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덬의 눈이 가지고 있는 화려한 스펙 (?) 을 말하자면 양쪽 다 -6 디옵터 나오는 시력임.
난시와 근시가 다 있는데 근시가 특히 심해서 고도근시.... (그래서 양쪽 눈 시력이 조금 다름)
그래서 검사 받으러 갔을 때 시력이 더 안 좋은 왼쪽 눈은 많이 깎아야 해서 라식은 안되고 라섹만 된다고 들었음. (라섹이랑 렌즈삽입술 중에 고르랬는데 가격이 너무 세서...ㅎ)
그리고 많이 깎으면 그만큼 각막혼탁이 오기도 쉽고, 야간 빛번짐 현상도 심해져서 수술하고나면 야간운전 못 할 것도 각오해야한다고 말씀하셨어.
나는 아직 운전면허가 없고, 나중에 딸 생각이지만 따면 야간운전은 못하겠구나 각오했음. T_T
어렸을 때 안검내반 (속눈썹이 자꾸 눈을 찔러서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 때문에 수술을 받았는데 그 때 이후로 시력이 계속 나빠졌음.
그래서 안경을 20년 가까이 꼈고, 어렸을 때 수술 받았던 그 대학병원도 20년 가까이 다녔음.
그러나 그 병원이랑 같은 재단에 있는데 좀 더 큰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받기로 결정! (눈으로 유명한 대학병원임. Kim안과 병원 말고)
돈 더 주더라도 안전이 제일이니까 대학병원으로 가서 예약했고, 교수님 선택한 거는 예약 잡는 코디네이터 선생님 (보통 간호사 선생님) 한테 여쭤보고 예약 잡았어.
초진 예약 잡으면 시력교정술 의뢰서를 떼오라고 하는데, 나 같은 경우는 20년 다닌 그 병원 정기검진 갔을 때 말씀 드리고 그 선생님께 의뢰서 받아옴.
선생님 말씀으로는 요 몇 년간 시력 나빠지는 속도도 현저히 줄었고 수술 받으면 1.0까지는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하시기도 했고 내가 예약 잡은 교수님과도 아는 사이로 보이셔서 (...) 걱정 없이 의뢰서 떼서 병원에 감! (이 의뢰서 떼는건 동네 안과에서 떼도 된다고 하셨어!)
그리고 렌즈는 나의 경우 원데이 30개를 연초에 사놓고 연말 될 때까지 반절도 안 썼을 정도로 렌즈를 많이 안 끼는 사람이어서 사실 걱정을 안 했음.
처음 진료받으러 가서 검사 받을때는 1주일전인가? 그 전부터는 렌즈 끼면 안되고, 수술 받을 때는 더 오랜 기간 렌즈 끼면 안된다고 하시더라.
나는 렌즈를 그렇게 많이 안 끼는 타입이었는데도 첫날 검사받았을 때 각막세포? 가 내 나잇대 사람들에 비해 그 숫자가 적어서 교수님이 렌즈 많이 꼈냐고 물어보실정도였음.
각막세포수는 사바사인것 같은데, 렌즈는 많이 끼면 안 좋은 건 사실이니까 혹시 렌즈 평소에 많이 끼는 사람이면 검사 받을 때 잘 살펴보기를..
(내가 2200개가 나왔는데, 보통 내 나잇대, 20대 중반정도면 2800~2900개가 정상이라고 하더라고.)
각막 두께는 나쁘지 않은 편이었지만 이번에 깎을때 너무 많이 깎아서 재수술은 안된다고 하셨고.. 후기 찾아보니 각막이 두꺼워서 몇번이고 재수술하는 사람도 있다고는 하더라.
처음 가면 이전 병원에서 한 검사 기록들 (보통 안압, 굴절, 시력검사) 을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서 그냥 처음부터 다시 해야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다시 했고, 시력교정술 원하는 사람한테는 산동제를 넣는 검사를 진행하고 피도 뽑아서 유전자 검사도 함.
(이거는 가족 중에 실명한 사람이 있으면 수술을 못 받기 때문에 피 뽑아서 유전자 검사를 한다고 함. 이게 검사비가 비쌌고, 결과 나오는데도 2주로 가장 오래 걸렸음.)
그리고 온갖 화려한 (;;) 기계들로 검사하는데 기다리는 시간까지 해서 거의 3시간은 걸린 느낌..
안 그래도 눈으로 유명한 병원이라 환자들도 많아서 대기 시간이 무한대로 증가....
지루할 수 있으니까 책이라도 들고 와...... 이 방 갔다가 저 방 갔다가 아주 지옥이었다 ㅎ.... (근데 이건 여기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
산동제를 넣으면 동공이 확장되서 흐릿하게 보이고 제대로 안 보여서 이 날은 운전하지 말라고 보통 얘기해줌. 5분에 한번씩 3번인가 넣었음.
그래서 집 갈 때 눈 뜬 장님된 수준으로 더듬거리면서 지하철 타고 감 ㅋㅋㅋㅋㅋㅋㅋ
수술 결정하면 그 날 바로 수술날을 잡는데, 이 교수님은 그 수술을 일주일에 딱 한 번만 하는 걸로 정해두셔서 그 요일에만 수술을 하심.
나는 구정 연휴 껴있는 걸 감안해서 그 쯤 가까운 때로 하려고 했는데 수술 다 찼대서 어쩔 수 없이 그 전 주로 함.
그쪽에서 얘기한 수술비용은 라섹의 경우 250 정도, 렌즈삽입술은 7-800 정도.. 내가 진료 받으러 갔을때는 방학이다보니 시력교정술 받으러 온 사람들 꽤 많았음.
(내 경우 수술비에 검사비까지 하고, 약값까지해서 거의 300 가까이 든 것 같다. 수술 자체가 비보험이라 처방받는 안약들도 보험 안 되서 비싸더라고 ㅎ...)
수술 3일 전부터는 항생제를 눈에 넣게 됨. 수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을 막기 위해서인데, 이 항생제는 수술 받으러가는 당일까지 넣었음.
가면 또 검사를 함. (...) 수술실 가기 전까지 검사만 몇 개를 했는지 이건 대학병원이라서 이렇게 많이 하는건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온갖 기계와 만났음.
그리고 수술 직전이 되면 항생제를 맞게 되는데, 항생제 알레르기 검사를 한다고 또 주사실에서 대기탐. 알레르기 없으면 엄청난 두꺼운 바늘로 항생제를 몸에다 쏴줌.
수술은 수술이니까 이해는 한다만.... 그리고 눈에 마취제도 놔주는데 마취됐다는 느낌도 별로 없어서 나중엔 마취제 넣었다는 사실도 까먹을 정도였어ㅋㅋㅋ
이때까지는 수술한다는 느낌이 별로 없었는데 수술실 가서 머리에 파란색 그.. 모자 같은거 둘러 쓰고 누우니까 실감나기 시작.
수술실 겁나 춥다. 아주 춥다. 수면양말 신고 갔는데도 발 시려웠어......... 에어컨 틀어놨더라... 옷 따듯하게 입고 갈 것을 추천함....
수술실에 계시는 분들도 춥다고 막 뭐 입고 오기 시작함. 저기..... 누워있는 저는요....?... 저도 추운데요.....ㅠㅠ
수술 시작하면 눈이랑 그 주변에 빨간 약 (?) 바르고 소독을 함. 그리고 무슨.. 헝겊을 씌워주는데 의학 드라마 본 덬들 몬주 알지?
파란색 그 수술포 같은 거 눈 부분만 구멍 뚫려 있고 그걸 씌워준 다음에, 개검기를 껴줌. (개구기 같이 생긴거)
그거 끼고나면 내 눈은 깜빡거리는데 실상은 안 감기게 됨 (?)
이때 마취제의 효력을 깨달았어.. 눈 계속 뜨고 있는데도 눈 하나도 안 따갑고 눈물도 안 나는 것이... 오오... 신기했다.... 그러나 신기한건 여기까지였지...ㅎ
나의 경우 양쪽 눈의 수술 방식이 좀 달랐는데, 시력이 많이 나쁜 편이었던 왼쪽 눈은 그냥 바로 레이저로 깎고, 오른쪽은 아마 각막 절편? 을 만드시는 것 같았어.
이게 너무 무서웠던게 마취제를 썼으니까 고통도 없고 이물감도 없지만 내 눈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다 보이잖아?... 공포 영화보다 더 공포였어.... 세상 그렇게 무서운 거 처음 느낌..
내 눈에 메스를 갖다대고 서걱서걱 뭔가를 하는 것 같았는데 그게 1차 공포였고, 그 이후에 레이저로 깎는데 뭐 타는 냄새가 나서 그게 또 공포......
앞에 있는 불빛만 보라는데 그 빛 보는 것도 무서워서 나도 모르게 동공지진하니까 의사쌤이 계속 움직이지 말라고 움직이면 안된다고 하심........
그리고 옆에서 초를 세는데 (레이저 깎는 시간인데 40초 뭐 이렇게) 10초 지났습니다, 30초 지났습니다 이걸 말할 때마다 그냥 나는 빨리 끝났으면 좋겠고 시발 속으로 욕했다 진짜 너무 무서워서 하느님 아버지 부처님 다 찾았네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영겁인줄 알았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왼쪽은 각막절편 안 만들고 바로 레이저로 깎았는데, 수술 보조 들어온 선생님이 이쪽 눈은 많이 깎아서 총 52초 동안 깎는다는거야 와 나는 그 52초가 정말 52년인줄 알았어
무서워서 미치는 줄 알았으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시 생각해도 진짜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서움 심장이 그냥 쿵쾅쿵쾅 뛰고 숨도 못 쉬겠고..
내가 너무 많이 움직이니까 의사쌤이 움직이지 말라고 기계 잠깐 멈추고 말까지 하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 깎고 나면 알콜로 소독하고 거즈로 눈을 막 문지르는데 그 촉감이 다 느껴져.... 그 이물감이란 말도 못함....... 진짜 너무 무서웠다........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웠음...
위에 보호용 렌즈 (도수 안 들어가 있는 거) 를 끼워주시고 나면 수술 끝임.
간호사쌤 말로는 수술 기기 바꾼 이후로 부작용 있던 환자는 아직 없었다고 했으니 믿어본다..
그리고 알콜로 엄청 많이 씻어내니까 감염 걱정 안해도 된다고 하셨음. (이건 수술 전 주의사항 들을 때 다 얘기해주시긴 함. 부작용은 뭐가 있고, 수술 동의서에 싸인 하기도 하고)
그때까지는 통증이나 이런건 잘 없었고, 눈 비비거나 눈 만지면 안되니까 위에 플라스틱 안대를 껴줌. 이건 수술 후 3주 동안 밤에 잘 때 꼭 끼고 자라고 했어.
나는 잠을 험하게 자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 스스로를 믿을 수가 없어서 (...) 착실하게 3주 동안 끼고 잤음ㅋㅋㅋㅋ 말 잘들어야지.. 그럼...
좀 불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야 나으니까... 정자세로 자는 거 너무 힘들었음 ㅎ..
안약으로는 항생제랑 소염제를 처방받았는데 먹는 약도 한 5일치 정도를 처방 받았음. 진통제랑 항생제, 위 보호제였는데 뒤로 갈수록 약의 양이 줄어들음!
간호사선생님 말로는 통증이 너무 심하면 가지고 있는 진통제 먹어도 된다고 했는데 첫날은 생각보다 진짜 통증이 심하지 않아서 이것도 사바사라던데 나는 다행이다 하고 넘어가려고 했.....으나....................
그날 밤에 왼쪽 (많이 깎았다는 그 눈) 눈의 보호렌즈가 빠진 것임........... 눈에서 불나는 줄 알았음........
사랑니때보다도 통증이 너무 심해서 잠도 설쳤고 결국 집에 있는 제일 쎈 진통제를 울면서 먹고 겨우 잠들었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라식보다 확실히 통증이 심하긴 하더라. 수술 다음날 진료가 있어서 갔는데 눈 뜨는 걸 못할 만큼 너무 아프고 눈물도 많이 나서 검사가 불가능할뻔..
어찌저찌 하긴 했다만.. 알고보니 렌즈가 빠진 거였고, 바로 다시 끼워주셔서 그 날부터는 편하게 생활했지만서도.....
렌즈는 수술날 기준으로 일주일 뒤에 뺐는데, 그 기간 동안은 왠만하면 컴퓨터나 TV를 볼 수도 없고, 자연광이든 형광등이든 너무 눈 부셔서 혼자서 어둠 속에서 살았어..
가족들이 나 때문에 불도 못 켜고 살고 설령 불 키더라도 나는 혼자 모자 쓰고 선글라스 쓰고 생활함. (....)
이때 라디오들 많이 듣는다던데 나는 원래 라디오를 잘 듣지 않는 사람임에도 이 때는 정말 간절하게 라디오를 들었다... 이거라도 안 들으면 정말 할 일이 없어...
그리고 당연한 거지만 눈에 물 들어가면 안 되서 머리도 뒤로 감고, 샤워도 거의 못해서 진짜 답답해죽는줄. 그냥 미용실 가서 머리 감아달라고 하자.
사우나는 한 달 뒤부터 가능하고 눈화장은 2주 뒤부터 가능!
일주일 동안은 그렇게 지내고 렌즈 빼러 가면 확실히 통증은 줄어있고 이물감도 많이 사라짐.
하지만 밖에 다닐 때 선글라스는 꼭 끼고 다녀야 하고, 하루에 안약을 4번씩이나 넣는 것도 잘 지켜서 넣어야하고...
(이건 수술 받고 3개월 정도는 넣어야한다고 함. 각막혼탁을 방지하기 위해서! 많이 깎을수록 각막혼탁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하시더라구.)
지금은 한 달 정도 지난 상태인데 시력이 완전히 돌아왔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는 돌아왔어.
다만 글씨 작은 책이나 이런 건 못 보고.. 보더라도 눈이 쉽게 피로해질 것 같아서 조금씩만 보고 있음.
그리고 이건 정말 사바사지만, 나의 경우 원래 시력이 아주 많이 나빴기 때문에 나중에 퇴행성 근시가 오면 다시 안경을 껴야할 수도 있다고 하셨어.
이걸 감안하고도 일단 안경을 벗는 것 자체가 신세계니까 했지만, 앞으로 관리를 더 잘해야겠지 싶고... T_T
라식, 라섹 궁금해하는 덬들이 많을 것 같아서 써보긴 했는데 나도 아직 수술 한 달차이기도 해서 경험담이랄것도 없긴 하다 ㅋㅋㅋ
근데 대학병원에서 받으면 이렇다고 경험을 나름 공유해보고 싶어서 썼어!
혹시 궁금한 거 있으면 댓글로!!!
그럼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