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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너무 좋은데 너무 싫어서 미치겠는 후기

무명의 더쿠 | 06-12 | 조회 수 3821
우리 엄마 나 어릴 때부터 아빠한테 의지를 못하다보니 늘 나한테 기대셨어. 아빠랑 싸우면 나한테 화풀이도 하고 감정 토로도 몇시간씩 하고 그러다가 나없인 못산다고 얘기하곤 너는 엄마의 유일한 희망이야 라고 그랬어.
그러다가도 또 화나면 아빠 꼴보기도 싫다고 아빠랑 성 똑같은 나 같이 손잡고 집나가라고.

이게 내 평생 반복되니까 이제 진짜 힘들어.

근데 엄마한테 겨우 얘기했더니 니가 그런 생각을 하고있는 줄 몰랐다고
엄마를 우습게 보고 있었냐고 하는 식으로 나는 이해도 안 갈 말을 하더니 엄마가 나쁜 뜻으로 그런 것도 아닌데 어릴 때부터 내가 이해한 척 하면서 속에 독을 품고 있대. 그리고 그걸 감추고 살은 거래.

나 잘못했어? 아니잖아. 지금 독립한지도 6년이 넘었지만 거의 매주 본가를 내려가고있는데 엄마가 자꾸 회사 업무중에 전화를 해. 밥 잘먹었냐. 일할 때 컴퓨터 멀리서 쳐다봐라.
엄마 제발 그런 얘기는 카톡으로 해달라하니까 왜 너는 이런 전화도 못하게하냐. 엄마가 한시간씩 통화하고 그러냐 화를 내. 자식 키워도 소용이 없다고.

나는 진짜 엄마가 좋아.
나한테도 가족은 엄마뿐이야.
아빠는 어릴 때부터 아빠라 부르지도 않았고 엄마는 마흔둘에 나 하나 겨우 낳아서 돈도없는데 애지중지 키워오느라 고생 많이 하셨어.
그거 다 알아.
내가 일찍 독립한 것도 그런 엄마 노후 걱정되서 돌아가시기 전에 갚을 거 다 갚으려고 일시작하느라 그런 거거든.

근데 동시에 엄마가 너무 미워.
왜 자꾸 나한테만 엄마 감정을 다 토로하는지 모르겠어.
나 그거 못견디거든?
나도 공황장애 오래 앓았고 지금도 조울증이고 나쁜교수한테 강간 당했는데 그때 기댈 데 없이 혼자 앓느라 아직도 트라우마 남아있고 집에 돈없지, 부모님 나이 드셨지... 그거 고민때문에 내 인생 하나만 바라보지 못하는 것도 솔직히 너무 힘들어.

그런데도 어떻게 내가 엄마 얘기를 매번 다 들어주고 감당할 수 있겠어?

나 지금도 일하다가 전화받고 우는 거 너무 쪽팔려.
사람들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볼까봐 차마 못들어가겠어.
나도 내스스로를 위로하고 내 일에 더 치중하며 나를 돌보는 시기를 가지고도 싶은데 그럴 틈이 전혀 안나.

엄마는 왜 하필 나 하나에만 기댄거야.
어릴 때의 나는 정말 작았는데 왜 그런 나한테만 기댄거야.
엄마는 오빠 동생도 많고 할머니랑도 가까이 살고 말 잘통하는 가족들 많잖아. 나는 얘기할 데가 없는데. 근데 왜 나한테만 그러냐구.

.....진짜 너무 힘들어. 너무 힘들어서 지금도 자해하고싶은데 그러면 안되니까 꾹 참고있어.
항상 엄마때문에 죽고싶고 또 엄마 생각나서 못죽겠다.
엄마 힘든 것도 싫고 뭣보다 내가 가해자로 남는 게 끔찍해서 기어코 살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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