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이 유툽에서 이달의 추천도서로 제일 처음 추천한 책이어서 관심이 생겨 보기로함.
번역이 진짜 난해함.
안은 문장, 겹문장 번역할 때 적당히 끊어가며 해야하는데 영문법 그대로 줄줄 늘어놓아서 문장이 눈에 안 들어옴.
독서모임에서 넷이 같이 읽은 책인데 다들 문장이 쉽게 안 읽혀서 두번세번네번 같은 문장 읽었다고함. 나름 책 많이, 꾸준히 보는 사람들인데도ㅎ
거기다 작가의 마당에서 일어나는 자연의 일(특히 새의 생태)과 가족 일화가 한편씩 번갈아가며 나오는데, 이름이 복잡한 낯선 새들을 매우 자주 언급함.. 처음엔 구글에서 새 사진 찾아보다가 관둠.. 새를 잘 모르니까 대체 머 어떤지 모르겠음. 나한텐 그냥 새A, 새B 느낌임
초중반 넘어가면 익숙해져서+번역가가 좀 가닥을 잡은건지 잘 읽힘.
최정수 번역가님 옮기신 거 딱히 이런 인상 크게 받은게 없는데 작가가 문장을 좀 그렇게 썼나보다 싶음. 번역가도 애썼을 거 같음. 그리고 한 편 한편이 그리 길지 않은 분량이라 익숙해지면 읽을만함.
가족사 이야기-가족과의 만남, 탄생, 이별, 추억 등- 부분을 읽을 때 오래된 옷을 꺼내어 품에 안는 것 같은 포근함과 씁쓸함이 느껴져서 가족간의 유대가 깊고 추억이 많은 사람이라면 아늑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음. 가족사 이야기다보니 그 시절 여성인 어머니에 대한 저자의 시선과 생각들이 와닿더라.
미국서 살았으면 향수도 많이 느꼈을 거 같은데 90년대 한국출생이라..ㅎㅎ
그리고 자연을 바라보고 작은 동물을 아끼는 저자의 태도도 따스함이 느껴져서 좋았음.
기억에 남는 장면<스포?주의>
(저자의 아버지는 친가와 연이 없어서 저자의 외가와 한 가족처럼 매우 가까이 지냈음)
가족 공동묘가 가득차서 원래는 거기에 묻힐 수 없는 상황인데, 저자의 엄마가 자신이 죽으면 집에 숨겨둔 아빠의 유골함과 함께 밤중에 몰래 연장을 가져가서 자신과 아빠를 저자의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 묻힌 곳 가까이에 묻어달라는 말을 함.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난 집에 가고 싶어" 였음. 이 장면이 가장 깊게 기억에 남더라.
초반의 난해한 번역과 밀려오는 새들의 이름이라는 큰 벽을 넘고나면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책임.
그 큰 벽때문에 적극적 추천은 도저히 못하겠고 그래도 읽어봄직한 책이기에 도서방에 후기로 남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