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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나를 괴롭히고 있는 외모 / 피부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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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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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하는게 덬들이 보기에는 정말 답답하고 한심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는 거 충분히 공감해. 하지만 나도 여기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노력하려하니 좀만 부르럽게 말해주면 고마울 거 같아. 덬들이 달아주는 댓글들에 대해 미리 감사 인사를 전해!

 

글을 조리있게 잘 쓰는 편은 아니라 시간대별로 간단하게 서술할게

 

1. 성장 배경

 

나는 누가봐도 외적으로 뛰어난 엄마와 적당히 곱상하게 생긴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어. 엄마는 어릴 때 미스코리아에 나가보라는 권유를 받았을 정도라 엄마가 나를 낳는다고 할 때는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예쁜 아이가 태어날지 궁금해 했다고 해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난 외적으로는 전혀 예쁘게 태어나지 않았어. 주변 어른들도 나를 보면 항상 남자애냐? (여자임ㅋ) 라고 물어봤고, 차마 예쁘다고 생각할 수가 없는 얼굴이라 어렸을때는 외모와 관련된 칭찬을 전혀 못들었다고 해.

 

2. 유소년기

 

다행인건 공부는 그나마 잘했어. 초중고등학교때는 전교에서 항상 다섯 손가락 안에 꼽혔고, 우리 시 안에서 내 이름을 모르는 학원 원장님이 없다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어. 생각해보면 이때는 잘 꾸미면 이쁘장하다는 소리를 들었던 거 같아. 근데 여자들한테만 들었던 얘기라 별 신뢰성은 없음. 그냥 공부만 열심히 했던 시기였음

 

3. 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잘해서 특목고를 지원했으나 떨어짐. 이때 이후로 우울증에 걸리면서 160에 45키로를 유지하던 체격이 60키로 가까이까지 불었음. 단기간에 찐 살이라 더욱 못나게 쪘던 거 같아. 엄마가 볼 때마다 허벅지 때문에 바지가 터질 거 같다는 잔소리를 많이 했고, 입시 실패로 인한 극도의 스트레스로 얼굴에는 여드름이 너무 심해서 기숙사 복도를 지나가면 친구가 얼굴이 왜 그러냐고 항상 물어봤어.

 

사실 이때가 가장 외적으로는 별로였던 거 같은데 정작 외모 강박이 별로 없었어. 오히려, 나름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어 (ㅋㅋ) 아마 여고 기숙사에 사느라 이성을 접할 일이 없으니 더욱 그랬던 걸까 싶음. 근데 이때 사진 보면 진짜 저 얼굴을 보고 밖에 돌아다녔나 싶어.

 

4. 대학교 시절 (이때부터 정병 시작)

 

재수를 하고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어쩌다보니 다시 말랐던 원래 체형으로 돌아왔음. 엄마는 내 눈을 무쌍으로 낳아준 것에 대해 큰 부채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엄마는 서양인처럼 진한 쌍커플임) 대학교 입학한다고 쌍수를 시켜줬어. 내 생각엔 여기부터가 시작이었던 거 같음.. 난 기본 눈은 작지 않은 편인데 눈에 힘이 없어서 눈이 작아보이는 사람이었거든? 그런데 안검하수를 병행해서 쌍수를 하니까 진짜 눈이 너무 커졌어.

 

나는 태어나서 막 열심히 꾸며본 적도 없고, 남한테 예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도 없거든? 근데 살도 빠지고 쌍커플도 생겨서 대학교에 가니까 다들 나한테 예의상으로라도 예쁘다고 하는 거야. 처음에는 너무 낯설고 이 사람들이 나를 놀리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런 소리를 계속 들으니까 예쁘다는 소리를 자꾸자꾸 듣고 싶어졌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피부가 좀 안좋아서 (위에서 언급한 고등학생때의 여파) 화장 전후의 피부 상태 차이가 좀 심한 편이었거든? 아이라인 마스카라 눈썹 입술 이런거 진짜 하나도 상관 없는데 피부 차이가 진짜 큼. 근데 예쁘다는 소리는 계속 듣고 싶으니까 MT처럼 다인원이 같은 숙소에서 묵는 경우에도 남들 다 세수할때 끝까지 화장을 안지웠어. 아예 밤을 새던가, 아니면 재생비비를 바르고 자던가 했어

 

아이러니하게도 이 때는 내가 심리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생각을 못했어.

매일 밤 보톡스나 필러 같은 자잘한 시술만 검색하다 잠들곤 했음

 

5. 휴학 시절 (정병력 심화)

 

내가 어릴 때부터 유일하게 듣던 칭찬이 얼굴이 작고 턱이 뾰족하다는 거였는데, 부정교합때문에 부득이하게 대학교 휴학 기간 2년 동안에 발치교정을 했어. 근데 난 딱히 미적인 향상을 바라고 한 치료가 아니었는데 이게 내 얼굴에 미적으로 큰 영향을 준거임

 

그래서 이때 이후로 또 예쁘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듣게 되고 다시 미친 외모 강박에 빠지게 되었음.

 

어느 정도냐면... 내가 연예인급도 아닌데 (그리고 난 연예인이 아니니 애초에 비교대상이 아니고) 살면서 하루는 예쁘다는 소리를 안 들을 수 있잖아? 그러면 내가 다시 예전처럼 못생겨졌나... 라는 생각이 들고 그 날 밤은 거울을 보는게 너무 싫었어.

 

그리고 내가 생각한 완벽한 스타일링이 안되면 밖을 그냥 안나갔음. 화장은 괜찮은데 머리 스타일이 별로야? 아예 걍 모자를 씀. 화장이 별로야?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싹 다 지우고 마음에 들때까지 계속함. 그래서 한 번 밖에 나가려면 준비시간이 2시간은 걸렸어. 내가 못생겼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면 가슴이 내려앉는 거 같았어.

 

이때 제일 좋았던 건... 나를 예쁘다고 인정해주지 않았던 엄마가 자랑스럽게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우리 딸이에요~ 라고 소개를 시켜준다는 거였어. 예를 들어 작은 사이즈만 나오는 여성복 매장 가잖아? 나는 뼈대도 작은 편이라 그런데를 가도 항상 제일 작은 사이즈를 입어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우리 엄마는 점원한테 호호 우리 딸이 먹는 양이 너무 적어서 그~렇게 먹으라는 데도 살이 너무 안찌네 하면서 좋아했음

 

엄마가 좋아하는 걸 보니 나도 좋았던 거 같아

 

그래서 이때부터는 심리적으로 소식가가 됐음

지금도 밥 반공기 이상은 잘 못 먹어, 살 찔 거 같아서

 

6. 지금 상태

 

나는 주사 피부염이라는 고치기 힘든 피부염을 재작년에 심하게 앓았는데, 지금은 회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피부에 대한 공포감이 진짜 심한 상태야. 피부에 빨간 반점이 열댓개 나면 그걸 보는게 너무 괴로워서 집에서도 얼굴에 반창고를 열 개씩 붙이고 살아. 그리고 난 화장을 지우면 아예 불을 끄고 살아 집에서도.. 내 흉터 가득한 얼굴을 보는게 너무 괴로워서..

 

피부가 예민하다보니 이게 외모 강박과 맞물려져서 더 안 좋은 시너지를 내는 느낌이야

 

사실 이게 너무 괴로워서 정신과 가서 상담을 하고 약을 타서 먹어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거든 근데 정말 미련하게 들리겠지만 정신과 약을 잘못 먹으면 살이 찐다는 소리를 들어서 그게 너무 무서워서 시도를 못해보고 있어.

 

내 이런 심리상태를 모르는 사람들은 언니는 (너는) 마인드도 건강해보이고 얼굴도 예뻐서 부럽다고 자주 그래. 근데 나 진짜 남한테 불쌍해보이기 싫어하는 미친 쿨찐이라 지인들이 모르는 거고,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얼굴의 혜택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곧 없어질 한 순간의 유희라는 걸 알기 때문에 항상 너무 불안하고 힘들어.

 

가장 힘든 건 대학생때 이후로 나를 알게되고 나를 좋아해줬던 사람들이 예전 얼굴을 알아도 날 좋아할까? 라는 생각이 나를 항상 잡아먹는다는 거야. 이런 나를 어떻게 해야될 지 정말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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