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이 그렇게 막 뛰어나지는 않고 가끔 풀어지기도 했지만 나름 잘 했고
경희대, 숙명여대, 한양대 에리카, 숭실대, 한국외대 2개
이렇게 넣었어..
내가 특히 영어를 좋아해서 영어 관련 학과(영어영문학과라던지?)에도 몇개 넣었고
방송부 활동도 했었고 언론 쪽에도 관심이 많아서 신문방송학과나 언론 관련 학과에도 몇 개 넣었어.
인기가 정말 많은 학과에다가 대학 간판만 봐도 쉽게 갈 수 있는 대학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만하지만 '어디 한군데라도 붙겠지.'라는 생각으로 수능은 최저에만 맞췄어.
사실 수능을 보고 나와서 기억 나는대로 조금 정답 맞추다가 생각보다 더 틀린 걸 알고 겁나서 중간에 멈추고 수능 성적표 받는 날만을 기다렸는데 다행히 최저는 맞췄더라고.
대신 나머지 수학, 사탐 과목은 진짜 모고 때보다 더 망해버렸어.
수학은 내신은 1등급 맨날 챙겼지만 모고에서는 항상 밑바닥을 맴돌았고
사탐은 내신도 좋은 편이 아니야..ㅋㅋㅋㅋ 사탐은 진짜 못하겠더라.. 외우는거 진짜 못해.
기억력도 원래 진짜 안 좋아서 잘 까먹어서 맨날 혼나고 다니거든ㅠㅠ
배울 때는 정말 재밌는데 막상 암기를 하려니까 안 들어오는.. 변명일 수 있지만 고등학교 생활 3년 내내 사탐 과목 성적이 좋았던 적이 없어..
아무튼 그래서 수능 한두달 남겨놓고 최저 맞추는 과목만 파자! 하고 수학하고 사탐은 아예 버렸었거든.
그런데 생각치도 못하게 6광탈을 해버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예비 받은 게 하나 있긴 한데 솔직히 4차(전화) 추합으로는 내 앞의 3명이나 갑자기 빠질 리가 없잖아. 정원이 5명인데..
포기하고 싶지 않지만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너무 우울하고 허탈해.
다른 학교 친구들 다 물어보면 내 내신이면 충분히 붙을만한 학교도 있고 내가 지원한 학교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덜 인기 있는 학과면 더 가능성이 많았을거라지만
이미 지나간걸 어쩌겠냐ㅠㅠ.. 물론 담임쌤의 추천이 강력했지만 거기에 내가 동의했으니까 거기로 넣은 거고.. 입시라는게 운빨이 따르기도 하고..
담임쌤 ㅠㅠ 최저만 맞추면 백퍼센트 붙는다면서요ㅠㅠ.......... 또 내가 첫째라 입시는 처음이고 부모님이 그런 입시 정보에 약해서 그런 영향도 없잖아 있을 수도 있어.
그래도 내가 선택해서 넣은 걸 어떡해ㅠㅠ.. 그래서 친구들 앞에서는 그 때의 선택을 후회 안 하는 척, 의연한 척하지만 사실은 미치도록 후회돼.
나 장녀라 친척어른분들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고모 등등 많은 분들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던 사람인데(그 기대가 항상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대학 다 떨어졌다고 어떻게 말하고 다니나 싶어..ㅋㅋㅋㅋㅋ
음..
어제는 엄마 아빠도 예비 받은 학교마저 갈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달으신 것 같았어.
그래서 엄마가 앞으로 어떡할거냐. 생각해본 건 있냐. 정시로는 어느 학교를 갈 수 있냐.. 하고 많은 걸 물어보셨는데
솔직히 내 성적으로는 정시 좋은 학교 꿈도 못 꿔. 내가 그나마 수학이나 사탐 중 어느 하나라도 3등급이 나왔으면 선택의 폭이 훨 넓어지는데 그 정도가 아니라..
그런데 아빠는 계속 내 성적으로는 택도 없는 학교들 말씀하시면서 '어떠냐. 여기는 갈 수 있지?' 등등 물어보시는데 나는 거긴 꿈도 못 꾼다는 걸 아니까 조용히 닥치고만 있었어.
아빠가 내 성적 다 대입해보시더니 뭐 먹고 살래, 니가 안 부지런해서 그렇다, 내신이 좀 더 높았더라면, 수학이나 사탐 둘 중 포기만 안 했더라면, 공장이나 다닐래, 등등 많은 말들을 들었어.
아주 살짝 재수 생각은 해봤는데 우리집 가정 형편이나 내 성격 등을 따지면 재수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어.
어차피 빠른 년생이라 1년 학교 일찍 들어간 꼴이니 뭐 재수를 해도 따지면 큰 손해는 아니긴 하지만.
그리고 엄마께서 "어차피 대학 들어가도 다들 취업도 잘 안 되고 공무원 준비한다는데 차라리 대학 안 가고 공무원 준비해보는 건 어떠냐" 라고 제안을 하셨어.
대학이야 나중에 사이버대학 아니면 뭐 그런걸로라도 다시 갈 수 있다는 거야. 그냥 차라리 일찍 사회 나간다고 생각하면 득 아니냐고..
나도 정시로 좋은 대학도 아닌 곳 억지로 가봤자 배울 것도 없고 돈만 아깝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공부하는게 흥미 있는 사람이 어딨고 잘 맞는 사람이 어딨겠냐만은 재수나 공무원 준비나 하루종일 엉덩이 붙이고 수많은 글자들을 보고 암기도 잘 못하면서 억지로 머릿 속에 집어넣어야하고 그런게 솔직히 굉장히 걱정되고 내가 이걸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잖아.
인스타그램에 #공스타그램 #공시생 이런거 쳐보면 진짜 사람들이 하루에 13시간 이렇게 공부하더라. 주말에도 안 쉬고.
내가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공무원 준비를 하는게 더 이득일까.
많은 고민이 된다. 앞으로는 진짜 성인이 되고 내가 알아서 먹고 살아야 하는데..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내 미래는 레드카펫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같이 공부했던 애들이 서연고 가고 카이스트 가고 이화여대 가고 이런걸 보니까 내 미래가 너무 너무 걱정돼.
대학을 아예 안 가는 게 괜찮은 선택 맞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