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크남주주의 흐린눈부탁※
3.1절을 맞아 그시절에 관한 명드를 소개하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한 글이니
병크남주는 최대한 캐릭으로만 봐주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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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 "꼭 만주에 가야하나요?"
완 "너무 오랫동안 미뤄왔어. 조선의 아들로 태어나
일제에 짓밟혀 신음하는 이 땅의 아픔을
더이상 외면할 용기가 없어."


미자 "결국 나보다 조국이 우선이군요."
완 "틀렸어. 난 미자가 있는 이 나라를 구하고 싶은거야.
미자를 낳아준 이 나라를 지키고 싶은거야, 이 나라를..
그리고 너를 위해서 싸울게. 이 목숨 다할 때까지."

미자 "완이씨.."

완 "해방된 조국에서 다시 만나자, 미자."

완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미자 "꼭이요."

미자 "완이씨! 꼭 돌아오셔야 돼요!"

완 "조국 해방은 무슨. 너한테 해방되는게 먼저지."

미자 앞에서는 영원의 사랑이라도 약속하는듯 하더니
시야에서 여자가 사라지자마자 미련없이 훌훌 떠나는듯한 표정의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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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이 탄 기차가 향하고 있는 바로 그 경성역

책에 얼굴을 묻고 무언가를 기다리는듯 주변을 경계하며 둘러보는 여경

'정오에 도착하는 부산발 기차 두번째 칸이다.'

어떤 남자의 목소리를 상기하며 역으로 들어오는 기차에 시선을 던지고는

뭔가 다짐한 표정으로 일어서는 여경

모자와 가방을 챙겨 내리려는 완


산뜻한 마음으로 내리려던 완은 무언가를 보고 표정이 굳어지고



재빨리 안으로 다시 들어와 눈만 겨우 내밀고 창 밖을 살펴보면
완을 찾고있는 듯한 수많은 여자들


완 "이런 젠장!"

'줄무늬 양복을 입고 잿빛 맥고모자를 쓴 키 큰 남자가
암갈색 여행용 가방을 들고 나올거야.'


여경에게 일러준 목소리의 말대로
줄무늬 양복에 잿빛 모자에 암갈색 가방까지
삼박자를 딱 갖춘 차림의 완이 여경의 눈에 띄는데


'네 인상착의를 일러뒀으니
아마 그 쪽에서 먼저 접근을 시도할게다.
그러니 섣불리 먼저 나서지 마라.'

그런데 여경의 기대와는 달리 여경을 그냥 지나치는 완

아닌가? 싶은 마음에 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발걸음을 옮겨보는 여경

빠르게 걷다가 잠시 멈칫하고 지나친 여경을 의식하는 완



갑자기 여경에게로 뛰어가 여경의 어깨를 감싸안는데

여경 "저.. 저기요!"
완 "쉿. 쫓기고 있습니다. 잠시만 이렇게 걸어가 주시겠습니까?"

쫓기고 있다는 완의 말에 점점 기다리던 사람이 맞다고 확신이 드는 여경

'남자가 말을 걸어오면 암호를 말해라.'

여경 "뻐꾸기."
완 "네?"

여경 "뻐.꾸.기."
완 "? 뻐꾸기는 둥지 위로 날아갔겠죠."

여경의 영문 모를 뻐꾸기 타령에 대충 대답하면서
눈 앞의 여자를 피하기 위해 여경과 함께 몸을 돌리는데

여경은 지나가는 순사의 감시를 따돌리기 위한
행동인줄 알고 더더욱 오해가 깊어지고

여경 "검문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도주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구두끈을 미리 단단히 묶어두시지요."

완 "네?"

여경 "도주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구두끈을 미리 단단히 묶어두시라 했습니다."

완 "세심하시군요. 그런데까지 신경을 다 써주시고."

완도 여경의 의도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음


완 "보아하니 아가씨도 선수인 것 같은데
우리 서로 통성명이나 합시다."


완이 구두끈을 고쳐 묶는 사이에
주변을 살피며 가방을 들고 사라지는 여경

완 "나는 선우완이라고 합니.."



완 "가방! 내 가방! 야!"


황급히 역 밖으로 따라나와보지만 어느새
인력거를 타고 멀어져가는 여경과 완의 소듕한 가방..

완 "야! 흰 저고리 깜장 치마! 너 거기 안서?!"




쩌렁쩌렁한 완의 목소리를 듣고 역에서 쏟아져나오는
수많은 완의 여자들과 죽어라 도망가는 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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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낚싯대로 고기를 낚듯이 무슨 수단을 써서
여자를 후리지 말 것이다.
돈 많은 것을 자랑하느라 식당으로 끌고 다니며
목도리를 사주네, 우산을 사주네, 옷감을 떠주네, 하지 말 것이다.
또한 달콤한 시를 써서 뵈이거나
아주 미문으로 러브레터를 써서 홀리지도 말 것이다.
이러한 것은 자기와 상대자 두 사람에게 죄를 짓는 것 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에 해독을 끼치는 것이다.
또한 그런 수단을 써서 하는 연애는 결코 길지 못한 법이다."

탁구 "캬! 어떠냐?"
세기 "딱 완이 생각나네요."
왕골 "그래, 딱 완이 얘기네."

탁구 "아니 혹시 뭐 따끔거리는 양심의
소리없는 아우성 같은건 들리지 않고?"
세기 "제 양심이 왜요?"

탁구 "우리도 이런 고고한 자유연애론이나 화끈한 스캔들
팍팍 터뜨려가지고 뭐 판매부수 좀 팍팍 올려야겠다 그런 생각은 들지 않고?"

세기 "여기서 더 화끈하시게?
아이고 이번에도 검열 걸리면 영구 폐간될텐데 그냥.
차라리 에로잡지 하나 만드시죠 왜?"

세기 "아 왜 나한테 그래요, 나 영화부 기자잖아!
그런건 경성 최고의 스캔들 메이커 완이 시켜요, 완이!"


왕골 "아 그럼 기사다운 기사를 던져줘 봐요!
내가 한 방에 팍 찍어올 테니까!
고고함은 무슨 맨날 기생 사진이나 찍어오라고 시키면서.."


탁구 "아이그 이런 싸가지 없는 놈들.
기자 정신을 가져봐, 기자 정신을!
니들 정말 나 굶어죽는 꼴 보고싶어서 이래!?"

그 때 사무실로 다급히 뛰어들어와 숨을 고르는 완

탁구 "완아, 귀여운놈! 출장은 즐거웠쪄?"

왕골 "출장은 무슨.
꼬인 여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떠난 도피성 출장이지."
세기 "내지는 활동영역 제한에 따른 정치적 망명."

탁구 "물건은 구해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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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으로 들어가는 여경을 주시하고 있는 인력거꾼


서점의 문을 닫고 커텐을 꼼꼼하게 치고 가지고온 가방을 열어보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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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장 "쌀 어디로 빼돌렸어?"

인호 "말했잖아요. 저 빼돌린 적 없어요.
지난주에 분명히 제대로 배달했다구요."

강구 "죽고싶어?"
인호 "몇 번을 말해요. 저 사람이 거짓말 하는 거에요!"

민사장 "아니 근데 이 자식이! 아니 뭐해!?
당장 까막소에 가두지 않고!"
순사인 강구를 데려와 인호를 경찰서에 집어넣으라며
소리를 꽥꽥 지르는 악덕고리대금업자 민사장

민사장 "이번 일 한 번이면 내가 말을 안 해!
허구헌 날 찾아와서는 지 애비 죽인 살인자네,
지 동생 팔아버린 악질이네, 어찌나 악랄을 떨어대는지
내 심장이 그냥 벌렁벌렁거려!"

인호 "사실이잖아..!"

민사장 "뭐야? 아니 근데 이 자식이!
탓하려거든 니 애비를 탓해 이 자식아!
지 새끼 저당 잡아가지고 내 돈 빌려다 쓴 게 누군데!"

인호 "당신이 우리 아버지 데려다가
실컷 부려먹곤 죽게 만들었잖아!
내 동생 북간도에 팔아 넘긴 것도 당신이잖아!"

강구 "입 닥치지 못해?!"

인호 "당신도 이 사람이랑 똑같애.
부자들 얘기만 믿어주고 같은 조선인인 주제에
일본 놈들한테 굽신대는 당신도 이 사람이랑 똑같다구!"

강구 "이 새끼가..!"

인호의 말에 주먹부터 나가는 강구


강구 "감히 대일본제국의 경찰 앞에서 반항을 해?
기껏 사람 대접해줬더니 주인 손등을 물어뜯어!?
너같은 새끼들은 멸시받고 천대를 받아야 정신을 차리지.
그래야 지가 개새끼인줄 알고 살지."


강구 "죽어! 죽어 이 새끼야! 오늘 깽값 한 번 치뤄보자. 죽어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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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없는 인호를 무지막지하게 팬 일본 앞잡이 매국노 주제에
평온하게 술쳐마시러온 ㅈ구..

망치 "나여경이 움직였습니다."
강구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인력거꾼 망치가
여경의 수상한 움직임을 강구에게 보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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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뻐꾸기는 무사히 둥지 안으로 돌아왔읍니다.
해 저물녘 돌아올 어미새를 기다리고 있겠읍니다.'


여경은 가방을 무사히 전달받았다는 내용의 밀서를
조심스레 책장 어딘가에 꽂아놓는데

그 때 서점 문을 쾅쾅 두드려대는 소리에 흠칫 하는 여경


좆구였움..

강구의 얼굴을 보고 긴장한 여경은
주저하다가 곧 문을 열고


강구 "뭘 그렇게 놀라시나? 나여경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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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 왕골 "뭐?! 여자한테 뺏겨? 아니 천하의 선우완이 여자한테 당해?"

완 "이게 아주 제대로 선수더라니까!
뻐꾸기를 함께 날려보자는둥 신발끈을 바짝 묶으라는둥!"

완 "생긴건 촌스러워가지고 아주 제대로 고수야, 고수!
세상이 어떻게 변할런지 진짜.."

탁구 "아이고 이 애물단지를 어디다 써 그래!
임마 그거 하나 제대로 운반 못하고 여자한테 뺏겨!?
그게 전부 얼마짜린줄 알어!?"

완 "에이씨 물어주면 될 거 아니야 물어주면!"
탁구 "지금 돈이 문제야!?"

완 "아 그럼 뭐가 문젠데!"
탁구 "만에 하나 그게 경찰 손에 넘어가기라도 해봐!
너는 무사할것 같냐? 이 놈, 이 놈, 우리 모두 무사할 것 같냐고!"

아차싶은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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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 "한 번만 더 묻는다. 가방 어디있어?
가방 안에 뭐가 들어있지?"

여경 "책이라고 말했잖아요.
아이들 야학 교재로 쓸 책이라구요. 그것도 죄가 되나요?"


강구 "경성역에서 너한테 가방을 건네준 자가 누구야?
물론 그 배후 세력이 누군지도 알고 있겠지?"

여경 "대일본제국의 유능한 순사부장님도 모르는게 다 있군요?"

강구 "죽고싶어!?"

여경 "매사를 폭력으로 해결하려는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네요.
협박 말고 제대로 취조하는 법을 좀 배우시죠."


논리가 떨어지니 분노를 못참고 여경의 뺨을 때리는 강구

강구 "지금 당장 이 년의 집과 서점을 샅샅이 뒤져라.
경성역에서 이 년이랑 함께 있던 남자를 목격한 자가 있는지 찾아봐."

불안해지는 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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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을 찾아온 듯 잠긴 서점 안을 살펴보는 인호

해화당 문 앞을 서성이는 인호를 발견한 여경의 엄마 학희
학희 "인호야!"
인호 "어디 다녀오세요?"

학희 "아니 근데 너 얼굴이 왜 그러니? 누구랑 싸운거야?"

인호 "배달가다 넘어졌어요.."

학희 "아니 왜 안들어가고 그러고 서있어?
선생님 보러 온거 아니야?"
인호 "안 계신 것 같아서.."

인호 "저.. 이거.."

학희 "아니 이건 야학 교재잖니? 이걸 왜?"


인호 "그게.. 앞으로 쭉 못나올 것 같아서요. 안녕히 계세요..!"

학희 "인호야! 인호야!"


도망치듯 사라지는 인호를 붙잡는 학희의 눈에 들어오는 왜놈들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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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도련님, 집으로 안가십니까?
어르신께서 오늘은 꼬옥! 모시고 오라고 그래서.."

완 "지금 가방을 잃어버렸는데 그게 문제야?!"

세기 "우리 이 일 덮자.
그 가방이 우리꺼란 사실이 밝혀지면
앞으로 우리 활동하기 힘들어져.
우리의 유일한 자금줄인데 끊기면 활동이 안되잖어."


왕골 "맞아, 게다가 그 여자. 완이 얼굴을 봤잖아."
세기 "게다가 형은 이미 종로경찰서 요주의 인물이잖아.
가방 찾겠단 생각 버리자. 절대 찾지 말자."


세기의 말에 설득당해 일제히 고개를 끄덕거리는데
그 때 뒤에서 들려오는 한 목소리

집사 "거기 종로경찰서죠?
저 우리 선우완 도련님이 가방을 잃어버리셨거든요."

"안돼!!!!!!"

식겁해서 재빨리 수화기를 낚아채는 네사람

집사 "도련님, 경찰서로 나와서 사건 경위를 설명하면
금방 찾아주신답니다! 안나오면은 직접 방문하시겠다네요."

쓸데없이 친절하고 쓸데없이 재빠른 집사의 행동력에
그저 망연자실해지는 완

김순사 "찾았습니다!"


결국 여경이 숨겨놓은 가방을 찾아오자 놀라는 여경

완 "상황에 따라 세가지 전술을 이용하면 되는거지."

세기 "첫째, 무조건 아니라고 발뺌한다."
왕골 "둘째, 가방은 이미 찾았다고 구라친다."

탁구 "셋째, 이 가방은 내 가방이 아니라고 쌩깐다."

세가지 전술을 곱씹으며 비장하게 경찰서 앞에 선 완

완 "끝까지 함께 있어줄거지?"


말 끝나기가 무섭게 바람같이 사라지는 동료들 ㅋㅋㅋㅋㅋㅋㅋㅋ


대환장

강구 "열어. 애들 교재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전혀 두려워할 이유가 없잖아. 안그래?
설마 자기 가방 비밀번호도 모르는건 아니겠지? 열어."


여경이 미동없이 가만히 있자
순사에게 가방을 열라고 지시하는 강구

완 "아니오! 모르오! 내 것이 아니오!"

그와중에 완은 다시 한 번 마인드컨트롤을 하면서 천천히 들어서는데



때마침 완의 가방이 열리려 하는 중


완 "안돼!!!!! 잠깐만!!!! 내 가방!!! 잠깐 열지마!!! 김순사!!!!"



하지만 간절한 외침과는 달리 속절없이 열리고만 가방

열린 가방 안은 19금 잡지로 가득차있고



뜬금없는 불온서적의 등장에 여경은 물론 강구도 얼굴을 찌푸리고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은 여경과

판도라의 상자를 강제로 공개당해 무너져내리는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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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 채 쿵쿵거리며 나오는 여경과는 달리
축 쳐진 어깨로 터덜터덜 걸어나오는 완의 힘빠진 모습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난데없는 에로잡지의 등장에 빡친 좆구

완 "어이! 이봐!"


완 "불미스러운 일로 엮였지만 이것도 인연인데
제대로 통성명이나 하지. 나는 선우ㅇ.."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미는 완의 손바닥을 세게 쳐버리는 여경


여경 "꺼지십시오."

완 "방금 뭐라고 했냐 너..?"

여경 "좋은 말로 할 때 꺼지시라고 했습니다."

완 "뭐...? 꺼지십...?"

완 "하하. 그래 좋아.
니가 나땜에 의심받고 취조받아 분하고 억울한건 알겠는데
엄밀히 따지면 나도 피해자야.
니가 가방 들고 튀지만 않았으면 이런 일은 없었잖아!"

여경 "할 말 다 하셨습니까?"

완 "게다가 가방 하나에 목숨은 또 왜 거냐?
이건 내 가방이 아니오, 이러저러해서 여차저차했는데
럴러럴러해서 랄라랄라 하게 된 것이오
이렇게 자초지종을 설명했으면 깔끔했잖아!"

여경 "더 하시렵니까?"

완 "내가 너한테 목숨 걸어달라고 부탁했냐?
아니 지가 지 맘대로 가방 들고 튀었다가
지가 지 목숨 걸고 지 가방이라 우겨놓고 화는 왜 내냐고 도대체!"

여경 "아직 남았습니까?"

완 "솔직히 너 그 가방 열어본거 아니야?
왜? 열어보니까 니 취향에 맞는거 같애?
아님 팔면 돈 좀 손에 쥘 것 같았어?"



주먹으로 응수하는 여경


여경 "그런 걸레만도 못한 저질책자를 운반하면서
독립 투사 이름을 팔아먹는게 부끄럽지도 않아?
그런 뻔뻔한 짓을 하면서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그런 애국지사들에게 조금도 미안하지 않냐구!"


여경 "목숨은 그런 걸레 따위에 거는게 아니야, 어?
남자라면! 좀 더 그럴듯한데 목숨을 걸어! 알았어?"

완 "야!!!"

완 "뭐 구경났어요!?"

구경하고 있는 삼인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들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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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희 "여경아! 괜찮아? 어디 다친덴 없고?"
여경 "괜찮아요."

학희 "좀 전에 사람이 다녀갔어. 일은 잘 해결됐으니 염려 말래."

안도하는 여경

학희 "취조받느라 힘들었을텐데 어서 먹어."

학희 "네 잘못이 아니야.
가방 건네줄 사람이 한 시각이나 늦게 기차를 탔대잖니.
그 쪽도 검문이 심했던 모양이야."

일을 그르친 것 같아 심난한 여경은 밥이 넘어가질 않고

학희 "군자금은 임시정부로 무사히 전달될테니
너무 걱정말라시더라.
어려운 부탁 들어줘서 고맙고 위험에 처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여경 "제가 너무 큰 실수를 했어요.
절 믿고 어렵게 부탁하신건데.
돌아가신 아버지 딸이니 틀림없을거라 생각했을텐데.. 그쵸?


학희 "넌 내 딸이니 틀림없다.
넌 아버지 딸이기도 하지만 내 딸이기도 해."

학희 "너 틀리지 않았어. 실수를 했을 뿐이지.
실수는 만회할 수 있어. 무서웠을텐데 용기내줘서 고맙다고
틀림없이 아버지도 그렇게 생각하실거야."


여경 "다음에 다시 기회가 오면 절대 실수하지 않아요.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킬거에요."

여경의 다짐을 무겁게 가슴에 담는 학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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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에서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한동안 가만히 서있는 완


집사 "어르신. 도련님 오셨습니다."

완 "그동안 별고 없으셨습니까"

완이를 보고 한숨을 쉬며 말없이 일어서는 완의 아버지 선우관

영화 "뭐 해 들어오지 않고?
아버지도 식사 안하고 내내 기다리셨어."
그리고 탐탁치 않은 눈빛으로 차갑게 말하는 완의 새어머니인 영화


영화 "경찰서가 체질에 맞나봐?
그럼 경찰이 되지 그랬어 왜?
아님 총독부에서 야망을 한 번 펼쳐보든가."


완 "가시 빼고는 말 못해요?"
영화 "아버지 체면도 좀 생각해줘.
앞으로 큰 일 하실 뿐인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협조를 좀 해줘야지."

관 "그만큼 놀아봤으면 됐다.
사내라면 일을 해야지. 공부를 좀 더 하든가."

영화 "저 싫다는데 어쩌겠어요.
억지로 시켜봤자 공염불이죠.
동경 유학도 일 년 만에 중도작파하고 돌아왔잖아요."


관 "아니면 번듯한 직장에 취직이라도 하든가."
영화 "왜요? 직장 있잖아요. 월간 지라시 객원기자."

관 "남의 뒷꽁무니 쫓아다니면서 추문이나 캐고
삼류 저질 잡지 나부랭이나 팔아먹는것도 일이고 직장이야??"

완 "그게요 아버지, 오늘 제가 큰 실수를 해서 거기서 잘릴 뻔 했거든요?
근데 오늘도 역시 아버지가 바로 빼내주시더라구요.
노느니 땅 판다고 심심풀이로 선배 부탁도 있고 해서 시작한 일인데
이번 일을 계기로 장기 근속 한 번 해보려구요."


완 "근데 이왕 빼내주시려면 밀수서적도 같이 좀 빼주지 그러셨어요.
그거 제가 일본에서 웃돈 주고 어렵게 구한건데."

관 "뭐야?!"

완 "아버지 특기이자 장기시잖아요. 뒷 돈 거래.
그걸로 총독부 입도 막고 뒤도 닦고 배도 채워주고."

관 "너는 내 인생에서 유일한 실패작이야!"

완 "왜요? 저말고 한 명 더 있잖아요. 이.수.현."

관 "이노무 자식이..!
너 이 놈, 내 앞에서 그 놈 얘기 꺼내지 말랬지!?"
영화 "여보! 참으세요! 완이 너 이게 무슨 짓이야!?
달포 만에 나타나서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짓이냐구!"

완 "걱정마세요. 그 자식도 낯짝이 있는데
설마 경성 바닥에 다시 발 붙이겠어요?"


망쳐버린 식사 자리를 뒤로 하고 나온 완

"어이! 선우완!"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뒤돌아보면
교복을 입고 있는 앳된 얼굴.
명찰엔 '이수현'이라는 이름이 보이고

"계동에 팥빙수 먹으러 가자! 오늘은 내가 살게"

그러나 실제가 아닌 환영


완 "이수현 이 개자식.. 너는 내 손에 걸리면 죽는다."



그리고 어린 수현이 서있던 자리에서 완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젊은 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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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호가 전해주고 갔다는 책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여경





늦은 밤 주변을 살피며 몰래 숨겨둔 총 하나를 꺼내드는 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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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했던 서에 갑자기 창문이 깨진듯한 큰 소리가 들리고


강구 "뭐야? 무슨 일이야!"
순사 "어떤 놈이 이걸 돌에다..!"


돌에 묶여져 날아온 붉은 피로 쓴 글씨

마모루 "살인예고장..?"

강구 "그렇습니다. 5파괴 7가살,
즉 파괴대상 다섯과 암살대상 일곱을 정하여
테러와 암살을 자행했던 의열단의 행동목표와 흡사합니다."

강구 "수사에 필요한 자금과 인력만
지원해 주신다면 제가 책임지고.."
코우지 "모방범죄일 수도 있습니다."

코우지 "이미 의열단을 비롯한 수많은 과격테러단체와
비밀결사조직들이 와해와 분열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핵심인사들의 움직임은 저희 보안과에 일분일초 단위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따위 조잡스런 협박장을 날릴만한 움직임은 전혀 없습니다."

강구 "새로운 조직의 진군을 알리는 출사표일 수도 있습니다!"

코우지 "대일본제국을 상대로 살인예고장을 보낼만한
강심장이라면 일개 경찰서 따위에 협박장을 날리진 않습니다."

강구 "조선인의 습성은 누구보다 제가 잘 압니다.
이건 분명 신생조직의 도발입니다!"

코우지 "개인의 원한에 의한 살인을 테러 행위로
위장하기 위한 모방범죄일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크음


그 때 노크와 함께 들어와 인사를 하는

수현 "오늘부로 경무국 보안과에 전보발령받은 이수현입니다."

마모루 "지난번 근무지가 함경남도였지?
경성엔 언제 들어왔나?"
수현 "이틀 전에 도착했습니다."

마모루 "야마시타. 자네도 이 친구 잘 알지?"
코우지 "명성은 익히들어 잘 알고 있습니다.
사법과와 행정과, 양대 고등문관시험에 동시 합격한
인재 중의 인재라구요. 보안과로 전보될 줄은 몰랐습니다."


마모루 "하하하. 내가 유일하게 능력을 인정하는 조선인이지.
내가 자네한테 거는 기대가 아주 커."

마모루 "이강구 순사부장. 앞으로 여기 두 사람이
종로서를 관할하게 될테니까 알아서 잘 모시게."
강구 "알겠습니다!"

마모루 "그리고 아까 그 일 말인데,
여기 두 사람이 맡아서 수사를 진행하게 될테니까
자네는 명령에 따라 움직이게."
강구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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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집처럼 드나드는 기방 명빈관에서 한가로이 낮잠을 자고 있는 완

난향 "잘생기긴 진짜 잘생겼다."
소홍 "너 완이 오라버니 처음 봐?"

난향 "어, 처음 봐. 경성 사교계의 황태자라는 명성은
익히 들었지만 저렇게 멋있는 줄은 미처 몰랐어."

월선 "야 근데 니들 그 얘기 들었어?
완이 오라버니 어제 경성 시내 한복판에서 여자한테 맞았대!"
난향 "어머 진짜? 왜 맞았대? 왜?"
소홍 "몰라. 맞을 짓을 했겠지 뭐~"

완 "에이씨!"

영랑 "일어나셨어요?"

완 "이야 역시 영랑이 밖에 없다니까."


완 "아, 좋다!"
영랑 "오라버니, 집에서 또 쫓겨났어요?"

완 "쫓겨나긴 임마.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이 한 몸 희생한거지."

완 "아. 받아라."

영랑 "어머. 예뻐라. 일본에서 사온 거에요?"
완 "뇌물이니까 잘 생각하고 받아 임마."

영랑 "명빈관 막내기생 따위한테 뇌물 쓸 일이 뭐 있다구."
완 "앞으로 와서 종종 쓸테니 방청소 좀 잘 부탁한다구 임마."
영랑 "그쯤이야 뭐."

영랑 "근데 오라버니."

완 "왜?"
영랑 "어제 여자한테 왜 맞았어요?"

짜게 식는 완의 표정
여기저기 다 소문난 지난밤 여자한테 맞은 사건 ㅋㅋㅋㅋㅋㅋ

완 "...송주는 어디 갔냐?"


그리고 그 기방의 주인이자 경성 최고의 기생 송주는
명성에 걸맞게 미모를 뽐내며 화보 촬영중



그런 송주와는 막연한 사이인 완
.
.
.

'앞으로 쭉 못나오게 될거 같다고 하면서 주고 가더라.'


인호에 대한 어머니의 말이 뭔가 마음에 걸리는듯한 여경


여경 "지란아. 왜그래? 무슨 일 있어?"
지란 "여경아. 나 죽고싶어..."

여경 "왜그래? 무슨 일인데 그래."



지란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여경이 향한 곳은 명빈관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려볼까 고민하지만 곧 안으로 들어가는 여경


난향 "저 언니 시대가 어느 땐데 아직 흰 저고리에서 검정 치마라니..?"

영랑 "어떻게 오셨어요?"
여경 "저.. 차송주씨를 좀 만나뵙고 싶은데요?"

영랑 "송주언니 지금 없는데.."


소홍 "저 언니 좀 유명해.
별명이 조마자라고 경성에 모르는 사람이 없어."
난향 "조마자...?"

월선 "어. 조선시대의 마지막 여자. 조.마.자."


영랑 "무슨 일인데요? 나한테 말하면 내가.."

여경 "어딜 가면 만나뵐 수 있죠?"

영랑 "인사동에 있는 까르페디엠에 한 번 가보세요.
언니는 일 끝나면 거기서 항상 커피를 마시거든요."

여경 "감사합니다."


여경 "근데요, 차송주씨가 어떻게 생겼나요?"

아무리 조마자라도 차송주를 모르는 사람이 다 있나싶어
여경의 말에 놀라 돌아보고

영랑 "경성 최고의 기생 차송주를 모른단 말이에요??"


송주는 준연예인급의 넘나리 유명한 기생이었음
여기저기 붙어있는 송주의 광고를 보고
맘에 들지 않는지 삐죽거리는 여경의 모습
.
.
.

송주 "어제도 명빈관에서 잤어?"
완 "갔더니 없더라 너? 외박했냐?"

송주 "밤새 마작했어."
완 "많이 땄어?"

송주 "별로. 쌀 열 섬 정도. 피곤해.
까르페디엠으로 가. 커피 한 잔 마셔야겠어."
완 "오랜만에 만난 소울메이트한테 할 말이 그거밖에 없냐?"
송주 "어제 여자한테 왜 맞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결국 마지막은 어젯밤폭행사건

송주를 찾아 경성 시내를 둘러보던 여경은
못마땅한듯이 거리 이곳저곳을 흘겨보고

여경 "조국은 왜놈에게 짓밟혀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젊은 사람들은 양물건 양음식에만 열광하다니. 너무해 진짜!"

송주 "명빈관 좀 그만 들락거리지?
자기 때문에 자꾸 남자들이 경계를 하네.
사업에 지장이 있다는 걸 알까?"
완 "뭐 어때. 어차피 쿨한 소울메이트잖아 우리."
송주 "세상은 그렇게 생각을 안하니."

완 "지들이 그렇게 엮으려 드는데 어쩌겠어?
황태자와 디바의 슬픈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해버려."

송주 "항복하고 집에 들어가.
아버지 돈으로 호의호식하면서 너무 양심불량 아니야?
아님 명빈관 말고 여관에 아예 방을 차리든가."

완 "우리 사이에 왜이래? 너 아니면 내 고독한 영혼을 누가 알아준다고.."

송주 "고루해. 그거 한 물 간 수법이야. 요즘 안먹혀."

완 "차송주의 마음을 휘어잡을만한 남자가 이 경성에 있을까?"

송주 "선우완이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될 날이 올까?"
완 "댄스나 추러 갈까?"

송주 "그것도 지겨워. 들키면 경찰서에도 가야하고.."
완 "원래 뭐든 금지된게 스릴있고 재밌는 법이야."

송주 "아으 심심해. 경성에 뭔가 재밌는 일이 없을까?"


완 "잠깐 기다려봐. 내가 재밌게 해줄테니까. 기대하시라고~"

송주 "여자한테 왜 맞았어?"

완 "아 그 소리 좀 그만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잊을만하면 자꾸 소환되는


비장한 표정으로 멀리서 송주를 지켜보는 여경


넓은 보폭으로 타겟인 송주를 향해 전진하는 여경과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에 잠깐 생각하더니 곧 여경을 떠올린 완

여경 "차송주씨?
송주 "누구..?"

여경 "해화당 서점의 나여경이라고 합니다.
드릴 말씀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송주 "무슨..?"

여경 "본론을 말씀드리기 전에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조국은 외세에 짓밟혀..!"
송주 "일단 앉으시죠."

조금 무안한듯 큼큼거리며 자리에 앉는 여경


여경 "그러니까 조국은 외세에..!"

송주 "됐구요. 그 다음.. 그러니까 본론을 말씀해 보세요."

재밌는 일을 찾으러 간다던 완은
더 재밌어보이는 현장에 몰래 돌아와 뒷자리에 자리를 잡고

여경 "먼저 묻고 싶습니다.
같은 여자로서 다른 여자의 연인을 뺏는 것은
비겁한 일이라 생각지 않습니까?"

송주 "다른 사람의 연인이라.. 누굴 말하는 걸까요?"

여경 "최상현 선생님을 아시죠?"
송주 "네. 온 국민의 존경을 받는 교육자시죠. 그런데요?"

여경 "제 친구와 사랑을 언약한 분이기도 합니다."
송주 "저런. 축하드려요. 그런데요?"

여경 "친구 말로는 그 분이 명빈관에 드나들면서부터
제 친구를 피하고 있다더군요.
그 분은 차송주씨에게 마음을 빼앗겼어요!"

송주 "세상에. 남자들은 왜 그럴까요?"

여경 "아무리 자유연애가 만연한 시대라지만
언약이란 소중한 겁니다.
연인이 있는 사람을 유혹해 한 사람의 순수한 마음을 짓밟는건!"

송주 "여경씨는 사랑을 한 번도 안해봤군요?"

여경 "네!?"

생각지도 못한 송주의 말에 여경은 정곡을 찔린듯 놀라며 말을 더듬고

여경 "조.. 조... 조국은 왜놈에게 짓밟혀.."

송주 "네. 조국은 왜놈에게 짓밟혀 신음을 해도
청춘남녀들은 사랑을 한답니다. 그게 인간이에요."

여경 "어쨌든 최상현 선생님을 제 친구에게 돌려주세요!"

여경의 말에 재밌다는듯이 웃는 완

송주 "가서 친구 분한테 전하세요.
난 그 분과 아무런 상관도 없고
또 그 분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몸도 아니랍니다."

여경 "그럼 포기하시는 건가요?"

송주 "보아하니 친구 분도 키스내기윷놀이 사건의 피해자같은데.."


여경 "!? 키스..!?"

송주 "마음은 아프겠지만 하루빨리 잊으라고 전해주세요.
그 남자 순진한 아가씨 친구 분이 감당하기에 벅찬 사람이에요."

여경 "키스내기.. 윷놀이란게.. 도대체 뭐죠?"

송주 "그건 친구 분한테 직접 들으세요."


행여 들릴세라 나즈막하게 묻는 여경이을 보고 엷게 웃더니
덩달아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곤 자리를 뜨는 송주

완 "키스내기윷놀이..?"

재밌는 건수를 잡았다는듯이 되뇌이는 완

완 "말해봐. 키스내기윷놀이가 뭐냐니까?"

완 "널 위해 꽃다발도 사왔잖아. 정성이 괘씸하지도 않냐?"

송주 "꽃사러 나갔으면 꽃이나 사올 일이지
추잡하게 남의 얘긴 왜 엿들었을까?"

완 "사람들은 늘 비밀과 진실을 알고싶어하니까."
송주 "또 기사로 쓰려고?"
완 "대중들 역시 비밀과 진실에 늘 목말라하니까!"

완 "야! 차송주! 너 정말 나한테 이러기야?"
영랑 "이제 오세요? 아까 손님이 찾아와서 알려줬는데. 만났어요?"
송주 "응, 만났어."

완 "아 말해봐! 키스내기윷놀이가 뭐냐니까!"

영랑 "우와 너무 예쁘다!"
완 "영랑아. 이거 니꺼 아니야."

영랑 "나는 그게 뭔지 아는데."

찾았다 내 익명의제보자

완 "니 꽃이야^___________________^"

여경 "뭐라구!?"

여경 "잠깐잠깐 잠깐만.. 그러니까 뭐야?
스승과 제자가 모여서 윷놀이를 했는데
질 때마다 벌칙으로 서로 뽀뽀를 해줬단 말이야?"

여경 "선생님이 그러자고 했고?
거기서 끝난게 아니라 몇몇 여제자는 선생님과
그.. 그 뭐냐... 그니까.. 한이불을 덮었단 말이지??"

(끄덕끄덕)

여경 "야!! 너 미쳤어!?
난 그것도 모르고 차송주씨만 나쁜 사람 만들었잖아!"

지란 "화내지마.. 너 화내면 무섭단 말이야.."


여경 "너 내말 똑똑히 들어.
이 일 절대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마. 알았어?
무덤 끝까지 절대 입 열면 안돼? 절대! 절대!!"
훌쩍거리는 친구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며 재차 당부하는 여경
.
.
.

수상하게 잠복중인 지라시 삼인방

왕골 "야 근데 이거 우리 이래도 되는거야?
아무리 그래도 존경받는 교육자신데.."
완 "아 이자식 소심하기는.
이름은 이니셜로 처리하고
사진은 검정색 펜으로 눈을 확실하게 지워준다니까?"

그 때 밖으로 나오는 소문의 당사자,




찰칵찰칵

탁구에게 찍어온 사진을 건네고 의기양양한 완과 친구들


탁구 "완아, 이거 진짜냐? 어? 사진은?"



제대로 현장사진 찍고 검정색 펜으로 눈까지 확실히 지운
키스내기윷놀이 사건에 대한 원고를 받고 대박예감에 흥분하는 탁구




간만의 특종답게 저잣거리에서 베스트셀러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주문도 물 밀듯이 들어옴


.
.
.



수현 "잠복이라도 했나? 피곤해보이는군."
강구 "일개 경찰서의 말단 순사부장이
피곤할 일이 뭐 있겠습니까. 잡지 검열이나 하고 있었습니다."


[객원기자 선우완]
강구가 검열하던 월간지라시를 살펴보던 수현은
기사에서 완의 이름을 발견하는데

강구 "보고싶으면 가져가십시오.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수현 "예고살인에 대한 흥미로운 의견을 내놨더군.
야마시타상한테 들었네. 나도 자네와 같은 생각이야.
자네가 올린 보고서 읽어봤네. 충분히 수사해볼만한 가치가 있어.

수현 "수사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나 요주의 인물을
정리해놓은 서류가 있다면 한 번 검토해보고 싶은데."


뭔가 탐탁치 않은 표정이지만 곧 서류를 내어주는 강구

수현 "해화당 서점의 나여경은 왜 리스트에 오른거지?
전과나 별다른 혐의도 없는것 같은데."

강구 "아버지가 임정 활동을 하다 죽었습니다.
그 계집도 현재 야학을 핑계로 청년운동과 불온사상 주입,
불온서적 전파를 주도한 혐의가 있구요.
분명 언젠가는 큰 일을 낼 계집입니다."

수현 "이 잡지와 서류, 내가 가져가서 검토해봐도 되겠지?
나도 이런 잡지는 꽤나 좋아해서 말이야."

수현 "저기.. 벌써 폐점입니까?"
여경 "아니요. 기다리던 책을 구했다는 연락을 받아서요.
지금 받으러 가는 길이거든요.
너무 좋은 책이라 오늘 당장 서점에 들여놓고 싶어서요."

수현 "그럼 다른 날 다시 와야겠군요."

여경 "아, 책 사시게요? 잠깐만요."

여경 "들어가서 잠깐 보고 계세요.
저 금방 돌아오거든요."
수현 "책 도난당하면 어쩌려고 주인 없는 서점에
함부로 사람을 들입니까?"

여경 "에이 우리 동네 사람들은 다 착해서 그런 사람 없어요.
뭐 또 책도둑은 용서하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럴 분 같아보이진 않는데 틀렸나요?"

수현 "맞습니다."

여경 "들어가서 보고 계세요. 금방 올게요."




떠나는 여경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던 수현은
들고온 지라시를 던져놓고 서점을 둘러보는데

그리고 그런 수현을 지켜보는 어떤 아이


여경 "아! 책값! 내가 미쳐."



수현 "이 책도 재밌고 이 책도 재밌고. 응?
말해봐. 네가 갖고 싶은 책이 뭔지."

아이가 한 책을 고르자 곧 그 책을 건네는 수현
수현 "자. 괜찮아, 가져 임마. 네거야 이제."

아이 "돈이 없어서.."
고마운 마음을 담아 주머니 속 고구마를 전하는 아이


수현 "책값보다 너무 많이 냈어. 거스름돈 가져가야지."

돈 대신 고구마를 내미는 아이와
그런 아이의 동심을 지켜주고자
고구마를 반으로 잘라 내미는 수현의 반응

여경 "책은 고르셨어요?"

수현 "아 예. 찾는 책이 없네요.
다른 날 다시 오겠습니다. 저 아이 책값입니다. 그럼."

여경 "책값을 너무 많이 내셨네요. 그거면 되겠는데요?"



수현이 그랬던 것처럼 돈 대신 고구마면 충분하다는 여경

여경 "같은 남잔데 누구랑 참 비교된다 진짜."






여경은 책상 위에 수현이 두고간 지라시를 보고 깜짝 놀라는데


잔뜩 화가나서 달려간 지라시 사무실은 잠겨있고


문 앞에는 완판 기념 자축행사로 오늘은 쉰다는 안내장이ㅋㅋㅋㅋㅋㅋㅋ


여경은 짜증스럽게 뜯어버림



그 시간 사무실 문 닫고 댄싱파티 벌이고 있는 지라시 식구들


송주 "특종 축하해. 못된 남자 같으니라고."
완 "땡큐쏘머치, 디바."


완판을 축하하며 신나게 춤바람을 벌이는 완과 송주

완 "어디가?"

송주 "원초적 본능 해결하러."
화장실 간다는 말을 아주 우아한 방법으로 전하는 존예송주


혹시나 싶은 마음에 밤 늦게까지 기다리고 있는 여경과


명빈관 앞으로 들어서는 어떤 차 한 대

그리고 그 차의 누군가를 노리고 있는듯 총을 겨누고 있는 그림자


는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인호였고

그가 방아쇠를 당기려던 사람은 인호와 악연으로 얽힌 민사장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주저하는 사이
오히려 총을 맞을 위기를 맞는데


그런 인호를 구하기라도 하려는듯
어디선가 정체불명의 사람이 나타나고








사장 일행에게 총을 쏜 후
일전에 경찰서에 날아들었던 협박장과 같은 표식을 남기고 사라지는데
.
.
.

완 "십 분. 십 분이면 충분해.
십 분이면 온 경성의 여자들을 다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니까?
키스내기 윷놀이? 야 그딴 내기를 왜 해 치졸하게.
그딴건 하수들이나 하는 짓이야."
탁구 "그 학교 여학생들이 좀 보수적이냐.
윷놀이라도 이겨야 꼬실 수가 있었겠지."

완 "으음~ 진정한 고수라면 상대의 가치관, 인생관까지
변화시킬 수 있어야지. 그래야 진정한 고수지."
왕골 "크으. 넌 가능하다는 얘기?"

완 "오브콜스. 경성에서 가장 촌스러운 여자를 데려다놔봐.
당장에 차송주같은 모던걸로 바꿔놓을 테니까.
윷놀이 내기 따위 필요없어."


옆테이블에서 완의 얘기를 흥미롭게 듣고있는 송주

세기 "진정?"
완 "진정."
세기 "어떤 여자라 해도?"
완 "어떤 여자라 해도."

세기 "그동안 니가 꼬셨던 여자들이 너무 쉬웠던거 아닐까?"
완 "신세기. 너 날 그렇게 몰라?"

세기 "내기할까?"
완 "내기? 내기 좋지! 조건은?"
세기 "네 차."

완 "실패했을 때의 조건은 됐고 성공했을 때의 조건을 말해야지."

세기 "내가 월간지라시를 위해 누드화보집을 찍어주지."
왕골 "이야 진짜??"
세기 "단 대상은 내가 정해. 오케이?"

완 "얼마든지. 누구든지. 누군데?"

세기 "해화당 서점의 조.마.자."

세기의 말이 끝나자마자 눈 튀어나올듯이 숨을 들이쉬며 놀라는 두사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쳐지나가는 그들의 안좋은 기억ㅋㅋㅋㅋㅋㅋㅋㅋ

완 "왜그래? 조마자란 애가 그렇게 예뻐?"

왕골 "그게... 이쁘다기 보다는..."

두둥 경성에서 여경의 이미지는 독립투사 그자체

완 "왜? 그렇게 도도해?"

탁구 "아니 도도하다기 보다는..."

"꺼지십시오."

완 "도대체 뭐야? 걔가 그렇게 대단해?"
세기 "자신 없으면 포기하시던가."

완 "무슨 소리! 선우완 연애 사전엔 포기란 말은 없어."

탁구 "포기.. 이제 그거 대따 크게 생길껄...?"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처럼 웃는 친구들

완 "오케이 콜! 차 한 대 걸지!"
세기 "괜찮겠어? 쉽지 않을텐데?"

완 "만약에 실패하면 조선의 해방을 위해
이 한 몸 바치는 독립투사가 되지.
옷 벗을 준비나 해두라고. 그런 의미에서 건배!"


그런 완의 내기를 듣고 재밌다는듯 웃는 송주


하염없이 기다리던 여경은 아무도 오지 않자 사무실 문을 퍽 차버리고

세기 "어우 드럽게 무겁네 진짜."
왕골 "전철 끊겨, 돈 끊겨 이제 걸어가야겠네."
세기 "걱정마라, 이제 우리 수중에 자동차 하나 생길테니까."

왕골 "근데 이 자식은 어떻게 조마자를 모르냐?"
세기 "모르긴. 경성 한복판에서 얻어맞기까지 했는데.
그 여자 별명이 조마자인걸 모르는 거겠지."

왕골 "야 잘하면 죽기 전에 이 자식 독립투사 되는거 보고 죽겠다."
세기 "상대 지대로 만났닼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 벌어질 꿀잼로맨스 생각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 두 사람
.
.
.


서점으로 돌아온 여경은 문 앞에 앉아있는 인호를 발견하고

여경 "인호야."

인호 "선생님, 저 북간도로 갈래요.
가서 내 여동생 찾아서 같이 살래요.
도와주세요. 북간도로 도망갈 수 있게 도와주세요!"

여경 "지금은 안돼. 벌써 경찰들이 움직이고 있을거야.
정말 네가 한게 아니라면 걱정할 필요 없어.
오늘은 일단 여기 숨어있자. 응? 인호야.."

여경 "근데 너.. 총은 어디서 났어? 훔쳤어?"

인호 "그런거 아니에요.. 나중에..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여경 "총 이리줘. 갖고 있으면 위험해.
선생님이 처리할 테니까 이리줘."

그제서야 품 속을 더듬거리던 인호는 뭔가 잘못됨을 느끼고 허둥대는데
여경 "왜그래?"

인호 "총이 없어요..! 분명히 여기 넣어놨는데 없어요..
여동생이 만들어준 손수건으로 감싸놨는데.. 어떡하지.."
여경 "떨지말고 잘 생각해봐. 짐작가는데 없어?"
인호 "모르겠어요."

그저 모른다고 고개만 젓던 인호는 곧 생각난듯이 여경을 바라보고


결국 잃어버린 인호의 총을 찾기 위해
여경은 깜깜한 길거리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데



그러던 중 넘나 수상하게 나 총이요 하는
자태 그대로 떨어져있는 총을 발견한 여경


총을 숨기고 주변을 살피며 서점으로 돌아가려던 여경은



이미 사건이 접수가 된 건지 수색을 나와있는 순사들을 발견하고



수현 "거기 누구야!"







곧 숨어있는 것이 들통나 무작정 뛸 수 밖에 없는 여경은
어느새 명빈관 앞까지 다다르게 되는데



신발까지 챙겨 숨을 곳을 찾아 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자다가 깬 완이 물을 마시려 일어나는데



그 때 완이 있는 방으로 뛰어들어와
두려운 숨소리만 거칠게 내뱉고 있는 여경

완 "뭐야?"

빈 방인줄 알았던 여경은 들려오는 사람 목소리에 흠칫 놀라고


어둠 속 남자를 바라보다가 이내 누구인지 깨달은 여경이 눈을 피하는데


완 "너..?"
곧 완도 여경을 알아보고 아는 체를 하려는 순간

완의 입을 막고 쓰러뜨리는 여경

완 "이 기지배 완전 내숭...!"
여경 "좋은 말로 할 때 입 닥치십시오."

품 속에 숨겨둔 총을 꺼내 완에게 겨누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