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경력 만으로 딱 10년 채우면서 겸사겸사 써봄. 지금은 휴직중인디 돌이켜보면 뭐 모든 사람 모든 직업이 다 그렇겠지만 별의 별 일이 다 있었음.
난 주로 3~6학년만 해서 12학년은 별나라 달나라라는 점 앙해 부탁
3학년: 너무너무 귀엽고 예쁨 완전 사랑둥이들ㅜㅜ 근데 학기초에는 2학년 티가 나서 수업시간에 교사나 친구들이 교과서 지문을 읽어도 그러거나말거나 혼자 안드로메다로 딴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음 주의집중력이 그만큼 짧고 교사의 지시사항을 바로바로 이행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음=손이 많이 간다..마니마니..3학년도 이 정도인디 1, 2학년은 말 다했지 매일 담임의 몸에선 사리 생성중일 것으로 유추됨^_^
그래도 1학기에 계속 반복훈련한 결과 2학기때는 어느정도 잘 따라옴=1인분을 한다 귀여운 애교와 굉장한 회복탄력성은 덤!
4학년: 초등의 꽃이자 정점! 적당한 귀여움과 적당한 과제집중력 덕에 참 인기 많은 학년임. 말도 어느정도 통하면서 활동을 시켰을때 결과물도 그럭저럭 나옴. 개중 똑부러지는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은 6학년 못지않게 엄청 야무진 애들도 많음.
5학년: 슬슬 뭔가를 가르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학년임(예: 사회 역사, 실과 등)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학년인데 수업시수는 6학년이랑 비슷한데 정작 학폭이나 이동점수를 못받아서 별로 안좋아하시는 선생님들도 여럿 봄(학교나 지역별로 다르긴 함)1학기때는 4학년 느낌이 남아서 적당히 순수한 맛이 있는데 2학기 되면 흑화하는 경우도 있음.
6학년: 1학기와 2학기가 지킬앤하이드급으로 다름. 어차피 중학교 들어가면 다시 쭈구리될텐데 세상 모르고 최고 학년의 참맛을 누리고 다님=6학년 안에서의 학폭도 많고 다른 학년과의 학폭도 많음.
Sns사용한 저격, 왕따, 성문제 비롯한 각종 학폭, 남학생들 서열과 여학생들 무리짓기의 정점=1학기 초부터 기강잡고 시작하는 선생님들 많으심=슬프게도 아무리 잡아도 2학기 말되면 애들 상태 정말 메롱되는 경우 많음.
장점이라면 그래도 꽤나 깊이있는 대화가 된다(요즘은 안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일기숙제 내면 심오한 그들의 내면을 볼 수 있음. 나는 보통 코멘트 달면서 래포형성하는 편), 졸업식때 나름 뿌듯하다, 가르치는 내용이 가장 난이도가 있어서 결과물이 그럴싸하다(이건 장점이자 단점. 기초학력 부진의 경우 6학년 땐 손쓸 도리가 없어짐ㅜ 한글 잘 못읽고 구구단이나 파닉스 안되는 애들 있는데 아무리 애써도 다른 아이들과의 격차 극복이 어려움)
학부모:
* 도대체 애를 어떻게 이렇게 키웠을까?(p)=어머니 비법좀요...딸아들사위며느리 삼고 싶을 정도로 예쁜 유니콘 아이들 부모님들. 이런 경우 대부분 상담 안해도 되는데 상담 신청하시는 경우도 많고(근데 정말 안하셔도 되어요...)알림장 바로바로 확인해주시고 준비물 숙제 뿐만 아니라 아이 위생이나 용모단정도 잘 신경써서 보내주심. 전반적으로 교사를 믿고 학급에 힘이 되어주시는 분들. 혹시 아이가 뭔가 잘못해서 연락드릴경우 바로바로 인지하시고 가정교육에 더 힘쓰겠다 말해주시는 분들.
* 도대체 애를 어떻게 이렇게 키웠을까?(n)=슬프게도 그들은 연락이 안됨...요즘 상담주간 없어지는 추세긴 한데 이런 학생 학부모가 먼저 상담 요청하는 경우 거의 못봄...그들은 자취를 감춘다..연락을 해도 받지를 않거나 용기내서 학업 위생 교우관계 등 학교생활 전반에 걸쳐 관심 및 개선요청을 드려도 효과가 없음....교사를 더 무기력하게 만드는 경우랄까..또는 역으로 화를 내거나 우리애를 당신이 나쁘게 보는것 아니냐? 그 전에는 이런 말 들은 적 없다 등 역공격을 펼치는 경우도 다수....ㅎ 이 정도면 그래도 양반인데 10년 하면서 정말 별의별 뉴스에 나올법한 부모님들도 꽤 봄=역시 세상은 넓고 도라이는 많고 콩콩팥팥은 맞는 말 같다
동학년 및 관리자
* 동학년- 해마다 너무 복불복이 심함. 나이대가 비슷하고 마음 잘맞는 사람들끼리 동학년했을 때는 학년 프로젝트 수업도 같이 구성하고 술도 먹고 재밌게 보냄. 나이대 달라도 존경할만한 배울 점 많은 분들도 많으심. 그런분들이랑 동학년되면 어깨너머로 많이 배우고 써먹음. 하지만 교사도 사람인지라 나이불문 성별불문 이상한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분들과 동학년이 되면 오히려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됨...결국 서서히 1년 동안 내 교실 바깥으로 나오지 않게됨...달팽이가 되버려...1년이 걍 고통임.
*관리자- 아직 goat급의 관리자를 못만나봐서 그런가...그냥 보통만 되도 감사할 지경. 개인적으로는 학부모 민원, 문제아동에 대한 어러움을 토로했을 때 말만 하지 않고 행동으로 나서주시는 분들을 정말 뵙고 싶음. 어딘가엔 계시는듯...계시겠지...암요...이상한 관리자분들 만나게 되면 증말 교무실 가기도 싫음 (학부모민원 들어오는대로 우쮸쮸 받아주고 온갖 행사는 다 만들고 현체 수학여행 강행하고 자기는 책임 안지는 전형적인 멋 없는 선배)
결론: 10년 교직인생 중 학생-학부모-동학년-관리자의 4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해는 딱 1년 있었음. 그 해 정말 행복했었지......=즉 다른 해는 뭔가 하나씩 아다리가 안맞았음. 좀 많이 운 나쁜 해는 정신과도 가고 휴직도 하고 울기도 정말 많이 울었음. 출근길에 누가 나 좀 뒤에서 차로 죽지 않을만큼만 쳐박아주면 좋겠다는 생각 자주함. 예쁜 아이들도 정말 많은데 소수의 금쪽이들이 예쁜 아이들에게 향해야하는 내 에너지를 다 뺏어가버림.
간혹 제자들이 연락와서 선생님 영향으로 교대 선택했다는 얘기 하면 님아 제발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오열하고픔. 그거 아니야...교사하라고 너네 그렇게 열심히 가르친거 아니라고....ㅜ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이 직업에서 탈주하려는 사람들은 나날이 늘고 있고 뭐 지금 이 답답한 상황들이 언제쯤 좋아질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할줄아는게 이거밖에 없어서 탈주도 못하고 정년 채워야할듯...
언젠가 다시 4박자가 맞는 해가 돌아오길 바라며ㅜ 오늘도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시는 모든 선생님들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