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은 <칵테일, 러브, 좀비>
오버랩나이프나이프 > 습지의 사랑 > 칵테일러브좀비 >>> 초대 순으로 좋았음
근데 초대가 하필 맨 처음에 수록된 단편이라 내가 책 빠르게 덮어 버리는 편이었으면 그거 하나 읽고 더 안 읽었을지도
신종원 <전자 시대의 아리아>
전자 시대의 아리아 > 저주받은 가보를 위한 송가집 > 비밀 사보 노트 ... 그 이후는 딱히 순위 매기는 의미가 없을듯
나한테 좋은 책 / 흥미로운 책 / 재미있는 책은 다 다른 분류에 들어가는데 이건 재미있는 책의 분류에 들어가는 아쉬웠어
그렇지만 이 소설집 자체가 한 편의 교향곡이라는 해설의 말처럼 유기성과 완성도 면에서는 높은 평을 주고 싶음
청각적 요소들을 문자로 짜낸(쥐어짠x 천을 짜듯이o) 느낌인데 개인적으로는 좀 딱딱하다고 느낌
곽재식 <최후의 마지막 결말의 끝>
내게 히가시노 게이고와 곽재식은 좀 비슷한 느낌을 주는데 그 이유는 첫째 다작하면서도 (내 기준) 별점 3점 정도는 유지한다는 점 때문이고 둘째 나처럼 지나치게 복잡하고 어렵게 꼬아 놓은 내용을 이해하기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쉽게 읽히는 이야기를 쓴다는 점 때문에
작가 약력 보면 딱히 회사에 다녀 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고통스러운 회사원의 삶을 참 잘 써... 그리고 과학적이면서도 낭만적이야
최은영 <내게 무해한 사람>
그냥... 최은영스러운 책... <쇼코의 미소>보다는 덜 사회적이고 더 개인적인 이야기인가 싶기도 하지만 두 단편집의 단편들을 서로 섞어 놓아도 상관은 없을 것 같은 느낌
<쇼코의 미소>를 읽으면서는 좀 울기도 했는데 <내게 무해한 사람>에서 느껴지는 슬픔은 먹먹하게 가라앉는 것에 가까웠어 개인적인 이별에 대한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걸지도
윤이형 <러브 레플리카>
재미없게 읽었는지 후기도 별로 안 써놨네..... 근데 크게 기억나는 것도 없어
제일 좋았던 단편을 골라보라면 루카
천선란 <어떤 물질의 사랑>
<천 개의 파랑>은 진짜 재밌게 읽었는데 단편집은 딱히 내 취향은 아니었어 장편은 마음에 드는데 단편은 별로인 작가가 드문 건 아니지(물론 그 반대도..)
나는 오히려 작가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좋았던 것 같아 치매 어머니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단어가 '작가'였다는 거
김창규 <우리가 추방된 세계>
SF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SF 단편집은 왜 이렇게 많이 읽었지...?
할 말은 <러브 레플리카>랑 비슷한듯... 마케팅용 책 소개 문구 중 표제작 소개에 전 세계 학생들의 수학여행이 4월 16일로 결정되었다는 내용이 있어서 좀 사회적인 내용인가 했는데 그렇게까지 사회적이진 않았고... 그치만 이 단편 한정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좋았던 것 같아
이기호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나는 책의 재미까지는 안 바란다 그냥 짧게짧게 쳐낼 수 있는 내용이면 좋겠다 < 하는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책
남성 화자가 많았던 건 기분 탓일까 아니면 실제로 그랬던 걸까
남작가들한테 여자 얘기도 좀 하라고 하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제대로 안 할 거면 시작도 하지 말았으면 하는 모순적인 마음...
정보라 <저주토끼>
복수와 저주를 테마로 한 호러 단편집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무섭다기보단 좀.. 기분나쁜 류의 이야기가 많았어 물론 이건 개인적인 감상임
이때쯤 난 아무래도 호러/괴담류보단 추리류가 더 맞는다는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전자는 보통 인과관계가 제대로 설명되질 않는데 그럼 미쳐버리겠더라고
조예은 <트로피컬 나이트>
그치만 또 괴담 단편집을 읽었죠?
근데 이게 괴담이라고..? 싶은 게 더 많았어 아니 거의 대다수였을지도... 차라리 책 뒷표지에 괴담 어쩌구 하는 홍보문구가 없었다면 나았을 텐데 괴담집이라고 홍보하니까 괴담을 기대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잖아
그리고 그걸 차치하고서라도 별로 재미없었어 칵럽좀보다 뒤에 나왔는데 칵럽좀보다 더 재미없었음... 난 칵럽좀은 초대 빼고는 다 좋았거든 여기선 와 재밌다! 하고 느낀 단편은 없었어
F. 스콧 피츠제럴드 <행복의 나락>
갑자기 나라도 시대도 바뀌어 버렸지만ㅋㅋㅋㅋ
작가 사후 한참 뒤에 엮어 낸 단편집을 읽을 때면 왜 이 단편들을 하나로 묶어서 책을 냈는지에 대한 대답이 명확했으면 좋겠어서 유기성을 신경쓰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는 합격이었어 다섯 편의 단편 모두가 환상과 환멸에 대한 내용이었고 편집부에서도 그 점을 밝히고 시작했으니까.. 그리고 그 점을 밝히지 않았더라도 읽다 보면 알 수밖에 없었어
웃긴 단편도 있었음ㅋㅋㅋㅋ 나는 위대한 개츠비도 아직 안 읽었고(앞으로도 안 읽을지도..) 벤저민 버튼은 영화로만 봤는데 이거 읽고 피츠제럴드가 좀 호감이 되더라
여러 작가의 글을 모아서 낸 단편집이 퐁당퐁당 편차가 심한 거야 당연한 일이고 이런 거 읽을 땐 한두 편이라도 건지고 가자는 심정이 되고는 하는데
한 작가의 글을 모아서 낸 단편집인데도 별점 1점과 5점을 넘나드는 이유는 뭘까...
그래서 북적북적에 등록해둔 별점 보면 거진 다 3~3.5점이더라ㅋㅋㅋㅋㅋ 플러스마이너스 평균ㅠㅠ
이 중 추천해보라면 <전자 시대의 아리아>(말했다시피 좀 딱딱할 수 있음) <행복의 나락>(시대상 좀 감안해야 함) 그래도 재밌게 읽을 단편 넣고 싶으니까 <칵테일, 러브, 좀비>
그리고 2022년 전에 읽은 거라 여기엔 없지만 곽재식 단편집 중에선 <지상 최후의 내기>를 제일 좋아해 이 중 로봇 살 돈 모으기는 내가 읽은 로봇 관련 단편 중 제일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