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덬이 이런 옷을 입고 리코더 불고 다니던 때를 지나 일하기 싫어서 징징거리는 2n살 어른으로 자랄 때까지 계속 같이 산 강아지가 있어
올해 18살이 되었고 반년이 지나서 그냥 새삼 감회가 새로워서 일기처럼 후기글 남김
매달 정기검진 받고 있고 먹는 약도 많은 강아지지만 정말 신기한건 백내장/녹내장도 없고 못 걷는 것도 없고 치매도 없고 또래 강아지 중엔 건강한 편이라고 생각해!
이런 사실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기특하기도 하고ㅎㅎ
사실 재작년에 병원에서 마음의 준비하란 소리까지 들었던 강아지야
뭐 어찌저찌 수술은 했는데 병원에서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한 달간 입원+장기나 소화기 구조가 일반적이지 않아서 CT나 MRI로 제 기능을 하는지 판단이 불가+병원 밥 안 먹어서 살 의지 없다고 판단 대충 이런 상황이였어
병원 선생님이랑 같이 열심히 관리해서 수치들 정상 판단 받고 완치 판단 받고 집에서 잘 먹는 사료 몇 종류씩 두면서 돌려 먹이면서 18살이 됐음!
혹시 몰라 나이 많은 반려동물이랑 사는 덬들에게 조금 위로가 되길 바라면서 좀 적어보려고!
1.먹는거
이게 진짜 제일 빡세
우리 강아지는 걷는거, 보는거, 기억력에는 크게 문제가 없어서 이게 제일 문제였음
병원 밥 안 먹었다고 했잖아? 얘는 ㄹㅇ 배가 고파도 맛 없는건 안먹음…
그래서 병원에서 강급당하고 굶다가 입원한 환자가 져키를.. 얻어먹었음..
지금도 밥을 잘 안 먹는다 해야하나 엄청 가려서 어제 먹던 사료 오늘 안 먹고 아침에 먹던 사료 저녁에 안 먹고 ㄹㅇ 대환장임
그래서 개는 하나인데 사료가 샘플 포함 10종류가 넘게 있어
이거 다 언제 먹고 안 먹을지 모르고 사료 바꾸면 안 좋긴 한데 주치선생님이 어차피 노견이고 얘는 뭐라도 먹어야하니(입원때 0.5키로가 넘게 쭉 빠짐) 먹는거 다 주셔라 해서 그냥 로테이션 돌리면서 먹임
먹일 때도 그릇이 아니라 사람이 손으로 한 알씩 다 줘보면서 눈치 싸움을 함..
그래서 한 끼 먹는데 40분이 넘어 사람보다 오래먹음
정말 신기한건 배앓이를 안해 반년 동안 딱 한 번?
2.약
약이 정말 많이 늘었어.. 원래 완치 판정 전까지 피하수액, 정맥수액 맞다가 완치되고 작년까지 끊었는데 올해부터 다시 생김ㅠ
수액 포함해서 있는 약이 아침수액, 혈압약1, 인 조절제, 신장약1, 신장약2, 저녁수액, 혈압약2 이렇게 있음
이걸 매번 얘 입에 넣는데 싫어하는게 눈에 보여서 먹여주는 입장도 괴롭고 수액은 직접 놔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늘 마음이 아파ㅠㅠ
그치만.. 잠깐 끊어도 수치들이 튀어서 어쩔 수가 없다..
3.산책
우리 집 강아지는 산책을 개싫어함.. 진짜로..
나갈 준비할 때부터 엄청 끙끙 헥헥 거리고 심장박동 빨라지고 흰자도 충혈될 정도로 눈 뒤집어져라 뜨고.. 주치선생님이 스트레스 줄이래서 본격적인 산책은 잘 안함
대신 코산책을 하는 방향으로 바꿈!
아기 포대기 같은거에 강아지 넣고 밖에 킁킁거리게 하는데 이건 또 ㄱㅊ하더라
너무너무 나가기 힘들어한다, 나갈 준비하는데 힘 탁 풀려서 배변까지 한다 그럴 땐 그냥 창문 활짝 열고 창가 소파에 앉아있게 함
그럼 한참 킁킁거리다 만족하면 다시 자기 자리 찾아가서 쉼
4.활기
어릴 때보다 활기가 많이 줄어든게 눈에 보이니까 너무 슬픔…
일단 자는 시간이 진짜 많이 늘었어 15시간은 기본에 길게는 18시간까지도 자는 것 같음ㅠㅠㅠ
그치만 먹을 때, 간식 줄 때 보면 한참 좋다고 짖고 뛰어다니고 병원가서 선생님한테 성질도 너무 잘 부리고..
강아지 활기나 살 의지가 강하다고 주치선생님이 말씀해주심 잔병만 좀 많아서 그렇지ㅠㅠ
노견이랑 살면 확실히 어린 강아지랑 살 때랑은 한참 바뀌는게 많아
강아지가 변하는 것도 있지만 보호자도 눈물이 많아지고 심장이 약해지는 것 같음.. 조금만 이상해도 들쳐매고 병원간 적이 한두번도 아냐
하지만 건강하고 행복하다면 그걸로 ㅇㅋ입니다..
단점은 신경쓰여서 약속도 잘 안나가게 됨(이번년도에 3번 나감 ㄹㅇ로)
그치만 집순이 생활도 좋으니까 오래오래 대학교까지 갈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