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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실패한 인생을 바꾼 원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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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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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들려오는 소음때문에 정신은 깼는데, 눈을 뜨고 싶지가 않음. 그냥 자는동안 눈감고 콱 죽어버렸으면 좋겠는데, 오늘도 난 안죽었더라.

눈을 뜨면 내앞에 펼쳐진 그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으니까, 그 세상이 나의 현실이라고 다시한번 확인해야 하니까, 그게 너무 힘들었어. 

난 오늘도 죽는데 실패했구나.  


결국 눈을 뜨고 부스스거리면서 끽끽거리는 병실침대밑 보조매트리스에서 끙끙거리면서 일어나서 지겨운 하루를 시작했지. 


나는 그냥 깔깔거리면서 친구들이랑 맨날 점심시간에 급식실 달려가는 재미로 살던 꿈많고 하고싶은거 많고 궁금한거 많고 웃음많은 그냥 평범한 여고생이었음.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고, 20살이 되면 뭔가 크게 달라질꺼라고 생각했음, 나는 내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했거든. 


내 인생은 정확히 3개월뒤에 아주 크게 달라지긴 했어. 

불행은 한꺼번에 온다는 이야기 들어봤니? ㅇㅇ..불행은 패키지로 옴. 


평범했던 우리집은 갑자기 아빠의 사업이 힘들어지고 동업자가 돈을 가지고 날라서 전국팔도로 쫒아다니시게 되고, 빚독촉장이 날아오고, 나의 혈육은 갑자기 행방불명되고, 엄마는 갑자기 병으로 입원하게 되심. 엄마의 병실을 지킬 사람은 나밖에 없고, 나에게 대학은 옵션이 아니였음.  지금 생각해보면 어짜피 공부도 엄청 잘했던거 아니였긴 함. 노는게 재밌었거든. 


사람이 하루아침에 너무 많은 변화를 겪으면 현실과 본인 머릿속의 현실에 괴리가 오게 된다는것을 그때 느꼈음. 

자고 일어나면 이건 내현실이 아닐꺼다라는 생각을 몇달 했던것 같아. 근데 오늘 자고 일어나고, 어제 자고 일어나도 한달전에 자고 일어나도...똑같더라. 


난 특별하지 않고, 내 현실은 내눈앞에 있는 이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기때문에 다른데 풀었어. 미친듯이 집에와서 먹고, 밤에는 엄마 병실가서 자고, 먹고, 자고. 분명 나는 꿈많은 여고생이었는데, 하고싶은것도 있었고, 대학에 못간다는것은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인생이였는데, 내  현실은 시궁창이구나. 

죽고싶더라고, 내인생은 이미 실패한것 같아서, 내가 원하던 20살의 인생은 그게 아니였거든. 산에서 뛰어내릴까, 수면제먹고 썰물에 바다에가서 누워있으면, 편안하게 죽을 수 있을까? 어떻게 죽을까, 그 고민만 했던것 같아. 



그러다가 어느날 밤에 평소랑 비슷하게 자고있는데, 새벽에 갑자기 엄마가 일어나시더라고, 그러더니, "어지러워" 한마디 뱉으시고 쓰러지셨어. 

안그래도 주치의 선생님이 엄마상태가 좋지 않으시다 했었는데, 뭔가 기분이 순간 너무 이상해서, 엄마가 기절을 하셨는데, 엄마가 죽을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스테이션으로 미친듯이 뛰어갔어. 


병원에 입원해본덬들은 알겠지만, 사실 배드위에 콜버튼이 있어. 근데 난 그걸 몰랐던거야...엄마병실에서 스테이션까지 그 짧은 복도가 마치 드라마의 한장면 처럼 아직도 생생하게 그때의 그 냄새와 기분이 아직도 생각난다. 그 짧은 복도가 얼마나 길고 영원처럼 느껴지던지. 


엄마는 그날 응급처치를 받으시고 상태가 더 나빠지지는 않으셧어, 다행히. 그때 처음, 그런생각이 들더라. 지금 엄마를 지킬수 있는건 나밖에 없구나. 아무도 없구나. 나는 죽을 수 없다. 


내가 죽으면 엄마는 누가 돌봐? 아무도 없었어. 나밖에.  그래서 죽지 않고 살았어. 

거울을 보면 지난 1년간 폭식에 우울증에 자기혐오로 뒤덮힌 내가 있던데, 죽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어떻게든 이 현실을 바꿔야 겠더라. 죽을 힘을 다해서 나의 실패한 이 현실을 영원히 만들지는 않겠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 공부를 시작하고 오전오후에는 알바를하고 저녁에는 엄마의 병실로 돌아오는 생활을 시작했어. 




저게 정확히 9년전의 나덬임. 

30대가 된 나덬의 9년후는 아이비리그 대학 졸업하고, 가족들은 안정을 찾았고, 나는 아직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서, 학벌로 돈벌면서 아직도 공부중이야. 

나덬의 인생이야기를 지켜본 가까운 친척들도 친구들도 정말 신기해해, 아무것도 없고 실패한 인생이던 나덬이 이렇게 정말 180도 바뀐상황을 말이야. 

나는 아직도 내꿈을 하나씩 이루고 있는 중이야.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했던 나덬이 말이지. 




혹시나 비슷하게 느끼고 있는 수능이 끝난 덬들, 재수를 결정한 덬들, 아니면 인생에서 가장 힘든시기를 조금 일찍, 아니면 지금 맞이하고 있는 덬들에게, 

덬들의 인생도 실패했다고 생각하니?  꿈만 크지 따라주는 현실이 없어서 힘들다고 생각하니? 현실은 시궁창인데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니? 


ㅇㅇ 나덬도 그랬었어. 누가 나에게 그래도 젊음이 좋으니 20살로 돌아갈래? 하면 난 싫다고 단호하게 말할것 같아. 싫어. 왜냐면 너무 힘들었거든. 





아침에 눈뜨는것 조차 힘들고, 괴롭고, 내자신이 싫고, 현실과 꿈 사이의 괴리에서 혐오감만 느낄때 이해해. 나덬도 그 감정 이해해. 

그럴땐 일단 한번 작은 것부터 시작해봐. 아침에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정해진 시간에 한끼는 먹고싶은거 먹고, 규칙적으로 자고. 밖에 내모습을 보여주는게 싫어서 나가고 싶지 않다면 모자쓰고 마스크라도 쓰고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서 10분이라도 걸어봐.  그리고 괜찮다라고 말해줘. 



지금까지 이렇게 살았어도 괜찮아. 나이가 얼마던지, 어떤일을 겪었던지, 얼마나 괴로웠던지, 얼마나 외로웠던지, 나 많이 힘들었구나,  그래도 괜찮다라고 자신에게 말해줘. 

그리고 자기자신을 한번 잘 돌아봐.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 내가 꾸었던 꿈은 뭐였는지, 내가 하고싶었던건 뭐였는지, 나의 희망은 뭐였는지, 내가 진짜 이렇게 살고싶은지,


너덬의 세상을 변화시킬 힘을 가진 사람은 오직 너 자신뿐이야. 너덬 자신이 너를 돌봐야해. 지금까지는 그랬을지 몰라도 앞으로의 남은 인생을 소중한 너를 그렇게 내비두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믿어. 자신을 믿어. 너에겐 그럴 수 있는 힘이 있어. 자신을 믿어. 


나에겐 내 인생을 변화시킬 힘이 있다고 믿어. 


변화의 길은 쉽게 찾아오지 않아, 그건 사실이야.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장애물과 시련 나의 게으름, 부적정인 생각, 눈앞에 보이는 현실이 있겠지만, 괜찮아. 

변화는 한번에 찾아오지 않아, 시간이 걸려. 그냥 묵묵하게 우직하게 천천히, 빨리 갈 필요없어. 꾸준히만 가. 그러다 보면 언젠간 변화된 너 자신을 볼꺼야.


포기하지마. 


포기하지 않는 한 이 세상에 너가 실패하고 규정 할 수 있는건 없어. 

세상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해도 너자신의 꿈과 미래를 믿어. 


자신을 믿고 절대 절대 포기하지마. 





나덬이 이런글을 쓰는 이유는 내이야기를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야. 아직 30대고 나덬도 어린나이고, 내가 뭔가 거창하게 뭘 이룬것도 아니고, 인생 다 산거 아니고, 앞으로 살아갈 날이 무수히 많이 남았다는 거 알아. 가르치려 드는거 아니고, 누구나 사연하나씩 가지고 있는 인생을 살듯이, 이런 사연을 가진 사람도 있구나라고 생각해줘. 

몇일전에 나와 비슷한 우울증을 겪었던 어떤글에 댓글을 달았는데, 나덬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혹시나 작은 희망을 줄 수도 있겠구나 라고 느꼈기도 했고, 요즘 많이들 힘들어해서, 


그래도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  내가 내자신을 믿기로 한것 부터 어떤 변화가 찾아왔는지 들려주고 싶었어. 


(내가 너무 tmi였다면...나덬이 좀 소심하거든..글이 거슬린다면 지우는것도 생각해볼께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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