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여행담만 올렸지만 행운이었던 것들도 한번쯤 올려봐야 하지 않을까 해서 시작해봄.
도쿄를 처음 갔던 시절(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쯤 됨)에 "아직" 일반적 여행을 하던 나로선 박물관 같은 것도 필수 코스로 넣고 그랬는데, 우에노에 있는 박물관을 갔었어. 이거저거 다보고 밖에서 사진을 찍으려는데 마침 인도인 하나가 지나가는 거. 지금은 일본어도 비즈니스 수준으로 하는데, 그 당시만 해도 영어 하나밖에 못하던 시절이라 긴급하게 붙잡았지. 일본은 영어 하는 사람이 보이면 누구보다 빠르게 붙잡아야 함...
인도인이 사진 찍어주고 나선 갑자기 홍보를 시작하는 거야. 국립박물관에서 내일부터 특별전 하니까 보러 오라고. 그래서 "응 나 내일 집에 가!" 했더니 대단히 아쉬워하는 거야. F와 T가 둘다 있는 나는 관심은 없지만 "아우...아주 좋은 기회지만 정말 아쉽네"라고 호응을 해줬지. 그리고 이 호응이 -행운이긴 하지만- 비극(?)의 시작이었음.
"님, 내가 소개해주면 보고 가실? 시간 됨?"
............................읭? 저요? 아니 오픈 전인데 뭔 특별전을 봐요....? 알고보니 책임자 였나 그래서 오픈 전에 들어가도 됐던 거야...
그렇게 영문모를 인도인에게 붙잡혀서 오픈 전에 전시된 거 하나하나 소개해주고 설명해주는 아름다운(?) 시간을 가짐. 학생 때라 관심 1도 없지만, 또 언제 이런거 받겠나 싶어서 듣긴 했는데...선생님...죄송해요....제가 그 동네 역사에 많이 무지해요....ㅠㅠㅠ 그리고...인도식 영어 반은 못알아먹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일찌감치 나갔어야 하지만, 1시간을 그 분에게 투어 받은 다음 돌아왔음ㅋㅋㅋㅋ 뭐 시간 1시간 더 쓰게 된 건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특별한 행운이었던 것 같아. 내가 또 언제 그런 사람에게 도슨트 투어를 받겠어. 물론 지금은 다 까먹었지만.... 처음 눈앞에 둔 석상은 아직도 기억이 나.
아, 그래도 당연히 해외에선 아무나 따라가면 안됩니다... 그나마 박물관 내였고 치안이 어느정도 각이 서는 나라였으니까 그나마 믿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