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항소심 무죄 땐 족쇄 벗어나
컨트롤타워·초격차 전략 재가동
주총서 등기이사 복귀 등 가속화
유죄판결 시 위기론 심화 불가피
'초격차 전략의 재가동이냐. 2등 기업으로 전락이냐.'
장장 10년간 사법리스크에 묶여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이 3일 '운명의 날'을 맞이한다. 이날 서울고법에서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시세조정 혐의에 관한 이 회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이 열린다. 이 회장이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 판결을 받는다면, 경영 전면 복귀와 함께 '뉴 삼성' 전략을 가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대로 일부라도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 위기론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미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선 지난해 처음으로 SK하이닉스에 역전을 허용한 상황이다. "자존심을 구겼다." 위기의 목소리가 삼성 내부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기로에 선 이재용 회장과 삼성
2일 재계는 이 회장의 항소심 재판 결과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상황을 전제하고 있다.
1심과 마찬가지로,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이 유지된다면, 사실상의 사법리스크의 해소다. 이때부터 매우 속도감있게 이 회장의 경영 복귀작업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당장 이달 말 이사회 결의를 통해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정식으로 복귀함(2019년 사임)과 동시에, 2017년 3월 국정농단 사건 당시 해체했던 그룹 컨트롤타워(미래전략실)복원, 초격차 전략 재가동 등의 수순이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선대회장과의 경영교체기, 사법리스크로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가해진 게 사실"이라며 "만일 무죄 판결이 나온다면, 삼성 위기론 돌파를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부터 매년 3월 셋째 주 수요일에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 왔다. 주총 안건을 확정하는 이사회는 주총 약 한 달 전인 2월 중하순께 열렸다. 2월 3일 2심 선고 이후 3월 주총 때까지 이 회장의 삼성전자 사내이사 선임 절차가 진행될 수 있는 시간이다. 3월부터는 완전한 의미에서의 경영복귀다. 현재 삼성전자가 처한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비전이 선포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외 행보로는 반도체 보조금 지급 및 수출규제를 둘러싸고,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본격 접촉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해 11월 25일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최근 들어서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삼성 위기론'을 직접 언급하며,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고 경영의지를 강조했다.
■총수 560일 구속, 100여 차례 법정행
만일 현 상태가 장기화된다면, 총수로서 권한을 행사하고도 법적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뿐더러, 의사결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는 2016년부터 횟수로 장장 10년간 이 회장 본인과 삼성을 옭아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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