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줄거리등 자세한 후기는 https://theqoo.net/review/1141657219
쓸때 다 썼으니 (...) 이번엔 저때 써야했는데, 줄거리랑 직접적인 상관이 없어서 쓰지 못한 내용들 중심으로 쓸께.
저번글도 그렇고 이번글도 그렇고 후기글을 쓰는 목적은
'영화 자체가 굉장히 불친절해서 그냥 보면 놓칠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덬들의 영화 이해와 해석을 돕기 위함임돠.
이번에도 내거 쓰는게 아니라 난 그저 이동진 평론가님의 영화 해석을 타이핑으로 옮겨적는 역할 을 수행할 뿐임!
내 이야기도 들어가긴 하겠지만 그건 30% 내외임.
1. 관계에 대한 연출
영화 초반에 크리스티앙과 대니의 관계는 이미 파국에 다다러 있는 상황인데
실제로 크리스티앙이 대니를 껴안아 위로할때 카메라는 둘을 비추는게 아니라, 둘 너머의 창문 밖의 풍경을 비추어줘.
근데 그 풍경이 한번은 폭설이고, 한번은 구름이 가득한 상황이야. 즉 크리스티앙이 대니를 위로할때 두 사람의 마음의 상태를 바깥의 날씨로 치환해서 보여준거지.
2. 생일
극중 대사를 통해 대니가 호르가마을에 도착한건 '대니의 생일' 이라는걸 알 수 있음.
대니의 입장에서 이 영화는 '자신의 기존의 관계를 모두 끊고, 호르가 마을의 주민으로 새로 태어나는' 이야기라는 걸 생각했을때
왜 굳이 대니의 생일과 미드소마 축제일을 동일시했는지는 답이 나올거라 생각함.
3. 식물, 그리고 희생제의
미드소마의 배경 호르가 마을은 '북유럽에 있는 농촌마을'임.
농촌마을이므로 당연히 농사를 지어야 하고 태양빛이 많이 필요함.
근데 여긴 스웨덴 북부니까 태양이 부족함. 그래서 태양이 가장 긴 날 축제를 열고 신에게 기원을 함. (이건 실제로 스웨덴등 북유럽에서는 흔한 현상이라 해!)
그러므로 호르가마을은 동물/식물중에서는 '식물'에 훨씬 가까운 마을이야.
이들이 먹고마시는 것도 대부분 허브계의 식물이고 (중간에 미트파이가 나오긴 하지만...)
화관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의 의상 장식도 대부분 식물에서 모티브를 빌려왔어.
반대로 이들에게 있어 동물은 '신에게 바칠 제물'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냐.
그래서 대니가 메이퀸이 되어 마을에 축복을 내리는 의식을 할때 이들은 닭을 파묻지.
대니가 처음 호르가 마을을 왔을때, 대니는 '자신의 신체 일부가 식물로 대치되는 환영'을 보는데
이 영화에서 식물 = 호르가마을 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호르가 마을에 동화되고 싶은 자신의 욕구'를 환각이라는 방법으로 관객들에게 비쥬얼적으로 제시한 셈이지.
영화 제일 마지막 부분에 대니는 꽃에 파묻혀서 거대한 하나의 꽃뭉치 처럼 보이도록 연출되어 있는데,
이는 대니가 완전히 호르가 마을에 동화되었다는걸 비쥬얼적으로 보여주는 방법이야.
반대로 크리스티앙은 영화 제일 마지막에 곰가죽을 뒤집어 쓰게 되는데
'산제물'의 이미지를 가장 비쥬얼적으로 강렬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쓴 연출방법이라 생각해.
마지막씬을 보면 사이먼과 조쉬 (코니랑 마크는 제대로 못봤었어 기억이 가물한다)는 마지막장면에 식물이 사체 곳곳에 박혀있어.
반대로 호르가마을의 희생자들은 그냥 평범하게 타죽고.
이건 (동진씨가 아닌) 내 추측이긴 하지만, 마을에서 잘못을 저지른 자의 신체(=동물)에 꽃과 가지를 꽂아둠으로서(=식물성을 부여함으로서)
산제물로 바치기 전에 자기들 나름대로의 정화의식을 한게 아닐까 싶어. 마치 고기음식 먹기전에 향신료를 치는 것처럼 말이지
외부 사람들 중 유일하게 크리스티앙만은 마을의 룰을 어기지 않은 (=정화가 필요하지 않은) 순결한 희생제물이니
다른 외부의 희생자들과 달리 식물장식없이, 산제물의 상징인 곰가죽 속에서 죽은거고.
크리스티앙 후덕하긴 해도 잘생겼는데 너무 막 굴려먹는거 아니니 ㅠㅠㅠㅠㅠ
덧붙이자면 사이먼의 죽은 상태 (등가죽이 갈라진채 사망)는 고대 바이킹의 고문수법에서 따왔다고 하더라.
4. 도대체 메이퀸 선발 댄스파티는 왜그렇게 길었을까?
대니의 마음의 방향이 확실하게 기울어진건 마을여자들이 자신을 위로할때였다고 전에 말했지만
사실 대니가 호르가마을에 동화되었던건 엄밀히 말하면 메이퀸파티때부터가 맞아.
계속 빙글빙글 돌고 탈진해가면서도 같이 돌고 그러면서 마지막엔 '스웨덴어를 몰라서 말이 잘통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친구'같은 말을 대니가 하지.
즉 메이퀸 댄스파티는 '호르가마을에 동화도 싶었던 외지인' 의 포지션이었던 대니를
'호르가마을의 메이퀸' 이라는 확실한 내부인의 포지션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부분이야.
그래서 너무 긴데..싶을 정도로 집요하게 메이퀸 댄스파티를 보여줘.
그런 점에서 보면 굉장히 의미심장한 지점이 하나 보여.
영화 초반에 대니는 등장인물들 중 가장 적극적으로 코니의 안위를 걱정하고 사이먼의 행방을 물어보지만,
메이퀸 댄스파티 이후 크리스티앙은 최음제로 인해서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닌 안색임에도 불구하고
대니는 크리스티앙을 걱정하는 태도를 조금도 보이지 않고 호르가마을의 메이퀸 으로서의 말과 행동만을 해.
크리스티앙의 이야기를 꺼낸건 메이퀸으로서 작물에 축복을 주는 세레모니를 크리스티앙과 함께 해도 되냐는 질문을 할 때 뿐이었지
즉 호르가마을에 완전히 동화되기 전 대니는 '호르가 마을 외부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메이퀸 파티를 거쳐 마을에 완전히 동화된 대니는 '호르가 마을 외부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놔버린거지.
영화를 보면서 대니의 저런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는데
대니에겐 메이퀸 댄스파티를 통해 얻어낸 '호르가마을의 메이퀸' 이라는 지위가
'크리스티앙의 여자친구' 라는 기존의 기위보다 더 중요한 지위가 되었구나... 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되더라.
뭐 그 외에도 해석이 필요한 부분이 꽤나 많지만 일단 중요하게 생각하는건 여기서 끝.
확실히 난해하지만 곱씹을 수록 곱씹는 의미가 있는 영화라는 생각은 들어.
이 허접한 글이 영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어! 그럼 이만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