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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결혼식이 끔찍했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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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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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에 결혼한 덬인데
결혼생활 자체는 좋지만 결혼식 과정 자체가 나한테 너무 끔찍했어서 적어보려고 해 ㅠㅠ


1. 웨딩사진 촬영
이날 내가 무조건 저녁 7시-10시에 일을 해줬어야 하는 게 있어서 촬영을 5시반까지는 마쳤어야 했어.
한겨울에 덜덜 떨면서 촬영하니 웃음이 나올리가 없는데 빨리 끝내야 한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기계처럼 웃음 쥐어짜면서 버텼어. 중간에 쉬는시간 하나없이 기계처럼 웃으면서 찍고 찍고 찍고...를 반복하니 저녁 5시반이어서 부랴부랴 회사로 달려가서 일함.
이날 거의 반 시체 상태로 일 끝내고 밤중에 집에감.
이렇게 샹고생해서 찍은 사진 모바일 청첩장에나 몇개 박고 앨범은 지금 신혼집 어딘가에 쳐박혀있음.
돌이켜보면 가장 의미없고 쓸데없었던 일 같아.

2. 드레스 고르기
촬영이나 본식사진 용도로 드레스 고르러 가야하는데 남편도 지방근무에 너무 바빠서 난 혼자 갔어. 주변에서 예쁘다 해주고 리액션 해주고? 이딴거 없었음. 게다가 난 통뚱덬이라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두루마리 휴지 둘둘 감은 돼지같았음. 난 내 몸에 만족하고 체형 보완되는 옷 입으면서 잘 살고 있었는데 왜 단점만 부각시킨 옷을 굳이 입고 다른사람들 앞에 보여줘야하는지 1도 이해가 안갔어. 이거 드레스 피팅하고 충격받아서 다이어트 하긴함..

3. 다이어트
이때 일 스케쥴이 아침 8시출근 밤 11시퇴근이었어. 일 많으면 12시에도 퇴근버스 타고 그랬어. 이 스케쥴 소화하면서 샐러드만 먹으려니 인간이 돌아버리는 것 같더라. 근데 포기하고 싶을때마다 드레스 고를때 거울 앞에서 웃음거리밖에 안되건 내자신이 생각나서 그냥 버티고 샐러드 먹음.

3-1.
팔뚝보고 충격받은 나는 팔뚝 지방분해주사 맞으러 강남역 무슨 병원 갔는데 실장이 120만원짜리 코스 추천해서 결제하고 나왔더니 거기 다니는 직장동료가 왜 그가격에 했냐고 바가지썼다고 해서 집가는 버스 안에서 질질 울면서 집에 옴. 드레스 미리 입혀서 컴플렉스 자극 -> 강제로 컴플렉스 대중에게 공개하게 하는 행사 있음 -> 뷰티산업에 돈 쓰게함 나는 이 루트를 아주 호구스럽게 착실하게 탔음.

4. 주례
주례 원래 신랑쪽에서 구하는거 아니야? 결혼식 2주전에 신부쪽에서 주례 구하는거 아니냐며 시부모가 갑자기 내 대학 지도교수님한테 연락하라고 함. 졸업하고 연락 안드린지 몇년인데 이게 무슨 무례야.이거가지고 내 엄마한테도 욕먹고 남편이랑도 대판 싸움. 결국 엄마 친한 지인분께 부랴부랴 부탁드려서 해결.

5. 본식
전날 밤 12시에 퇴근하고 집에오니 1시였는데 새벽 6신가 일어남. 정신없이 끌려갔다가 정신없이 대기실로 들어갔는데 신랑쪽의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친인척아님) 동물원 원숭이 구경하듯 신부 대기실 들락거림. 그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인데 웃어주고 사진찍어줘야함. 이 과정에서 나는 너무 불편했고 피곤했음. 그냥 빨리 끝나서 쉬고 싶었는데 시댁에서 꼭 해야한다며 폐백까지 하느라 오후늦게 호텔 들어가서 뻗었던 것 같아.

6. 본식 스냅사진
꼭 찍어야한다고 사진사 불러서 찍었는데 그 앨범 아직도 남편이 안찾아옴.


결혼식 문화대로 안하면 이상하게 보는 게 커서 아무리 내 식대로 진행하고 싶어도 안되더라... 난 솔직히 혼인신고만 하고 살고 싶었는데 남편이 뭐 죄지거나 부끄러운 거 있냐며 남들 하자는거 다 해야한다고 함. 결국 결혼식은 다시는 생각하기 싫은 이벤트로 남아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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