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위험에 입 다무는 건 ‘빠’가 되는 지름길
김어준의 문장은 선과 악이 대립하다가 결국 대체 왜 믿지 못하느냐라는 타박으로 끝을 맺는다. ‘내가 나름 언론사 사주이고, 그래서 글쟁이 욕망을 잘 아는데, 그러는 거 아니다. 왜 믿을 만한 사람을 믿지 못하고 당장의 허물을 꾸짖으며 절대 악 진영의 지속 가능성에 종사하냐’는 거다. 절대 악을 신봉하는 다른 진영에서는 바로 그 우리 대통령님이 믿을 만한 사람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균형감각은 끊임없이 허물어지고, 지식인으로 규정된, 바른 말하는 자들은 전체 판의 흐름에 역행하는 토마가 된다. 왜 보지 않으면 믿지 못하냐는 거야! 응? 씨바 승천했다니깐!
김어준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이 모두 그를 신봉한다는 듯 싸잡지 말라는 말로 이 글을 비판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결점과 명백한 위험을 전제하고 있는데도 단지 그것이 듣기에 통쾌하거나 재미있다는 이유만으로 옹호한다면, 거대 교회에 꼬박꼬박 출석하는 회의주의자의 느슨하고 이율배반적인 경계심과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여기에는 명백히 종교적인 선동이 존재하고 있다. 이에 저항할 최소한의 의지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시민의 힘 운운하는 건 당신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그러니까 ‘빠’가 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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