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andme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그냥 재미로 함 해봤는데
몇 가지 느낀 게
1. 어떠어떠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형질이 반드시 발현되는 건 아님
사이트에서도 그렇게 말을 해 너는 이런 유전자가 있으니 반드시 이럴 거야! 가 아니라
이런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서 이런 형질이 “나타날 가능성이 많다” 이렇게
정확히는 more/less likely to be 어쩌고 저쩌고
실제로 유전자 결과와 나의 실제 형질을 비교하면
80% 정도는 검사 결과와 일치하는데 20%는 아니었어
예를 들어 나의 경우 유전자 상으로
more likely to experience motion sickness
Slightly higher odds of disliking cilantro
이렇게 나왔는데 실제로 나는 멀미가 심한 건 맞지만 고수는 개짱 좋아하거든
사이트에서도 말하길 유전자가 결부되어있기는 하지만
유전자 말고도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고수 싫어하는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고수를 싫어하게 되는 건 아니라 함 내가 바로 그러한 예
2. 나는 생각보다 더 파워 아시안이었다....
정확히는 너무나도 파워 남한 사람이었다....
93.7% 한국, 4% 일본, 0.2% 중국이었는데
한국 중에서도 서울에 집중됨
난 정작 엄마는 파워 집성촌 출신 대대손손 인천 사람, 아빠는 파워 집성촌 출신 대대손손 충남 사람임
근데 충남은 하나도 안 나오고 서울에 몰빵이더라
근데 이건 믿을만한가 싶은게 저 사람들 북한 유전자 정보 표본 없지 않나?
걍 없어서 이렇게 나온 걸수도... 걍 저 사람들 가지고 있는 얼마 안 되는 한국인 표본이 최근에 수집된 거라
대부분 자기 고향 서울이라고 리포트 해서 이렇게 나온 걸 수도....
일본이랑 중국 쪽 피는 조선 숙종 시절부터 나타난 걸로 나오던데
조상님들 그때 뭔짓을 하신 건지
2. 이런 검사 재미는 있는데 부작용도 있겠다
전반적으로 이 사이트가 참고하는 연구 문헌들 + 고객층이 유럽 인종이 대부분이라
아시안 쪽은 결과 해석하는 근거부터 부실 + 유전자 검사로 알고 싶은 포인트와 결과 해석의 방향이 좀 다름
무슨 말이냐면 likely or unlikely 판단하는 기준을 잘 살펴야 되는 게
예를 들어 내 결과를 보면
질병 발현 유전자는 딴 건 다 깨끗한데 당뇨 위험만 높은 걸로 나옴
근데 이건 내가 높은 게 아니라 그냥 아시안이 다른 인종에 비해 당뇨 위험 높아
저기서 당뇨 발병률 높다고 하는 것도 그 연구에 기초한 결과임
보통 내가 당뇨병 걸릴 확률이 높대! 이런 소리 들으면
자연스럽게 내 주위 한국인을 떠올려서 비교를 하게 되잖아?
내가 내 친구보다 당뇨 걸릴 확률이 높다고?? 이렇게
근데 그게 아니라 걍 간단하게 말해서 한국인이 덴마크인보다 당뇨 올 확률이 높다는 얘기임
그런데 아시안이 유러피안보다 당뇨병 발병 확률이 높다는 디테일을 모르고
이걸 보면 헐 내가 당뇨병 걸리는 유전자라니? 이렇게 공포로 점프해서 벌벌 떨 수도 있잖아
디테일을 알면 별 것도 아닌데
반대로
macular degeneration 이건 여기서 나름 흔한 노인성 실명 원인인데
나는 저 유전자가 없다고 나옴 근데 그게 막 어휴 다행이다ㅜ 하면서 기뻐할 일이냐 하면 것도 아닌 게 그게 막 내 유전자가 특별해서 없는 거냐
ㄴㄴ 아님 애초에 저 질병이 유러피안 사이에서 흔한 질병이고 나는 그냥 아시안이라 없다고 나오는 거
그리고 유전자에 저 질병 발현 요소가 없다고 해서 평생 그 병에 안 걸리느냐 그것도 당연 아님
유전자는 병이 발병하는 수많은 이유 중에 하나일 뿐이고 사이트에서도 그걸 아주 강조를 함
이 결과만 가지고 진단 내리지 말라고
유전자가 이래도 안 걸릴 수 있고 유전자가 아니래도 걸릴 수 있다!!!!
내가 고수 싫어하는 유전자의 소유자면서도 고수 킬러인 것처럼
그래도 나한테 자식한테 물려줄 가능성이 있는 유전병 인자가 하나도 없는 건 안심되고 좋았다
저 사이트가 안 다루는 유전병 인자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3. 막연하게 이건 타고나는 거야 했던 것들이 정말 타고나는 거였군
눈 색깔, 직모, 마른 귀지, 유당불내증 이런 것들도 다 나오는데 이건 넘나 당연한 것들이니까 빼고 내가 흥미로웠던 것들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에 대한 공포
고소공포
멀미
단짠 선호도
아침 기상 시간
태어났을 때 머리숱
비듬 유무
음치
아이스크림 선호 (바닐라냐 초코냐)
숙면
잠잘 때 뒤척임
카페인/알콜 민감성
근육 구성 (엘리트 체육인들한테 많은 유전자가 있다 함)
튼살
쩝쩝충 못 참는 유전자
다시 강조하지만 저런 유전자가 있다고 반드시 저런 건 아님!!!
사이트에서도 유전자는 여러 가지 요인 중 하나일 뿐 저런 형질을 결정하는 다른 요인도 많다고 함
나만 해도 실제의 나와 다른 거 많더라 대부분은 일치했지만
4. 그밖의 재미난 사실들
서양에는 엄마가 임신 중에 속이 쓰리면 애가 태어나서 머리숱이 많다는 속설이 있는데 연구 결과 이게 사실이라 함
아스파라거스를 먹으면 오줌에서 특유의 냄새가 나는데 이걸 맡을 수 있는 사람과 못 맡는 사람이 있다함
(나는 유전자 있다는데 그런 냄새 맡아보려고 시도도 안 하는데 ㅡㅡ;;; 담에 함 먹고 맡아볼까)
사람들의 피부색이 다른 이유 : 인류의 조상은 아프리카에서 출현했고 어두운 피부였음
이 사람들이 남쪽에서 북쪽 (유럽과 아시아) 로 이동함
어두운 피부 = 강한 햇빛 차단 효과
밝은 피부= 비타민 D 생성 효율 좋음
이런 장단점이 있는데 북쪽으로 갈수록 햇빛 차단보다는 비타민 D 효율이 생존에 더 도움이 되니까 밝은 피부로 변이한 거
5. 그래서 살찌는 유전자가 있다는 거냐 없다는 거냐
이건 쓰다보니 넘 길어져서 다음 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