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인 서범수 당 사무총장은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보다 빠른 시기에 질서 있게 퇴진하는 게 맞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이 2016년 12월 9일 국회를 통과하고 5개월 만인 2017년 5월 9일 대선이 치러진 것을 감안하면 내년 5월 이전에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취지다. 친한계인 조경태 의원도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생각이 1도 없다”며 “(하야는)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선 “‘시간 끌기’로 보여선 안 된다. 14일 탄핵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대선 주자로 한동훈 대표를 내세운 친한계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빠른 하야를 통한 조기 대선 국면 진입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친윤계는 야당이 반대하는 임기 단축 개헌 논의 등을 띄우며 윤 대통령의 임기를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당 관계자는 “친한계는 한 대표를 앞세운 조기 대선 국면이 당 장악에 유리하다고 보고, 친윤계는 개헌 논의로 시간을 벌면서 한 대표의 대항마를 찾겠다는 포석”이라며 “어떤 수습 대책을 내건 계파 간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친윤계의 추경호 원내대표 재신임 요구에도 새 원내지도부 선출을 결정하면서 계파 간 이해 다툼도 예상된다.
결국 9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와 중진회의, 5시간 마라톤 비상의원총회 등 3차례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구체적인 윤 대통령의 퇴진 로드맵이나 정국 수습 방안에 의견을 모으지 못한 채 일단 국정 안정화 태스크포스(TF)만 띄웠다. 국정 안정화 TF 단장을 맡은 이양수 의원은 “어떻게 하면 당을 빨리 추슬러서 조기에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을까 하는 문제들에 대해 지금 당장부터 회의를 통해 여러 사안을 점검하겠다”며 “이후 결정해 당과 국민에게 보고드리는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친한계가 윤 대통령의 빠른 하야로 조기 대선 국면을 만들려는 건 한 대표를 중심으로 여권 전반을 재정비하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친윤계는 윤 대통령의 하야에 따라 조기 대선 국면으로 들어갈 경우, 친한계로 급격하게 당내 역학 관계가 쏠릴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윤 대통령의 임기를 지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한 친한계 인사는 “2026년 지방선거와 함께 대선을 치르겠다는 게 과연 현실성이 있겠느냐”며 “윤 대통령의 탄핵보다 빠른 하야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윤계가 민심을 읽지 못하는 주장만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 친윤계 중진 의원은 “임기 단축 개헌을 포함해 모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의 빠른 하야는 정권을 더불어민주당에 헌납하자는 주장과 다름없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당의 중지나 당 의원들의 뜻을 의총이든 여러 기구를 통해 수렴해야 한다”며 한 대표 중심의 국정 안정화 방안에 대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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