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특성상 좀 산다 싶은 사람들 만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몇년 전 내가 만난 (내 주변)최고 부자 생각나서 후기 써봄.
의뢰 받았던 일이 마무리 잘 돼서 일을 의뢰한 A씨가 밥을 사는 자리였어. 그분은 60대? 70대? 정도의 외국인이야.
C호텔 일식당에 초대받아서 갔는데 나같은 가난뱅이는 호텔 일식당이 처음이라 긴장됨.
메뉴를 보여주며 고르라고 함.
코스요리 메뉴판이었는데 1인당 제일 싼게 20만원 후반정도였어.
제일 싼걸 고르면 없어 보일 것 같고 너무 비싼걸 고르면 눈치보일까봐 중간으로 고름.
어차피 메뉴 봐봤자 뭐가 맛있는지, 뭐가 나오는지도 모름.
내가 메뉴를 다 고르자 A씨가 종업원을 부름. A씨는 메뉴판 보지도 않음.
A : 오늘 어떤 생선이 좋지?
직원 : 어쩌고 저쩌고 추천함
A : 00코스하고(내가 주문한거) 방금 추천해준 재료로 먹기 좋게 요리해서 갖고와요.
잉? 저게 뭐야?
나같은 촌것은 당연히 메뉴판에 있는 음식만 주문해야 하는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 A씨는 메뉴판 보지도 않음. 뭐 어떻게 요리해와라 주문도 안함 ㅠㅠ
뭐지????
종업원이 주문 받아서 알아서 요리해서 음식 갖고오는데
뭔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맛있었음.
그리고 A씨는 추천요리 외에도 단품으로 요리를 여러개 시키고 한입 먹고 맛없으면 안먹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먹어보고 맛있다 싶으면 그 주 재료로 다른 요리를 해와라 또 시킴. 밥 다먹는데 2시간 정도 걸림
음식 다 먹어가니까 호텔 메인 주방장이 와서 식사 맛있게 하셨냐며 며칠전엔 대접이 미흡해서 죄송했다며 인사하고 감.
띠용?
먹으면서 내가 다른 사람이랑 한국말로 뭐라뭐라 하니까 무슨얘기 한거냐고 물어봄.
그래서 '아, 이렇게 맛있는걸 혼자 먹으려고 하니 남편에게 미안하네요. 호호'
하니까 식당직원 불러서 바로 도시락 포장 주문함. 그냥 가정식 도시락 느낌인데 7만원인가 그랬음. 황송해서 원... ㅋㅋㅋㅋ
이날 음식값만 200만원 넘게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같으면 계산서 보면서 뭐가 얼마인지 따져보기라도 할텐데
세부 내역 확인도 안하고 그냥 계산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분의 가까운 비서(?)에게 들은 얘긴데 한달에 식.비.만. 몇천만원 쓴대. 오마이갓
나도 진짜 수천억대 부자도 만나보고 했지만,
뭐랄까 이 A씨는 정말로 돈에 연연한다는 느낌이 없었다고 할까?
막대한 부에서 오는 자신감 뿜뿜. 이런 느낌.
와, 난 평생 살면서 저런 부자는 못되겠구나 싶었어.
재벌집 자녀들은 저러고 살겠지? ㅎㅎㅎㅎㅎㅎㅎ
다시 한 번 C호텔 일식당 가서 먹어보고 싶은데 가면 현타 올까봐 그 뒤로 못가봄. (어차피 돈없어서 못가는 건 안비밀)
이날 선물로 H브랜드의 물건도 받고, 집에 택시타고 가라며 택시비도 따로 받음.
굽신굽신. 어르신 무병장수하세요.