그땐 이랬었지~하는 생각도 나고ㅋㅋㅋㅋ
나중에는 막내가 더 좋아져서 또 다른 글을 쓸 수 있게되면 좋겠다ㅋㅋ
오늘 너무 기분 좋아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